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의 나라 - 몽족 아이, 미국인 의사들 그리고 두 문화의 충돌
앤 패디먼 지음, 이한중 옮김 / 윌북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몽족의 문화는 데카르트적 합리의 세계가 아니에요.-401쪽

머세드의 리 씨 집안과 양씨 집안에서는 리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나쁜 의사들 같으니!). 그건 MCMC 소아과에서 리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나쁜 부모들 같이니!). 리아의 케이스는 몽족 사회에는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최악의 편견을, 의료계에는 몽족에 대한 최악의 편견을 확실히 심어주었다.-416쪽

이 케이스에선 몽족 환자와 그 가족의 문화가 대단히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그 못지않게 생의학문화도 큰 자리를 차지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문화가 나름의 취미나 정서나 편향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의 문화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겠습니까?-428쪽

'큰 전기레인지 위에 사는 신령을 달래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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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방신을 달래는 의식을 앤 패디먼은 이렇게 표현했고, 이걸 다시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읽는다. -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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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3-2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방신을 달래는 의식과 큰 전기레인지 위에 사는 신을 달래는 의식이 전하는 느낌의 차이. 나의 문화라는 필터를 통해 더듬거리며 상대의 문화를 본다. 내가 커다란 필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느순간에도 잊어서는 안된다.
 
맛있는 식품법 혁명 - 식품법 100년이 숨겨온 밥상 위의 비밀과 진실
송기호 지음 / 김영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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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법 100년의 무게는 무겁다. 기득권은 오랜 세월 쌓이고 또 쌓였다. 관료주의는 제 살길을 찾는 데 무서울 정도로 능란하다. 식품법은 의약품과 가공식품의 이익을 보장하는 수단이 되었다. 첨가물 소주와 바나나맛 우유는 식품체계의 강자가 되었다. 급식 공간은 영양사의 독재가 자리 잡았고, 학교급식 조리사들은 어떤 자연식품과 조리식품을 요리할 것인지 결정할 자유가 없다. 농지개혁이 준 벅찬 꿈을 꾸던 소농들은 식품체계의 문 밖으로 내쫓겼다. 소농은 백발노인이 되어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 옆에서 농협은 돈을 세고 있을 뿐이다. 축산은 진작 유전자 조작 옥수수의 등에 올라탔다.-249쪽

둘째 소비자는 작지만 귀한 자치의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이 자치의 주머니야말로 새로운 식품체계의 주춧돌이다. 아파트의 같은 층, 친정의 자매들, 시댁의 동서들 또는 인터넷 카페의 회원들과 같이 소농을 직접 도울 수 있다. 소비자는 단지 이마트나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물건을 고르는 그런 존재만이 아니다. 소농과 함께 자치의 식품체계를 만들 수 있다.
열 명의 주부가 힘을 모으면, 평생 한 가구의 소농을 부양할 수 있다. 대신 소농은 열 명의 주부가 평생 필요로 하는 쌀과 야채를 책임질 수 있다. 소비자들이 한 농가와 평생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소농의 생존을 보장하고, 소농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식품을 생산해 공급한다. 소농이 농사를 짓고 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돈을 소비자들이 보장한다.-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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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3-12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주부 열 명이 한 가구의 소농을 부양할 수 있다니! 소농은 주부 열 명에게 필요한 쌀과 야채를 책임질 수 있다니! 우왕~~~~~ 주부와 소농이 힘을 모으면 정말이지 큰 일을 할 수 있군요! 지구를 지키는! 일 십 백 천 만... 건너 뛰고 건너 뛰더라도, 어쩐지 일본 대지진 참사와 같은 재앙도 막을 수 있을것만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3-14 09:05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 주말 내내 뉴스를 멍하니 보았답니다.
괜스레 막 눈물도 나고 그랬어요.
인간이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요.

사실 전남에서 학교급식을 지역농가에서 공급하기로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 포기를 하였어요. 왜냐하면 농산물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버리지 못했거든요. 흠없고, 그 해에 많이 난게 아니라 소비자인 학교가 원하는 걸 공급해주기를 바랬거든요. 그러면 농가는 엄청난 재고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어서 결국 창고도 짓고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학교급식을 포기했어요.

지역학교나 업체 단체 급식만 지역농가에서 공급받아도 안정적인 소득이 되겠지만, 저는 지금같은 소비자 우위 시장을 그대로 농산물 시장에 대입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사짓기 전에 어떤 작물을 심을지 서로 조율하고, 생산된 만큼은 소비를 약속해줘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
레베카 밀러 지음, 최선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여기 중년의 여인이 있다. 젊은 시절 화끈하게 약과 섹스에 취해 흔들리며 살았던 이여자는 나이 차 많은 남자와의 결혼을 개기로 새사람이 되었던 과거가 있다. 요리, 육아, 완벽한 내조의 여왕으로 이십년을 살던 그녀는 실버타운 입주를 계기로 미묘한 심리적 변화를 겪는다. 

 피파의 할머니는 매우 뚱뚱했다. 피파의 엄마는 뚱뚱해질까 두려워 먹기시작한 약에 의존하면서 망가진다. 피파는 그런 엄마처럼 약에 의존하게 될까봐 결혼 후 감기약 조차 멀리하며 살아간다. 한편 평생을 가족에 헌신했던 피파는 딸아이가 자신과 닮을까 두려워 거리를 두고, 남자처럼 씩씩하게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피파의 딸 그레이스는 피파의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부모에게 상처받지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청춘이 있을까?  

