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를 들으며 

밥이 삼켜지지가 않습니다.


사회의 최저점에 있는 이민자들과 난민들에게 일어날 일이

내전 속에 있는 그들의 고향에서 벌어질 일들이

그 전쟁통에서 빠져나올 아주 작은 통로 마저 막혀버릴 일이


테러범이 된 그 아이들의 마음속에 벌어진 일들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겪을 지옥이

목격자들이 겪을 고통이


그럼에도 그럼에도 


박근혜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

절대 남북의 평화를 가져올 수 없듯이


힘으로 집권한 군부가 

그 유지를 위해 언제나 피가 필요하듯이


공권력으로 막아온

시민의 입은 종국엔 터질 수 밖에 없듯이


절대 절대로

이 잔인한 폭력의 대답이 또다른 폭력일 수는 없겠지요? 


우리가 공포가 더 커지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도록 답을 낼 수 있겠지요?


우리는 지난 80년간 성장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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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11-1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심한 감기와 싸우는 월요일.
희생자도 살인자도 모두 원인이 된 무엇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 언제나 전쟁은 그렇다.

하이드 2015-11-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서울광장 천주교사제단 시국기도회에 머릿수나 보태러 나가는데, 혼자가 아님을 잔뜩 충전하고 와서 기운 전해드릴께요. 요즘 감기 독해요. 맘이 심난하면 더 안떨어지니, 기운내세요.

무해한모리군 2015-11-16 13:36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도 단단히 챙겨입고 가세요. 공습 학살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듯해 목에 울음이 걸리네요... 요즘 정말 기도를 많이 하게되네요....
 

동갑내기 회사 동료가 오늘 2개월 휴직을 신청했다.

같은 학번 꽃미모 냉미담던 그녀석이 아무래도 우울증인가보다.

너도 힘들었구나.

술한잔 나누지못해 못내 미안하다.

엄청난 업무량, 길고긴 출장

사생활 없이 달려

십년을 버텼으니 대단하다.


오늘 전태일열사 기일에 

아픈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며 괜히 눈물이 난다.


아플만큼 일하거나, 

땡전한푼 없이 쳐박히거나 그래야 되는 건가..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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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11-2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팀장님 한분이 또 쓰러지셨다. 과로사회다.

테레사 2015-12-0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 건지....모두들 힘내세요
 

어제 본 드라마에 네 사람이 간단한 홈파티 중이다.


중년의 남자는 게이인데 아픈 엄마에게 효도할려고 옛연인과 결혼한다.
그 중년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는 오래전 이 남자에게 버려진 후 사랑하기를 그만둔 얼음녀다.
그 중년의 남자와 결혼한 여자를 사랑하는 레즈비언에겐
딸이하나 있는데, 그 딸의 아빠 즉 전남편의 폭력으로 이혼했다.
그리고 앞에 나온 중년의 게이가 사랑하는 청년이 나온다.

이렇게 넷이 홈파티를 하는데, 레즈비언인 그녀에게 권주어로 좋아하는 말을 하라고 한다.

"호킹박사의 책에 자녀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어요.
첫째 바닥이 아니라 하늘을 보라
둘째 일을 절대 놓지마라
셋째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것이 무척 드문 일이라는 걸 알고 쉽게 포기하지 마라."

정말 저 세가지 말 말고 더 해줄말이 없지 싶다.
호킹박사는 대단한 연구자에 글도 잘쓰는구나 감탄.

참, 다른 드라마에서 이제 막 부모가 된 아들에게 아버지가 말한다.
"잘난척 하지마. 부모란 애당초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야.
그저 조금 더 많이 산 사람일 뿐이야.
다만 외로움이 아이 마음에 싾이지 않도록만 하면 되는거야."

따뜻한 글을 쓰는 작가다운 조언이다. 
애당초 가족이란 곁을 지켜주는 사이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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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11-1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는 일본어 : 좋아해 사랑해 다녀왔어 어서와 곁에있을게 소중히할게 맛있어 잘먹겠습니다 안녕 고마워 미안해 괜찮아 → 드라마로 배운 일본어란 이지경. 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말중 오빠를 가장 먼저 아는지를 알수 있지 않은가 ㅎㅎㅎ 구몬일본어라도 해봐야겠다.

감은빛 2015-11-1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드라마인가요?
왜 외국인들이 우리 말 중에 오빠를 가장 먼저 알죠? 많이 쓰는 말이라서?
예전에 중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후배가 `어빠`라고 불렀던 게 기억나네요.

무해한모리군 2015-11-13 18:28   좋아요 0 | URL
네 일본드라마 예요. 두 드라마 모두 전형적인 가족관계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가족을 그리고 있어요. 하긴 요즘세상에 전형적인 대가족 이런게 더 드물지요.

감은빛님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면 좋아하는 남자를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가 꼭 나오잖아요. 그리고 우리나라 남자스타들을 이민호 오빠 이렇게 불러요 ^^ 그래서 한류가 있는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게 아는 우리말이 뭐냐고 물으면 세단어 안에 꼭 오빠가 있어요 ㅎㅎㅎㅎ 심지어 남자도...
 

