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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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러시아 소설들을 즐겨 읽었다.

특히 톨스토이와 도스트예프시키의 소설들을 좋아했다.

톨스토이와 도스트옙스키는 매우 비슷한 작가이다.

둘 다 인간 영혼 속의 갈등과 신에 대한 탐구의 내용의 소설을 섰다.

하지만 둘의 분위기는 너무나 다르다.

톨스토이 소설의 분위기가 매우 낭만적이고 탐미적인데 반하여 도스트옙스키의 소설은 매우 음침하며 어둡다.

마치 비오는 날 저녁 도시의 뒷골목에서 음란한 광고의 네온싸이 조명 아래 서 있는 느낌이 든다. 톨스토이에게 있어서 그가 글을 쓰는 목적은 인간의 내면에서 삶의 목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발견은 종교적인 색체가 강하다.

그러나 도스트옙스키에게 있어서 그런 발견과 탐구는 사치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하루의 삶에서 그의 내면에서 자신을 무너뜨리려 다가오는 어둠과의 절박한 삶이 전부였다.

그에게 있어서 글이란 인간 내면 안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치열한 싸움터을 묘사하는 것이였다.

 

도스트옙스키를 처음 접한 것은 그의 소설 죄와 벌을 통해서이다.

죄와 벌을 읽었을 때 한 소설가가 이처럼 예리하게 인간의 내부를 파해칠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했었다.

그 감탄은 까마라조프네 형제들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 소설은 4부작으로 이루어진 긴 소설이다. 이 소설은 타락한 한 인간이 표드로 빠블로비치라는 한 인물과 그의 세 아들의 삶을 다루고 있는 미완성 작품이다.

도스트옙스키는 이 소설에서 까마라조프네 가족을 통해 한 인간의 타락한 본성과 그 본성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처절한 내면의 갈등을 소설로 그리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까라마조프가는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의 싸움의 장소이며 자신의 내면의 단면이다.

 

까라마조프가에는 3형제가 등장한다. 자존심이 쎄며 미련하리만큼 직선적이고 정욕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를 파멸해가는 첫째 미쨔(드미뜨리 표드로비치), 무신론자로서 스스로 신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여서 무신론자일수밖에 없는 둘째 이반(이반 표드로비치), 그리고 종교적이며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막내 알료사(알렉세이 표드로비치)...... 이들은 모두 도스트옙스키의 다른 내면의 모습인 것이다.

 

 

소설은 육체적 쾌락과 물질적 부만을 추구하는 표드로 빠블로비치가 두 아내에게서 배다른 3형제를 낳으면서 시작한다. 그는 두 아내와 헤어지고 3형제 역시 외가와 친척에 맡기고 자신은 오직 육체적 쾌락만을 추구하면서 산다. 3형제가 장성하여 아버지에게 돌아오고 아버지와 첫째는 금전문제로 원수가 된다. 또한 그들은 그누센까라는 여자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이런 갈등 속에서 극도로 흥분한 미짜는 아버지의 집에 뛰어 들어 가다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살인 누명을 받고 유죄판결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심리 묘사는 한층 더 복잡하고 난해하다.

 

첫째 아들 미짜는 어쩔수 없이 세상의 정욕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묘사해 주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정욕으로 타락으로 끌려 가는 줄 알면서도 그것을 거부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인간내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둘째 아들 이반의 내면은 철저한 비관주의이다. 그는 당시의 귀족들과 종교인들의 그 외식에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무신론의 길을 택하며 모든 것을 비관하고 비웃는다. 

 

셋째 아들 이반은 내면의 순수성을 가지고 잇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순수성은 어쩌면 깨어질 가능성을 충분히 포함한 연약한 순수성이다. 그는 여린 양심으로 조그만한 양심의 가책에도 괴로워한다.

 

 

어쩌면 이 세 아들은 표드리비치라는 타락한 육체 안에 도스트예프스키가 가지고 있었던 세 가지 성향의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내면의 모습일 것이다.

도스트예프스키, 민음사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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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03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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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주말의 명화를 통해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란 영화를 본 적 있다.

