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폴란드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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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러시아 사이 유럽 중앙에 위치한 폴란드. 온갖 침략을 받으며 123년간 지도 위에서 사라졌던 역사도 있었고, 20세기에는 인류 최대 잔혹사의 현장이었던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다행히 폐허를 딛고 일어선 폴란드의 재건과 복원의 힘은 위대했습니다. <해시태그 폴란드>와 함께 동유럽의 숨은 보석 폴란드의 구석구석을 만나봅니다.


동유럽 여행 중 독일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간다면 수도 바르샤바에서부터 여행은 시작합니다. 체코 프라하에서 입국하면 남부 크라쿠프에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입국 도시에 따라 8일 코스부터 2주 코스까지 다양하게 여행 루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달 살기에 좋은 곳은 북부 그단스크와 남부 크라쿠프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바르샤바는 전쟁의 피해를 딛고 재건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입니다. 재건할 때 시장 상인들의 장터인 구시가지 광장을 가장 먼저 재건했다고 합니다.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진 광장 주변 건물들이 거대한 벽화 같은 분위기여서 매력적입니다.


바르샤바 성 광장에서 시작해 우자도바스키 거리를 거쳐 벨베데르 궁까지 이어진 바르샤바 왕의 길이 유명합니다. 이 길을 따라 바르샤바 대학교, 빌라노프 궁전 등이 있어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바르샤바에는 녹지 공간도 많아 공원의 초록 생기를 맘껏 만끽할 수 있고 동물원, 쇼팽 박물관 등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바르샤바 대학에서 남쪽으로 신세계 거리라 불리는 곳은 깔끔한 맛집도 많더라고요.


폴란드의 천년고도인 크라쿠프는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제단화를 소장한 성 마리아 성당도 방문하면 좋습니다. 도시 위로 우뚝 솟은 바벨성은 폴란드인에게 정신적 지주 같은 사당 같은 곳이라고 하네요. 아름다운 풍경을 찍을 수 있는 장소도 콕 짚어줍니다. 역사적인 바벨 대성당, 용들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석회암 동굴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 인물인 오스카 쉰들러의 공장도 있습니다. 2010년 박물관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그 외 다양한 박물관이 많아 폴란드 역사와 문화를 마음껏 탐닉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크라쿠프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오슈비엥침에도 방문해야 합니다. 우리에겐 독일어로 더 익숙한 지명, 아우슈비츠입니다. 폴란드 여행은 역사와 관련한 명소가 많은 만큼 미리 배경을 공부하고 가야 합니다. 비엘리츠카에서는 가이드 투어가 필수인 소금 광산과 함께 700년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도 관람해 보세요.


전쟁의 피해를 다행히 덜 겪은 크라쿠프, 포즈난, 토룬 등은 중세의 향기를 머금고 있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태어난 도시인 토룬은 독일 기사단 근거지 중 한 곳이었던 탓에 독일 소도시 분위기도 납니다. 빨간 벽돌의 올드 타운이 매력적인 발트해 연안 항만 도시 그단스크, 가족과 즐길거리가 많은 포즈난, 시내 곳곳에 난쟁이 조각상이 배치된 이국적 도시 브로츠와프 등 폴란드 소도시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음식도 비슷한 맛을 내는 데다가 역사적으로도 닮은 꼴이 많은 폴란드. 여행가이드북으로 어느 정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국도를 주로 이용하는 렌터카 여행, 도시 내 생생한 도보 여행, 장단점을 알려주는 다양한 숙소 정보 등 여행자로서 알아둬야 할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재건의 나라인 만큼 중세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의 다채로움은 예상할 수 있지만, 광활한 산악 지형과 거대 호수, 발트해 연안 등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을 누릴 수 있다는 뜻밖의 즐거움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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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폴란드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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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여유가 느껴지는 폴란드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가이드북. 역사를 알고 가야 더욱 만족스러운 폴란드 여행이 될 겁니다. 가이드북에서 기본 정보는 잘 짚어주고 있어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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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만든 사람들 - 과학사에 빛나는 과학 발견과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
존 그리빈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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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라는 맥락 속에서 과학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책 <과학을 만든 사람들>. 쉽게 읽히는 대중 과학 도서에 일가견 있는 천문학 박사이자 과학 도서 작가 존 그리빈 저자. 이번에는 르네상스 이후 현대까지 과학사를 빛낸 과학자들을 전체적으로 다룬 방대한 분량으로 찾아왔습니다. 한 세대의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 연결고리를 쥔 채 과학 발전의 역사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과학 혁명의 편리한 시작점으로 불리는 1543년. 코페르니쿠스 「천체 공전에 관하여」,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인체구조에 관하여」가 선보였던 해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입니다. 코페르니쿠스와 베살리우스의 혁명적 생각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 모델과 갈레노스의 인체 연구를 재발견한 덕분이라고 먼저 짚어주는데서 시작합니다. 


