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문법 - 두려움, 불길함, 섬뜩함을 자극하는 노골적이고 미묘한 것들에 대하여
듀나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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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는 왜 굳이 돈을 지불하고, 자발적으로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마주할까요? 이 역설 속에는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는 원초적인 메커니즘이 숨어 있습니다. 『공포의 문법』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듭니다.


투명 북마크 2종 세트 굿즈도 마음에 쏙 듭니다. 별개로 존재할 때는 그저 달이 밤하늘과 울창한 숲속의 풍경처럼 보이지만, 두 개의 북마크를 겹쳐보면 또 하나의 풍경이 나타납니다. 포개어 놓는 순간 전혀 새로운 차원의 불길하면서도 매혹적인 호러의 공간이 완성됩니다.



이 책갈피의 작동 방식은 『공포의 문법』과도 닮아 있습니다. 따로 보면 흔하고 일상적인 어둠, 숲, 고양이일 뿐이지만, 레이어링되는 순간 공포의 무대가 탄생하는 장르적 메커니즘을 재현해 냅니다.


직접 손으로 두 개를 결합해야 숨겨진 실체가 드러나듯, 이 책에서 말하는 우리의 상상력과 경험이 더해질 때 완성되는 공포의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멋진 아이템입니다. 매혹적인 책갈피를 책장 사이에 꽂아두고, 듀나가 안내하는 서늘한 호러의 세계를 한 페이지씩 넘겨보세요.


저자 듀나는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를 시작으로 한국 장르 문학의 최전선을 30년 넘게 지켜온 작가입니다. 영화 평론과 장르 분석을 병행하며 축적해 온 그만의 지적 자산이 이 책에 집대성되었습니다. 수백 년간 축적되어 온 호러의 역사를 가로지르며, 이 장르가 어떻게 우리의 내면을 지배하고 진화해왔는지를 해부합니다.


공포는 그저 일회성 자극일까요? 저자는 공포라는 감정이 지닌 역동적인 수명에 주목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르적 자극은 필연적으로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진짜 위대한 고전들은 그 익숙해지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예술성을 획득합니다.


명작을 재감상할 때 왜 여전히 매혹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10대에 보았던 영화가 주는 말초적인 깜짝 놀람이 사라진 자리에, 30대에 이르러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인간관계의 균열이나 사회적 억압이라는 더 무거운 공포가 채워지는 현상과 맞닿아 있습니다.





저자는 허구의 이야기가 현실의 두려움을 필터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의 비극과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스크린과 텍스트라는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에서는 기꺼이 모험하고자 합니다. 무질서하고 무작위적인 현실의 고통을 예술이라는 체로 걸러내고 압축하여 안전한 오락으로 변환하는 과정, 그것이 바로 호러라는 장르가 탄생하게 된 궁극적인 배경인 셈입니다.


장르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과 영화적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피할 수 없는 정면충돌을 다룬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저자는 두 천재가 같은 텍스트인 《샤이닝》을 들고 어떻게 서로 완전히 다른 예술적 도박을 감행했는지를 대조합니다.


스티븐 킹이 추구하는 공포의 본질은 내 곁의 평범하고 따뜻한 이웃이 서서히 미쳐가거나, 가족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서사적 공포입니다.


반면 스탠리 큐브릭은 철저하게 관객의 인과관계를 차단합니다. 오버룩 호텔은 기하학적이고 차가운 미로 같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광기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큐브릭은 인물이 악에 잠식되는 내면적 고뇌 과정을 생략한 채, 그저 거대한 알 수 없는 시스템과 우주적 무력감 앞에 부서져 내리는 인간을 건조하게 포착합니다.


저자는 이 대비를 통해 거장들이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연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공포의 철학적 노선을 어떻게 선택하고 설계해 나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호러 장르를 지배해 온 대표적인 클리셰 중 하나는 하우스 호러, 즉 귀신 들린 집입니다. 왜 관객들은 그 지긋지긋하고 낡은 대저택 이야기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것일까요?