눈에 갇힌 고풍스러운 기차 안에서 우와한 배우들이 열연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잉그리드 버그만을 본 기억도 나고...

 

오랫만에 옛 추억에 잠겨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영화로 보았지만 결말에 대한 기억은 가물 가물하다.

책을 잡는 순간부터 마치 내가 기차로 유럽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눈덮인 유럽대륙을 가로지르는 기차...

일등석 침대칸들과 복도들...

식당칸에 유럽풍의 옷을 입고 모인 사람들....

모든 것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소설은 벨기에 탐정 푸아로가 기차 여행을 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처음에는 푸아로의 시각에서 작은 궁금증들로부터 시작된다. 

푸아로는 오리엔트특급을 타기 전의 열차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영국 여인인 메리 더벤헴을 만난다.

그리고 그와 동행하는 영국 군인 아르버스넛 대령...

푸아로는 우연히 어느 정차역에서 둘의 대화를 엿듣는다.

 

"지금은 안 돼요, 지금은...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요. 모든 일이 끝난 다음, 그때는...."

 

도대체 무엇이 안 된다는 것일까?

모든 일이 끝난 다음은 언제를 이야기 할까?

그리고 그 일은 도대체 무엇을 언급하는 것일까?

 

기차를 바꾸어 타기 위해 잠시 들린 호텔에서 미국인 사업가 라쳇을 만난다.

라쳇의 등장은 마치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역의 이정재의 등장과 비슷하다.

푸아로는 라쳇의 첫인상에 대해 친구인 부크와 이렇게 대화한다.

 

"레스토랑에서 그 사람이 날 스쳐 지나갈 때 기묘한 인상을 받았답니다. 마치 야수가, 아주 사나운 동물이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주 점잖은 사람으로 보이던데요"

"물론 그렇죠! 그 몸, 그 우리 자체는 너무 점잖죠, 하지만 철장 너머로는 사나운 야생 동물이 밖을 내다보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오리엔트특급을 타게 된다.

라쳇은 푸아로에게 자신이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경호를 의뢰한다.

푸아로는 그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기차는 눈 속에 갇히게 되고...

라쳇은 시체로 발견된다.

범인은 누구인가?

 

너무나 잘 짜여진 영화 대본과 같은 소설이다.

작은 암시 하나들이 모두 나중에 모여 완성된 퍼즐을 만든다.

최고의 추리 소설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번역이나 편집 상태...

달랑 소설뿐이다.

작가에 대한 소개나...

작품에 대한 설명...

오리엔트 특급에 대한 배경 설명...

등장인물들에 대한 나열...

이런 것들이 있었다면 이 책이 얼마나 더 풍성했을까?

번역 역시....

영 매끄럽지가 못하다.

하지만 최고의 작품이 이런 모든 것들을 가려준다.

 

이 책을 읽은 후 갑자기 오리엔트특급 영화가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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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 개정 증보판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1
플라톤 지음, 박종현 옮김 / 서광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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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

이 책은 서양철학의 뿌리와 같은 책이다.

몇 천 년 전에 쓰여진 이 책에는...

현대 윤리학과 정치학, 사회학 등이 담고 있는 기본 사상들을 이미 모두 담고 있다.

그것도 매우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원래 플라톤의 책들은 영문판들을 주로 번역했는데...

이 책은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있던 박종현 교수님이 영어와 헬라어 원문을 참고해서 다시금 번역했다.

번역이 매우 깔끔하고...

헬라어 원문이나 당시의 사회 문화에 대해 주석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 읽기가 매우 쉽다.

 

 

이 책의 내용은 플라톤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는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그의 대적자들인 소피스트들과의 논쟁의 내용을 마치 희곡의 형식처럼 적고 있다.

플라톤이 주로 변치않는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하는 반면, 소피스트들은 상황과 사람에 따라 변화되는 상대적인 진리를 주장한다.

이 책의 내용이 방대하기에 그 줄거리를 한 번에 요약할 수가 없고...

읽으면서 정리한 몇 가지 주제별로 나열해 보았다.