며칠간 아침마다 유행에(무려 이틀넘게 검색어 1위!!) 발맞춰 조성진군의 쇼팽 연주를 들었다. 소나타와 변주곡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그 연주에 이러쿵저러쿵 할 바도 아니고 애당초 아마추어 연주에도 언제나 즐거운 저렴귀 탑재중이라 굳이 찾아보지 않을텐데 즐겨듣는 방송에서 틀어줘서 듣게 되었다. 젊고 단단한 소리를 내는 연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쇼팽연주 말고 다른 곡이 들어보고 싶다. 게으른 내가 마음 먹는 언젠가.


여튼 미술에 대한 대부분의 것은 진중권 교수(+ 약간의 서경식 선생)에게, 음악에 대한 대부분은 일본 만화에서 배운 바, 쇼팽 콩쿨의 위상과 그 어려움은 일찍히 <피아노의 숲>이라는 만화에서 읽은 바 있다. 한달이 넘게 거의 쇼팽 전곡을 쳐야하고 스테이지마다 평가를 받고 어느정도 성적을 받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세계 각국의 뛰어난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격전의 장이라는 것. 어린 시절 발굴해 그에게 많은 기회를 준 금호재단에게 박수를! (기업들 이런걸 하란말이얏, 아니면 나라에서 하든가!!!)


여튼 연주를 들으며 서경식 선생이 신문에 연재한 것을 엮어 낸 [내 서재 속 고전]을 넘겨본다. 순전히 얇아서 선택된 책 서문에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데 필요한게 인문학이라는 문장을 보고 반성한다, 유행과 우연으로 점철된 나의 아침 시간을. 


선생이 고른 책중에 세권은 읽었고 우리나라에 출간 안된 것을 제외하고 읽어볼 책 두권을 뽑아본다. 


 가토 슈이치가 수호하려했던 평화헌법이 일본에서는 무너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친일친미 제국주의의 종복으로 제 국민을 사지로 몰던 자들이 애국지사였노라는 주장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제나라 공수부대에 국민들이 학살당한 518은 폭동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고, 군대를 끌고와 정부를 차지한 516은 혁명이었다는 해괴한 역사조작도 매일처럼 들어야 한다. 


내 서재 속 고전의 서문에 이런 글귀가 있다. 


장 폴 사르트르는 명저 [유대인 문제에 대한 성찰]에서 반유대주의(넓게는 인종차별주의)는 사상이 아니라 "하나의 정열이다"라고 썼다. 그렇다. 이것은 실증성이나 논리적 적합성과는 무관한 하나의 위험한 정열인 것이다. 그런 정열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지성이나 이성을 전제로 말을 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야당은 선거구와 예산안 확정 때문에 국회로 돌아갔다는데, 이쯤되면 '민생회복' '반공'은 우리사회에서 하나의 정열임이 틀림없다. 눈앞에서 그 많은 아이들이 죽어갈때도 그렇게 바쁠것 없던 인간들이 무슨 그깟 선거니 예산이니는 그렇게 다급하단 말인가. 


어찌된 영문인지 오래된 책들이 조금도 낡지 않고 현재진행중이다.

저항하기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뒤로 떠밀려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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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해 생각보다 담담했다.


남자는 얼굴 뿐 아니라 몸이 자고 나면 바뀌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 치고는

제법 번듯한 일도 하고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떨 오랜 벗도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나 함께 하고픈 여자가 생긴다.

(원래 병이란 할 수 없는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게 하는 법이다.

이 놈의 사랑만 빼고는...)


이 남자를 사랑하면서 여자는 복잡하다.

누구에게도 그와의 관계를 말하지 못하고

그와 함께 하는 미래를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만

가족 친지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누군가와의 관계가

그녀에겐 힘겹다.


나는 좀더 그 남자의 사정이 듣고 싶었지만

이야기는 그 여자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꽤나 평범한 로맨스 이야기다.


여자는 두렵고,

두려운 이유가 그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될까봐 말할 수 없다. 

그녀가 두려움으로 스스로를 잃을 만큼 앓자, 그는 그녀를 위해 헤어진다. 

그가 떠나자 미녀는 야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낸다.

그야 말로 그녀가 함께 하고픈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끝에 주인공이 시작보다 나은 인간이 된걸 보는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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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1-10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저는 참 좋았어요.
미녀가 앓고 있으면서도 그의 옆에 있으려던 것, 그러나 헤어지잔 말을 듣고 안도한 것. 그 모두가 솔직하고 마음쓰임이 느껴졌어요.
그 장면이 아팠어요.
여자가 남자를 기다리는데, 남자가 전화하잖아요, 날 찾아보라고. 그거, 너무 잔인했어요. 저였어도 속상하고 화났을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남자가 잡는 손을 뿌리쳤을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5-11-10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더 좋을 수 있었을듯해 좀 아쉬웠습니다. 그는 직업도 학교도 친구도 모두 포기하며 살았는데, 딱하나 그녀를 욕심낸 것이잖아요. 이 세상에서 그가 원한 단하나가 나라고 생각하면 너무 감동적인거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단하나 마저 나를 위해 포기하려했다는 걸 생각하면 곁에 있어주고 싶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