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찬규 -

섬을 섬이게 하는 바다와

바다를 바다이게 하는 섬은

서로를 서로이게 하는

어떤 말도 주고받지 않고

천 년을 천 년이라 생각지도 않고

---------------------------------------------------------------------------------------------

나를 나이게 하는 너와

너를 너이게 하는 나는

서로를 서로이게 하는

어떤 말도 주고받지 않고

천 년을 천 년이라 생각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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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01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섬과 바다가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인간은 좀 빠져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프레이야 2006-09-0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파아랗게 물드는 것 같아요.. 나를 나이게 하는 너,, 감사드려요^^

잉크냄새 2006-09-02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별말씀을요. 종종 인사드리지요.
물만두님 / 음, 빠지는 것 보다는 가장 안정적인 구도인 삼각형의 한 꼭지점을 이루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배혜경님 / 눈이 물든다는 것은 아직 청춘이 남아있다는 말이 아닌가 싶네요.

가시장미 2006-09-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있는 사진이네요.. 올 여름에는 섬으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계획을 단단히 세웠었는데.. 몸이 안 좋아서 무산되고 말았네요. 그래도 섬은 늘 그 자리에 있을테니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죠? 잉크님도 그 자리에서 안녕하셨나요? :)

잉크냄새 2006-09-05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이제는 좋아지셨는지요. 늘 그 자리에서 님을 기다려주는 무엇인가를 품고 계시다는 것은 참 행복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민족이나 소시민이 대다수입니다. 그들의 희노애락이 결국에는 이 세계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습니다. 그들에게 희노애락을 표현할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 작가 류진운의 인터뷰 내용 中 p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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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8-3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에 젖은 여우털 같은 나날'은 왜 안나오는걸까요?

잉크냄새 2006-09-0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여우털은 너무 비싸요. 설령 비를 맞았다할지라도....

2006-09-16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6-09-1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미니탭,,,얼마만에 들어보는 단어인지...저도 초기 프로젝트후 지금은 휴면기인지 잘 안되네요. 새벽마다 올리시는 이국 어드메의 객창감,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히 다녀오시길...
 
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라사와 나오끼의 <몬스터>에 보면 60년 동안 숲에게 용서를 구하는 노인의 이야기가 짧게 등장한다. 청년시절의 그는 맑은 사람이었다. 그가 거니는 숲속은 온갖 새들의 천국이었고 누구보다 맑은 심성의 그에게 새들이 몰려들어 앉곤 했다. 2차 대전의 발발로 게슈타포가 된 그는 당국의 명령으로 어느 청년을 쫓게 되었고 그가 거닐던 바로 그 숲에서 도망자를 사살했다. 그 이후, 새들은 더 이상 그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다. 그 이후 청년은 60년 동안 매일 숲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장영희 교수의 이 책도 그런 용서와 희망의 책이 아닐까 싶다. 타인에 대한 용서와 희망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그것이다. 자아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영혼마저 빼앗겨버린 우리들의 용서와 아직 그 끝자락을 놓지않고 있는 희망에 대한 글이다. 숲에게 용서를 구하는 노인처럼 우리도 저 멀리 절름거리며 뒤쳐지는 삶과 영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매개체가 문학작품이다. 현실의 문제에서 문학작품의 세계로, 다시 현실의 깨달음과 희망으로 돌아오는 글의 구성은 문학의 가교 역활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맑고 정갈한 글의 장영희 교수가 걸어간 문학의 숲속길을 따라 한번 걸어가볼 일이다. 어느 한곳 웅크리고 있던 나의 영혼이 나의 그림자와 더불어 따라갈 것이다. 새들이 나의 어깨에 다시 앉는 그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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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8-1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두고 아직 못 읽었네요. 선선해지면 읽어야겠어요. 올여름 왜 이리 일에 밀려사는 것 같은지...^^

파란여우 2006-08-19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 속에서 님을 기다리다 잊고 있던 처자 반가워 덥썩 끌어 안습니다.
어맛, 책을 끌어 안았다구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6-08-2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도장만 찍어놓은 책.:)

잉크냄새 2006-08-22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선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폭염이네요. 선선해지는 독서의 계절, 양서 많이 읽으시길 바랍니다.
여우님 / 이 책, 기억나시죠? 요즘은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지라, 이리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읽었지 뭡니까.
사람님 / 눈도장을 찍으셨다니 이제는 책장을 넘기실 차례군요.^^

