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똑똑한 질문법 - 내 생각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말하기 연습
이현옥.이현주 지음, 민그림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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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중요하단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 궁금한 게 있어도 손을 들지 못하고, 친구와 대화할 때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곤 합니다. "질문하는 게 어려워요", "틀린 질문이면 어쩌죠?"라며 망설입니다.


이제 막 세상을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질문 훈련서 <초등 똑똑한 질문법>. 20년 이상 현장에서 중·고등학교 국어 및 특수교육을 해온 두 저자는 아이가 질문할 줄 아는 인간으로 자라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저조차도 질문하는 법을 배운 경험도 없고, 질문하는 능력이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않다보니 아이에게도 막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알려줄 만한 노하우가 부족했는데 이렇게 질문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니 반가운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질문도 타고나는 능력을 넘어 훈련 가능한 기술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만화로 상황을 먼저 보여준 후 설명을 이어가는 구성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질문은 지식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로 만드는 도구입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은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과서 속 개념을 자기 말로 풀어내는 데 질문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먼저 교실 속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감 있게 질문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수업 시간에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친구의 발표를 듣고 의문이 들었을 때 등 아이들이 실제로 마주하는 상황들을 보여줍니다.


"소설 속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아이는 줄거리를 따라가기 급급한 수동적인 면에서 벗어나 작가의 의도와 인물의 내면을 탐구하는 해석자로 바뀝니다. 그리고 이것은 초등 문해력 향상으로 직결됩니다.


상황을 통해 질문을 주저하게 되는 심리적 장벽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어 도움됩니다. 저도 어린 시절,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다는 건 선행학습이 되었을 때에나 하는거라고 생각해 주저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질문을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시작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과정은 수업 참여의 적극성뿐 아니라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데도 중요합니다.


사고력은 단편적인 지식 암기를 넘어서야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은 창의력의 기초 체력을 기르는 질문 사례를 보여주며 창의력의 뿌리는 좋은 질문에서 자란다는 걸 짚어줍니다. 단순한 호기심 해소를 넘어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도구로 작동하는 질문의 역할을 만나게 됩니다.





"북극곰이 어디서 살아갈지 걱정될 때"라는 상황은 환경 지식에서 출발하지만 기후변화, 생태계, 인간과 동물의 공존 문제까지 확장됩니다. 사고의 확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정보 탐색을 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힘을 키우는 토대가 됩니다.


질문은 공동체와 사회를 이해하는 창으로도 기능합니다. 초등학생이 사회 구조와 공공 규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질문들에 대해 다룹니다.


온라인에서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할 때처럼 초등학생에게도 낯설지 않은 상황을 보여줍니다. 정보 윤리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질문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감각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자극하는 질문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 던지는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정의감과 사회적 감수성을 키우게 합니다. 결국 질문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윤리적 사고의 초석이 되는 셈입니다.


친구와의 관계는 어린 시절 가장 중요한 학습 현장 중 하나입니다. 인간관계의 기술을 질문을 통해 익히는 방법도 흥미롭습니다. 친구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친구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할 때와 같은 상황 속 질문은 소통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질문으로 끌어내는 법도 다룹니다.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 내 말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 던지는 질문은 자기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자기 존중감의 시작이자 자존감 형성의 기초입니다. 다양한 질문 훈련은 결국 감정 훈련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1시간 주어진다면, 나는 55분을 좋은 질문을 찾는 데 쓰겠다"고 말했듯이 질문의 질이 해결책의 질을 결정합니다. 인공지능이 정답을 제공하는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진리입니다.


