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석이가 5월에 있었던 제2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5급에 합격을 했다.
녀석이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던 분야이고, 누가 시켜서 한다기 보다는 그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 데 이렇게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남들은 시험에 대비하여 학교에서 전폭적으로 권장하거나 지원도 하며, 개인적으로는 시험에 대비하여 문제집을 구입하여 풀게 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시험장에 데려다 주면서 그 곳에 있던 부모님들을 통해 들었다. 하지만 범석이는 다르다. 엄마,아빠가 권유한 것도 아니고, 녀석이 인터넷과 신문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있다는 정보를 알고 스스로 도전한 것이다. 그렇다고 시험에 대비하여 따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집에서 틈나는 대로 꾸준히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은 후 시험을 보게 된 것이고 지난 번 1회 시험에서 6급에 합격한 후 2회 시험에서 5급에 합격을 한 것이다. 그러니 더욱 더 기특할 수 밖에 없다. 나와 옆지기가 한 것은 단지 가장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도전해 보라고 응원한 것과 시험장까지 데려다 준 것 외에는 없다. 능력시험에 대비하여 문제집을 사서 따로 푼다는 사실도 시험장에 가서야 알았으니 녀석 입장에서 생각하면 엄마,아빠에게 섭섭한 감정도 없지 않겠지만 반대로 억지로 시간을 할애하여 문제집을 풀게 하고 공부시켰다면 이렇게 까지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욱 기쁜 것은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는 것이다. 시험 후 가채점했을 때는 애매한 것을 감안해서
예상점수가 70점 정도로 합격권에는 들겠다는 예상을 했었다. 그런데 81점이 나왔다. 시험에 대비하여 문제집을 풀어 본 것도 아니고, 평상시 녀석이 알고 있는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평가시험을 본 결과이니까 좋은 성적이라고 인정해 주고 싶다. 범석이도 예상보다 높은 점수에 기분이 좋은 것 같고,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중학교 수준에 해당되는 4급에 다시 도전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자신감이 충만되어 있다. 이 기세를 밀어 도전하는 바를 성취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