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양 수업 - 비전공자, 직장인, 개발자 모두가 알아야 할 AI 리터러시
최윤철 지음 / 생능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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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공지능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AI를 말하지만 정작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요. 『AI 교양 수업』은 기술 자체보다 이해의 격차에 주목합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해석 능력입니다. 기술을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 말입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국 UC 버클리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하고, 연세대학교에서 35년간 후학을 양성해온 IT 교육의 산증인 최윤철 교수가 비전공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가 알아야 할 AI 리터러시를 쉽게 알려줍니다.


저자는 튜링 테스트와 모라벡의 역설 개념을 통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어줍니다.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는 지독히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고도의 계산이 로봇에게는 식은 죽 먹기라는 역설은 우리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정합니다.


딥페이크 기술이 악용되는 사례도 흔합니다. 2023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을 조작한 가짜 영상이 SNS에 유포되었고 일부 시청자들은 실제 영상이라 믿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실재와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초지능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AI는 결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닙니다.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탄생한 이래, 수차례의 봄과 겨울을 거쳐왔습니다. 기호주의(논리적 추론)가 지배하던 시절, 인간은 모든 지식을 규칙으로 만들어 기계에게 가르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치명적인 프레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간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로봇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명시적으로 무엇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은 무시해도 되는지 일일이 알려주지 않으면 판단하기 어려운 일들 말입니다.


부엌을 청소하라는 특정한 명령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변수를 계산해야 하는 기계의 고충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상식이라는 높은 벽을 넘는 것이 얼마나 고차원적인 과업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과거의 AI가 일일이 규칙을 입력받았다면, 현대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은 데이터 속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아냅니다.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과정에서 귀의 모양과 코의 크기라는 특징값을 수치화하고, 이를 수학적 모델로 분리해내는 과정은 체계적입니다.





저자는 인공신경망의 핵심 원리인 오차역전파와 경사하강법을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냅니다. 기계가 정답과 자신의 예측값 사이의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미분을 사용하여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은, 안개 낀 산에서 가장 낮은 골짜기를 찾아가는 탐험가와 같습니다.


사용되는 수식을 보면 AI가 얼마나 철저하게 수학적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내놓는 결과물은 마법 같은 영감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치열한 확률적 계산의 결과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딥러닝의 폭발적 성장은 하드웨어의 발전과 빅데이터라는 연료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미지 인식의 혁명을 가져온 CNN(합성곱 신경망)과 챗GPT의 심장인 트랜스포머 모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의미적 거리를 계산하는 어텐션 개념은 AI가 단순히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아마존의 추천 시스템이나 유튜브 알고리즘을 예로 들며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데이터 사이언스의 정체를 밝혀냅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적 근간이 되는 수학과 친해져야 한다는 조언을 건넵니다. 딥러닝은 수학적 기반 위에서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챗GPT를 활용해 직접 코딩을 해보는 실습도 제안하며 기술의 주체로 초대합니다.


『AI 교양 수업』은 복잡한 수식과 논리 뒤에 숨겨진 차가운 계산의 원리를 직시하게 만듭니다. AI는 정복해야 할 괴물이 아니라, 그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가 부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최윤철 교수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AI 리터러시라는 무기의 정체를 이해하게 됩니다. 기술의 본질을 꿰뚫는 가장 현실적인 안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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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사회 - 손익계산이 되어버린 인간관계, 연결 불가능성의 시대에 관한 탐구
이승연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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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정적 흑자 아니면 가차 없이 언팔? 사회학자가 해부한 2026년식 인간관계의 민낯 『손절사회』. 우리 시대의 가장 아픈 구석을 가장 세련된 언어로 파헤친 화제의 신간입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로움을 호소하면서도, 동시에 관계를 끊는 데는 그 어느 때보다 능숙해졌습니다. 이승연 저자는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사회학적 연구를 이어온 젊은 연구자로, 여성 우울증과 치료요법 문화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오늘날 인간관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손절사회』는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닌,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인간관계가 어떻게 재편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 위로받기보다, 관계로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 전략을 세우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전략은 '손절'입니다. 과거의 관계가 운명이나 공동체적 의무였다면, 오늘날의 관계는 선택과 투자의 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나에게 정서적 이득을 주지 않거나, 피곤함을 유발하는 관계는 수익률 낮은 주식을 정리하듯 손절의 대상이 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우정마저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음을 짚어주며, 신자유주의적 경쟁 논리가 어떻게 우리의 가장 사적인 영역인 마음까지 침투했는지 이야기합니다.


