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 프로 디자이너에게 묻고 싶은 디자인이라는 일
Ingectar-e 지음, 이소담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프로디자이너들이 보는 책이라 생각해서 어렵게 생각했다가, 좌르륵 넘겨본 순간 단숨에 빠져들었습니다. 폰트와 색을 조합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하게 되는 고민거리를 모두 다루고 있는 책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디자인 입문자는 물론이고 현직 디자이너에게도 정체성을 점검하고, 실무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침반처럼 펼쳐볼 수 있는 책입니다.


브랜딩, 그래픽, 웹 디자인을 아우르는 디자인 사무소 ingectar-e가 집필한 이 책은 스튜디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고민을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디자이너의 사고방식과 일의 흐름을 친근하면서도 전문적으로 풀어낸 안내서입니다.





예쁜 포트폴리오를 위한 장식용에 가까운 책이 아닙니다. 디자이너들의 진짜 속마음과 현실적 고민을 제대로 이해한 실무진이 쓴 진짜 가이드북입니다. 마치 선배 디자이너가 신입에게 속삭이는 절대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는 현실 조언과도 같습니다.


목차를 훑는 순간, 그동안 질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그냥 흘려보냈던 주제, 늘 피상적인 답변만 접했던 부분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 책이라면 그런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밀려왔습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은 클라이언트, 레이아웃, 폰트, 배색, 인쇄, 학습 & 마음가짐에 관한 주제를 다룹니다.


개인의 창의적 산출물을 넘어 디자인은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속에서 구체화됩니다. 제작을 의뢰받았을 때 클라이언트는 '더 세련되게, 더 고급스럽게, 더 임팩트 있게'라는 추상적이면서도 모호한 표현을 씁니다. 이때 디자이너는 그 표현이 지시하는 맥락을 탐구해야 합니다.


의뢰인의 언어를 시각적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번역가가 됩니다. 클라이언트의 욕망과 시장의 맥락을 해석하는 일이 곧 디자인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클라이언트와의 첫 미팅 준비 사항에서 견적 산출 방법, 원만하게 조율하는 팁 등을 소개합니다.


갈등 상황에서의 태도에 대한 조언도 도움 됩니다. 무리한 요구를 받을 때 거절 대신 조건을 조율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처럼, 디자인은 결국 협업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나 학교 신문을 만들 때 레이아웃의 중요성을 실감한 경험이 있습니다. 레이아웃은 디자인의 골격이자 무대 위 무대감독 같은 역할을 합니다. 레이아웃을 단순한 틀로만 취급할 수 있는데, 레이아웃은 내용의 논리와 시선의 흐름을 동시에 통제하는 장치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화면의 균형은 단지 눈에 보이는 정렬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가 느끼는 리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레이아웃의 미묘한 힘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폰트는 메시지의 정서를 형성하는 얼굴입니다. 폰트 선택은 말투를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문장도 고딕체로 쓰이면 현대적이며 또렷한 인상 톤이 되고, 명조체로 쓰면 품위 있고 신중한 울림이 됩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에서는 폰트의 종류를 나열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지를 풀어냅니다. 서체 선택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단계이지만, 사실은 전체 디자인의 감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ingectar-e 디자인사무소는 색채와 배색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한 만큼, 배색 파트의 설명도 세밀합니다. 색은 즉각적인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언어입니다. 색채를 다룰 때 가장 흔한 실수로 좋아하는 색을 무작정 쓰는 것 아닐까요?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맥락에 맞는 배색을 찾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색 고르기는 클라이언트의 의향과 정보, 분석이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게다가 '요즘 느낌'을 잘 포착할 수 있는 팁까지, 색을 잘 다루는 것은 결국 맥락을 읽는 감각임을 보여줍니다.


디자인이 디지털 화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 세계와 맞닿는 순간은 인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에서는 제작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룹니다. 인쇄소와의 소통 방식, 색이 화면과 다르게 표현되는 이유, 종이 질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사례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이너의 학습법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도 와닿았습니다. 매일의 학습이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라, 관찰력과 사고방식을 훈련하는 과정임을 일깨웁니다.


디자인 책 고르는 법, 번아웃에 빠졌을 때의 대처법, 동기부여를 되살리는 방법, 장기적으로 경력을 유지하기 위한 태도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집니다. 멘토의 따뜻한 상담처럼 읽힙니다.


