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에 바침

- 홍 수희 -

그 어디 한(恨)서린 혼령들 있어
외로운 들녘
눈물처럼 무리져 피어 났는가

가도 가도 저만치서 손을 흔드는
베일을 휘감은 비밀의 전설

오늘은 그대 떠나 보내고
내일은 또 너희 누굴 위하여
가지마다 여윈 손 흔들어 주어야 하나

어느 서럽고 야속한 땅에
그리운 한 목숨 그렇게 있어
저절로 붉게 붉게 울어야 하나

꺾지 못할 질긴 모가지,
차마 이승을 뜨지 못한 듯
빗물만 그렇게 마시고 선 듯

그 어디 한(恨) 많은 혼령들 있어
소낙비 스쳐간 들녘
눈물처럼 통곡처럼 피어 났는가

================================================================================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모르는 이는 갈대뿐이 아니었나보다. 비 개인 가을 들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저마다 가느다란 허리를 부여잡고 그렇게 속 깊은 눈물을 흘리며 휑한 가을 들판을 바라보고 있나보다. 서로의 눈물을 감싸주려 그렇게 무리져 흐드러지게 피어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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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1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네요.^^

ceylontea 2004-10-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너무 예쁘네요...코스모스 핀 길로 놀러가고 싶은데...

水巖 2004-10-1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 언제보아도 아름답고 쓸쓸하고 그리고 서늘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stella.K 2004-10-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잉크냄새 2004-10-11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꽃중의 꽃은 코스모스죠.^^
올해는 저렇게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를 못보고 말았네요.

sweetmagic 2004-10-11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뻐요`~

미네르바 2004-10-11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아니라 그림처럼 보여요. 저도 저렇게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를 올해는 보지 못했네요. 그러나 며칠 전 저희 동네에 있는 백운 호숫가에서 예쁜 코스모스길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두었어요. 이 사진으로 올 가을 코스모스 대신 감상하세요. (아, 물론 아직 코스모스를 감상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겠지만요.)


잉크냄새 2004-10-1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가을, 코스모스 선물 감사합니다.

Laika 2004-10-12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스모스 보러 길을 내서려 했더니, 이번주는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네요...잉크님과 미네르바님 덕에 잠시 가을을 느끼다 갑니다.

잉크냄새 2004-10-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 가을날 주말 근무라니요...
코스모스가 라이카님 보러 올때까지 허리를 펴고 기다릴겁니다.^^
 

■ 우리말 실력풀이 10선

1. 현대 국어에서 쓰고 있는 한글 모음자의 총수는?
①10개 ②11개 ③21개 ④28개.

2. 다음 가운데 순 우리말은?
①형편(일이 되어 가는 상태) ②손방(아주 할 줄 모르는 솜씨) ③촌지(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④총각(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

3. 다음은 순 우리말들이다. 이 가운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 것은?
①몽치 ②안다니 ③어정잡이 ④손대기.

4. 다음에 제시된 말은 관용구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 ) 안에 공통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말은?
낯도 ( )도 모르다.
( ) 값을 하다.

①코 ②눈 ③입 ④귀.

5. 우리나라에서 음력 팔월 보름날을 가리키는 명절의 이름은 ‘추석(秋夕)’이다. 다음에서 ‘추석’을 달리 이르는 말이 아닌 것은?
①가우일(嘉優日) ②대보름날 ③한가위 ④가배절(嘉俳節).

6. 우리말에서 ‘설레이다’는 ‘셀레다’의 잘못이다. 그렇다면 다음 가운데 ‘설레다’의 활용이 잘못된 것은?
①설레는 내 가슴.
②내 마음이 무척 설렌다.
③그때의 가슴 설렘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④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였다.

7. 우리말에서는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할 때에는 ‘-장이’를 붙이고 ‘어떤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할 때에는 ‘-쟁이’를 붙인다. 그리하여 ‘양복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킬 때에는 ‘양복장이’라고 하고 ‘양복을 입은 사람’을 가리킬 때에는 ‘양복쟁이’라 한다. 그럼 다음 가운데 ‘-장이’, ‘-쟁이’를 잘못 쓴 말은?
①겁쟁이 ②멋쟁이 ③빚장이 ④톱장이.

8. 다음 가운데 잘못이 없는 것은?
①흥부(興夫) ②부주(扶助) ③사둔(査頓) ④삼춘(三寸).

