동주 열국지 1 - 서주가 다하고 동주가 서다, 완역 결정본
풍몽룡 지음, 김구용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몇년전에 한번 완독한 후, 한참 놔두고 있다가 우울해서 다시 집어들었다. 이 책을 선택해서 이곳

에 가지고 온 이유는 물론 재미도 있지만 이야기가 길고 내용이 방대해서 한 두번 읽고서는 내용을

파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즉, 여러번 읽고 또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책을 가지고 올 수 없었

던 내게 가장 효율적이리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판단은 정말이지 적중했다. 물론 수년전에 읽어서 시차가 있긴 하지만, 다시 읽어도 여전

히 누가 누군지 아리송하고 헷갈리기 때문이다. 춘추 전국시대를 다 기술했으니 나오는 사람의 수

는 얼마나 많을 것이며, 나오는 사건의 수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이냐!

 

예전에 삼국지를 한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는 세상을 논하지 말고, 삼국지를 많이 읽은 사람과도 역

시 세상을 논하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읽지 않은 사람과는 더불어 세상을 논할 필요가 없고, 많

이 읽어서 달통한 사람과는 논해봐야 수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런가?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중화사상에 입각한 중국 사람들의 소리겠지. 열국지 역시 마

찬가지다. 수많은 고사성어의 유래나 인물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소소한 재미이지 어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랴. 다만 여기 나오는 무궁무진한 인간군상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괜찮은

수확같다.

 

나는 소설을 좋아했고, 소설을 많이 읽었었다. 그리고 내가 소설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은 사

람을 보는 눈이 생겼달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수많은 사람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

하게 되므로써 약간이나마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 짐작을 할 수 있고, 유형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하는것 말이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과 시대가 다르고 -자그마치 2000년도 더 된 이야기가 아닌가!- 하

니 도덕율도 다르다. 충신과 열녀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것이 어찌 오늘날과 같을 수 있겠는가? 아

니, 오늘날은 고사하고 당대에도 임금을 죽인 행위도 어떤 때는 용납 안 되는 무도한 일인가 하면

어떤 때는 제위를 바로 잡는 의거이기도 했으니 그게 어찌 하나의 일관된 기준에 의한 서사이겠는

가!

 

충신과 간신의 구별도 힘들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야 충신과 간신을 구별하는 것이 쉽겠지만 내가

그 당시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말이 나를 위해 진정으로 간하는 말인지, 간사한 소리인지 도

대체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악공과 미녀를 바치는 행위가 나를 정사에서 멀어지게 하려

는 간교인지,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마음을 순화시키라는 것인지 어찌 알겠느냔 말이다. 걸핏하면 모

여서 충성을 맹세하고 짐승의 피를 바르는 회를 하지만, 돌아서면 서로 맹약을 어기고 침략을 일삼

고 뒤에서 딴수작하고 이간질을 하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를 바가 없다. 역사를 알고 현세의 교훈으

로 삼으라고 하지만 여기 나오는 수많은 제후들도 선대의 일을 보고도 자기도 또 실수를 한다. 선

대에서 차자를 세자로 삼아 난이 일어나는 것을 빤히 보고도 애첩에 속아, 간신에 넘어가 서자를

세자로 책봉해 난을 불러일으킨다. 그러고보면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다 그냥 하는 소

리인가? 같은 일의 무수한 반복에 다름이 없는 것일까?

 

소진이 부귀하게 되기 전까지는 어머니와 동생과 형수가 그를 박대했으나 -물론 그가 농사나 지으

라는 어머니의 권고를 어기고, 집안의 돈을 다 가지고 갔기 때문에 그럴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었으

나- 그가 세도를 얻고나자 가족의 태도가 돌변한다. 부귀가 없으면 형제간도 멀어지고, 부귀가 있

어야 남도 몰려드는 것은 동서고금에 다를바가 없다고 당시에도 평하지 않았는가?