슬래셔 영화에서 희생자들은 괴물이 가진 파괴력을 보여주기 위한 무개성적인 희생양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귀신 들린 집은 다릅니다. 공간이 품은 초자연적인 악의는 필연적으로 그 공간에 들어선 주인공들의 결핍, 비밀, 죄책감과 공명합니다.





집이라는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울려 퍼지는 삐걱거리는 소리는 곧 인물의 무너져 내리는 정신적 균열의 외면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공간적 설정은 세월이 흘러도 매번 새로운 주제의식을 담아내는 불멸의 그릇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하지요. 결국 공포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에서 비롯됩니다.


호러는 늘 도덕적 도마 위에 오르는 장르입니다. 저자는 그 뼈아픈 역사가 지닌 이면을 짚어냅니다. 공포영화 속 괴물이나 원혼은 혐오의 대상을 투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에는 가해자 혹은 기득권 시스템이 느끼는 무의식적인 부채감과 공포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죄 없는 대상을 착취하고 밀어낸 이들이 언제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무의식적 공포, 즉 죄책감이야말로 호러 장르를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내적 엔진이라는 저자의 분석이 와닿습니다. 장르가 품은 이중적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공포의 문법』은 한 명의 창작자가 평생에 걸쳐 장르라는 영토를 가꾸고, 그 영토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며 써 내려간 장르 수호 선언문과도 같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는 호러물을 특징짓는 것은 그 공포 밑에 숨겨진 역동적이고 복잡하고 다양한 실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그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죠.


무서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자극적인 비명 소리는 금방 잊어버리지만, 영화가 끝난 뒤에도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나 인간 군상의 기이한 집착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겨둡니다. 시대를 초월해 살아남은 명작들은 공포라는 극단적인 돋보기를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사회적 터부를 정면으로 대면하게 만들었습니다.


호러는 단순히 비명을 지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애써 감추고 싶어 했던 내면의 일그러진 진실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혹적인 언어이자 문법인 것입니다.


고전 명작부터 트렌디한 현대 호러까지 아우르는 분석을 통해 호러 영화와 장르 문학에 열광하는 하드코어 팬들이라면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장르의 지평을 넓혀온 듀나 작가의 200년 호러의 규칙을 해부한 통찰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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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김명순 외 지음, 이루카 엮고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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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형태 없는 고통에 이름을 부여한 여성 시인 100인의 치유와 구원의 언어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4000년이라는 광활한 시간 속에서 시(詩)로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해 낸 여성들의 기록물입니다.


초판 한정 양장본의 표지 그림은 영국 화가 데이비드 인쇼(David Inshaw)의 〈배드민턴 게임(The Badminton Game)〉입니다. 정원에서 두 여성이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순간을 그리고 있으며, 공중에 떠 있는 셔틀콕과 함께 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한 신비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에는 인류 역사상 기록된 최초의 작가인 기원전 2300년경의 엔헤두안나부터 영국의 브론테 자매들, 그리고 우리 근대 문학사의 아픈 손가락인 김명순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성 시인의 시가 담겼습니다.


오랜 시간을 가로질러 여성들이 남긴 목소리는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사랑은 허락받아야 했는가, 왜 재능은 숨겨야 했는가, 왜 슬픔은 침묵 속에서만 존재해야 했는가를 말이죠.





고전을 읽을 때면 당대의 시대상과 작가의 한계를 저울질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 시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런 저울질은 무색해집니다. 미술, 음악, 연극 등 예술 분야의 진입 장벽이 여성들에게 철저히 닫혀 있던 시절, 그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구원은 오직 펜과 종이뿐이었습니다. 재료비 없는 예술, 그래서 허락된 예술이 바로 시였습니다.