9. 다음 글에서 잘못된 표기나 말은 모두 몇 개인가? 홀몸이 아니어서 제 몸 가누기도 힘든 어머니께서는 식성이 제각각인 가족들을 위해 직접 김치찌게와 육개장을 준비하고 또 그 음식 찌꺼기를 설겆이하느라 하루 온종일 분주하게 움직이셨다.

①2개 ②3개 ③4개 ④5개.

10. 다음에 제시한 금융 회사 이름 가운데 그 표기가 올바른 것은?
①굿모닝(good-morning) 신한 증권 ②외환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③푸르덴셜(prudential) 생명 ④강남 화이낸스(finance)


■정답 : 1-③, 2-②, 3-①, 4-①, 5-②, 6-④, 7-③, 8-①, 9-②, 10-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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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10-0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너무 어려워요.. ㅠ.ㅜ

Laika 2004-10-08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내가 이렇게 무식하다니...

잉크냄새 2004-10-0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반성중입니다... -.,-;


미네르바 2004-10-0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개 맞추었는지는 차마 말을 못하겠군요. 저도 심하게 반성중입니다.^^ 그런데 정답 말고 해설은 안 해 주시나요?

잉크냄새 2004-10-1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설은 나와있지 않더군요. 틀리고도 왜 틀렸는지 모르니 좀 답답하네요.
특히 1번은 연습장에 모음 조합을 다 써보아도 도저히 21개는 나오지 않네요.
 

<낙타는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다>

[ 낙타는 십리 밖에서도 물냄새를 맡는다 맑은 영혼은 기어서라도 길 끝에 이르고 그 길 끝에서 다시 스스로의 길을 만든다 ] 매료되다. 올 가을 나의 영혼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피터 드러커, 학창 시절 읽었던 그의 명저 < 미래 경영 > 이후 참으로 오랫만에 석학을 만나다.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꽃나무 가지 꺽어 술을 마시던 풍류가 담겨있으리라. 백화주, 사계절 삼백가지가 넘는 야생화 꽃잎으로 빚어지는 술이 익는 마을로 떠나리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슈퍼스타 감사용을 만날수 있을까. 꼴찌의 삶은 왠지 극적이다. 그 1할 2푼 5리의 삶을 따라가보리라.

 

<새에 대한 반성문>

[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 복효근, 그의 시에선 꽃향기가 난다. 안으로 삭여 곪아터졌던 그 옛날의 상처에서 이제는 꽃향기가 날까.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최민식, 그의 사진. 카메라 렌즈가 아닌 그의 따스한 시선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들. 올 가을 우리가 진정 사랑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인간 실격>

자살 미수와 약물 중독, 39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 그가 그려내는 인간 실격이 궁금하다. 왠지 그 제목만으로 오랜 세월 보관함에 깊숙히 담겨있었다.

 

<참 다사로운 어머니께>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다사로운, 충분히 애틋한........그래서 눈물겨운.....

 

참 오랫만에 책을 산다. 읽지 않고 쟁여놓은 책을 다 읽어볼 요량으로 한동안 사고 싶은 책들을 사지 않고 버텼다. 이제 2권 정도 남은 시점에서 가을 책을 산다.  [ 별달거리 ]님의 서재 대문에 걸린 말처럼 술한잔 먹을 돈으로 책을 사는 것이 훨씬 기분좋다는 말에 동의한다. 단풍, 낙엽...올 해는 가을의 이미지에 책상 한켠에 쟁여놓은 책들의 풍경을 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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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10-0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를 품고 있는 책들이 많네요. 저 책들과 함께 풍성한 독서하시길^^

진주 2004-10-08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고구마를 한 박스 보내 주었어요.
오늘 낮에 삶아 먹으려고 보니까, 박스 맨 위에 신문지로 덮혀 있었어요.
마침 서평이 실린 지면이었고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책표지 그림이 내 눈에 들어왔어요. 그 쪽으로 갔군요^^

저도 어제와 오늘은 세군데 서점에서 책이 배달되어 오느라 정신없었어요.
교재가 들어왔거든요.
그 중에 제 책도 하나 끼어 있어요. 뭘까요? ㅎㅎㅎ(너무 황당한 질문이죠?)

chika 2004-10-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흠흠,,, 책에는 관심이 안가고 유독 '비주'에만 눈이 가는...(이 책 읽으시고 혹시..? 하는 생각만 굴리느라..ㅋㅋ)
흐믓한 가을 보내시옵소서 ^^

sweetmagic 2004-10-0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 정신,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찌찌뽕~~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는 알라딘 재고가 없어 좀 늦게 왔는데...아직 못 봤어요. 수업 마치고 학과 사무실에 가니 잠겨 있어어요 흑흑흑

미네르바 2004-10-0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타는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다>는 저도 이번에 알라딘에서 신청한 책이지요. 정말 낙타가 십리밖 물냄새를 맡는지 궁금해서 오늘 오후에 서울 대공원, 동물원에 가서 낙타를 보았답니다. 그런데, 바로 코 앞에 물이 있더군요. 그래서 확인은 불가능^^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정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어요. <새에 대한 반성문>은 저도 읽고 싶은 책이네요. 멋진 리뷰 기대해 봅니다. 님에게 올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되겠군요.