 

본인이 뜻이 박하여 뭔가 대단한 교훈은 찾을 수가 없었고, 인간만사가 동서고금에 다를바가 없다

는 사실, 오늘도 우리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구나 하는 한탄, 그리고 여러가지 흥미로운 인

간상에 대해 재미를 느꼈다는 것이 소회이다. 총 12권이므로 완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나

재미있어 그 과정이 지루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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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공부하고 있는 한 사람의 말을 빌자면 -그는 고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 에 다니

다가 공부하려고 온 사람입니다- 그가 삼성에 입사했더니 신입사원들이 삼성의 창업 일대기를 연

극으로 만들어 공연하는 그런게 있었답니다. 그가 직접 연극에 참여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체

가 다 하기엔 출연자가 너무 많을것 같은데... -신랑을 통해 전해들은 얘기라-

 

그리고 삼성의 계열사별로 모여서 역시 신입사원들이 마스게임을 한다는군요. 회장님이 오시면 그

걸 열나 연습해서 보여드린다나요? 근데 각 계열사별로 깃발이 있다네요. 그는 선배의 충고에 따

라 기수를 했답니다. 기수는 깃발만 가끔 돌리고 맞추면 된다네요. 다른 사원들은 열나 마스게임을

연습하는 동안 말예요. 깃발은 앞뒤의 그림이 다른데 그걸 각 계열사의 기수들이 맞춰서 돌리면 그

림이 이어진다나 뭐라나...

 

예전에 이건희씨가 프랑스에서 스키장을 통째로 빌려 스키를 탔다는 말에 김규항씨가 그런 미친놈

이 어딨냐고 학생들에게 강연했다는 얘기는 책에서 봤는데 -기자들 다 보고 사진찍고 하는데 혼자

스키타는 놈이 제정신이냐고, 쪽팔려서라도 못하겠다고-  이건 정도가 심해도 한참 더 심한 얘기

네요. 싸이코 아니냐며 흥분하는 제게 누군가는 그걸 이건희가 시켰겠냐고 하지만, 아니 시킨다면

그건 정신병원 갈 놈이고 안 시켰어도 그런거 하면 말려야 정상 아닌가요?

 

아, 미친사람 너무 많네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고 이러는지... -그러니 이 얘기를 전해준 사람

이 삼성을 때려치우고 공부하러 온건 당연하겠죠. 그런 미친 집단에 있다가 같이 미치면 어쩌려고

요? 아니, 다 미친 세상에서 혼자 맨정신으로 있는건 더 미칠 일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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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7-09-0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서 '삼성 매스게임' 치면 동영상도 나옵니다. 거의 뭐 '대를 이어 수령님께 충성하세' 수준이더군요. ㅎㅎ

미즈행복 2007-09-02 04:08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그런줄 몰랐네요. 엽기네요. 근데 삼성측은 그렇게 생각 안하나봐요?
내가 이상한건가? 삼성이 이상한건가?

하루(春) 2007-09-0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삼성 매스게임 동영상 봤습니다. 정보통신 어쩌구 노래 나오는 거 보니까 애니콜 만드는 회사에서 한 거 같은데 언뜻 보이는 걸로는 2006 삼성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라더군요. 어이가 없고, 무서운 생각이...

미즈행복 2007-09-03 01:26   좋아요 0 | URL
근데 삼성 다니는 사람들이 주위에 꽤 있는데 이런 얘기는 저도 여기 와서 처음 들었거든요? 그럼 다른 사람들은 그게 이상하다는(?) 것을 의식을 못하나보죠? 이런 치사한 짓거리 안하려고 자영업이나 전문직을 선호하는 건가요?