여기서 존 그리빈의 과학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양 과학은 르네상스가 있었기 때문에 굴러가기 시작했다 할 만큼, 당시 분위기가 고대 그리스의 것이라면 무엇이든 집착한 인문주의자들 덕분에 그들은 고대인의 지식을 가져와 그 위에 쌓아올렸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고대인의 가르침을 뒤엎고 새롭게 시작된 셈이 되었지만요.


이처럼 존 그리빈은 과학 발전은 선배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 결과물로서 바라봅니다. 뉴턴이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과학 발전이 수십 년 늦어졌을지언정 다른 이들이 그 법칙을 충분히 생각해 냈을 거라고 말이죠. 새로운 현상의 발견자로 누구의 이름이 기억되는지는 운이나 역사적 우연에 따라 결정된다는 관점이 와닿습니다.


<과학을 만든 사람들>은 누구로부터 영향을 받아 업적을 남겼는지 집중합니다. 과학사라는 맥락 속에서 후계자들의 과학을 만나다 보면 낯선 이름도 듣게 됩니다. 익히 들어온 인물들 외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과학 발전사에 함께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과학에서는 코페르니쿠스를 시작으로 이후 천문학과 역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고대인의 신비주의로부터 벗어나 갈릴레이와 그 후계자들의 과학으로 넘어가는 여정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갈릴레이는 최초의 과학자라는 호칭을 받고 있지만, 태어난 순서로 보자면 윌리엄 길버트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저자의 사견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름도 낯선 윌리엄 길버트는 영국 최초의 중요한 물상과학 연구서를 내놓았는데, 무엇을 발견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발견했는가 하는 것과, 그 과학적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이후 케플러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철학자로 알고 있는 르네 데카르트도 과학사에 등장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진공 개념을 거부했는데, 그것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과학 발전을 가로막은 셈이라고 합니다. 


일류 과학자가 내놓은 최초의 본격 현미경학 책을 쓴 로버트 훅 덕분에 미시세계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확장되었던 시대이기도 합니다. 뉴턴과 로버트 훅의 논쟁 에피소드는 정말 대단했는데요. 뉴턴의 유명한 말로 알고 있는 '제가 더 멀리 보았다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훅과의 논쟁에서 나온 말인데, 등이 굽고 체구가 작았던 훅을 거인과 비교되는 난쟁이라는 의미로 비꼰 겁니다. 한마디로 선배를 선배로 인정 안 하고 악질적인 멘트를 날렸던 겁니다.


르네상스 이후 계몽시대의 과학에서는 산업혁명으로 과학이 크게 힘을 받았습니다. 특히 그동안 연금술로 뒤처졌던 화학 분야의 발전이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화학에 정확한 정량기법을 적용한 선구자 조지프 블랙과 그의 친구 제임스 와트 등이 화학의 기초가 될 발견을 해냅니다. 이것을 종합해 화학을 진정으로 과학적으로 만든 인물이 앙투안 라부아지에입니다.


뉴턴 이후 18세기 물상과학은 넓은 방면에서 진전을 보입니다. 오히려 인물 개개인을 다루기 힘들 정도더라고요. 뉴턴만큼의 획기적 발견은 없었어도 작은 성과를 많이 이룬 시기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때부터 과학 인물보다는 과학 자체에 관한 이야기가 과학사 중심 주제가 되었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19세기에는 진화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처럼 극적인 발전이 많이 일어난 시기입니다. 당시 과학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법칙 즉 뉴턴의 운동 법칙을 수정할 필요를 느낀 아인슈타인이 등장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개인의 깨달음으로 인한 그 진가가 즉각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과학의 집단적 통념으로 자리 잡기까지 한 세대가 걸릴 수도 있는 시대로 변합니다. 원자 이론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합니다.


