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 - 투자의 초석을 쌓는 부자 수업
김치형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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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복잡한 경제 뉴스를 명쾌하게 해설하는 경제 전문 큐레이터, 김큐 김치형 앵커가 안내하는 매혹적인 인문학적 경제 교양서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 딱딱한 숫자와 그래프 대신,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명화 속에서 자본과 산업의 비밀을 읽어냅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 작품을 통해 오늘날의 투자와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투자의 초석을 쌓는 부자 수업을 만나보세요. 저자가 15년 넘게 취재한 경제 현장의 감각은 미술의 서사와 결합되어 독특한 서사형 경제 스토리텔링으로 선보입니다.


국가 권력의 핵심이자 모든 경제 주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금과 무역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모네의 〈세관 오두막〉 시리즈에서 나폴레옹의 대륙 봉쇄령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소환합니다. 프랑스 혁명 후 혼란기를 수습하고 유럽을 제패했던 나폴레옹의 몰락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제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영국과의 교역을 끊으려 했던 대륙 봉쇄령은 오히려 유럽 전체 경제를 붕괴시키고, 프랑스 해안에는 모네가 그린 듯한 세관 오두막들만 우후죽순 들어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보호무역 조치라는 거시적 정책이 결국 밀무역과 세관 오두막 같은 미시적 풍경을 만들어냈음을 모네의 그림이 증언하고 있는 겁니다. 정책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오늘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나 보호무역주의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예견하는 듯합니다.


왕가의 상징이었던 루이 14세의 붉은 하이힐은 국가의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던 구조적 불평등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프랑스 구체제의 재정 위기는 소금세(Gabelle)라는 악명 높은 세금으로 귀결되었는데, 소금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했고 그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귀족과 종교인에게는 이 세금이 면제되었고요. 세금의 부과 기준뿐 아니라 그 구조적 불균형이야말로 민심을 폭발시키는 뇌관이었음을 짚어줍니다.


세금이 공정성을 잃을 때 어떤 정치적 폭발을 유발하는지 보여줍니다. 경제 뉴스 속의 조세 논쟁은 과거 절대왕정의 가혹한 세금제도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무역·금융·공급망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그림 속 작은 요소로 설명합니다. 쿠엔틴 마시스의 그림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그가 그림 속의 물건 배치나 인물의 표정으로 돈을 향한 인간의 탐욕을 풍자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이 장면에서 인간의 욕망과 금융 시스템의 원형을 포착합니다. 환전상을 전당포·대부업자로 비교하며 금융업이 어떻게 사회적 불신의 장벽을 뚫고 현대적 금융 구조로 진화했는지를 설명합니다.


쇠라의 점묘 기법이 FOMC의 금리 전망 점도표와 연결된다는 해석도 참신한 관점입니다. 개별 점이 모여 큰 그림을 만든다는 구조적 유사성을 통해 금리 정책을 시각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는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왜 우리의 배달비, 전기요금, 주유비로 직결되는지 설명하며, CPTPP·관세·연준의 정책을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묶어냅니다.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는 노동과 에너지의 역사를 산업 혁명의 서사 안에서 명화 속 장면을 통해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반 고흐의 노란빛 가로등 그림은 공공 인프라 구축의 대가로 부과된 세금의 역사를 품고 있었습니다.


1600년대 후반, 밤의 어둠을 몰아낸 암스테르담의 가로등 시스템은 범죄율을 낮추고 상인들의 활동 시간을 늘려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했지만, 그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 인상으로 충당되었습니다.


도시의 편리함과 안전, 즉 사회적 편익은 결코 공짜가 아니며, 그 이면에는 늘 세금이라는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는 경제 원리를 고흐의 노란빛 아래에서 깨닫게 합니다.


에너지 전환의 역사를 다룬 부분 역시 흥미롭습니다. 인류가 어둠을 몰아내고 산업을 움직이기 위해 얼마나 잔혹한 대가를 치렀는지를 향유고래의 기름을 얻기 위한 포경 산업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는 곧이어 폭발하는 유전 그림과 연결되며, 자원 탐욕의 역사가 석유 시대에도 반복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프랑스 혁명기의 초커 목걸이와 단두대를 연결한 이야기는 사치와 몰락, 그리고 사회적 긴장이 빚어낸 역사적 아이러니를 통해 소비의 윤리성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기술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왔는지를 명화와 유물 속에서 찾아냅니다. 진주 목걸이가 삼성의 애니콜 신화와 연결되는 과정, 그리고 오페라 글라스가 반도체 노광 장비 회사 ASML의 기술 독점력과 비견되는 분석이 돋보입니다.