또리 2007-09-1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고파서 그런 매스게임을 하는 신입사원이 얼마나 될까요? '자본'만이 절대적 가치로 획일화하는 세상에서 '자본'의 횡포를 여실히 보여주는군요.. 세금탈루, 분식회계, 원정출산, 병역비리, 정경유착도 모자라 사상의 자유조차 억압하는군요.. 삼성이 왜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지 이유를 파악해서 보고하라는 이건희의 지시가 저열한 대국민 언론플레이라는 발언이 독설이 아닌 정확한 의도파악이라는 말이 서서히 이해될 것 같군요!

미즈행복 2007-10-13 22:04   좋아요 0 | URL
역시 김규항씨가 그러더군요. 이놈의 회사 먹고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닌다고 생각하는게 아니고 이제는 정말 삼성맨이 되고 싶어서 정신까지 팔아버리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고. 먹고 살기가 너무 고단해서 그럴까요? 아니면 자본에 너무 매몰되어 버렸나요? 음~
 

며칠째 밖에 나가지 않아 기온은 잘 모르겠으나, 창문으로 바라본 이곳의 하늘은 마치 한국의 가을

하늘 같습니다.

 

높고 구름 한점 없이 맑은데 어찌나 한국의 가을하늘 같다는 느낌이 드는지...

 

대다수 사람들에게 추석의 의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게 추석은 항상 설레는 명절입니다. 그것

은 일가친척을 만난다거나, 놀러는 간다거나 하는데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 오로지 가을이기 때문

입니다. 제 기억에 추석무렵이 되면 정말 선선해지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진짜 가을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추석전의 가을(?)은 시간상으로는 9월의 가을이라 해도 어쩐지

가짜같은 생각이 들고, 추석이 도래하면 그때즈음이야말로 진짜 가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

다. 추석전에는 짧은 소매의 옷을 입고 다녔어도 추석이 되면 긴팔 소매옷을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을이 너무 좋습니다. 계절의 여왕이 봄이라 하지만 저는 가을이 좋습니다. 가을의 처연한

달밤이 사랑스럽고, 서늘한 바람이 잊혀졌던 추억들을 불러일으키는 낭만의 가을이 좋습니다. 낙

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것도 즐겁고, 낙엽쌓인 거리를 걷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길었던 해가 짧아

지면서 이르게 느껴지는 밤의 정취 역시 너무나 설레입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부는 밤길을 걷는

것은 누구와 함께가 아니라도 흥분되는 일입니다.

 

아,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제일 사랑하는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그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침, 하늘을 바라보는데 정말이지 높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애국가 3절의 가사를 떠올리

게 합니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고 서정주 시인은 노래했지만, 저는 이렇게

높고 구름 없는 하늘을 보고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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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9-0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을하늘보다 더 청명하신 미즈행복님이 그립습니다 수줍^^

미즈행복 2007-09-02 04:12   좋아요 0 | URL
아, 기미가 생겨서 이제 사람들을 그리워만 하고 만나는 것은 박피이후로 미뤄야할까봐요.
마태우스님은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이하여 살이 더욱 찌실까요?
말만 살찌우지 마시고 미녀분을 낚으셔서 같이 식도락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어제 저녁 신랑의 다리를 베고 소파에 누워있는데 신랑이 내 얼굴을 자세히 보며 하는 말. '자기는

정말 예쁘다. 볼과 콧등의 점이 좀 있지만' '자기만 나보고 예쁘다고 해. 아무도 그런 말 안해. 그래

서 자기 말 안믿어. 흥! 성형수술비 아끼려고 그러는 거 다 알아!'