에칭 스타일로 복원한 100인의 초상과 함께 시인에 대한 정보가 담겨 시인의 개인사와 시대적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말할 수 없었던 슬픔을 어떻게든 언어의 형태로 붙잡아두려는 안간힘, 그것이 바로 이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입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제도와 억압 속에서도 끝내 파괴되지 않은 영혼의 생존 본능을 보여줍니다. 기원전의 메소포타미아 여사제와 19세기 영국의 목사관 골방에서 시를 쓰던 자매들, 그리고 식민지 조선에서 번역과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신여성의 고통이 겹쳐집니다.


문학사에서 브론테 자매들로 묶여 기억되는 샬럿 브론테와 에밀리 브론테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서로의 가장 친밀한 문학적 동반자이자 경쟁자로 자라났습니다.





언니 샬럿 브론테가 부당한 사회적 억압과 여성의 희생에 맞서 저항하며 경제적·정신적 독립을 쟁취하는 여성의 여정을 담은 『제인 에어』를 통해 당대에 즉각적이고 폭발적인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다면, 동생 에밀리 브론테는 은둔주의적인 성향 속에서 인간 내면의 날것 그대로의 열망과 황량한 야성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불멸의 고전 『폭풍의 언덕』을 집필하여 문학사에 깊고 강렬한 충격을 남겼습니다.


남성 필명으로 공동 시집을 펴내며 세상에 처음 목소리를 드러냈던 이 천재 자매는 서로 다른 결의 뜨거운 문학적 무기를 통해 당대 사회가 규정한 여성을 향한 한계를 완전히 깨부수고 세계 문학사 중심에 그들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사회가 부여한 아내, 어머니, 딸이라는 역할의 굴레에서 벗어나 완전한 단독자로서의 자아를 갈망하는 목소리도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19세기 영국의 지성 조지 엘리엇(본명 메리 앤 에반스)은 남성 필명 뒤에 숨어야만 했던 억압적 구조 속에서도 인간 내면의 심연을 끊임없이 탐구했습니다.


미국 시문학의 선구자 에밀리 디킨슨의 시 「슬픔은 생쥐」는 슬픔이라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감정을 뜻밖의 사물과 형상으로 보여줍니다. 에밀리 디킨슨에게 슬픔은 숨어서 자라나며(생쥐), 나의 온 존재를 앗아가고(도둑), 어설프게 전시될 때 다치기 쉬우며(곡예사), 결국에는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인 침묵 속에서 완성되는 것(탐식가)입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을 지적인 입체감으로 빚어냅니다.





