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홍대 단골 만화서점에 다녀왔습니다.
먹는 것과 관련된 만화 세권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첫번째 소개할 책은 어제 출간된 심야식당 4입니다. 저의 홍대나들이의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제가 사랑하는 이유는 작가와 저의 술안주 입맛이 너무나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과 우리 음식문화의 차이가 이렇게 적은지 몰랐습니다.
첫 이야기인 장어 소스, 달짝지근한 장어소스를 밥위에 뿌려먹으면 얼마나 맛이 날까요?
생강절임을 곁들이면 더 맛날 듯 합니다.
18살 연하의 남자와 열애를 하는 언니의 비법음식 족발! 여자는 아이, 남자, 콜라겐 순으로 인생에서 중요시 해야한다는 훌륭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 입니다. 보석 언니 우리 또 신림 족발 먹으러 가요!!!
여기서 부터는 제가 세상에서 5위권 안으로 사랑하는 술안주들이며 이 책에 4권에 나오는 녀석들입니다. 꼬치 튀김,(소스가 중요하지요) 양념장을 얹은 손두부, 너무 맛나서 가을에는 며느리는 주지않는다는 가지구이, 연근조림, 호박찜 으허허허허허
결국 이 책을 읽다 못참고 집 앞 포차에서 꼬막을 시켜먹고 말았답니다.
집 앞 포차에서 꼬막을 빼먹으며 읽은 책은 식객 25입니다.
드디어 진수성찬이 이번호에서는 결혼을 합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것은 우리 결혼 풍습을 자세히 다룬 것인데요.
역시 열심히 공부하는 작가 답습니다.
저는 촌놈이라 제법 전통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만,
서울 아이들에게 말하면 어디 조선시대에서 왔냐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또 지역마다 그 풍습이 다른데, 경상도 지역은 혼인일시, 장소를 정하는 것과 혼인비용등에서 보통 여자쪽에서 권한을 가져서 다른 지역과 결혼을 하게되면 마찰을 빚곤 한답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저희 동네에서는 함 속에 보통 명주실(오래 살라고), 옷감(새색시 옷해입으라고, 보통 새색시때 입는 청록색저고리와 붉은 치마감. 예전엔 시어머니가 직접 짠 옷감을 많이 주었다네요) 그리고 혼서지가 들어갑니다.
혼서지엔 신랑측에서 딸을 주어서 고맙다는 내용과 함께 모월모시에 뉘집딸은 뉘집으로 시집간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증서입니다. 이 증서를 여자는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죽으면 함께 묻힙니다. 그래야 그집 귀신이 된다고 하지요.(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라 ^^) 저희 어머니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혼서지를 소중히 가지고 있으신데요, 재미있는 것은 이 혼서지를 접으면 허리가 아프다하여 접지 않습니다 ^^
이바지 음식을 혹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언니가 시집갈때 십여년 전에 처음으로 해 보았습니다. 그 화려함과 수고로움이 대단합니다. 생선을 실처럼 잘게 조각내어 색색깔 옷을 입히기도 하고, 생선포를 이리저리 접어 꽃모양이며 나비모양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걸 하다보면 손에 생선가시도 무지하게 찔리고 여하간 온집안 여자들이 밤새도록 만들어야 하지요.
이번 식객에서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주니 특히 흥미로왔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먹는 만화는 차를 마시자 6인데요. 폭력 남자 청소년이 다도회에 들어가서 겪는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의 다도문화가 잘 드러나는 작품인데 아쉽게도 6권은 차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쓸 말이 없군요. 그래도 무섭게 생긴 주제에 마음은 순진하고 단순한 한 남자가 어떻게 다도를 알아갈지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사실 저는 술도 술안주도 참 좋아하는데, 요즘 남자친구가 아픈데 술먹는다고 하도 화를 내서 잠깐 끊고 지내다보니 이리 눈요기로 욕구불만을 해소하나 봅니다. 아 이런 만화는 포차에서 맥주에 꼬막찜을 먹으며 봐줘야 하는데, 사이다와 함께 먹자니 영 흥이 안살아서 리뷰가 그저 그렇군요.. 여러분도 이해해 주세요. 다음엔 더 재미있는 먹는 만화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