 

저는 원래 코에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애를 낳았더니 볼에 갑자기 점이 7개나 생겨버렸습

니다. 앗, 짜증! 미국 오기 전에 점 빼고 와야지 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아님 제 게으름에 기인

해 그냥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랑이 말하는게 그 점이려니 생각하고 무심하게 지나갔죠. 원체

게을러 화장 하나도 안하고 다니는 제가, 저녁에 로션도 잘 안바르는 제가, 세수할 때 얼굴도 잘 안

보는 제가 왠일로 어제 저녁에 세수를 하다 우연히 얼굴을 자세히 보고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습니

다. 아니,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람? 눈 밑의 볼과 콧등 윗부분에 기미같은 작은 점들이 잔뜩 생겨

난 것을 보고 말았던 것입니다. 평생 그런 건 나와는 거리가 먼 남의 얘기로만 알고 살았는데 이게

왠일이랍니까? 손짓, 발짓하기 싫어 집 밖에도 거의 안나가는 제게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이랍

니까? 시부모님이 오셔서 캘리포니아에 열흘간 놀러간 동안 생긴 것일까요? 아님, 어제 아는 사람

집에 마실 가는길의 태양이 유난히 따갑더니 어제 생긴건가요? 아잉~ 흑흑. 왕짜증!!!

 

소리지르며 괴로와하는 제게 신랑이 말합니다. '아까 점 있다고 말했잖아' 이게 무슨 무센스람?

'몰라, 몰라, 책임쳐. 자기 때문에 미국와서 이런것까지 생겼잖아!!!'

'난 누가 뭐래도 자기가 제일 예뻐. 그러니까 그런거 생겨도 괜찮아'

'자기 눈에 예뻐보이는 거 필요없어. 내 눈에 예뻐보여야지! 난 자기 만족이 중요햇!!! 아, 나 몰라. 나 내년에 한국 들어가서 박피할거야. 돈 내놔. 누구땜에 생긴건데!!!'

'그게 미국왔다고 생겼나 뭐?'

'그걸 말이라고 해? 미국와서 생긴거얏!!! 남이 보면 미국서 막노동 하는 줄 알겠네. 다 미국탓이야'

아, 짜증나. 박피하면 얼마간 밖에도 못나간다는데, 아이 귀찮아. 돈도 많이 들텐데. 으앙~ 그냥 울어버릴래. 흑흑. 아. 미국 싫어, 시러시러, 왕 시러, 넘 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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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전 원래 잡티 몇개 수준이 아니고 잡티 속에 얼굴이 있기 땜시롱(?)
상관없다는 ㅎㅎㅎ
행복님 잡티 몇개에 주목하지 마시고 나머지 이쁜 부분에 주목하시면 더 행복해지겠죠? ㅋ~
(신랑 얘기는 읽을수록 은근 염장이네요. 아유 부러워~ ㅎㅎ)

미즈행복 2007-08-26 22:55   좋아요 0 | URL
한국서는 어떻게 하고 다녀도 별로 영향이 없기에 그게 습관이 되었는데, 여기 오니 바로 잡티, 기미투성이네요. 서양여자들이 피부가 안좋더니, 그건 그들이 그렇게 타고난게 아니라 이곳의 태양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 아님 공기가 더 맑아서 한국처럼 자외선 차단이 덜 된다거나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체셔님도 체셔님이 최고라는 신랑을 만나게 되실거예요.

비로그인 2007-08-24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의 말투는 정말로 님의 얼굴에 감탄하신 거 같은데요? ^.,~ 자외선차단제 꼭꼭 바르시고, 비타민씨 많이 드시고, 오이팩 해주시면 될 거 같은데요?

미즈행복 2007-08-26 22:56   좋아요 0 | URL
그러니 제 눈에 콩깍지라고 하잖아요.
오이팩은 감사히 받아들일께요. 그러나 더 생기지 않을뿐, 생긴게 없어지진 않을것 같네요. 흑흑. 정말 박피라도 해얄까봐요. 좋은 피부과 아심 소개시켜주세요~

마법천자문 2007-08-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에 '다리를 베고' 누우시다니... 설마 진검을 쓰지는 않으셨겠죠? 대한검도하고 해동검도 중에서 어느 쪽으로 수련하셨나요?