이 책에서 마음을 가장 저릿하게 만든 시인은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자 시인, 그리고 5개 국어에 능통했던 천재 번역가 김명순입니다. 기생의 딸이라는 신분적 낙인, 유학 시절 겪은 성폭력 사건과 그로 인한 문단 내 남성 작가들의 악의적인 인신공격 속에서도 펜을 놓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칼날 같은 소리를 피해 스스로의 영혼을 지키고자 했던 절규를 엿듣는 기분입니다.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에 실린 100편의 시는 과장되거나 예스러운 어투를 걷어낸 현대적 번역 덕분에 친근하고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마음속을 떠돌며 우리를 괴롭히던 슬픔이 있다면 펼쳐보세요. 슬픔에 지지 않기 위해 펜을 쥐었던 100명의 시인들이 건네는 뜨거운 위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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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은 자유다 - 평범한 사람이 세계와 거래하는 법
레이첼 백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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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자본도, 뛰어난 외국어 실력도, 관련 학과 졸업장도 없는 이들에게 글로벌 무역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거대한 컨테이너선이 오가는 웅장한 비즈니스만 무역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무역은 자유다』에서 목격할 수 있는 무역은 평범하고 사소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스치듯 지나치는 예쁜 물건 혹은 여행지에서 마주한 호기심 하나를 끝까지 붙잡고 늘어진 사람들이 결국 국경을 넘는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호주, 미국, 캐나다를 거치며 무역 실무자로, 그리고 이제는 해외취업 강사이자 무역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 저자 레이첼 백은 거창한 수출입 공식이나 일확천금의 비밀을 말하지 않습니다. 국경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허물고 자신만의 자유를 개척해 나간 평범한 이웃들의 발자취를 보여주며, 우리 삶에 선택지 하나를 더 얹어줍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한 여성은 사이판으로 떠난 짧은 휴가지에서 얇은 천으로 된 의류인 사롱(Sarong)을 만났습니다. 수영복 위에 걸치거나 원피스처럼 묶어 입을 수 있는 이 실용적인 아이템에 매료된 그는 예쁘다는 감탄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시장 조사를 시작했고, 결국 자신만의 브랜드로 탄생시켰습니다. 인생을 바꾸는 큰 파도는 이처럼 아주 사소한 물결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를 키우며 경력 단절의 불안감을 느끼던 전직 유치원 선생님은 거실 구석에서 노트북 한 대를 켜고 무재고 구매대행에 도전했습니다. 엑셀조차 서툴렀던 그는 아이를 재운 밤에 해외 사이트 이용법을 익히고 상품을 등록해 나갔습니다. 많은 이들이 레드오션이라 부르며 지레 겁먹고 포기할 때, 그는 한 발짝의 실행력을 더해 첫 달 매출 600만 원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마켓으로 진입하는 순간, 우리가 알던 기존의 룰은 완전히 바뀝니다. 언어와 문화, 규제가 다른 해외 바이어들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나를 지탱해 줄 명확한 원칙과 내면의 확신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국가와 시장에 도전할 때 누구나 두려움에 직면합니다. 저자 레이첼 백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면접을 보며 비슷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그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스스로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환경이 바뀌더라도 비즈니스의 본질과 구조를 이해한 사람은 어디서든 살아남습니다. 두려움을 걷어내고 나 자신을 온전히 신뢰할 때,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당당한 협상 테이블이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좇는 거래는 결코 오래가지 못합니다. 글로벌 무역에서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기 위해 저자가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단 하나의 핵심 질문이 있습니다. "이 거래, 우리만 돈 버는 구조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요'가 될 때, 그때 비로소 그 거래는 오래간다."라고 말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파트너도 함께 이익을 얻고 성장할 수 있는 윈윈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낯선 문화권의 바이어들과 국경을 넘어 수년 동안 끈끈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하고 강력한 공식입니다.


우리는 엄청난 자산가가 되어 일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자유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유의 정의를 조금 더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비틀어 보여줍니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이들은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얼굴에 활기를 띱니다. 회사라는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일할 때와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들어 하루의 가장 맑은 정신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성장과 나의 사업을 위해 아침 시간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 시간의 주인이 된 이들이 누리는 첫 번째 사치이자 권리입니다.





저자가 수많은 나라를 유랑하며 뼈저리게 느낀 진짜 자유는 거창한 경제적 해방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서든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이 책은 무역이라는 유용한 도구를 통해 우리에게 회사 밖에서도 충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서 있을 수 있다는 강력한 자신감을 선물합니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생생한 창업가들의 이야기와 함께, 당장 내일부터 무역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실천 매뉴얼까지 실려있습니다. 저자는 무역을 "알고 보면 스케일이 아주 큰 쇼핑"으로 정의하며, 초보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전문 무역 용어들도 쉽게 풀어냅니다.


『무역은 자유다』는 월급 외에 스스로 돈을 버는 또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현실적으로 구축하는 실질적인 감각과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책 속의 주인공들 역시 처음에는 모두 우리와 똑같이 불안해하고 망설이던 평범한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검색창에 아주 작은 단어 하나를 입력하는 행동으로 자신들의 인생을 직접 바꾸어 나갔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사람보다 조금씩 움직인 사람이 결국 기회를 만든다는 메시지가 꾸밈없이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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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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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덕자전성시대'로 사랑받는 크리에이터 덕자의 첫 장편소설 『그루잠』. 전혀 다른 존재감을 가진 작가 박보미와 마주하게 됩니다. 멘사 기준 IQ 145라는 이력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영상으로 사람을 웃기던 창작자가 묵직하고 긴 서사로 기묘한 매력을 풍기며 매혹시킨다는 점입니다.