영상 콘텐츠를 보면 관계 멘토들이 넘쳐납니다. 백종원 대표가 식당 위생을 점검했듯, 오은영 박사나 강형욱 훈련사처럼 전문가들이 인간의 행동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모습에 우리는 열광합니다.


저자는 이 현상이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타인을 잠재적 가해자나 유해물질로 분류하는 낙인찍기로 변질되고 있음을 우려합니다.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 가스라이팅 같은 전문 용어들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입체적인 인간을 만나는 대신 빌런 리스트를 체크하며 관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인간관계의 지고지순한 가치는 무해함이 되었습니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는 에너지 뱀파이어로 규정됩니다.


저자는 고통을 삶의 필수적인 성장통이 아닌, 제거해야 할 암세포처럼 취급하는 문화를 짚어줍니다. 타인의 고통을 들어주는 행위가 나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행위로 치부될 때, 타인과 깊게 연대할 가능성은 원천 봉쇄됩니다.


자기계발에 온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개인에게 갈등이 따르는 관계는 사치이자 장애물입니다. 결국 많은 이들이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잠수나 손절을 택합니다. 저자는 이것이 개인의 비정함 때문이 아니라, 관계를 맺을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노동 환경과 사회 구조의 산물임을 일깨워줍니다.


MBTI 열풍의 이면에는 실패 없는 관계를 향한 욕망이 숨어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을 16가지 유형으로 박제화하는 행위가 인간 관계의 역동성을 거세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독백적 자아에 갇힐 때, 우리는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심지어 이별조차 더 나은 나를 위한 경험치로 소비됩니다. 아픈 상처를 응시하기보다 이번 연애를 통해 내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배웠다며 매끄럽게 포장하는 문화, 저자는 이것을 영혼의 능력주의라고 명명합니다.


자기 돌봄이 산업이 된 현실도 다룹니다. 우울함은 치료해야 할 질병이 되고, 행복은 연습해서 얻어야 할 성과가 되었습니다.


갈등도, 반대도 없는 AI와의 대화나 사주팔자에 의존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우리가 상호성이 제거된, 통제 가능한 관계만을 갈구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AI는 나를 공격하지 않는 완벽한 거울이지만, 그 거울 속에는 오직 나만 존재할 뿐 타인은 없습니다.


저자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겪는 구조적 고통(가사 노동, 경력 단절, 성폭력 등)이 치료요법 문화를 만나면 "네 마음이 약해서 그래", "너의 자존감을 높여야 해"라는 개인적 차원의 처방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마음의 감기라는 달콤한 수사법은 우울증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을 지워버립니다. 자존감이 여성을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존감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무능한 개인이라는 새로운 굴레를 씌울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손절이 지혜로 추앙받는 시대에,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연결될 용기를 제안합니다. 손절은 우리가 서로를 사랑할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슬픈 증거라는 것을 일깨워주며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 내가 존재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라고 말합니다.


『손절사회』는 손절을 무조건 비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절이 왜 매력적인 선택이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다만 그 선택이 반복될 때 우리가 어떤 사회로 향하게 되는지를 묻습니다.


조금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방 안에서 AI와 대화하며 고립될 것인가, 아니면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살아있는 타인의 손을 잡고 세상으로 나갈 것인가. 나를 지키기 위해 했던 선택들이 오히려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진정한 해방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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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문법 - 르네상스의 천재 피코 델라 미란돌라, 그리고 언어의 숭고한 힘에 대하여
에드워드 윌슨-리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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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언어를 사용하지만, 과연 우리가 언어를 지배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언어라는 정교한 시스템에 지배당하고 있는 걸까요? 500년 전 르네상스 이탈리아에서 이 질문의 끝판왕을 보려 했던 한 청년이 있습니다. 바로 조반니 피코 델라 미란돌라입니다.