잉크냄새 2004-10-1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모두에게도 풍성한 독서의 계절이길 바랍니다.
 
 전출처 : 비연 > 풍장 -황동규-

 

풍장(風葬)1

- 黃東奎 -



내 세상 뜨면 풍장시켜 다오
섭섭하지 않게
옷은 입은 채로 전자시계는 가는 채로
손목에 달아 놓고
아주 춥지는 않게
가죽 가방에 넣어 전세 택시에 싣고
군산(群山)에 가서
검색이 심하면
곰소쯤에 가서
통통배에 옮겨 실어 다오


가방 속에서 다리 오그리고
그러나 편안히 누워 있다가
선유도 지나 무인도 지나 통통 소리 지나
배가 육지에 허리 대는 기척에
잠시 정신을 잃고
가방 벗기우고 옷 벗기우고
무인도의 늦가을 차가운 햇빛 속에
구두와 양말도 벗기우고
손목시계 부서질 때
남 몰래 시간을 떨어트리고
바람 속에 익은 붉은 열매에서 툭툭 튕기는 씨들을
무연히 안 보이듯 바라보며
살을 말리게 해 다오
어금니에 박혀 녹스는 백금(白金) 조각도
바람 속에 빛나게 해 다오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시집 풍장,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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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10-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바람 이불처럼 덮고
화장(化粧)도 해탈(解脫)도 없이
이불 여미듯 바람을 여미고
마지막으로 몸의 피가 다 마를 때까지
바람과 놀게 해 다오. ]
숙연해진다. 한때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어느 바람부는 언덕에서 회한없이 뿌려지기를...그것도 잠시나마 풍장이라고 할수 있을라나...

icaru 2004-10-0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남미 어딘가에선 아직도 풍장의 문화가 남아 있다던데..

군산은 검색이 심하군요...흐흐... 몰랐습니다...

비로그인 2004-10-07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동규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많은 부분에서 '죽음'을 접하게 되죠.
그의 시에 있어 죽음은 곧 '아름다운 삶'의 또다른 이름이기에, 이승에서의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바람과 놀게 해 다오"....이런 싯구절이 빚어진 게 아닐까 하네요.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잉크냄새 2004-10-07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죽음은 곧 아름다운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라....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삶, 사랑, 죽음이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은 어떠한지... 그들은 진정 이 세상의 삶을 소풍이라고 말할수 있고 바람과 노니는 죽음을 꿈꿀수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올 추석의 고향은 오징어가 풍년이다. 고향 동네 집 옥상마다 새끼줄에 널린 오징어가 가을 바람과 햇살에 산들산들 움직이고 있었다. 가을 들판이 노란 풍요로움을 준비한다면 오징어는 하얀 풍요로움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의 벌판은 온통 새끼줄에 널린 오징어 천지였다. 그래서 비릿한 바다내음보다는 오히려 오징어 말리는 냄새가 더 진동하던 곳, 그곳이 고향이었다.

동해 어촌의 특성상 농업과 어업이 공존한다.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이 농사일 거드는 것이 일이었다면 어촌의 아이들은 오징어나 명태 덕장에서 일을 거들었다. 오징어나 명태를 널기 위해 넓은 공간에 고랑대를 설치하고 새끼줄을 이어 만든 곳을 '덕장' 이라고 불렀다. 동네 공터마다 넓은 오징어 덕장과 명태 덕장이 펼쳐져 있었다. 지금은 거의 공장형으로 바뀌어 자연 햇살이 아닌 환풍기에 의존하는 터라 더 이상 볼수 없는 풍경이 되어버렸다.