현대 과학은 진공펌프가 발명된 이후 핵과 원자 차원에서 다양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유전자를 중심으로 한 생명 영역, 내우주, 외우주 등 생명과 우주의 작동 방식을 연구하며 현대 과학자들의 위대한 여정을 짚어줍니다.


과학 발전은 본질적으로 점진적,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는 과학점 관점에 따라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된 <과학을 만든 사람들>. 이전에 이룩한 것 위에 조금씩 쌓아 올리는 것과 개인의 손길에 의해 5세기에 이르는 동안 현재에 이르는 과학 성과를 이루었음을 들려줍니다. 과학자의 전기를 읽는듯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낯선 과학 용어가 많은 주제이지만 읽는 맛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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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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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를 포함해 여덟 권의 소설이 모두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키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아들을 둔 아빠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 첫 번째 에세이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아들에게 대뜸 사과부터 하는 배크만. 비협조적으로 나올 때마다,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질 때마다, 어처구니없고, 부당하게 구는 자신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날 때면 기억해달라고 말이지요. 이쯤 되면 뭔가 부모로서 감동스러운 멘트가 나올 타이밍 아니겠어요?


하지만 배크만 작가 특유의 골 때리는 유머 감각은 가족 에세이에서도 발휘합니다. "네가 내 차 열쇠를 숨겨놓고 어디에 숨겼는지 죽어도 불지 않았던 그날을. 그리고 이걸 먼저 시작한 쪽은 너였다는 걸 절대 잊지 마라." 아들 생후 18개월 때 쓴 글이라고 합니다.


부모 노릇이 보기보다 참 어렵다는 걸 깨달아가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입니다. 능력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훌륭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하는 부모 마음. 부족한 부모가 될까 봐 두려워하는 속내도 드러납니다. 그래서 검색 또 검색의 생활입니다. 겁에 질리다 보니 자꾸 뭘 사게 됩니다.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이다 보니 이런 말을 할 때조차도 "그냥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변명은 아니야. 그냥 그렇다는 거지." 하며 자랑 뿜뿜하거나 꽁무니를 슬그머니 빼기도 합니다. 아빠로서 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도 쏟아집니다. 독립 조언까지도 말이죠. 첫 소파만큼은 반드시 원하는 걸 중고로 사라고 합니다. 그 이후엔 모든 소파가 기나긴 협상의 결과물이 될 거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현명한 깨달음으로 다가올 거라고 당부하면서 말이죠.


축구를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라면서 블라블라~. 다른 걸 하면 안-된-다는 건 아니라면서도 그냥 단지... 뭐랄까... 소속감을 얻지 못한다느니 소외된다느니 블라블라~. 결국 아빠가 좋아하는 취미를 아들과 함께 하고픈 욕망이 슬쩍 담긴 조언도 빠질 수 없습니다.


한 맺힌 아빠의 절규도 등장합니다. 아내가 부탁한 기저귀 사 오는 미션에 실패한 아빠의 한 마디. "기저귀가 너무, 너무, 너무 많았어!" 향이 있거나 없는 거, 곰돌이 푸가 있거나 없는 거, 찍찍이가 달린 거, 고무 밴드가 달린 거, 바지 같은 거, 바지 같지 않은 거, 저자극인 것 등등의 기저귀 코너에서 멘붕을 겪은 배크만. 아이를 낳으면 모든 부모가 슈퍼히어로가 될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음을 절절하게 깨닫습니다.


그런 와중에 아내에 대한 경외심을 보이기도 합니다. 네 엄마는 제일 강한 여자이고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이죠. 근데… 음… 내 꼬임에 넘어와서 결혼했으니 아직은 자기가 한 수 위라고 뻐기기도 합니다. 아들 역시 이 집의 일인자가 누구인지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듯합니다. 난장판을 만들어놓아도 엄마를 웃게 하면 모면할 수 있다는 걸 터득한 아들에게 그 소중한 능력 잘 지키라며 칭찬을 퍼붓습니다.