미즈행복 2007-08-26 22:56   좋아요 0 | URL
부엌칼로 베고 눕습니다. 그것이 주부의 수련방법입니다. ^^

뒹굴이 2007-08-2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으하핫, 너 내 싸이의 글 제대로 안 봤구나. 우리 부모님이 공항에 마중나온 나를 보고 동남아 여인인 줄 아셨다는... 아무쪼록 자외선 차단을 생활화해야 하느니라. 정말 우리나라는 공해가 자외선을 많이 차단해 주는 것 같더구나. 미국에서야 얼굴에 잡티 좀 있다 한들 삶의 큰 지장 없겠지만, 한국 들어가면 네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다 한마디씩 할 걸. 그거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돌아버린다. 박피할 각오를 하고 있다면, 그 비용으로 랑콤 미백 기초화장품 추천하마. 비싸긴 해도 효과는 좋더라. ^^

미즈행복 2007-08-28 05:54   좋아요 0 | URL
매일 우울해하는 나를 보고 -미국을 열나 싫어하는데다 이런 일까지 당하고 나니- 신랑이 박피를 시켜줄 것을 매일 맹세하고 있으니, 거기에 더해 랑콤 미백도 사내라고 졸라보마.
네 싸이의 글은 봤지만 너는 솔직히 그런것에 별로 신경 안 쓰고 사는 사람이잖아. 그러니 별 감흥이 없었지만 당하고 나니 흑흑... 너같은 사람도(?) 당하고 나니 돌아버린다니 안봐도 알쪼다. 꼭 랑콤을 바르고 박피를 하마. 적금을 부어서라도! 추천 감사!!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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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의 '디아스포라' 라는 말은 본개 이산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자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전상 의미이고 오늘날

디아스포라 라는 말은 유대인 뿐 아니라 아르메니아인, 팔레스타인인 등 다양한 이산의 백성을 좀

더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소문자 보통명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 서경식씨는 말한다.

나는 서준식씨의 옥중 서한을 읽고 이 형제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이 책과 동시에 읽은 서

경식씨의 '난민과 국민사이'를 읽기 전까지는 재일 조선인의 비참한 처우에 대해서도, 그들의 상황

에 대해서도 조금도 알지 못했다. 책에서 설명된 재일 조선인의 상황은 정말이지 힘들다. 그들은

얼마전까지도 교원도 되지 못했고, 공무원도 될 수가 없었다. 일본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는 않으나 사실상 힘들고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재일조선인의 회사에 취업하고 있었다.

그런 경제적인 제약뿐만 아니라 귀화하지 않은 경우 항상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다녀야 하고, 일

본국민이 아니므로 한국 여권을 가지고 해외여행을 할 경우 일본에 재입국시 허가증도 가지고 있

어야 한다. 일본에 거주하는데 일본 입국의 목적을 기입해야 하는 그런 경우인 것이다. 그래도 한

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낫다. 처음 해방되고 재일 조선인이 일본에 신고할 때는 우리나라에 정부가

없어서 재일조선인들은 조선이라는 민족의 이름을 기재했는데 나중에 북조선과 남한으로 정부가

갈리면서 북조선이 좋아서이건, 그냥 귀찮아서건 조선의 국적을 그대로 남겨둔 사람은 북한과 수

교가 되지 않았으므로 생활의 제약이 훨씬 많다.

 

책을 보면 중요한 얘기들이 많다. 70년대의 인도적인(?) 재일조선인의 북한 귀환은 사실상 인도적

인 목적이 아니라 일본에서 빈민층을 형성하고 있는 재일 조선인을 인도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귀

찮아서 북한으로 처리한 것이라는 비인도적인 일본의 처사, 재일 조선인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식

민지 조국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가거나, 조선땅에서 먹고 살 길이 없어 일본으로 가 일본인의 반

값도 안되는 저임금으로 갖은 멸시와 학대속에서 일본의 밑바탕을 지탱해 온 사람들인데 일본 정

부는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그저 무시하고 방기하고 아니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들... 일본에서

건 한국에서건 참정권은 없으면서도 일본에서 납세의 의무는 있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들...