제목 '그루잠'은 잠에서 깨어난 뒤 다시 드는 잠을 뜻합니다. 분명 깨어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꿈속 같고, 기억하고 있다고 믿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빠져 있는 상태. 소설은 그 모호한 감각을 유지합니다.





『그루잠』은 상처가 남긴 감정부터 건넵니다. 윤설은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작가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그리는 감각이 뛰어납니다. 긴 설명보다 하나의 풍경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윤설은 어릴 때부터 엄마의 죽음과 맞바꿔 태어난 존재라는 생각에 늘 완벽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남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웃는 얼굴로 감정을 숨기며 자랐습니다.


세상은 그런 윤설의 선함을 이용하고 짓밟았습니다. 믿었던 변호사는 합의금을 가로채고 형량을 감경시켜 개인적 이득을 취했고, 10년간 사귄 연인도 윤설의 돈을 빼돌렸습니다.


끝없는 기만과 상실감 속에서 윤설은 스스로를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차가운 가스 행성인 해왕성의 주민이라 생각하며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에서 피어나는 어둠의 감정을 윤설을 통해 묘사합니다. "그 감정은 마치 곰팡이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부터 서서히 번져 나갔다"라며 타인을 향한 원망이 자아를 잠식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것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일시적으로 발산하는 분노는 뜨겁게 타올랐다가 재를 남기고 꺼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고통을 안겨준 대상을 마음속에 매일 소환하여 끈질기게 씹어 삼키는 원망은 다릅니다. 결국 원망의 가장 무서운 점은 원망하는 주체인 나 자신을 가장 먼저 갉아먹고 썩어 문드러지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윤설은 이 지독한 곰팡이를 도려낼 수 있을까요.


현실의 한계에 다다른 윤설의 시공간은 점차 현실과 꿈, 사후세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기묘한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그루잠』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매끄럽게 허물어뜨립니다. 제목처럼 소설 속 세계는 깨어 있는 현실과 흐릿하게 겹쳐지는 영역을 오갑니다.





"다이어리를 품에 안았다.

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을 느꼈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이상한 건 그 느낌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미 한 번쯤,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에 겪어 본 듯한 기분.

분명 기억은 사라졌는데 사라졌다는 사실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공백 속에서 잊어서는 안 될 무엇인가가 나를 향해 조용히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 왔던 것처럼.

절대로 잊지 말라고." _ p276


모든 기억이 지워진다한들 영혼의 지문처럼 깊이 새겨진 선의에 대한 기억이나 상처의 잔해는 완전히 청소되지 않습니다. 지워졌다는 그 사실 자체를 기억한다는 역설은, 인간이란 결국 인위적인 통제나 상처의 망각 속에서도 끝내 잃지 말아야 할 자아의 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조각난 감정과 기묘한 단서들을 더듬으며, 주인공 윤설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을 맞춰나가야 하는 『그루잠』. 현실의 불합리함을 관통하는 심리 묘사와 판타지 시스템의 기묘한 결합이 매력적입니다.


우리는 모든 일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은 남고, 장면은 왜곡되고, 중요한 사실은 오히려 잊혀집니다. 작가는 그 심리를 환상이라는 형태로 풀어냅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퍼즐이 맞춰질 때 기억을 되찾는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기억과 용서, 죄책감과 희망을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구조 속에 녹여낸 『그루잠』은 결말을 아는 순간 다시 첫 장을 펼치게 되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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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마케팅 - 중국 시장은 어떻게 AI로 정복하는가?
임지수 지음 / 미문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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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개척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국경을 넘는 기업들이 마주하는 거대한 절벽, 중국.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유튜브도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고립되고 독자적인 그들만의 디지털 영토. 한국에서 날고 기던 최고의 마케터들이 짜 놓은 완벽한 공식이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중국 AI 마케팅』은 그 낯설고도 거대한 생태계 앞에서 좌절해 본 이들, 그리고 AI라는 시대적 파도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접목해야 할지 헤매는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생태계 지침서입니다.