챗GPT나 AI 도구들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수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답변을 내놓습니다. "숙제 도와줘"라고 막연하게 묻는 것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단계별 접근법을 사용하면 좋을까?"라고 구체적으로 묻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AI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질문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등 똑똑한 질문법>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생각의 습관화입니다. 무엇이든 묻고, 스스로 답을 찾고, 거기서 또 다른 질문을 이어가는 순환은 교육의 핵심입니다. 단지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인재의 자질을 키우는 본질적인 훈련이 바로 이 질문력에서 시작된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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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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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누군가는 하루를 챗GPT로 시작해서 챗GPT로 마무리할 정도로 챗GPT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이제는 일상의 리듬을 함께 맞춰주는 동료입니다. 이 존재는 누구의 손에서 만들어졌을까요? 무슨 생각으로 이 AI를 세상에 내보낸 걸까요?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에서 확인해보세요.


샘 올트먼. AI의 시대를 주도하는 이 젊은 리더의 이름을 우리는 뉴스 기사에서 종종 마주합니다. 하지만 그 이름 뒤에 감춰진 치열한 도전과 위기, 경영 철학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가 어떻게 챗GPT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는지, 오픈AI의 내부는 어떤 결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 중심에 있는 이 CEO의 인간적인 면모와 비전은 지금 이 기술을 쓰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자 키치 헤이기는 샘 올트먼을 250회가 넘는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파헤친 탐사 저널리스트입니다.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에서는 오픈AI의 CEO이자 챗GPT의 아버지인 샘 올트먼이 어떻게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려 했고, 때로는 그것이 어떤 충돌과 딜레마를 불러왔는지 흥미진진하게 담아냅니다.


1985년생 젊은 CEO의 생애와 선택, AI 혁명을 이끄는 과정은 개인적인 성공담을 넘어 현대 기술문명과 윤리, 그리고 인간적 모순이 한데 얽힌 서사로 읽힙니다. 책은 총 4부에 걸쳐 어린 시절부터 실리콘밸리 입성기, 오픈AI 창립 및 챗GPT 혁명기와 함께 해임과 복귀의 드라마까지 펼쳐 보입니다.


샘 올트먼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 중퇴까지를 다루는 1부에서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란 아이가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꿈을 품게 되었는지 추적합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어려서부터 보인 독특한 리더십과 사업가적 본능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친구는 서둘러서 온 사람 같았죠. 그리고 어딘가 다른 데로 갈 사람 같았고요"라는 동급생의 증언은 올트먼의 타고난 야심과 조급함을 보여줍니다. 이 기질은 빠른 의사결정, 위험 감수, 그리고 때로는 성급한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실패 경험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샘 올트먼의 첫 창업 실패담은 그가 천재적 성공만을 거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그럼에도 "무슨 일이든 하려면 무조건 끈질기게 매달려야 한다는 거였죠"라는 그의 회고처럼 실패를 통해 성장해갑니다.


저자는 샘 올트먼이 Y 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을 만나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그레이엄은 "그 친구는 무서울 정도로 유능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선량한 보기 드문 사람 중 하나다"라고 평했습니다. 유능함과 선량함의 결합, 이것이 바로 그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비결이었습니다.


샘 올트먼이 Y 콤비네이터의 대표가 되면서 실리콘밸리의 킹메이커로 부상하는 과정을 다룬 3부는 그의 진정한 재능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샘이 가진 자질 중 하나는 일을 제대로 한다는 거죠. 그는 어지럽고 복잡한 거래일수록 끌리는 것 같아요"라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 시기 샘 올트먼은 수천 개의 스타트업을 키워내며 실리콘밸리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습니다. 그의 투자 철학과 멘토링 방식은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창업가들의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우선 결정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뒹구는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어 리스트를 끼적였다. 목록의 맨 위에는 순서대로 인공 지능, 핵에너지, 교육이 있었다"(p.92)라는 문장에서처럼 그는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려는 비전가임을 보여줍니다.