서경식씨는 애써 말하고 있다. 자신은 재일 조선인이라고, 국가를 의미하는 북조선의 조선인이 아

니라 민족을 의미하는 조선인이라고. -그러나 한편 스탈린의 '민족이란 언어, 지역, 경제생활 및

문화의 공통성 속에 나타나는 심리 상태의 공통성을 기초로 해 역사적으로 구성된 견고한 공동

체'라는 정의에 공황상태를 보인다. 그는 조선민족이나 모어는 일본어이고, 경제적으로도 일본 국

민경제의 그물망에 짜여있다. 스탈린은 더 나아가 이들 특징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그만큼 민족은

민족이 아니게 된다고 주장했다니 그가 민족으로서의 자격을 주장할 수록 그 민족의 틀에서 벗어

나는 분열을 맛보게 된다고 말했다. 허나 그는 다시 '문화'를 자격조선의 필수로 꼽는 이러한 정의

는 '문화'로 부터 분열된 자들이 스스로 동태적이고 창조적인 문화관을 단련하는 일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피력한다-

 

그는 조선인이나 불행히도 그는 일본에서 나고 자라 모국어를 제대로 익힐 기회를 갖지 못했고, 모

국의  정서를 알지 못하며, 그의 모어는 일본어이다. 그가 일본에서 에세이스트 상을 받은 '소년의

눈물'은 재일 조선인으로서의 그의 슬픈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 책은 일본어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는 이유로 상을 받았다. 모어에 대해서는 다른 많

은 사례들이 이 책에 언급된다. 독일어를 모어로 배운 유대인 파울 첼란은 언어에 능통해 여러 나

라 말을 할 수 있었으나 시는 모어인 독일어로밖에는 쓸 생각을 못했다는 얘기는, 유대인이라는 이

유로 독일에서 배척받고 종전후 자신의 모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파리에서 산 그의 우울한 삶에 더

욱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책의 후반부는 많은 디아스포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주로 예술가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

수많은 디아스포라에 대해 알수록 제국주의의 잔혹함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꿈꾼다.

모든 조선인 디아스포라들이 자신의 모국에 거주하지 않아도 참정권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사

회를, 나아가 디아스포라들이 더이상 박해받고 살지 않는 사회를...

 

유목민의 세상이 올거라고, 전지구적인 이동이 쉬워지면서 국가와 민족의 의미와 경계는 불분명해

질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이제 갔다. 차별은 더욱 공고해진다. 우리는 뭘 해야 하는가? 나는

뭘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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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추천합니다 행복님. :)
보관함에 담을래요.

미즈행복 2007-08-21 10:3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이 책은 읽으시면 후회없으실 거예요.
저는 이 형제들을 너무 좋아해요.
서승씨는 잘 모르겠고, 서준식씨는 글 쓰면 무척 잘 쓰실 것 같은데 본인이 글 쓰는데 관심없고 인권운동사랑방 운영에만 집중하시는 것 같아서, 이분 형제들 중 글 읽을 수 있는 분은 서경식씨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서경식씨도 글을 너무 잘 쓰실 뿐 아니라 그 글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좋아해요. 몇 권 안 읽었어도 다 너무 좋았어요. 특히 '소년의 눈물'도 제가 너무 좋아해요. 시간나실 때 한번 읽어보심이...

책향기 2007-08-2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 오늘 처음 들어와서 님의 좌충우돌 미국 생활도 알게 되었고 또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다. 자주 들를께요^^

미즈행복 2007-08-29 12: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
제가 워낙에 반미감정에 투철하다보니(?) 편견을 조장할 수 있으나, 어쨌건 영어를 못하는 평범한 아낙의 입장에서는 그리 보입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책 읽는게 유일한 낙이 되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보다 더 열심히 기를 쓰고 본다는...
하지만 자주 우송받지는 못해서 주로 지난 날들의 책을 보죠. 님께서 새로운 책 많이 소개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