『천사들의 문법』은 천재의 일대기를 넘어서, 인류가 잃어버린 언어의 야성과 초월적 힘을 추적하는 인문학적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저자 에드워드 윌슨-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중세와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치는 베테랑 연구자입니다. 스물네 살의 앙팡 테리블 피코가 던진 900개의 논제 속으로, 그리고 그가 발견한 천사의 문법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1486년 가을, 로마는 들끓었습니다. 스물네 살의 청년 피코가 입성하며 전 세계의 학자들에게 선전포고를 날렸기 때문입니다. 그는 종교, 철학, 마법을 아우르는 900가지 논제를 제시하며 "누구든 나와 토론하자. 비용은 내가 댄다"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합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을 넘어 히브리어 카발라, 아랍의 철학자 이븐 시나의 사상까지 하나로 엮으려 했습니다. 파편화된 지식들을 모아 하나의 보편적 진리를 구축하려 했던 겁니다.





피코의 대담한 시도는 당시 교회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했습니다. 모든 지식이 그리스도교라는 깔때기를 통과해야 했던 시대에, 그는 지식의 민주화 혹은 융합을 꿈꿨던 셈이니까요. 요즘으로 치면 구글과 위키피디아의 철학적 전신을 혼자서 설계하려 했던 것과 같습니다.


피코는 언어를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정 언어의 조합, 즉 운율과 하모니가 인간의 신경계를 직접 타격하는 물리적 에너지라고 믿었습니다. 저자는 피코가 주목한 운율과 소리의 힘을 다룹니다.


브라질 아마존의 샤먼들이 사용하는 마라카 소리나, 의미를 알 수 없는 흥얼거림이 어떻게 인간을 황홀경으로 인도하는지를 분석합니다. ASMR이나 수능 금지곡의 중독성을 500년 전에 이미 간파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피코는 이를 천사들의 문법이라 명명했습니다. 개별적인 자아를 무너뜨리고, 인간을 집단적인 황홀경이나 신적인 차원으로 고양시키는 언어의 알고리즘을 찾아낸 것입니다.


저자는 라블레의 소설 속 인물 파뉘르주를 등장시킵니다. 파뉘르주가 말 대신 기괴한 몸짓과 알 수 없는 소리로 논쟁에서 승리하는 장면은 피코가 추구했던 논리를 초월한 언어의 힘에 대한 해학적 오마주입니다.


또한 피코가 사랑했던 오르페우스 신화는 언어가 죽음마저 되돌릴 수 있는 숭고한 도구임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 숭고함은 위험한 이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언어가 인간의 의지를 조종할 수 있다면,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존재하는 것일까요?


"강력한 말의 운율과 하모니 때문에 듣는 사람이 선이나 악으로 인도될 수 있다면, 죄의 의미는 무엇이며 자유의지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문장에서 우리는 소름 돋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히틀러의 선동 연설부터 현대의 알고리즘 정치가까지 우리가 '선택'했다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정교하게 설계된 '언어의 덫'일 수 있다는 경고 말입니다.





피코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비극적인 오페라였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여인과 야반도주를 감행했다가 붙잡히고, 교황청의 청문회에서 이단으로 몰려 도망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1494년 서른한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독살설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히 한 천재의 소멸이 아니라, 모든 지식을 통합하려 했던 르네상스적 낙관주의의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개인이 파편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 동시에 SNS와 네트워크를 통해 초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흐르는 수많은 텍스트와 밈들은 현대판 천사들의 문법입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집단적으로 분노하고, 정체 모를 유행어에 매료됩니다. 피코가 경고하고 동경했던 '홀리는 힘'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형태가 디지털 비트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천사들의 문법』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언어를 직접 쓰고 있습니까, 아니면 타인이 짜놓은 문법 안에서 춤추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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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왜 이토록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가 - 현대 물리학이 밝혀낸 세계의 질서
로버트 칸.크리스 퀴그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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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신의 입자를 찾아 한 세기, 물리학자들이 밝혀낸 세계의 진짜 얼굴 『자연은 왜 이토록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가』. 로런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수석과학자 로버트 칸과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의 명예 과학자 크리스 퀴그. 이 두 사람의 이력은 저명한 물리학자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합니다.