클라이언트와의 소통부터 인쇄 등 실무 프로세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6개 영역에 걸쳐 100가지 질문과 답변을 체계화한 『디자인에 관한 100개의 질문』.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됩니다.


디자인의 주관적 특성상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기 쉬운데, 이 책은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짚어주고 있어 도움 됩니다. 이론서가 주는 지적 만족감과 매뉴얼이 주는 실용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소한의 윤리 - 인간의 도리를 지키려는 우리의 선한 본성에 대하여
이권우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30년 넘게 도서평론가로 활동하며 고전부터 현대 철학·과학·역사까지 넘나드는 글쓰기를 이어오는 이권우 저자가 맹자를 소환합니다.


『최소한의 윤리』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위기들 - 불평등·전쟁·기후 위기 속에서 도덕적 합의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묻습니다. 그런데 맹자를 불러낸 까닭은 무엇일까요? 두려움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은 이익과 욕망을 좇는 계산 대신 최소한의 인륜과 관계성을 지켜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윤리』는 2300년 전 맹자의 목소리를 빌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질문에 답합니다. 이익과 욕망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최후의 보루, 바로 인의(仁義, 사랑과 의로움)의 정신을 재발견하는 여정입니다.





맹자와 양혜왕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위기에 몰린 양혜왕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맹자는 "왕께선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라고 답합니다. 양혜왕이 어떻게 선량한 의도에서 시작해 결국 빌런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왕이 내 나라를 어떻게 이롭게 할까 고민하면 대부(지배층)는 내 가문을 어떻게 이롭게 할지 고민하고, 서민 역시 자기 한 몸을 이롭게 할 방안을 찾게 마련이다"라는 맹자의 통찰을 현대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와 연결해 해석하는 대목이 빛납니다.


국민을 위한다, 회사를 위한다는 말이 사실은 내 권력을 위한다는 변주에 불과할 때, 우리는 양혜왕과 다르지 않게 됩니다. 결국 빌런이란 영웅을 흉내 내지만 욕망에 매몰된 얼굴입니다.


맹자는 이익의 정치가 세상을 파국으로 몰아간다고 보았습니다. GDP 성장률을 내세우며 사회적 불평등을 방치하는 정치, 기후 위기를 알면서도 탄소세를 회피하는 정치처럼 말입니다. 반대로 덕의 정치는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자는 이를 공멸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정치적 상상력이라 부릅니다.


맹자가 제시한 대안은 인의(仁義). 부모를 사랑하고 타인의 처지를 헤아리는 마음, 부정의에 맞서는 용기입니다. 저자는 이를 관계의 윤리로 해석합니다. 온라인 혐오 댓글을 멈추게 하고, 기후 위기의 현장에서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게 하는 힘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한 욕망을 부추기는 존재론의 시대를 끝장내고, 관계론의 세상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데 있다."라며 관계론의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라 역설합니다.


저자는 맹자를 지성사 최초의 진화 철학자라 부르며 고대의 사유를 지금 여기로 소환합니다.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선하다고 믿었습니다. 아이가 우물에 빠질 때 누구나 본능적으로 구하려 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맹자의 성선설은 현대 진화학자 프란스 드 발과 장대익 교수의 공감 본능 연구와도 연결됩니다. 뇌 속 거울뉴런의 작동이 바로 맹자의 성선설을 뒷받침한다는 겁니다.


맹자는 인간의 차별성을 사단(四端)에서 찾았습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으로 인간이 짐승과 다를 수 있는 네 가지를 뜻합니다. 저자는 이를 네 가지 윤리적 본능으로 번역합니다. 오늘날에는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도덕 직관과도 연결됩니다.


트위터에서 혐오 발언을 보고 불편해지는 마음은 ‘수오지심’이고,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습관은 ‘사양지심’입니다. 맹자의 언어와 우리의 일상이 이처럼 닮아 있다는 점에서 윤리는 더 이상 고리타분한 옛말이 아닙니다.


센스있는 소제목을 보며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독재하는 ‘또라이’는 갈아치울 수 있다."라며 맹자는 폭정을 일삼는 왕을 폐위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현대 정치와 제대로 겹쳐지지요.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법과 제도를 무력화하고 민주주의를 장식품으로 만든다면, 시민은 맹자의 말처럼 갈아치울 권리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맹자가 강조한 인륜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는 철학입니다. 저자는 이를 오늘날 네트워크 사회와 연결합니다. 무한 경쟁 속에서 고립된 개인은 결국 존재 기반을 상실합니다. 반면 관계성에 뿌리를 둔 윤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유지하는 최소 조건입니다.