클라이맥스인 4부는 오픈AI 창립부터 챗GPT 출시, 그리고 충격적인 CEO 해임과 복귀 사건을 다룹니다. 2022년 11월 30일 챗GPT 출시 순간을 다룬 부분은 특히 흥미롭습니다. "오늘 챗 GPT를 출시합니다. 다음 주소에서 채팅해 보세요. chat.openai.com"라는 짧은 트윗 하나로 세상이 바뀝니다.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의 에피소드도 흥미진진합니다. 오픈AI 창립에 일론 머스크도 참여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의 경영 철학과 비전에 있어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의제를 두고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해임과 5일 만의 복귀는 기업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드라마틱한 사건입니다. 회사 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올트먼과 브록먼을 복귀시키고 이사회가 사퇴하지 않으면 자기도 사직서를 내고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겠다고 을러대는 편지에 서명했다고 합니다.


CEO를 넘어 상징적 리더가 되었음을 증명한 이 일은 기업 거버넌스의 한계와 개인의 카리스마가 조직을 좌우할 수 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샘 올트먼은 이 위기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됩니다.


샘 올트먼의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특성은 그의 무한한 낙관주의입니다. "틸은 올트먼이 '굉장히, 굉장히 똑똑할' 뿐만 아니라 '원칙에 충실하고, 엄격하며, 아주 균형이 잡혀 있고', '아마 조금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라는 피터 틸의 평가는 올트먼의 양면성을 잘 포착합니다.





"몇천 일(!) 안에 초지능을 갖게 될 수도 있다"라는 샘 올트먼의 발언은 그가 얼마나 확신에 찬 미래관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런 확신은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지만, 동시에 위험한 맹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키치 헤이기 저자는 그를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로 그려냅니다. 인류에게 AI라는 불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불이 문명을 발전시킬지 파괴할지는 미지수입니다.


AI가 사람을 돕기 위한 존재여야 한다는 샘 올트먼의 철학이 윤리와 자본, 속도와 안전, 개방과 통제 사이의 줄타기를 하면서 어떻게 나아가는지 엿볼 수 있는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불확실성 속에서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과 복잡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능력, 갈등과 긴장 속에서도 굳혀간 리더십 등 기술과 인간 사이를 설계한 샘 올트먼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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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다산의 말 -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
민유하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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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초역, 다산의 말>. 민유하 작가는 다산의 원문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고전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저자는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삶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말보다 태도가 중요해진 시대에 고전의 말들이 어떤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 박해사건에 연루되어 18년간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외딴 섬에서 홀로 보낸 이 시간은 그에게 절망이 아닌 성찰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혼란속에서 무엇이 나를 버티게 하는가'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다산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삶의 철학을 빚어냅니다.





<초역, 다산의 말>은 다산어록청상, 사학징, 경세유표, 여유당전서, 흠흠신서, 다산시문집, 목민심서 등 다산의 원문을 보여준 후, 현대어 번역과 함께 지금의 삶과 감정에 맞닿는 문장으로 새롭게 풀어냅니다.


첫 번째 장은 삶의 중심을 지키는 법에 대한 다산의 조언으로 시작합니다. 조급함을 넘어서는 연습, 혼란속에서 방향 찾기, 스스로를 인정하는 시간 등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방법을 만나게 됩니다. 초라함 속에서도 피어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다산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자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았습니다.


"행함이 두려움을 이긴다"는 『여유당전서』의 구절은 불안심리를 꿰뚫습니다. 작가는 불안은 멈춰 있을 때 더 커지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조금씩 작아진다고 해석합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책상 정리를 하거나, 마음을 다잡는 문장을 써보는 것처럼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가 불안의 흐름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배움에 대한 다산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배움이 멈춘 듯 보일 때, 배움 앞에서 작아질 때, 공부가 쓸모없어 보일 때 등의 이야기들은 평생학습 시대에 겪는 고민들과 닮았습니다.


다산은 "사람이 배우기를 멈추는 순간, 늙는 것이다"라고 『다산시문집』에서 말했습니다. 저자는 배움은 나이를 가리지 않으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더 깊고 절실한 배움이 시작된다고 해석하며, 다산도 말년에야 비로소 자신다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지식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정보 과잉 시대에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다산이 중시했던 것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삶에 적용하느냐는 태도였습니다. "설명하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구절은 진정한 이해와 피상적 암기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세 번째 장은 관계에 대한 다산의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유용한 메시지들입니다. 다산은 "말의 무게는 살아온 길에서 나온다"라고 했습니다. SNS 시대에 가볍게 던져지는 수많은 말들과 대비되는 통찰입니다.