그들은 모두 부산스럽게 뛰고 서둘렀다. 뉴욕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오직 나만 빼고. 나를 움직이는 건 어떤 목표나 존재 이유도 아닌 그저 자연적인 욕구일 뿐이었다. 아마도 난 사랑을 찾아 헤맸던 것 같다. 비록 그때는 몰랐지만. 그때의 나는 눈 더미 속에 처박힌 칼처럼 날카롭고 싸늘할 뿐이었다. - 184쪽 

 나 역시 스물에는 주변 사람들에게(가족을 포함해서) 괜찮은 인간으로 보이기 위해서 발버둥치면서, 겉은 짐짓 그렇지 않은 척 눈을 사납게 찢고 돌아다녔다. 가족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나와 너무 좋았는데 어느새 다시 뿌리 내릴 곳을 찾아 서성였다.

 스물엔 엄마처럼 바지런 떨지 않으며 살리라 장담했는데, 서른 둘에 막상 결혼을 하고 보니 엄마처럼 잔소리하며 한시도 방바닥에 앉지 않고 일을 찾아내서 돌아다니는 내가 있다. 피파의 모계도 강렬한 욕망과 몰두하는 성품을 대대로 물려받은 것처럼, 부모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도 분명히 자식에게도 남겨지기 마련인가 보다. 

 피파의 삶을 통해 오직 가족이 삶의 전부인 유년기에서, 혼자만의 청년기, 가정을 이루며 다시 가족이 삶의 전부가 되었다, 홀로 오롯이 자기자신이 되는 중노년기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사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엄마와 대화라고 부를만한 걸 나누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날 제일 잘 아는 사람이고, 내게 가장 헌신한 사람인데. 내가 노력한다면 우린 다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게 틀림없다.  그리고 인간이 이제와 쉬이 바뀔리 없으니 내가 가진 천성을 받아들이고, 그 중 장점이 될만한 걸 드러내며 살아야겠다. 그리고, 신랑이든 누구든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 자기자신이 더 소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고. 무슨 일이든 결정할 때 내가 편한 방향 내가 행복한 방향이 뭔지 고민해 봐야겠다.  

휴. 이렇게 쓰고 보니 왠지 이 책이 도덕 교과서 같지만 사실은 아주 미묘한 힘겨운 순간 행복한 순간 혼란스러운 순간들 사소하지만 자신에겐 의미있는 순간들을 잘 그려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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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3-05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성중. 정리가 안된다 --;;

2011-03-09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09 08:46   좋아요 0 | URL
으하하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영원히 작성중일거 같아요.. 정리가 안되요 ㅠ.ㅠ

다락방 2011-03-0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리뷰를 읽어보니 확실히 영화보다 더 많은 작고 사소한 감정들이 담겨진 책인것 같네요. 전 이 영화가 무척 무척 좋았거든요. 책도 읽어야 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3-07 09:23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쓰면서 읽을 때의 느낌이 잘 정리가 안됐어요. 읽고 나서 좀 된 다음에 쓰다보니... 좋았어요 저는.
 
고릴라 이스마엘
다니엘 퀸 지음, 배미자 옮김 / 평사리 / 2004년 10월
구판절판


너희는 문명화된 체제의 포로야. 왜냐하면 그 체제는, 너희가 살기 위해서는 많든 적든 세상을 계속해서 파괴해야 한다고 강요하기 때문이지.-42쪽

그래. '역할 맡은 자들'은 '사물'에게 유익한 것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 '역할 맡지 않은 자들'은 '사람'에게 유익한 것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
(중략)
물론이지. 이제 너도 알다시피, 너희 문화에서 가치 있는 건 무엇이 생산에 유익한가에 관한 지식이야. 마찬가지로, '역할 맡지 않은 자'의 문화에서 가치 있는 건 무엇이 사람에게 유익한가에 관한 지식이고. '역할 맡은 자들'이 '역할 맡지 않은 자'의 문화를 짓밟을 때마다, 인류의 탄생 이래로 시행착오를 겪어 온 지혜가 세상에서 돌이킬 수 없이 사라져가지. 그와 마찬가지로 그들이 종들을 짓밟을 때마다, 생명의 탄생 이래로 시행착오를 겪어 온 생명 형태와 세상에서 돌이킬 수 없이 사라져가지.-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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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1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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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다음 권이 설마 안나오는 건 아니겠죠 -- 권교정님이 그린 홈즈 완전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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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1-02-2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그렇게 재밌어요? 브론테님도 극찬하시더니.

무해한모리군 2011-02-28 08:57   좋아요 0 | URL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어요. 꽃미남 홈즈와 왓슨 커플. 권교정도 좋아하는 만화가는데 문제는 한국만화는 나오다 안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

cyrus 2011-02-28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책 내용 정말 궁금하네요, 저도 셜록 홈즈 시리즈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

무해한모리군 2011-02-28 08:56   좋아요 0 | URL
cyrus님 원전에 매우 충실해요. 홈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듯 합니다.

따라쟁이 2011-03-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어허.. 오호라...

무해한모리군 2011-03-03 12:21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홈즈 좋아하시나요?
아까보니까 중고책도 많이 올라와 있던데 ㅎㅎㅎ

따라쟁이 2011-03-03 13:56   좋아요 0 | URL
권교정님의 만화를 좋아하죠. +_+

무해한모리군 2011-03-04 20:25   좋아요 0 | URL
저두욧!!! 매우 보기드문 스타일을 가진 여성작가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