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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해 생각보다 담담했다.
남자는 얼굴 뿐 아니라 몸이 자고 나면 바뀌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 치고는
제법 번듯한 일도 하고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떨 오랜 벗도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나 함께 하고픈 여자가 생긴다.
(원래 병이란 할 수 없는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게 하는 법이다.
이 놈의 사랑만 빼고는...)
이 남자를 사랑하면서 여자는 복잡하다.
누구에게도 그와의 관계를 말하지 못하고
그와 함께 하는 미래를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만
가족 친지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누군가와의 관계가
그녀에겐 힘겹다.
나는 좀더 그 남자의 사정이 듣고 싶었지만
이야기는 그 여자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꽤나 평범한 로맨스 이야기다.
여자는 두렵고,
두려운 이유가 그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될까봐 말할 수 없다.
그녀가 두려움으로 스스로를 잃을 만큼 앓자, 그는 그녀를 위해 헤어진다.
그가 떠나자 미녀는 야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낸다.
그야 말로 그녀가 함께 하고픈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끝에 주인공이 시작보다 나은 인간이 된걸 보는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