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병을 통채로 들이켰다.
캔참치를 김에 말아서 파샐러드랑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한잔만 마셔야지 했는데 먹다보면 늘 과음이다.
(한잔만 마실거면서 뭘 저리 열심히 안주를 준비했냐고 묻는다면 --;;)
점점 용두사미가 되어가고 있는 1Q84 는 실망스럽지만
읽다그만 둘 수도 없어 맛난 술에 곁들여 꾸역꾸역 읽고 있다.
1984는 권위와 통제의 세계가 있었다.
하루끼의 1Q84엔 아무것도 없다. 뭐냐 도대체!
오이지군과 나는 다르다.
이 세상에 이만큼 다른 둘을 찾기도 어렵지 싶다.
나는 허랑방탕하고 그 사람은 대체로 규율이 있고 반듯한 편이다.
어쨌든 비관적 연애 전망을 술먹고 마구 풀어놓았더니
아침에 이리 다정한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다정한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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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헤어지자는 말 하지마 심장이 굳는거 같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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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선물로 준 화분이 죽었다고 슬퍼했더니
잘 안죽는다는 다른 놈을 사다줬다.
오른쪽 녀석을 보라.
하루만에 빨간 잎사귀가 무성했던 녀석을 저렇게 만들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을 듯
마음이 아프지만 저녀석은 쓰레기통으로 가고,
한달에 한번만 물을 주면 된다는 왼쪽 친구와 함께 노력을 해보자.
음 오늘 밤에 가면 왼쪽녀석도 시들어 있는거 아닐까?
그 땐 또다시 시작해보면 된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