맹자는 중용을 삶의 도리로 삼았습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칼날 위를 걷기보다 어려운 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극단적 진영 논리를 넘어 중용을 실천하는 길은 그래서 더 절실하지만, 동시에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거대한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 대신, 일상에서 인의를 실천하는 삶. 『최소한의 윤리』는 이를 두고 희망의 대열에 끼어 살고 싶은 사람의 태도라 표현합니다. 거창하지 않지만 윤리는 결국 삶의 습관과 태도에서 구현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고전 읽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최소한의 윤리』. 맹자의 언어를 21세기 담론과 연결하며 치밀한 독서와 현실 인식에 바탕한 진정한 고전 해석입니다.


맹자가 2300년 전 전국시대의 위기를 마주하며 제시한 인의의 정신이, 공멸의 위기에 놓인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정도만 알면 되는 경제학 만화 - 뉴스가 어렵고 숫자에 약해도
김상현 지음 / 빅피시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주식 차트만 봐도 현기증? 뉴스 속 경제용어는 외계어 같나요?


김상현 교수의 『이 정도만 알면 되는 경제학 만화』는 경제 알못도 웃으며 배울 수 있는 쓸모 있는 경제학 입문서입니다.


✔️ 복수, 퇴사, 잔소리까지 경제학?

✔️ 집값·주식·K팝 성공까지 경제 원리로 풀어낸다!

✔️ 숫자 대신 만화와 이야기로 술술 읽히는 책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가짜뉴스를 다룬 대목입니다. 신문의 정치적 편향은 언론의 소유주보다는 독자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합니다.


대중문화 속에서도 경제학의 원리를 찾아냅니다. K팝 스타의 성공은 단순한 개인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라는 경제 원리로 설명됩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 즉 소수의 아이돌 그룹만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SNS 인플루언서 현상은 부익부 빈익빈 구조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유명한 사람이 더 쉽게 팔로워를 늘리는 이유는 경제학적 불균형과 같은 맥락으로 설명됩니다. 단순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치부했던 현상이 구조적 메커니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가짜뉴스가 그저 공급자의 문제만이 아니라, 수요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선택하는 결과라는 사실도 일깨워 줍니다. 시장 논리 속에서 진실이 아니라 믿고 싶은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 양극화와 정보 왜곡 문제를 바라보는 중요한 통찰로 이어집니다.


경제학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일상 속 경제학, 가볍게 즐겨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김홍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족의 마지막 선물이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되어 상속 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상속 전문 변호사 김홍일의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대법원 판례와 풍부한 현장 경험을 결합해 복잡한 상속 분쟁의 역학을 법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건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가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상속이 재산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와 삶의 무게가 복합적으로 얽힌 서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유류분 문제는 상속 분쟁의 가장 빈번한 쟁점입니다. 부담부증여의 경우 유류분액 산정 문제나 공동상속인에게 상속개시 10년 이전에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같은 항목을 보면 형제들끼리 또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싸움으로 현실화되는 갈등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생전에 장남에게 아파트를 증여했다면, 막내 입장에서는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법은 이런 상황에서 일정한 유류분을 보장해 균형을 맞추려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저자는 판례를 인용하며 유류분 반환은 원물 반환이 원칙이지만 불가능할 경우 가액 반환으로 대체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이 지점에서 상속 분쟁은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감정과 법리의 충돌로 이어집니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연락되지 않을 경우의 재산분할 방법은 저희 외조부 상속 문제에서 겪었던 상황이라 더욱 와닿습니다. 수십 년 전 이민 간 이모네가 연락이 닿지 않아 한참 곤란했던 상황이 벌어졌거든요. 이 경우 번거롭긴 하지만 그래도 법은 특별대리인 선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해뒀습니다.


해결법을 미리 알았더라면 당시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진행을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두는 게 실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겠더라고요.





부모 입장에서 자식에게까지 빚을 물려주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빚이 많은 부모의 재산을 그대로 상속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 또한 방법이 있습니다.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통해 방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속포기를 해도 보험금이나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지 같은 질문을 통해 제도가 가진 복잡한 함정을 친절히 설명합니다. 결국 상속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라서 당하지 않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족 모델이 있습니다. 사실혼, 재혼가정, 그리고 구하라법까지 지금 한국 사회 가족의 변화에 맞춰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한 판례들이 소개됩니다. 상속재산분할 시 기여분에 대한 항목도 흥미롭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기여분 기준이 꽤 높더라고요.


