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Terminator Sal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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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가 아돌드가 없이 돌아왔다. 

배경은 2018년, 이제 존 코너는 겨우 저항군의 리더로서 자리를 잡았고,(아직은 지도자라기 보단 군부의 리더쯤 된다) 기계들은 심판의 날 이후 살아남은 인간들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기계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전략을 개발하는 중이다. 이 영화는 존코너가 아버지 카일 리스를 미래로 보내기 전 어떻게 만나게 되고, 어떻게 인류의 지도자가 되는지 그 배경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미덕은 수려한 CG를 무기로 한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육중한 기계들을 추격, 액션신이라 하겠다. 영화 내내 철컥철컥 기계소리가 나고 오토바이로 쫓고, 에어리언 저리가라 빠른 빨간 눈의 기계가 물위로 불숙 쏟아나와 사람을 가로채가고, 사람들을 향해 둔중한 기계가 덥치고, 던지는 등 왠지 아날로그적이고 투박한 액션이 긴박함을 더한다. 

또한 시리즈 매니아들을 위해 앞선 시리즈와의 다양한 연결고리 세심하게 신경 썼다. 이제는 배 늘어진 정치인이 되신 아놀드도 그래픽으로 여전의 어여쁜 몸매로 재등장해 주시고, '아윌비백'이라는 명대사도 등장하고, 존코너의 버릇이 생긴 배경에 대한 설명도 더해진다.

이 영화는 엔딩이 유출되서 급 변경되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이야기가 다소 무난해졌다. 작은 반전 두어개 정도가 있는데 특별한 임팩트가 없는 것이 아쉬움이다. 시리즈의 시작이라 그런가?  

이런 무난한 스토리를 반짝 하고 빛낸 것은 두 남자 배우의 무개감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인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존 코너는 강하고 확신에 찬 리더라기 보다는 영화 전반에 걸쳐 고민하고 이리저리 두드려맞느라 바쁘다. 영화의 또다른 한 축인 마커스는 영화전반 멋진 몸액션을 보이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인류를 위해 가진 것은 다 내어준다.

시리즈의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응급조치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미래전쟁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다음편이 나올때 결정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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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 Breath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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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왜 이렇게 나쁜 아버지들은 많은 걸까?
드라마 속의 비둘기처럼 다정한 가정은 현실에선 온데간데 없고, 주색잡기 폭력, 권위를 넘어선 폭압으로 뒤섞여져 있는 가정은 어디에나 있다.

정말 왜 일까? 

가난. 이 영화를 보자. 여자의 아버지는 베트남까지 돈 벌러 다녀왔지만, 남은 건 온전하지 못한 정신과 몸 뿐이다. 식구를 먹여살리러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는 '여기저기 가랑이 벌리고 다닌다'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비의 온갖 폭언과 폭력에 시달렸고, 종국에는 가난한 어느집 가장이거나 제 자식같은  용역 깡패 손에 맞아죽는다. 또 그 어미의 자식들은 아비를 향한 분노와 가난으로 거리를 맴돌며, 지 부모 형제 같은 가난한 이들을 두드려 패는 일자리를 얻고, 그 돈은 제 누이 같은 여자를 사는데, 도박에 날려버리고 만다. 돌고돈다. 

학교. 선생은 하나만 묻는다. '너 대학 안갈거냐?' 대학을 안가는지 못가는지, 왜 안가려는지 왜 못가려는지 따위는 관심사도 아니다. 대학도 안가고 사고도 안치는 그저그런 평범한 학생 A에게 관심을 가지기엔 학교는 너무 바쁘다. 이 곳도 살아남을, 학교를 빛낼 1%의 아이들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 아이들은 누구의 관심사에도 있지 못하고 거리로 거리로 나온다. 

폭력. 이 것도 돌고 돈다. 밖에서는 지불도 아닌데 집에서는 왕처럼 군림하는 아버지. 마누라를 쥐잡듯 잡고 패던 아버지의 자식. 그 자식이 자라 아버지를 패고, 세상을 두들겨 패며 살아간다. 사랑한다는 말도 '이 고삐리 확 먹어버린다'고 밖에 못하는, 욕만 얻어먹고 살아왔고, 욕밖에 할 줄 모른다. 피해자였다 가해자였다 다시 피해자가 된다. 폭력의 굴레를 폭력으로 끊을 수 있는가? 올드보이는 나 같은 놈도 살 권리는 있는 거 아니냐고 외치지만, 맨 몸으로 이 폭력적인 세상으로 굴러나온 아이에겐 거기를 기어나올 권리가 없나보다.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이 불편하다.
지성이니 선진국이니 외쳐봐도, 가난과 폭력 속에 있는 아이들을 잊고 있지는 않는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 이런 야만 밖에 없는 것일까? 