 

 

정의의 상대성과 절대성 논쟁

이 책은 10권으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1권의 주된 내용은 정의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이다. 주로 소크라테스와 트라쉬마코스(실제로 아테네에서 활동한 소피스트)의 논쟁이 주요 내용이다.

 

이 책의 시작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부터 시작한다. 케팔로스의 아들 플레마르코스는 정의란 남에게 빌려온 것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이란 본래 자기 친구에 대해서는 선을 베풀어야 하고 악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그 자체를 빛으로 짊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의미는 친구에겐 이익을, 원수에 대해서는 해악을 주는 것이 정의란 의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정의란 덕이고 덕은 어떤 사람에게도 악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트라쉬마코스는 정의란 강한 자의 이익(아테네 함대의 사령관 Kallikese의 말을 트라쉬마코스가 인용한 것)이가고 말하며 소크라테스의 우유부단한 대화술을 비판한다. 그는 이 세상의 법은 모두 지배자(강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따라서 강자의 이익이 곧 정의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트라쉬마모스에게 대화법으로 의사나 항해자, 기술자의 기술이 최고의 기술일 때는 그 기술이 스스로의 이익에 기여할 때가 아니라 그 대상에게 이익을 줄 때 이라는 말을 유도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의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이익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트라쉬마코스는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부정'과 '정의'의 혼돈의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즉 부정 역시 강자에 의해 저질러졌을 때는 정의가 되며 완벽한 부정은 곧 정의라고 말한다.(몇 천년 전의 논쟁이 어떻게 현대의 정의론 논쟁과도 비슷한지.... 요즘도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가 지배자가 남을 지배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 때문이 아닌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에게 지배받는 벌이 두려워서라고 말한다. 또한 부정이란 상대방을 헐뜯고 비난하며 자신의 이익을 간구하는 것이고 이런 부정이 국가에 있을 경우 그런 국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약해지고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부정은 정의에 비해 악덕이 된다고 말한다.(얼핏보다 간단해 보이는 이 논리가 현대 윤리학의 핵심을 다루고 있다. 특히 유명한 현대의 윤리학자인 롤즈의 '사회정의론'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정의의 개념도 이와 같다. 이미 2500년전에 플라톤은 이런 논리를 정리하고 있다.) 이 논리에 의해 트라쉬마코스는 패배하고 떠나간다.

 


정의는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

2권에서 글라우콘과 소크라테스의 대화가 나온다. 글라우콘은 트라쉬마코스의 패배에 만족하지 않고 정의를 비난하는 사람 편에 서서 소크라테스에게 정의를 설명해 주기를 원한다. 글라우콘은 인간의 이기심은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 시킴으로 정의란 타인에게 부정을 당하면서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최선과 자신이 부정을 당하면서도 보복할 능역이 없다는 최악의 중간적 타협책이라고 말한다.(이런 주장은 근대 이후 로크나 루소에 의해 사회 계약설로 나타났고 롤즈의 사회정의론에서 최소극대화의 법칙으로 등장한다.)

글라우콘은 자신의 몸을 감출 수 있는 귀게스의 반지(신화에 나오는 반지, 귀게스는 양치기로서 어느날 우연히 몸을 감출 수 있는 반지를 소유하고 이 반지를 이용하여 왕비와 짜고 왕을 살해한 후 왕이 된다.)를 예로 들면서 과연 이런 반지가 정의로운 사람에게 있는데도 그 사람이 이 반지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그는 또한 정의란 그 자체로 선한지, 아니면 그 결과 때문에 선한 건지를 묻고 지금까지 정의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정의의 이익이나 결과를 이야기하지 않고 정의를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정의는 그 자체로 선이며 그 자체로 기쁨이라는 것을 설명하며, 이 이론을 통하여 자신의 이상국가이론을 펼친다.