이들은 힉스보손, 쿼크, 뉴트리노 연구의 현장에서 수십 년을 보낸 사람들입니다. 거대 입자가속기가 처음 가동되던 날의 긴장감, 새로운 입자 발견 직전 학계에 감도는 묘한 공기, 실험 결과가 예측을 빗나갔을 때의 당혹감까지 이 책은 그런 감각들이 살아 있는 현장 증언록입니다. 80대의 나이에도 프랑스 장거리 하이킹 코스를 섭렵하는 크리스 퀴그의 체력처럼 이 책의 에너지도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여느 과학사 서술과 다른 지점은 목차에서 드러납니다. 1장 원자 쪼개기에서 출발해 22장 가장 이상적인 우주로 끝나는 구조는 시간순이 아니라 개념의 인과관계 순입니다. 저자들은 이 여정을 "시대순이 아니라 추천순으로 진행된다"라고 밝힙니다.





힉스보손 이야기를 읽다가 자연스럽게 암흑물질 문제로 건너가고, 다시 물질과 반물질의 불균형이라는 우주적 수수께끼 앞에 서게 됩니다. 각 챕터는 다음 챕터의 질문을 예비하며 연결됩니다.


사실 물리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리나요?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호기심만 있으면 읽을 준비가 된 겁니다. 궁금한 건 도저히 못 참는 괴짜 과학자들의 집요한 추적극과 우주라는 거대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전 생애를 건 인물들의 드라마가 가득합니다.


물리학의 역사는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싸움입니다. 20세기 초,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이 세계의 근본을 파헤치려 했던 선구자들의 실험실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단연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금박 실험입니다.


"교수님, 금박에 알파입자를 발사했더니, 8000개 중 한 개꼴로 뒤로 튕겨 나왔어요!"라는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허공에 휴지 한 장을 매달아 놓고 구경 40센티미터짜리 대포를 쐈는데, 대포알이 뒤로 튕겨 나온 것과 마찬가지였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황당한 사건은 원자 내부에 아주 작지만 단단한 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서막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듯,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고 흥분하는 과학자들의 표정을 묘사하는 방식이 흥미진진합니다. 이어서 저항과의 조우를 통해 초전도 현상의 발견과 그 속에 숨겨진 자연의 질서를 보여줍니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본격적인 입자 사냥으로 치닫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우주선을 관측하고, 안개상자와 거품상자라는 기발한 도구를 이용해 보이지 않는 입자의 궤적을 선으로 포착해내는 과정은 마치 보물찾기와 같습니다. 





1974년 11월, 물리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11월 혁명'에 대한 묘사는 압권입니다.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맵시쿼크(charm quark)가 실제로 발견되던 순간, 물리학자들은 마치 성배를 발견한 기사단처럼 환호했습니다. 저자 로버트 칸과 크리스 퀴그는 당시 연구소의 공기, 동료들의 표정까지 담아내며 이 혁명의 무게감을 전달합니다.


이어서 현대 물리학의 뼈대인 표준모형이 어떻게 살을 붙여나갔는지를 다룹니다.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라는 건축학적 격언을 물리학에 대입하며, 우주의 기본 상호작용들이 어떻게 하나의 체계로 통합되는지 보여줍니다.


클라이맥스는 2012년 7월 4일, 스위스 CERN(유럽핵입자연구소)의 풍경입니다. 50년 전 가설로만 존재했던 힉스보손의 존재가 확인되던 날입니다.


노령의 피터 힉스가 자신의 이름을 딴 입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눈물을 훔치던 장면은 가장 인간적인 순간 중 하나입니다. 수십조 원의 예산과 대학 캠퍼스만 한 가속기가 필요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이 찰나의 우아함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낸 표준모형은 우주라는 거대한 콘텐츠의 고작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짚어줍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는 95%의 미지는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리학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은 복잡해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질서가 흐르고 있습니다. 『자연은 왜 이토록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가』는 그 질서를 찾아 나선 인류의 지적인 발자취를 보여줍니다. 600쪽이라는 두께가 무색할 만큼, 입자 빔의 궤적을 따라가는 짜릿한 속도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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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 마케터, 크리에이터, 에디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신익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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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도, 목차도 딱 저자가 가르치는 방식 그대로 지어져 있습니다. '도파민 필력 1초식', '죽은 콘텐츠를 살리는 인공호흡기', '악성 숫자는 무조건 피하라' 같은 표현들이 본능적으로 손이 가게 만드는 구성입니다.