아, 한 가지 고쳐줬으면 하는 소망도 있었습니다. 손뼉 치는 법을 배운 아들에게 조금만 더 열심히 쳤으면 좋겠다고 조언합니다. 너무 느리고 조용한 박수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상상해볼까요. 비웃는 거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타이밍에 느리게, 조용히. 짝-- 짝-- (조용). 자존심에 금이 가는 배크만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밤잠 없는 아이 때문에 새벽까지 놀아줘야 했을 때를 되돌아보며 빨리 재우고 싶은 모든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내가 너랑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니야. 절대 아니지."라고 이제는 말할 수 있긴 하지만, 당시엔 어찌나 고통스러워했던지요. 하지만 이런 기억들이 고통의 기억으로만 남아있지 않고 결국 애틋하게 간직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부모이지요.


인생을 살다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들려주며 배크만 식 조언을 들려주는 <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남의 집 이야기이지만 공통의 육아 경험을 두고 뒷담화하듯 읽다 보니 더 재밌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시행착오가 많아도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아빠이자 남편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육아로 말미암은 부부간 다툼이 잦은 집이라면 배크만과 비교하며 오히려 더 싸움 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할 정도로 배크만의 가족 예찬이 요란할 정도로 사랑스럽습니다.


매 페이지마다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들면서도 찡한 감동이 담겨있는 편지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실용적인 차로 바꿔야 했고, 죽도록 가기 싫은 이케아에도 때마다 가야 했듯 평범한 가정에서 흔하게 겪는 일들이 배크만의 문체로 다듬어지니 어쩜 이렇게 매력적인 육아기로 탄생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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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웅진 당신의 그림책 1
안경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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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당신의 그림책은 자기만의 고유한 언어를 가진 작가들이 건네는 다채로운 예술의 경험을 선사하는 시리즈입니다.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예술 세계를 여행하는 웅진주니어의 새로운 시리즈 그 첫 번째 그림책 <문 앞에서>.


안경미 작가는 2015년, 2018년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 2012년 샤르자 국제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일러스트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문 앞에서>는 연필과 콩테만으로 강렬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세 자매가 문 앞에 섰습니다. 첫째는 이렇게 하고, 둘째는 저렇게 하는 저마다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상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걸 보여주는 교훈적인 전래동화 구성으로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세 자매가 여는 문은 무한반복의 문입니다. 하나의 문을 열자 또 다른 문이 나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세 자매가 힘을 모아 봐도 문은 부서지지도, 불타지도 않은 채 여전히 새로운 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은 입구일까요, 출구일까요. 쉽게 열렸지만 출구를 찾지 못하는 문도 있을 테고, 아무리 두드려도 애초에 입구가 열리지 않는 문도 있을 겁니다.


빤히 보이는 장애물은 없는데도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장애물은 오히려 문제해결이 수월할 수 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첫째는 좌절하며 문만 덩그러니 바라봅니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둘째는 분명 이 문에 맞는 열쇠가 있을 거라며 열쇠를 찾아 떠납니다.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세 자매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듯한 일러스트가 인상 깊습니다. 셋째는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지도, 자리를 뜨지도 않은 채 계속 문을 엽니다. 천천히 꾸준히. 하지만 결국엔 한계가 찾아옵니다. 결국 멈춰야 할까요.


셋째는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문을 대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문 앞에서>는 우화 그림책이라면 가진 특유의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셋째의 이어지는 행동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대할 때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순간들을 표현한 장면에 이르면 짜릿해집니다. 열어도 열어도 매일같이 반복되는 문처럼 매일 반복되는 것만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세 자매가 마주한 문은 우리의 인생과도 같습니다. 인생에 놓인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세 자매 중 누구와 닮은 꼴인가요.


장애물 앞에서 회피하지 않은 셋째처럼 매일을 채워나가는 하루하루가 쌓였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얇은 선들이 모이면 면이 되듯 하나의 선은 힘이 없지만 그 선이 모여 면을 이루고 입체를 이루는 것처럼 우리 삶도 그렇게 채워져 나가는 게 아닐까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루의 의미가 참 얇게 느껴졌을 때 이상한 문을 상상해봤다는 안경미 작가의 <문 앞에서>. 세 자매가 보여주는 이 우화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른의 눈높이에서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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