 

이상적 국가론

이 책의 핵심이자 소크라테스가 펼치는 이상국가론이다. 소크라테스는 글라우콘에게 정의가 그 자체로 덕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우선 국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것을 개인에게 적용시킨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에서 정의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정의로운 국가란 지혜, 용기, 절제를 포함하고 있어야하며 지혜는 수호자의 덕, 용기는 전사의 덕, 절제는 일반 백성의 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덕을 다시 개인에게 적용시켜 정의로운 인간이란 지혜, 용기, 절제가 각각 안에 있어 자기의 역할을 하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린 플라톤의 국각이론은 5권에서부터 공산적 사회주의의 양상을 띄는 급진적 사상으로 발전한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중요시 다루고 있는 계급은 국가의 방어를 임무로 한 수호자 계급이다. 그는 이 수호자 계급에 여자를 제외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즉 남자와 여자는 그 강약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재능의 차이가 없으며 여자 역시 체육과 음악에 소질이 있는 여자를 수호자 계급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수호자 계급은 아내를 공동으로 소유해야 하며 어떤 남녀도 개인적으로 살아서는 안되고 자녀 역시 공동 소유해야 하며 부모는 자기 자식을 알 수 없고 자식들은 부모를 알아서도 안된다고 말한다.(이런 사상은 후에 이탈리아의 사제 철학자인 캄파넬라라는 사람에게 이어지는데 그의 [태양의 나라]라는 책에 이와 비슷한 사상이 등장한다.)

따라서 아이를 출생할 나이가 된 남자는 전쟁에서 공을 세우며 여자와 관계할 권리를 주거나 제비를 뽑아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관계를 맺은 기간을 기준으로 해서 출생한 아이들은 모두 공동자녀가 된다. 그런데 이런 제비뽑기는 통치자의 교묘한 계획에 의해 조종되는데 즉 우수한 남자는 우수한 여자와 관계를 맺게 조작하여 우수한 수호자를 출생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를 가질 나이가 지나면 남면가 제약없이 아무하고나 관계를 맺으며 이 기간을 어기고 관게를 맺으면 법에 의해 처벌된다. 이런 수호자들은 사유재산을 소유해서는 안되며 오직 국가를 수호한 대가를 받아 생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상국가의 체계를 통치하는 사람은 철학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데아론과 동굴이론

소크라테스는 이상적 국가를 통치하는 철학자는 진리와 이 진리를 통해 파생된 현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은 이 진리를 아름다움, 또는 정의라고 말하고 이 아름다움과 정의가 곧 이데아라고 말한다. (본질적인 진리가 존재하고 그 진리에 의해 파생된 비본질적인 현상이 존재한다는 이데아 이론은 고대 헬라철학에서부터 시작해 현대에 까지 이르고 있는 본질주의 철학의 뿌리이다.)

그는 세계를 가시계와 가지계로 나눈다. 즉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이성으로 지각할 수 있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재로 존재하는 것은 가지계의 세계인 이데아의 세계이고 현상계인 가시계의 세계는 단지 허상일 뿐이라고 말한다.(이것을 플라톤의 극단적인 이데아론이라고 말한다.)

6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이데아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동굴이론을 설명한다. 인간을 동굴에 갇혀 동굴으리 벽만 볼 수 있도록 고정된 죄수로 비유한다. 그리고 그 죄수는로 잔시의 뒤에서, 즉 동굴 입구에서 비치는 진리의 태양이 벽에 만드는 그림자만을 볼 수 있는 존재이다. 플라톤은 우리 인간이 이런 상태에서 모든 인식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죄수 중에 한 명이 우연히 고개를 돌려 태양을 직접보게 되고 이로 인해 눈부심을 느낀다. 따라서 태양을 봤다고 해도 진정한 진리를 볼 수 없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해도 밝은 곳에 있다가 어두운 곳으로 왔기 때문에 어두움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눌한 행동을 하게 되어 미친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따라서 태양을 보기 위해서는 밝음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예를 들어 처음에는 그림자를 보고, 다음에는 물 속에 비친 기타 영상을 보고, 그 다음에는 사물을 보며, 다음에는 하늘을, 다음에는 밤 하늘의 별이나 달빛을 보고, 마지막에 태양을 보는 것이다. 이 과정이 철학하는 과정이고 이 과정이 통치자를 교육시키는 과정이다. 이 교육이 곧 음악이나 체육, 천문학이나 기하학이다.