별 다섯으로 모자라다.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이 영화 어디까지 가려고 이러나 불안하게 하는 불편한 영화다.
영화는 무겁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다.
러닝타임이 저렇게 긴 줄 모를 정도로 압축적이고, 멋진 영화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 있다면 놓치지 말고 꼭 한번 보시기 바란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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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5-27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 듣기 싫어 도중에 뛰쳐나갔다는 사람들 보면 웃기더라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5-27 21:42   좋아요 0 | URL
외국에선 '오우 개새끼야'하면서 외국인들이 감독에게 싸인을 청했다고 하던데요 ㅎㅎㅎ

비로그인 2009-05-28 20:35   좋아요 0 | URL
국산 욕의 세계화로군요. ㅅㅅ
 
인사동 스캔들 - Insadong Scan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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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가로서 악평을 쓰는 것은 언제나 망설여진다. 누군가의 노고에 대해 잘 모르면서 악평을 늘어놓는다는게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는 만큼 이 영화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영화는 소리와 시각이 결합된 종합 예술이다.

그 유명한 남과 여의 주제곡을 배경으로 네 사람이 도란도란 불어로 얘기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불어를 몰라도, 누구도 사랑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죠스는 어떤가. 상어의 뿔만 등장하지만 빠밤빠밤 노래로 관객을 충분히 놀래킬 수 있었다. 트랜스포팅은 마약의 취한 모습을 땅이 꺼지고 하늘을 쏫는 환상으로 멋진 음악에 버무려 표현했다. 

다시 인사동스캔들로 돌아오자면, 이영화는 미술복원이라는 무척 시각적으로 다양할 소재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말로 설명이 너무 많다. 너무 친절하고 너무 착하다. 이 영화의 색감은 엄정화의 옷차림과 김래원의 슈트발에서 느껴질 뿐이지, 정작 벽안도 복구 장면에선 어떤 생생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미술복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교양 홍보 영화처럼 찍은 것은 너무 아쉽다.

재미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영화에겐 미개척지지만 다빈치 코드나 인디애나 존스를 생각해 보면 이 영화의 심심함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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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지 그레이스 - Savage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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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교훈은 자식은 부모의 분신이 아니라 하나의 개체니 5살이 넘으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인간은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거다. 그 아들놈이 일만 하고 살았어도, 부모한테 얼마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은 없다는 걸 알고, 적당한때 자기삶을 책임지는 어른이 됐을텐데 말이다.  

몹시 불편한 영화였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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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re 2009-04-2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상영하나요? +_+ 꼭 보고 싶었던 영화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04-24 11:06   좋아요 0 | URL
아 이런 피오래님이랑 같이 갈걸 그랬나?
상상마당에서 하는 시사회를 봤어요.
상영하고 있지는 않을거예요.
 
여름의 조각들 - Summer H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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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줄줄이 읊어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예술가들 

엄마가 쓰던 꽃병도 박물관에 전시되는 것.. 

근데 말야~ 

우리 할머니가 시집 올때 해온 반닫이장 말이야.. 

그 마을에선 꽤 이름 높은 목수가 만들었지..  

초가집의 두터운 흑벽과 아름다운 문창지도 기억에 새록하네.. 

근데 우린 너무 빨리 이놈의 산업화 세상으로 나오느라 

(우리가 꼭 원해서 나온건 아닌거 알지?)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가지고 오지 못했어.. 

그래서 말야..  

당신들의 자기자랑을 마냥 고운 눈으로만 볼 수 없지뭐야..  

생각해봐.. 

넘치도록 남겨준 부모땜시 부담스럽다는 거 아니야.. 

누구는 먹자할게 없는 판국에..

아무튼 내가 삐뚤어져서 그런거야.. 쩝쩝.. 

영화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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