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치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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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난 가슴을 안고 돌아서던 사람들 어깨 위로 잔설처럼 쌓이던 외로움을 보면서 상처는 곧 아물어 향기가 나리라 위로했다. 가슴이 울어 두 눈이 충혈된 사람들 뺨 위에 깊게 묻어난 투명한 눈물 자국을 보면서 눈물은 곧 마를 것이라 위로했다. 설령 애틋한 마음 표현하지 않더라도 뜨거운 국수김이 먼지낀 유리창을 뒤덮는 국수집에서 가슴속 울컥울컥 국수를 먹지 못했던가.
산다는 것이 때론 홀로 눈물자국 간직하는 것이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눈물자국 간직한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