이런 태양을 보게 되는 경우를 그는 상계에 들어갔다는 표현을 쓰는 데 이 상계에는 그 자체에 행복이 있고 이 상계에서 세계가 파생되어 있기 때문에 세상의 법칙들을 모두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계에 도달한 자는 그 곳에서만 만족을 느끼지 말고 지상으로 내려와서 죄수들에게도 진리를 가르쳐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이것이 곧 철학자와 통치자의 의무라고 말한다.

 


침대이론과 시인 추방론

10권에서 소크라테스는 모방의 폐단에서 이야기 한다. 그는 이것을 침대이론으로 설명한다. 침대는 세 종류의 침대가 있다. 첫째는 신이 만든 이상적인 침대로 진실의 세계, 이데아의 세계에 존재하는 침대이다. 둘째는 직공이 만든 침대로 직공은 인위적인 자재를 통하여 이데아의 침대를 모방하여 만들다. 마지막 셋째는 화가가 그린 침대로서 그는 직공의 침대를 모방하여 그린 침대이다. 따라서 화가의 침대는 이데아와 거리가 가장 멀며 이데아를 왜곡하기가 가장 쉽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화가의 위치와 비슷한 사람을 시인이라고 말하며 이상 국가에서는 시인과 같은 모방자는 추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혼불멸론

이 책의 마지막10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영혼이 소멸되지 않으며 악이라 그 영혼을 상하게는 할 수 있어도 영혼 그 자체를 소멸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영혼의 수는 일정하며 우리가 죽은 후에는 신의 세계에 들어가서 심판을 받는다고 말한다.

 

물론 그의 책에는 신화적인 요소가 많이 묻어있지만, 현대철학 못지 않게 탄탄한 논리가 있다. 무엇보다도 절대정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 이것이 그의 책을 더욱 더 빛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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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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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를 읽었다.

오래 전 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이다.

원래 이런 류의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한다.

인류가 멸망해가는 절망적인 상황....

그 가운데 몇 몇의 사람들이 함께 뭉쳐서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해 내는 과정...

 

그런데 이 소설을 내가 기대했던 그런 류의 소설이 아니다.

글쎄...... 이 소설을 어떤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읽는 순간부터 작가가 만든 핵전쟁?이후의 암담한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작가는 원래부터 그런 현실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어줍짢은 소망이나 이상을 첨가할 생각도 없다.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도저히 창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작가가 만든 불탄 세상과 잿빛 하늘을 마주하게 된다.

그 세상에서는 도저히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

 

 

소설은 겨울이 다가오는 황량한 숲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한 남자의 시각에서 시작된다.

하늘은 온통 잿빛이고 세상은 불탔다.

추위는 다가오고 있고, 그에게는 지켜야 할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은 그가 죽음을 외면하는 유일한 이유이다.

 

"남자가 아는 것이라고는 아이가 자신의 근거라는 것뿐이었다. 남자는 말했다. 저 아이가 신의 말씀이 아니라면 신은 한 번도 말을 한 적이 없는거야(P9)"

 

그리고 그는 아들과 함께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뭣 좀 물어봐도 돼요? 소년이 물었다.

그럼, 되고 말고.

우린 죽나요?

언제가는 죽지, 지금은 아니지만.

계속 남쪽으로 가나요?

응.

따뜻한 곳으로요?

응.

알았어요.

뭘 알았어?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냥 알았다고요.

자라.

알았어요.

불 끌게 괜찮니?

네. 괜찮아요.

한참 뒤 어둠 속에서, 뭣 좀 물어봐도 돼요?

그럼 되고 말고.

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싶어,

나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요?

응. 너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

알았어요. (P15-160"

 

이들이 피해햐 할 것은 단지 추위와 배고픔만이 아니다.

사람이다...

이 소설에서 가장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은 생존한 사람들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사람을 피해 여행을 한다.

가장 무서운 순간 역시 사람을 만나는 순간이다.

 

도시들을 비어있고.....

