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괜스레 이유없는 울적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 화성남자는 자꾸 왜 그러냐고 묻고 또 묻는다.
항시적 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적 자세로 자기 때문일까봐 안절부절하는 걸 알면서도,
나야 뭐 이기적 인간인지라
'그냥 절 위로해주시면 안되나요? 이유 없어요'라고 질러놓고,
책이랑 집에 콕 박혀서 울고짜고 한다.
그러고 있는데 말도 없이 오이지군이 집앞에 나타났다.
'말도 없이 왜왔어요 투덜투덜'
쬐끄마한 빨간 화분을 들이민다.
'너 맨날 막말하고, 술주정하고, 진짜 못됐어!'
꼭 안더니 나 보니까 좋지좋지 예쁘지 하면서 옆에서 치댄다..
그래도 저 터무니 없는 애교에 웃고마는 것은 거참..
강아지 같은 인간,
니가 레옹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