책 스스로가 자기 이론의 실증인 셈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감을 주는 영리한 책입니다. 목차만 훑어봐도 읽어보고 싶은 게 몇 개씩 걸리니까 완독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완벽한 문장을 찍어내는 AI의 시대, 인간이 살아남을 유일한 무기는 뇌를 즉각적으로 마비시키는 클릭의 설계도뿐임을 증명하는 책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저자 신익수는 10년 차 베테랑 기자인 동시에 네이버 여행+를 운영하며 7억 클릭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만들어낸 클릭의 마술사입니다. 챗GPT가 매끄러운 문장을 찍어낼 수는 있어도, 인간의 말초적인 본능을 건드려 손가락을 멈추게 하는 도파민적 자극은 흉내 낼 수 없다고 합니다. 호모 도파민스 시대, 새로운 문해력을 장착하게 도와주는 책을 만나봅니다.





우리는 이제 읽는 시대가 아니라 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0.017초라는 찰나의 순간에 뇌가 도파민 신호를 보내면, 생각하기도 전에 손가락이 클릭을 누르거나 스크롤을 멈춥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확신 착각에서의 탈피입니다. 내용이 좋으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은 플랫폼 생태계에서 가장 위험한 오만이라고 말이죠.


어휘력, 문장력, 구성력을 다루는 기존 글쓰기론은 잘 쓰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하지만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는 잘 쓰는 것보다 먼저 클릭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도 클릭되지 않으면 그 글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챗GPT는 완벽합니다. 문법도 정확하고 문장도 유려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완벽함이 약점입니다. 저자는 도파민 필력의 핵심으로 클릭력을 꼽으며 구체적인 실천법으로 WSJ(월스트리트저널) 공식, SHORT의 법칙 등을 소개합니다.


저자가 체계화한 도파민 글쓰기 5형식은 이 책의 핵심입니다. 5형식을 외우고 조합하는 것만으로도 제목과 본문의 뼈대를 빠르게 세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콘텐츠 속성에 어떤 형식을 매핑할 것인지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플랫폼에서 글의 운명은 본문이 아니라 썸네일과 제목에서 결정됩니다. 썸네일 텍스트는 3글자면 멈추고, 5글자면 이해하고, 7글자면 떠난다는 3-7 룰 법칙이 있습니다. 뇌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계산한 수치입니다. 썸네일은 읽히는 문장이 아니라 보이는 무기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제목 설계하는 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클릭을 유발하는 제목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짚어줍니다. 저자는 본인의 노하우뿐만 아니라 자청, 대도서관, 호갱구조대 등 현시대 크리에이터들이 사용하는 비법을 분석해 공유합니다.


오프닝 전략에서는 골든 타임 30초 룰이 핵심입니다. 유튜브든 블로그든 콘텐츠의 첫 30초, 첫 문단이 체류시간 전체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클릭 유지력을 높이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소개합니다. 죽은 콘텐츠도 제목의 길이와 키워드 조합만 바꿔도 기사회생할 수 있음을 사례로 보여줍니다.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영향력과 수익입니다. 저자는 강출교조(강의-출판-교육-조언/컨설팅)라는 퍼스널 브랜딩 사이클을 소개합니다.


클릭을 유발하는 것은 매끄러운 서사가 아니라 갈등과 반전 그리고 해결의 극적 낙차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전략, 상세페이지 6법칙까지 플랫폼별 맞춤 공식이 빠짐없이 담겨 있습니다.


선택받는 글이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권한은 여전히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간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자는 챗GPT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프롬프트 명령 6계명을 통해 AI의 결과물을 인간의 온기가 담긴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법도 알려줍니다.


마케터, 1인 브랜드 운영자, 상세페이지를 다루는 쇼핑몰 운영자, 글로 수익을 만들고 싶은 에디터 등 크리에이터들이 바로 쓸 수 있는 실용 도구로 가득합니다. 클릭력이 생존력인 시대에 '선택받는 법'을 알려주는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AI 시대 생존 글쓰기의 새 공식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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