특히 덴마크 화가 빌헬름 하메르스회이가 그린 〈코펜하겐 증권거래소에서〉 그림에 담긴 제작비 조달의 비밀은 자본 시장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작품에 그려진 인물들의 위치에는 일종의 자릿세가 책정돼 있었는데, 증권거래소가 기부 명목으로 이들에게 돈을 받아 그림의 제작비를 충당한 것이라고 합니다.


앞쪽 가장 눈에 띄는 자리는 800크로네, 사람이 몰려있는 중앙 자리는 500크로네 그리고 그 뒤쪽은 300크로네. 이렇게 말입니다. 명화 속 인물의 위치가 자릿세라는 기부금, 즉 자본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예술 작품마저도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증명합니다.


오늘날 대형 투자나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노출과 영향력이라는 대가를 주고받는 철저한 자본 논리 위에 서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난해한 경제 용어들을 명화 속 서사와 연결하며 경제 기사를 맥락 있는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는 예술 교양서이면서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읽는 깊이 있는 경제 지침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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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 (리커버 에디션) - 하루 10분 필사, 당신의 미래가 바뀐다
케이크 팀 지음 / 케이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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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후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하는 『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 완전펼침제본을 적용해 필사하기 좋게 만든 리커버 에디션입니다.


매일 10분, 180개 문장을 적습니다. 이 과정은 단지 기록이 아니라 뇌에 입력하는 과정이고, 그 입력은 곧 새로운 행동 패턴의 생성으로 이어집니다. 뇌는 나의 생각을 데이터로 받아들입니다. 부정적인 입력은 부정적 행동을, 긍정적 입력은 긍정적 성장을 불러옵니다.


『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은 문장을 읽으며 자기 확신 강화, 필사를 통한 잠재의식의 방향성 수정, 반복 루틴을 통해 새로운 인지 습관 형성과 장기적인 리추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가. 뇌에게 새로운 좌표를 입력해 보세요. 


정신이 번쩍 드는 확언의 힘을 만나게 됩니다. 삶을 당기고, 끌어올리는 말들로 시작해 봅니다. 읽기만 해도 동력이 살아나는 문장들이고, 쓰면 훨씬 강력해집니다.




"나는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성장시키기를 선택한다."라는 확언을 통해 변화는 상황이 아니라,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나는 ~한다."라는 문장의 힘은 남다릅니다. 명언이 아무리 좋아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사고 습관이 그동안 갖춰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180일 동안 자기 주도성을 회복하는 문장 구조를 반복해서 접해보세요.


작지만 지속 가능한 힘이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지만, 이렇게 직접 적으며 자신에게 천천히 새겨 넣는 경험은 흔치 않습니다. "나는 ~한다." 문장은 행동에 초점을 맞춘 확언이어서 생생합니다. 스스로에게 지금 바로 움직여라고 요청하는 트리거 역할을 합니다.


자기 위로는 외부에서 얻는 동정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주체적인 행위임을 강조합니다. "나는 무조건 버티는 것이 강함이 아님을 안다"라는 문장은 강박적인 인내심에 브레이크를 걸어줍니다.


때로는 놓아주는 것이, 모든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와 강인함을 필요로 합니다. 자기 자신을 챙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나에게 해로운 관계나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건강한 이기심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또한 "나는 때로 괜찮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라는 문장으로 완벽하지 않은 나의 불완전함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자기애를 완성합니다.


자기계발서가 개인의 성장에만 머무른다면 반쪽짜리입니다. 『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은 '나'를 주어로 한 확언이 어떻게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관계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기지 않고, 나의 행동과 태도를 통해 관계를 적극적으로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문장들이 이어집니다.





과거와 미래라는 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인식하는 지혜를 심어주는 확언들도 만납니다.


스스로의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자기비판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부정적인 자아 대화를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확언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이 책과 함께 180일의 여정을 완주한다면 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코딩될 겁니다.