2006-08-23 0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6-08-2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 네, 다시 사진속의 구렛나루를 보고 왔어요. 역시 제가 눈썰미가 떨어져서요. 풍경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고향 앞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철조망은 지금껏 해체되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의 철조망은 그저 장난의 대상이었다. 무장공비를 식별하기 위해 가래로 긁어놓은 모래밭에 몰래 발자국을 찍고 도망가는 대담함과 철조망 사이에 끼워진 흰 돌을 빼내는 용기는 일종의 유희였던것 같다. 철조망을 통해 바라보이는 바다가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던것 같다. 반공 교육에 투철했던 시절 철조망 너머의 세상은 호기심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슬슬 불어닥친 남북 화해 분위기로 철조망은 서서히 해체되어가고 있었다. 관광지구를 필두로 인위적인 해체가 일어나고 있었고 고향앞의 철조망은 세월앞에 녹슬어가고 있었다. 여기 저기 힘없이 무너져내린 철조망은 그 시절의 나에게 일종의 안도감을 주곤 했다. 소통과 단절의 의미를 대변하는듯 했다. 삭은 철조망을 발로 뭉개며 들어간 바다는 왠지모를 자유로움마저 던져주었다. 녹슬어가던 철조망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95년도의 옥계 무장공비 침투사건이었다. 반짝반짝 그 서늘함을 한없이 풍기는 날선 철조망이 다시금 세워졌다. 그리고 10년이 넘는 지금껏 쉬이 녹슬지 않고 있다.

회사주변으로 철조망이 쳐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로 공단 각 출입문마다 검은 양복의 보디가드들이 매서운 눈을 뜨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서있더니 급기야 이전 철조망보다 배나 높은 철조망이 둘러쳐지기 시작했다.  넝쿨마냥 감아돌린 철조망 안에서 기업가의 양심과 사명을 헌신짝처럼 벗어던진 어느 사장은 그들의 생존권에 조금의 관심도 없을 것이고 그 안으로 출퇴근하는 우리들은 외면과 무관심으로 스스로 구경꾼으로 전락하고 있는것 같다. 출퇴근시마다 서슬퍼런 철조망에 가슴이 씁쓸해지곤 한다. 고향앞의 철조망은 10년이 넘도록 녹슬지 않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통을 가로막는 듯한 이 철조망도 그리 수명이 오래갈것인지 안쓰러운 뿐이다. 



보란듯이 이렇게 넘어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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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6-07-2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쾌하게 넘을 수 있기를!
넘을 필요가 없다면 더 좋을련만...철조망이 다 걷어져 곧은 길을 그냥 달릴 수 있었으면...

icaru 2006-07-2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럴수가... 오늘에사 잉과장님 이미지를 제대로 자세히 보게 되었다는...

잉크냄새 2006-07-2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 세월이 녹슬게 만드리라는 생각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겠죠. 님 말씀처럼 넘을 필요없이 곧은 길이 되는 것이 최상책일텐데요.
이카루님 / 대탈주의 스티브 맥퀸이 철조망을 타넘던 모습이죠. 결국 마지막 철조망을 넘지 못하고 다시 잡히고 말지만요. 폼나게 넘어가는 모습이 저의 이미지랍니다.^^

가시장미 2006-07-2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여? 폼나게 넘어가시는 모습이 잉크님의 이미지인가요? -_-a
아... 제가 잉크님에 대해 아직 많이 모르고 있군요. 으흐흐흐

잉크냄새 2006-07-24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폼이 나기 좀 나나요? ㅎㅎ 이미지가 작아서 의외로 잘 모르시는군요. 그 유명한 배우 스티브 맥퀸인데...
 

어떤 사랑

- 오영해 -

첫눈이 솜뭉치로 내리던 날
소문을 따라 갔다 온
마흔에도 총각인 친구녀석은
골방 어둠 속에서
울었습니다
썩을 년 씨언허다
그러케 갔으먼 잘이나 살지
엄동에 애기 업고 배추 장사가 뭐여
막노동에 갈라진 손등
눈물이 쓰려서
첫사랑은
목이 콱 잠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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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그리 미련이 남는다고 그렇게 떠난 첫사랑이 궁금해 설레이며 갔던가요. 갈라진 손등처럼 누추한 인생 바라보고 돌아서서 허한 마음 달랠길이 "썩을 년 씨언허다"  한마디는 아니겠지요. 애써 감추며 돌아와 어두컴컴한 골방에서 울어버린 투박한 사내의 울음소리가 빗물을 타고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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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6-07-10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사랑은, 그럴 것 같아요. 잘 살아주길 바래요. 나쁜 사람이지만. 그래도 잘 살았으면 좋겠는 것. 하지만 이젠 그리 슬프진 않아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덤덤하게 기억이 나면 기억을 할 뿐.

쨌든 공감이 되는 시네요.

잉크냄새 2006-07-11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보라님 / 엇, 이 시는 공감하면 안되는데...^^ 슬프지 않고 무덤덤한 기억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