사람들은 약탈을 시작하고....

곳곳에는 사람을 먹고 버린 뼈들만이 남아있다.

심지어 먹을 것을 위해 찾아간 어느 건물의 지하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가두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잡아먹기 위해서이다.

 

아들은 계속 아버지에게 묻는다.

우리는 착한 사람들이죠?

그럼

우리는 사람을 잡아 먹지 않죠?

그럼

 

 

어린 소년과 함께 걷는 아버지의 걸음은 느리고...

겨울과 눈이 찾아온다.

그들은 추위 속에서 배고픔과 견디며 무조건 길을 걷는다.

 

그러다가 두 번의 행운을 발견한다.

한 번의 들판의 어느 집을 뒤지다가 우연히 지하 창고를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많은 통조림 음식들과 옷들을 얻는다.

다른 한 번은 난파한 요트를 뒤지다가 먹을 것과 무기를 발견한다.

그들은 이것들을 카트에 싣고 계속 길을 걷는다.

 

그러나 행운은 계속되지 않는다.

결국 아버지는 굶주림과 상처로 인해 병들고 아들을 남겨 두고 죽는다....

 

 

이 소설의 가장 뛰어난 점은 재난 이후 세상을 묘사하는 것과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내면에 대한 묘사이다.

오래 전에 읽은 도스트옙스키의 소설들을 읽는 분위기였다.

상황은 어둡고...

마음은 더 어둡다.

남자는 계속해서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상황은 계속해서 그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빼앗는다.

단지 자신의 아들만이 살아야 할 이유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계속해서 무언가 우리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아무 것도 잡을 것이 없지만 계속 걸어가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 끝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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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나 - 2012년 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영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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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내가 마지막으로 구입한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다...

예전에는 자주 이 책들을 구입했었는데...

어느 해 부터인가 점점 구입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이 책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구입한지 거기 일 년이 되어서야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예전에 느꼈던 문학에 대한 감동을 찾을 수가 있었다.

 

 

 

 

이 책은 2012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다.

대상은 김영하 작가이다.

생소한 이름이었다.

작가 소개란을 읽고서야 오래 전에 내가 읽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책의 저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까지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다.

 

대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라는 작품은 예전의 저자의 작품처럼 몽상적이고 비현실적이었지만...

예전과 같은 파괴적이거나 날카로움은 없었다.

한층 더 세련되어지고 부드러워졌지만, 평범한 세상을 향한 야유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수상작가에게는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읽은 소설은 다른 소설이었다.

 

 

 

조현 작가의 그 순간 너와 나는 이란 작품이었다.

거이 젊은 날의 김영하 작가를 보는 듯한 날카로움과 반전, 완벽에 가까운 플롯으로 구성된 작품이었다.

 

소설은 오래 전 딸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민혁이란 어린적 친구의 부고를 들으면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시골에서 왕십리로 이사와서 민혁이란 아이와 친구가 되었다.

민혁의 아버지는 외국에서 온 교수였고, 주인공은 민혁이와 친하게 지내지만 항상 열등감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후에 철호와 승훈이란 친구까지 가세해서 넷은 항상 함께 어울려 다녔다.

 

후에 주인공이 우연히 무당집 딸인 미설이란 여자 아이를 만나 좋아하게 된다.

미설은 신기?가 있어서 가끔씩 죽은 사라의 모습이나 미래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주인공과 미설은 서로 마음을 열고 좋아하지만...

다른 남자 친구들은 미설을 싫어한다.

사소한 오해로 인해 미설이 다른 친구들의 앞 날에 대해 했던 말들을 이야기 하고...

그로 인해 친구들을 미설을 몰아붙인다.

그리고 사고로 인해 미설을 손을 잃는다.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되고 해어지면서 미설을 주인공의 앞 날까지 이야기 한다.

 

소설 결말에서는 등줄기가 섬짓한 느낌까지 들기도 하는 반전이 등장한다.

자칫 어린 시절의 성장 소설로 보이지만...

공포소설과 비슷한 반전까지....

읽고 난 후 계속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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