필사로 잠재의식을 재설계하는 180일의 실험 『내가 주어인 문장의 힘』. 3인칭의 지혜를 1인칭의 확신으로 만드세요. 긍정확언을 직접 손으로 쓰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일상에서 실천하려 노력한 사람. 분명 지금의 당신과는 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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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페이지 인문학 - 하루 5분이면 충분한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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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실천 인문학 교과서, 국내 1호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의 『원 페이지 인문학』.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다운 삶을 설계하는 하루 5분의 사유 훈련서입니다.


베스트셀러 전작 『하루 한 장, 작지만 큰 변화의 힘』을 오늘의 생활 리듬에 맞춰 개정 증보한 실천 교양서입니다. "읽고, 사유하고, 기록하고, 살아간다." 인문학을 아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가치입니다. 인문적 통찰을 12개의 자기 계발 주제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하루 5분이면 충분한 한 페이지 분량으로 응축했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사유의 기술은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하는 인문적 자극입니다. 이 간결함이야말로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리셋 버튼으로 작동합니다.


아침 루틴의 도킹 포인트로, 점심시간의 5분 환기 장치로 또는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는 체크아웃 도구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글을 읽으며 머리를 맑게 하고, 오늘 나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며, 그 과정이 자연스레 행동 재정비로 이어지는 사유-정리-실천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현대 사회의 피로는 할 일이 너무 많아서라기보다는,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상실하는 데서 옵니다. 『원 페이지 인문학』의 주제들은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데 집중합니다. 김익한 교수는 거창한 계획이 아닌, 하루 한 장의 집중을 통해 내적 회복의 루틴을 보여줍니다.


빠름보다 단단함 선택하기 편에서는 자신만의 성장 리듬을 신뢰할 것을 강조합니다. 속도보다 방향을 회복하는 인문학을 가르치며, 속도를 늦추면 보이는 것들을 발견하는 지혜를 안겨줍니다.


모소대나무가 4년간 땅속에 뿌리만 내리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듯, 인간의 성숙 역시 눈에 보이는 성과로만 평가할 수 없음을 짚어줍니다. 우리의 삶에는 필연적으로 하락기와 고난이 찾아오지만, 그 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인문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 편과 비울수록 단단해지는 삶 편에서는 내면을 정렬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비움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정신적 잡념을 해소하는 정신적 미니멀리즘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유와 기록의 궁극적인 목적을 현재에 두고, 오늘의 삶에 충실할 것을 주문합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생각의 속도를 조절하고 나만의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돕습니다.





『원 페이지 인문학』은 작은 행동의 축적이 가져오는 거대한 변화의 원리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설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던 작은 노력이 어느 순간 폭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임계점을 넘어설 때, 우리는 비로소 거인들의 사고방식을 체화하게 되는 겁니다.


이 변화의 핵심 도구가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줄 기록의 습관 편에서 다루는 기록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기록은 사유의 흔적입니다. 이 기록의 습관을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견주며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는 이타적 자기계발로 나아가게 합니다.


매일 5분의 짧은 사유를 통해 작은 성공과 내적 회복의 루틴을 구축하고 싶다면 『원 페이지 인문학』을 만나보세요. 작은 노력의 복리가 쌓여 어느 순간 거인의 격차를 만드는 비밀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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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은 칼같이, 일은 완벽하게 - 여유로운 나를 만드는 시간 효율의 기술
모리타 유키 지음, 신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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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 빛을 보겠지라는 착각을 무너뜨리는 모리타 유키의 『퇴근은 칼같이 일은 완벽하게』. 저자는 글로벌 금융기업 임원들을 20년 넘게 가까이서 보좌하며, 그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바쁘게 보이는 시간이 아니라 정확하게 쓰인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 책은 시간 운용의 비밀을 100가지 기술로 체계화해, 칼퇴근과 완벽한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가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로지 시간을 단축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부실한 결과물이 나오기 쉽다는 걸 강조합니다. 저자는 시간 단축을 기술이 아니라 환상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속도를 높이는 데만 몰두하면 품질이 떨어져 결국 다시 손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진짜 효율은 점점 멀어진다는 뜻입니다.