저자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말을 아낀다는 해석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보여준 침묵의 힘, 그 안에서 익어가는 사상의 깊이를 현대적 언어로 표현한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서 지켜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룹니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 작은 반복의 힘 등 평범한 일상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지키는 단단한 태도로 필요한 겸손의 가치는 자기PR 시대에 역설적인 지혜를 안겨줍니다. 다산은 "큰 사람은 조용하게 깊이를 드러낸다"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꾸준한 일상의 가치를 강조하며 조용한 하루의 성실함이 삶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버텨낸 하루는 작지만 확실한 승리"라는 메시지는 매일을 견뎌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말보다 태도, 지식보다 실천을 중시한 다산의 철학을 담은 <초역, 다산의 말>.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살아낼 것인가를 묻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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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이규영.Sugi 지음 / OTD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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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규영 저자와 타투이스트 수기 저자 부부가 함께 쓴 첫 번째 에세이 <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기대 이상으로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관계 에세이입니다. 결혼 8년 차에도 여전히 서로에게 설레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 마음을 따뜻한 그림과 글로 엮어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연애 에세이가 아니었습니다. 두 작가는 감정의 과잉이나 설탕 발린 달콤함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미세한 순간들을 포착해 사랑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담아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 '둘이라서 좋은 날들'에서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독특한 사랑의 언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행동과 순간으로 번역해 내는 방식이 매력적입니다.


두 번째 파트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에서는 사랑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초기의 열정적인 사랑에만 집중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본질을 생각하게 합니다.





"너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주고, 잘생기지 않은 내 얼굴을 보고도 잘생겼다고 말해줘. 그리고 내 생각을 말하면 나보고 늘 좋은 사람이라고 공감해주고, 내 행동을 보고는 항상 멋지다고 얘기해줘. 그러니 내가 어딜 가든 어깨를 조금 더 펴고 다닐 수 있는 것 같아." (p.62 「규영 - 사랑의 말」)처럼 사랑은 상대방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강력한 힘이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미러링(mirroring) 효과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네 개의 발자국이라는 수기 저자의 글에서는 함께 걷는다는 행위가 갖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물리적 동행이 정서적 동반자 의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엿보며, 두 사람의 관계가 로맨스를 넘어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깊이를 갖추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나는 네 앞에서는 마음껏 귀여워질 수 있어. 숨겨왔던 나의 귀여움을 뽐낼 수 있어. 너는 내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마음껏 귀여울 수 있어." (p.130 「수기 - 숨겨둔 귀여움」)처럼 관계에서 중요한 심리적 안전감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 앞에서 가장 솔직하고 취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아니겠어요.





꽃을 찍는 아내를, 그 아내의 모습을 담는 남편을 그린 에피소드에서 특히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친정엄마와 여행을 갔을 때, 아이가 무언가를 찍는 모습을 제가 찍고, 그런 저를 또 친정엄마가 찍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그저 웃긴 장면이라며 함께 웃어넘겼는데, 이 책에서 비슷한 장면을 마주하니 왠지 모르게 울컥해졌습니다. 사랑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을 이렇게 따뜻하게 표현해낼 줄 아는 작가의 매력에 절로 빠져들게 됩니다.


사랑의 자발성과 운명적 특성을 동시에 인정하는 성숙한 사랑관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가득합니다. 사랑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오히려 사랑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허용하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갈등 상황을 다루는 방식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굳이 실수를 지적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사건이라면 때로는 넘어갈 줄 아는 배려의 마음가짐이 멋졌습니다.