어린 시절 오징어를 널기에 키가 작은지라 우리에게 맡겨진 일은 오징어 다리가 둘러붙기 전에 벌리는 것이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은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덮은 비닐속에서 눅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피워대는 연탄불의 가스 냄새, 까치발로 선 얼굴 위로 눅눅한 오징어 다리에서 떨어지던 오징어물 특유의 냄새는 아직도 머릿속에 선하다. 도둑 고양이와 개가 창궐했던 시절, 덕장 밑에는 쥐약을 바른 꽁치며 명태가 유난히 많았고 곳곳에는 쥐약에 취한 고양이나 개들이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었다. 집에서 기르는 개의 경우는 곧잘 동네 어른들의 싸움의 빌미가 되곤 했다.



대학교 시절 타지에서 생활하던 나는 오징어를 팔아 용돈을 마련했다. 고향에 다녀갈때면 10축 ( 1축이 20마리 ) 정도를 들고 돌아가 팔아서 생활비로 사용했다. 91년도 가을, 누군가는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첫사랑을 만난 기쁨과 아쉬움을 노래할 무렵, 난 지하철 역에서 들고 가던 오징어를 몽창 쏟았다. 밀폐된 공간에서 퍼져나가는 오징어 특유의 냄새와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 화끈거리며 달아오르던 얼굴을 주체할길이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한후  '에라 모르겠다 ' 그냥 지하철 역에 퍼질러 앉아서 다리가 끈어져 쏟아진 오징어 축을 다시 재었다. 일부러 오징어 다리 하나 질근 물고 잘근잘근 씹어가면서 어색함을 포장했다. 그 당시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진한 마른 오징어의 냄새를 맡은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시공간에 있었으리라.

올해 추석 노을 속에서 아들과 나란히 오징어를 걷는 부모님의 옆모습만으로도 괜히 울컥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늙어가는 아들과 나란히 노을을 바라보며 오징어를 말릴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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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0-0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징어 좋아하는데...님의 고향이 동해쪽이셨나요? 일부러 오징어 다리 하나 잘근 잘근 씹으며 오징어 축을 다시 재었다는 잉크님의 이야기에서 님의 건강함이 느껴집니다. 추천하고 갈께요.^^

sweetmagic 2004-10-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래서 님 서재에서 바다 냄새가 났던거군요 ~
그때 시청한 지하철 역에 있지 못한게 한스럽네요 흐흐 그나저나
91년도라....중학교 1학년땐가 ??

잉크냄새 2004-10-0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킁킁~ 바다냄새가 나나요? 바다냄새가 나는 서재라..그런 서재를 만들고 싶네요.^^

진주 2004-10-0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절에 알았다면 오징어 한 축은 제가 맡아놓고 사가는 단골이었을텐데요..
지금은 주문을 아니 받사옵니까?
(드디어 고향냄새가 나기 시작하는군요^^)

잉크냄새 2004-10-0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그 당시 알라딘 서재가 있었다면 아마 이곳에서 좌판을 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찬미님한테는 강매도 하고...
나중에 마른 오징어 이벤트나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진주 2004-10-0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거 좋죠!

로드무비 2004-10-05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91년도 가을 시청앞 덕수궁 쪽 출구에 제가 다니던 사무실이 있었는데...
그때 오징어 다리를 입에 물고 있던 청년이 잉크냄새님이었군요.ㅎㅎ
이제야 즐겨찾기합니다.
저는 이미 한 줄 알았어요.
왜 안 보이시나 했다죠.^^;;;

잉크냄새 2004-10-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그때 오징어 구워 파냐고 슬며시 물으시던 아리따운 여인이 로드무비님이시군요.^^

icaru 2004-10-07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과 잉크냄새 님은 구면이시구만요...히히..
사진 정말 좋습니다..으아... 가을에 님의 고향 쪽으로 가면 정말...진풍경이 펼쳐질 듯 합니다....
좋으시겠어요... 아름다운 고향을 갖고 계시니까요...

ceylontea 2004-10-0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은 나중에 나중에 이렇게 오징어를 말리면서 글을 쓰세요... 잉크냄새님 글이 참 좋아요...진솔하고 재미있고, 소재도 참신하고.. 히히.

Laika 2004-10-0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징어를 널어둔곳을 지나다보면 냄새가 많이 나는데, 저 사진은 하늘이 너무 예뻐서 그런지 한편의 풍경화 같습니다.

잉크냄새 2004-10-07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수확량이 적고 덕장이 사라져 실제 오징어 말리는 풍경을 보기는 쉽지 않아요. 올 추석에 잠시 오징어 풍년이 들어서 집집마다 옥상에 오징어가 펄럭였죠.
오징어가 있는 풍경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될까요. 나중에 오징어 말리며 글을 쓰는 때가 오면 오징어 이벤트 한번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