『퇴근은 칼같이 일은 완벽하게』는 시간 효율의 본질은 결국 삶의 균형을 되찾는 과정임을 짚어줍니다. 근무 시간은 줄이되 성과는 두 배로 만드는 방법, 그렇게 남는 시간을 자기 삶에 되돌려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늦게까지 남아 있는 사람 = 헌신적인 직원이라는 낡은 프레임은 버려야 합니다. 직장 생활의 기술은 결국 필요한 일에 적절한 리소스를 배분하는 능력이며, 업무 프로세스를 미리 파악해 협업상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점을 책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먼저 예비 시간 개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바쁜 사람이 더 바빠지는 이유를 일정에 숨 쉴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래서 하루 일정의 2시간을 비워두는 시간으로 확보하라고 제안합니다.


더불어 일정 계획에 공을 들이라고 합니다. 일정표는 단순한 기록장이 아니라 업무의 지도를 그리는 도구이며, 일의 전체 프로세스를 파악해야 협업 중 발생할 충돌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출근 직후 하루 시뮬레이션하기,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는 외근 스케줄링, 퇴근 15분 전 일정 재조정  등 적용 난도가 크게 높지 않은 조언들이 펼쳐집니다.


직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실제 업무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비용입니다. 저자는 그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짧게 물어볼 일인데도 이메일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간단한 질문이나 확인은 메신저, 기록을 남겨야 하는 내용은 이메일을 권장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답장이 필요한지 체크하기, 일정 조율 시 선택지를 한 번에 제시하기, 예약 발송으로 상대의 업무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스스로를 참조인에 넣어 답장 대기 메일을 눈에 띄게 관리하는 등 실전 기술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메일을 주고받는 저는 메일 관련한 조언을 잘 활용 중입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환경 설정법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5분 안에 끝나는 일 먼저 처리하기, 종류별 업무 묶어서 처리하기, 자주 반복되는 업무는 매뉴얼화하기, 피드백은 완성도 30% 단계에서 받기 등 일이 잘 풀리는 환경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일은 종류별로 묶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업무 몰입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는 철학이 전반에 걸쳐 유지됩니다.


저자는 도구와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작업 환경이 복잡하면 스트레스는 쌓이고 시간은 새어나갑니다. 모니터 여러 대 사용, 원클릭 앱 설정, 불필요한 데이터 정리, 비밀번호 자동 입력, AI를 보조 인력으로 쓰기 등 현실적인 조언을 이어갑니다.


협업의 핵심은 명확한 공유입니다. 저자는 사내 직원이든 외부 파트너든 자료의 목적과 최종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라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아젠다는 회의 이틀 전 수집, 진행 상황·목표는 꾸준히 공유하기, 마감 기한은 며칠 빠르게 전달하기, 외부 미팅은 반드시 사전 조율하기 등은 물론이고 감사의 표시를 하는 법까지 알려줍니다.


시간 관리의 목적은 결국 삶입니다. 삶이 풍요로운 사람의 자세에 대해 들려줍니다. 저자는 7시간 수면, 가벼운 운동, 건강한 식습관, 야근하지 않는 날 선언, 80% 완성도 허용하기 등 일상 속 루틴을 권합니다.


특히 행운의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심리학적으로도 행운의 아이템은 집중력을 높이고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고, 저자가 관찰한 글로벌 임원들도 중요한 업무 전에 작은 의식을 통해 마음을 세팅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미팅 전에 먹는 과일, 발표할 때 항상 착용하는 손목시계 등 사소한 루틴이 업무 성과에 실재하는 영향을 줍니다. 또한 휴가 때 자동 회신 사용하기, 평일 저녁 취미 유지하기, 귀가 루틴 만들기 등은 삶의 시간을 보전하기 위한 조언입니다.


『퇴근은 칼같이 일은 완벽하게』는 직장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적인 행복까지 놓치지 않도록 돕는 책입니다. 시간을 아끼는 것은 목표가 아닌 수단입니다. 확보된 여유가 나의 인생을 채우는 재료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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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 우주 불평등 시대를 항해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긴박한 질문들
최은정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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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년 넘게 인공위성·우주쓰레기·궤도 충돌 위험을 예측, 분석해온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장 최은정 저자의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우주 불평등의 민낯을 해부하는 책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우주 관광, 화성 이주, 우주 인터넷 같은 미래 서사가 화려하지만, 실제 우주 공간은 선점·독점·군사화·기술 종속이라는 오래된 권력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틈 사이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우주는 왜 또 다른 식민지 경쟁의 무대로 변했는가? 우주 개발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고민하지 않으면 어떤 미래가 오는가? 후발국인 한국은 어떤 전략과 감각을 갖고 움직여야 하는가?


