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보다가 다음 구절을 보다.

<그때의 교복이란, 그들이 이제 다시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와는 오징어잡기나 강 건너기를 하진 않는다는 뜻이었다. "어텐션 플리이즈, 바우!"의 세계로 그들이 넘어갔다는 뜻이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6학년들이 그들의 놀이문화에서 벗어나 중학교 교복세대로 넘어간다는 표현이다.

"어텐션 플리이즈, 바우!" 아마도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알파벳보다 먼저 배운 최초의 영어이리라. 영어수업 첫교시에 들어오신 영어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칠판에 영어로 크게 쓰신후 인사말로 가르친 것이 이 단어들이다. 처음으로 까까머리를 한 중학교 1학년들은 영어교과서 첫 페이지에 영어선생님의 이름과 "어텐션 플리이즈, 바우!"라고 크게 쓰고 있었으리라! 선생님의 지도아래 반장이나 영어부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몇번을 반복했을 것이고 "바우"를 "바위"로 바꿔 읽으면서 꽤나 큭큭~ 되며 웃었으리라!

얼마정도의 시간이 지난후에는 작은 라디오 앞에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서쳐 필링 커밍 오버 미~"로 시작하는 카펜터즈의 노래를 몇번을 지웠다 고치며 연습장에 쓰고 있었으리라! 그것이 최초의 팝송이었고 의미도 모르는 노래를 콩글리쉬 발음으로 참 열심히도 따라 불렀으리라!

작가의 나이가 궁금하여 소개를 뒤져보니 형뻘이지만 비슷한 년배이다. 역시 비슷한 세대의 문화코드는 어디에나 존재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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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4-06-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랬지요. '어텐션, 플리이즈, 바우'...
이 단어를 접하니 중학교 시절이 그리워지네요 ^^

Laika 2004-06-1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쳐 필링 커밍 오버 미~" 이런식으로 팝송 따라 부르던 기억이 ~~ 팝송은 중학교때 제일 많이 들은거 같아요..^^

잉크냄새 2004-06-1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히려 팝송보다는 "백마강 달밤에~ "로 시작하는 뽕짝으로 중학교 한시절을 풍미했습니다. ^^

stella.K 2004-06-1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인사 7월 5일부로 공식적으론 없어지고 학교 재량으로 맡긴다는 거 아시나요? 물론 "차렷. 경례"도 없어지구요. 그게 일본 제국주의식 교육 방식이라네요.
학교 때 그 인사 주도하던 반장이 저의 적수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