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병을 통채로 들이켰다. 

캔참치를 김에 말아서 파샐러드랑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한잔만 마셔야지 했는데 먹다보면 늘 과음이다. 
(한잔만 마실거면서 뭘 저리 열심히 안주를 준비했냐고 묻는다면 --;;)

점점 용두사미가 되어가고 있는 1Q84 는 실망스럽지만 

읽다그만 둘 수도 없어 맛난 술에 곁들여 꾸역꾸역 읽고 있다. 

1984는 권위와 통제의 세계가 있었다. 

하루끼의 1Q84엔 아무것도 없다. 뭐냐 도대체! 

오이지군과 나는 다르다.  

이 세상에 이만큼 다른 둘을 찾기도 어렵지 싶다. 

나는 허랑방탕하고 그 사람은 대체로 규율이 있고 반듯한 편이다. 

어쨌든 비관적 연애 전망을 술먹고 마구 풀어놓았더니

아침에 이리 다정한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다정한 인간 --;;   

   
  앞으로 헤어지자는 말 하지마 심장이 굳는거 같다야   
   

처음 선물로 준 화분이 죽었다고 슬퍼했더니  

잘 안죽는다는 다른 놈을 사다줬다. 

오른쪽 녀석을 보라. 

하루만에 빨간 잎사귀가 무성했던 녀석을 저렇게 만들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을 듯 

마음이 아프지만 저녀석은 쓰레기통으로 가고, 

한달에 한번만 물을 주면 된다는 왼쪽 친구와 함께 노력을 해보자. 

음 오늘 밤에 가면 왼쪽녀석도 시들어 있는거 아닐까? 

그 땐 또다시 시작해보면 된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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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10-07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심장이 굳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알아요. 발화되기 전에 한 번 더 숙고를!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36   좋아요 0 | URL
그...... 술취한 아이는 제가 아니었어요 --a

또치 2009-10-07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생뚱맞은 질문. 파샐러드는 어케 만드나요? -,.-

글구,
노력,해봐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29   좋아요 0 | URL
아 파샐러드 전 그냥 간단히 해요.
파는 손가락 하나 정도로 잘라 물에 살짝 담갔다 빼고,
레몬즙, 올리브오일, 소금, 설탕, 후추 약간 넣어 무쳐먹습니다.

비로그인 2009-10-0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랑 똑같은 사람이랑 사귀면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저와 남편도 많은면에서 정반대이지만 점점 비슷해지는 부분은 비슷해지는대로, 전혀 다른 부분은 또 다른대로 서로 재밌어도 하고 맘에 안들어도 하면서 살지요.

오이지님은 정말 다정한 사람이군요. 다정함으로만 놓고 보자면 오이지님이 한참 밑지는 장사인 듯한.. (한마디로 휘모리님이 봉잡은 거란 얘기죠.. 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4:37   좋아요 0 | URL
네 다정하지요.
상처줄까 조심조심 중입니다.
전 좀 인간이 헐렁헐렁해서요 --;;

카스피 2009-10-0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골뱅이 무침(골뱅이는 좀 비싸더라도 동표 골뱅이가 최고죠.유사품 유동 골뱅이에 주의 하세용)에 맥주 한캔 먹으면.. 우왕 굿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8   좋아요 0 | URL
아 동표 골뱅이. 한번도 골뱅이는 집에서 안해먹어봤는데 해봐야겠어요 히~

무스탕 2009-10-0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오이지군에게 코 꿰신 건가요?

=3=3=3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7   좋아요 0 | URL
그리 쉽게 꿰면 안된다고 이웃분들이 다 비밀댓글로 처음 연애한다고 할때 달아주셨어요 ㅋㄷㅋㄷ

머큐리 2009-10-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어요...다름에도 불구하고 끌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지..ㅎㅎ
아~ 심장이 굳는 느낌!!! (오이지군..정말 휘모리님 많이 사랑하나보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7   좋아요 0 | URL
문학적 소양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ㅎ

난 괜찮은데, 우리가 달라서 오이지군이 상처받을거 같아요,
막돼먹은 휘양 ㅎㅎㅎ

레와 2009-10-0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은 적당한 수분과 햇빛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바람도 중요한거 같어요.

바람.. 바람..^^;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8:36   좋아요 0 | URL
바람일까요? 바람..
제 방은 솔직히 사람이 살기도 쉽지 않다는 ㅎㅎㅎ

자하(紫霞) 2009-10-0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선인장과예요. 물은 정말 안줘도 되지만 햇빛은 필요~ 부족하면 색이 연해지거든요.
연애는 역시 어려워요. 요즘 저는 제가 철벽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눈치가 없는 건 아닌데 남자들이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도대체 모르겠어요.
아~ 선봐서 결혼해야할려나부다.

무해한모리군 2009-10-07 23:21   좋아요 0 | URL
선보는게 뭐 나쁜건가요 ㅎ
어찌보면 다른 건 다 좋고 나만 그 사람이 마음에 들면 되니 쉬운 길이지요. 전 확실히 철벽녀예요. 연애하는 인간 속도 도무지 모르겠어요 --;;

햇빛과 바람이라..
여긴 원룸이라고요 --;;
일단 그래도 생명을 죽이지는 않고자 창가에 놓아두고 창문도 열어두었습니다. 아직은 정상인거 같아요. 아응..

웽스북스 2009-10-0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잎사귀가 두꺼운 녀석들이 자체 수분함유량 때문에 물 많이 안줘도 오래 간다고 하더라고요. 꽃시장에서 화분사면서 들었던 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선인장도 죽이는 여자.

무해한모리군 2009-10-08 08:4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선인장을 죽여보았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