상속에서 자주 간과되는 부분인 유언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자필로 메모를 남기거나 말로만 의사를 표현하지만,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유언의 요건과 판례를 통해 단순히 재산의 분배가 아니라 남은 가족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로서의 무게를 강조합니다.


준비 없는 상속은 유산이 아니라 전쟁의 시작이 됩니다. 법적 지식의 부족은 경제적, 감정적 손실로 이어집니다. 상속 분쟁의 민낯을 파헤친  『상속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를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 가족 관계를 보호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 - 실패의 굴레에서 벗어나 실행을 만드는 무의식 사용법
코트니 트레이시 지음, 문희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생각은 넘치는데 행동은 제자리? 결심을 세우고 며칠 만에 흐지부지 해지는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의지력 부족을 탓했나요?


코트니 트레이시 박사의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는 우리가 믿어왔던 의지력 중심의 자기계발 패러다임을 뒤흔듭니다. 무의식의 숨은 권력을 밝히는 12단계 혁명을 만나보세요.


코트니 트레이시 교수는 '트루스 닥터(The Truth Doctor)'로 활동하며 미국 MZ세대들에게 열띤 지지를 받는 정신건강 인플루언서이자 임상 사회복지사입니다. 열세 살부터 스물두 살까지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살았던 저자는 경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되찾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는 심리학과 뇌과학을 토대로 무의식의 메커니즘을 해부하고 이를 삶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 도구로 재설계하는 매뉴얼입니다.


먼저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 무의식의 실체를 파헤칩니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한다고 믿는 대부분의 선택들이 사실은 무의식의 자동적 반응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실패의 원인을 의지력 부족에서 찾지만, 사실은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힘이 행동을 조종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를 생존 본능의 부작용이라 표현합니다. 무의식은 우리의 행복이 아니라 생존을 우선하기 때문에 변화보다는 익숙한 패턴을 고집합니다.


뇌와 몸이 생존을 위한 안정을 기존 습관에서 찾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저자는 무의식을 세 가지 층위로 분석합니다. 신체적 무의식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다룹니다. 인지적 무의식 부분에서는 인지 편향과 고정관념이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신분석적 무의식에서는 과거 경험이 현재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에서는 무의식을 다루는 구체적 실천법 12단계를 소개합니다. 무의식을 인식하고 조율하는 체계적 접근법입니다.


무의식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책임 회피가 아닌 현실 직시의 첫걸음입니다. 무의식 점검 목록은 실용적입니다. 자신의 반복적 패턴과 자동적 반응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단계로, 저도 인지하지 못했던 무의식적 습관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는 무의식을 통제하기보다 조율해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타인과 나누는 대화가 포함됩니다. 분노를 무의식적으로 억눌러온 사람이 이를 솔직히 털어놓는 순간, 이미 무의식은 조율을 시작한 셈입니다.





저자는 오늘의 작은 변화라도 스스로 인정하라고 말합니다. 하루에 물 한 컵 더 마시는 사소한 행동조차 무의식적 패턴을 깨뜨리는 의식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이 습관 형성에 집중한다면 저자는 시스템 구축에 주목합니다. "모든 인간은 인생 전반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신에게 중요한 일부 영역에서는 반드시 변화해야 할 과제를 안고 살아간다"라는 현실적 접근은 완벽주의의 함정을 피하게 해줍니다.


마지막 단계는 자신이 경험한 변화를 타인과 나누는 실천입니다. 개인적 치유에서 사회적 영향력으로 확장되는 단계이며, 실제로 저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백만 명에게 영감을 준 방식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무의식을 깨우는 작은 행동의 반복입니다. 생각은 쌓이면 불안이 되고, 행동은 쌓이면 자신감이 된다는 말이 용기를 줍니다.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는 뇌과학적 설명, 심리학적 근거, 실천 가능한 루틴을 통해 생각과 행동의 간극을 메우는 해법을 담았습니다. 행동을 미루는 습관으로 고민하는 모든 세대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이제부터는 '나는 왜 그대로일까'라는 자책 대신 '오늘은 무엇을 실행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