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해 생각보다 담담했다.


남자는 얼굴 뿐 아니라 몸이 자고 나면 바뀌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 치고는

제법 번듯한 일도 하고 있고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떨 오랜 벗도 있다.

그런 그에게 언제나 함께 하고픈 여자가 생긴다.

(원래 병이란 할 수 없는 것을 깔끔하게 포기하게 하는 법이다.

이 놈의 사랑만 빼고는...)


이 남자를 사랑하면서 여자는 복잡하다.

누구에게도 그와의 관계를 말하지 못하고

그와 함께 하는 미래를 생각하기가 어렵다.


그는 그녀와 결혼하고 싶지만

가족 친지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누군가와의 관계가

그녀에겐 힘겹다.


나는 좀더 그 남자의 사정이 듣고 싶었지만

이야기는 그 여자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꽤나 평범한 로맨스 이야기다.


여자는 두렵고,

두려운 이유가 그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될까봐 말할 수 없다. 

그녀가 두려움으로 스스로를 잃을 만큼 앓자, 그는 그녀를 위해 헤어진다. 

그가 떠나자 미녀는 야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용기를 낸다.

그야 말로 그녀가 함께 하고픈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끝에 주인공이 시작보다 나은 인간이 된걸 보는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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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1-10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저는 참 좋았어요.
미녀가 앓고 있으면서도 그의 옆에 있으려던 것, 그러나 헤어지잔 말을 듣고 안도한 것. 그 모두가 솔직하고 마음쓰임이 느껴졌어요.
그 장면이 아팠어요.
여자가 남자를 기다리는데, 남자가 전화하잖아요, 날 찾아보라고. 그거, 너무 잔인했어요. 저였어도 속상하고 화났을 것 같아요. 그런 상태에서 남자가 잡는 손을 뿌리쳤을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5-11-10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더 좋을 수 있었을듯해 좀 아쉬웠습니다. 그는 직업도 학교도 친구도 모두 포기하며 살았는데, 딱하나 그녀를 욕심낸 것이잖아요. 이 세상에서 그가 원한 단하나가 나라고 생각하면 너무 감동적인거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단하나 마저 나를 위해 포기하려했다는 걸 생각하면 곁에 있어주고 싶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