우주개발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경쟁은 치열합니다. 저자는 우리는 이제 바다가 아니라 우주로 향하는 대항해의 시대에 들어섰다는 말로 서문을 열며, 그 배의 선두에 서 있는 주체가 누구인지 묻습니다.


현재 궤도에서 활동하는 2만2천 개 이상의 위성 중 90%가 미국·러시아·유럽·중국이 운영하는 위성입니다. 우주 불평등의 시작이 이미 오래전에 접수된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먼저 차지한 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는 것. 후발국의 진입을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국제 질서의 핵심입니다.


우주를 선점한 국가들은 1980~1990년대부터 위성 슬롯을 선제적으로 등록해왔습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운영하는 주파수·궤도 등록 체계는 선착순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이 구조가 공정한 규칙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선진국 중심적인 겁니다. 궤도와 주파수는 자연 자원과 같고, 이미 대부분 자리가 선점된 상황에서 후발국은 들어갈 자리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우주라는 공간이 지구보다 더 공정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깨뜨립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초로 전면적으로 드러난 우주전의 양상이 놀랍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사용한 방식은 위성 통신망 해킹이었습니다. 국가 기반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우주의 새로운 전쟁 방식입니다.


우주 전쟁은 총성이 아닌 경보음으로 시작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보이지 않는 경보음의 파장은 지구 곳곳의 교통·금융·전력망까지 이어집니다.


미국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하고, 2023년 발표한 <우주영역인식 교리>에서 외기권을 명확히 전장 영역으로 명시한 것 역시 같은 흐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골든돔 우주 무기 배치 체계는 우주 군비 경쟁의 본격적인 시동을 알렸습니다. 중국 또한 중국판 골든돔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이 모든 유례없는 경쟁과 군비 강화 속에서 우리는 우주를 공존의 기반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군사 패권의 무대로 만들 것인가를 질문하게 됩니다.


우주 불평등이 기술력의 차이가 아니라 주권의 문제로 확장된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우주발사체를 독자적으로 보유한 나라는 극히 일부입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타국의 발사 서비스에 의존합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기상 관측, 군사 정보, 재난 대응, 금융·전력망 운영까지 해외 위성 정보에 의존한다는 것은 사실상 국가 주권을 외주화했다는 뜻입니다.


GPS는 전 세계 항공·해운·통신·금융 인프라를 좌우하고, 미국은 GPS의 군사적 기능을 조절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신호 조정이 전 세계의 경제·군사·생활 기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우주 인터넷 경쟁은 지구의 정보 인프라를 새롭게 구획합니다.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인 영향력은 이미 국가를 넘어선 기업의 안보력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국제 우주조약은 우주를 인류 공동의 유산이라 선언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권고 수준이라 구속력이 거의 없습니다. 책임 소재가 모호하고, 무엇보다 우주기술 대부분이 민군 겸용이기 때문에 국가는 언제든 평화적 목적을 이유로 군사적 조치를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우주조약의 허점은 이미 많은 국가에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전 지구적 위험으로 돌아옵니다. 우주 쓰레기 증가, 우주 교통관리 부재, 전파 간섭, 궤도 충돌 등은 결국 공유된 위험이기 때문입니다.


누리호 3차 발사 당시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품을 전달하는 소유즈 우주선과의 충돌 위험을 분석한 과학자가 바로 최은정 저자입니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에서는 누리호 3차 발사, 북한의 만리경 발사, 국내 우주위험감시센터의 관측 체계(OWL-Net), 유엔 외기권위 참가 경험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우주개발 현실을 생생하게 알려줍니다.


한국은 추격자이지만, 추격자의 눈에는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주 발사 능력의 제한, 국제 협력의 필요, 감시 인프라의 부족, 우주 경제의 격차, 기술 종속의 위험 등 저자는 한국이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 현실적 조언을 전합니다.


우주 개발이 거대한 비전으로만 다가왔었다면 이 책을 읽고 나니 일상의 생존과도 연결된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주 정의란 이상주의적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전력망·통신망·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반입니다.


흥미진진한 우주 서바이벌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우주는 모두에게 열릴 수 있는가 아니면 소수의 손에 집중된, 또 다른 제국의 무대가 될 것인가에 대한 심층 리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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