거창한 사랑의 순간들이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행복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너랑 있으면 행복이 스르르>. 네 시간 드라이브를 "네 시간 동안 같이 있을 수 있다"라는 기쁨으로 전환시키는 시각, 잠들기 전 "이따 또 만나자"라는 인사에서 내일의 기대감을 발견하는 감수성은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능력입니다.


연인, 부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 속에서 관계의 성장을 다룹니다. 두 작가 모두 각자의 창작 활동을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하는 관계, 개인의 성장과 관계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감각은 동반 성장하는 관계의 모델이 되어줍니다. 


진부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생생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감정을 그림으로 보완하고 확장해 보는 맛도 좋습니다.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드는 스르르 행복, 진짜 사랑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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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 - 세상을 바꾼 에너지의 역사
이권우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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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생활이 전기에 의존하는 요즘, 전기가 끊기면 얼마나 막막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에너지는 우리 삶의 숨은 주인공입니다. 이권우 작가의 <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는 에너지의 역사를 통해 인류 문명의 궤적을 추적하는 흥미진진한 과학도서입니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비틀어 불의 힘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사고방식과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꾼 혁명적 계기로 설명합니다. 인류가 추위와 어둠을 몰아내고, 음식을 익히며 질병과 사망률을 낮춘 역사적 순간을 상징합니다.


더 나아가 저자는 불이 가져온 인류의 변화가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야간 활동과 공동체 문화, 신화적 상징까지 확장되었음을 짚어줍니다. 불의 발견을 문명과 문화의 시발점으로 해석하며 기술과 가치관이 어떻게 맞닿아 있었는지를 짚어낸 부분이 흥미진진합니다.


에너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프로메테우스의 불부터 탄소중립까지, 에너지로 읽는 인류사의 대서사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토론하기 코너의 “인간에게 주어진 불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에너지 문제에서 개인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더 발전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할까?”라는 질문들은 더 깊이 에너지를 탐구하게 하는 장치가 됩니다.


에너지라는 주제를 통해 과학, 역사, 경제, 환경,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질문들이 비판적 사고를 자극합니다.


본격적으로 근현대 에너지의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석탄, 석유, 원자력이 어떻게 세계를 재편했는지 다룹니다. 연기 나는 돌이라 불리던 석탄이 어떻게 증기기관의 동력이 되었을까요? 토머스 뉴커먼이 석탄을 캐기 위해 땅 속의 지하수를 퍼내려고 발명한 증기기관은 이후 제임스 와트가 더 강력한 힘을 내는 증기기관을 만들어내며 산업혁명이라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옵니다.





석유 부분에서는 고래기름에서 석유로의 전환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19세기 중반 고래 남획으로 고래기름 가격이 폭등하자 사람들은 대안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석유가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파트에서는 아인슈타인의 E=mc²부터 시작해 맨해튼 프로젝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까지 다루면서 원자력이 가진 양면성을 두루 짚어줍니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기술의 진보가 항상 해결책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의 연결성을 놓칠 수 없습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수치, 지구 평균 기온 상승 데이터, 북극 빙하의 소실율 등 이것이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합니다.


재생에너지 부분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이들 에너지의 장단점을 균형 있게 알려줍니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낮에만 발전이 가능하고, 풍력 발전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발전량이 좌우된다는 단점을 언급하면서도 에너지 저장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라는 수소에 대한 가능성도 흥미롭습니다. 수소차가 달리면서 나오는 것이 물뿐이라는 사실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팩트를 기반으로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즘 청소년을 위한 에너지 이야기>. 절대 안전한 기술은 존재하는지, 경제성과 환경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리나라가 왜 남중국해의 에너지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지 등 현실적 딜레마를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된 지금, 에너지 문제는 앞으로 수십 년 이상을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더 절실하게 와닿을 만한 문제입니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인권, 정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된 복합적 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에너지 선택이 곧 삶의 방식 선택이며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게 합니다. 에너지를 다루지만 결국 인간과 사회, 미래를 묻는 이 책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을 넓히고 깊이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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