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마지막.
술한잔 없이 보내기엔 잠이 오지 않을 듯 하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려놓고,
와인에 먹다남은 돼지갈비 몇점 곁드린다.
휴가가 아닐땐 그렇게 다니고 싶더니
휴가땐 고향집에 다녀오곤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보냈다.
책이나 읽고 평일 낮에 페스트푸드점에 늘어져서 책 읽는 정도의 사치.
참 좋다.
연애는 오이지군에게 처음으로 음식을 해주었다.
밥을 할까 하다가 오랜만에 떡뽁이.
소고기를 달달 볶다 떡, 육수, 양념장 넣고 보글보글
대파만 넣고 간단히 만들었다.
언제나 관계는 지나쳐서도 무심해서도 안되는 법이리라.
과하지 않으면서 정성이 들어간 것으로 준비하려 했으나 역시 뭔가 허전하기는 하다.
집에 데려다 놓았더니 오이지군은 이사 이후 한번도 닦지 않는 티브이 위 먼지에 관심을 가지며 닦고 또 닦는다.. 나의 감기는 먼지 때문인듯 하다면서 흠.. --;;
서른이 넘은 남과여 자취방 뭔가 애로 비디오가 나올 듯 하나,
역시 로맨틱 코미디가 되고 마는 이유는?
오 이 연애 역시나 쉽지 않은 듯 ㅎㅎㅎ
작가의 신작이 나온 마당에 바람의 그림자를 빼들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글을 써온 작가라 그런지 환상적이다.
어린 소년의 열병과 지난 밤 20년 지기 남자친구의 전화 한통..
'나 내일 결혼해'
아릿하다.
이런 날 술 안먹으면 언제 먹겠는가 ㅎ
아 싸구려 와인의 매케한 향이 참 좋다 오늘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