임지수 저자는 TV홈쇼핑 채널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티몰, 징둥, 샤오홍슈 그리고 최근의 AI 기반 라이브커머스와 디지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중국 소비 시장의 진화 과정을 몸소 뚫고 나온 베테랑입니다. 글로벌 강소기업의 중국 법인장으로 활약하며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동 중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뼈아픈 실패 경험을 고백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사를 세우고 검증된 검색 광고 전략을 그대로 가져갔더니 클릭률이 0.1%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왜 발생했을까요? 저자가 20여 년의 세월 동안 몸으로 부딪치며 정리한 중국 시장의 진짜 장벽을 세 가지로 요약해 줍니다.





구글과 메타가 지배하는 글로벌 표준이 완벽히 차단된 자리에서 위챗, 도우인, 샤오홍슈, 알리바바 등 독자적 플랫폼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는 설득이 아니라 직관적인 유혹(욕구 생성)에 의해 움직인다고 합니다. 더불어 인간의 물리적 노동력만으로는 도저히 시장의 보폭을 맞출 수 없는 디지털 환경 진화의 속도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알고리즘의 심장을 저격할 수 있을까요? 중국 5대 플랫폼(위챗, 알리바바, 도우인, 샤오홍슈, 바이두) 공략과 AI 기반 시스템 구축법에 대해 짚어줍니다.


검색과 노출의 주도권이 전적으로 알고리즘으로 넘어간 생태계입니다. 이제는 AI가 이해하고 추천하는 상품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중국인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위챗 생태계에서 브랜드 콘텐츠 발행 채널을 만드는 실무 가이드를 보여줍니다.


이때 흔히 범하는 실수도 꼼꼼히 다룹니다. 글로벌 생성형 AI에 한국어 마케팅 카피를 넣고 중국어로 번역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중국 비즈니스에 있어 번역과 현지화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합니다. 중국 시장에 특화된 LLM을 사용해야 합니다. 중국의 까다로운 개인정보보호법(PIPL)이나 광고법상 금지된 표현을 AI가 실시간 검토 과정에서 미리 걸러내준다고 합니다.


수억 원의 비용을 들여 백만 팔로워를 가진 스타 왕홀(KOL)에게 라이브 방송을 맡겼지만 참혹한 적자 성적표를 받아 든 한국 기업들의 사례처럼 대형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숫자 뒤에 숨겨진 함정을 꼬집기도 합니다. 실질적인 구매 전환을 일으키는 진짜 사용자(KOC) 중심의 마케팅으로 판을 전환해야 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수천 명의 KOC를 인간이 일일이 발굴하고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AI 분석 툴을 활용해 정교하게 타기팅된 마케팅 볼륨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마케팅을 운이나 직관의 영역에서 반복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의 영역으로 끌어올립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초안 작성, 인간의 필터링 검토, 각 플랫폼 알고리즘 맞춤 최적화, 자동 스케줄 발행, 최종 피드백 분석에 이르는 6단계의 워크플로우를 보여줍니다.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1인 마케터도 매달 수백 개의 고품질 현지화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엔진을 장착하게 해 줍니다.


중국 비즈니스의 성공은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얼마나 기민하게 실행하고 수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보여주는 『중국 AI 마케팅』. 읽고 나니 중국 시장이 더 쉬워졌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얼마나 복잡한 시장인지 선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AI 마케팅』는 막연한 두려움을 구체적인 전략으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변화무쌍한 중국 비즈니스 생태계 자체를 통찰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열어줍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20종의 실무용 프롬프트 템플릿과 용어 사전도 유용합니다. 중국 시장이라는 거대한 정글에 맨몸으로 던져진 마케터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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