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로 쓸 정도로 길게 풀어갈 내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메모도 없이 지나치기는 아쉬워서 페이퍼로 몇 자 끄적끄적.
















  번역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이 생겨서 번역과 관련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 <번역은 글쓰기다>. 몇 가지 궁금햇던 점 중에 하나가 '원문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것이었던 지라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원문파와 자유파(원문을 그대로 따르지 않아도 그 생각의 흐름을 따라 번역하자는 쪽)의 견해차에 대한 부분이나 실제로 원문 그대로 번역했을 때 독자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음을 예로 들어줘 이해를 도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번역은 글쓰기다'라는 제목을 넘어서는 내용을 담지 못하고 있다. 번역을 사진, 야구, 축구에 비유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실제로 소설가들이 번역을 통해 글쓰기를 단련한다는 내용 등을 통해 끊임없이 번역이 글쓰기임을 강조 또 강조한다. 차라리 번역가로서의 삶이나 그에 대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번역에 대한 나의 고민을 해소시켜주기엔 아쉬웠던 책. 현직 번역가의 경험담을 기대하는 이에게는 오히려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은 책.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처음 접했는데, 어딘가 익숙한 듯하면서도 신선한 구성. <워싱턴포스트>와 <뉴욕커>의 기자로 일하며 쓴 칼럼 중에 골라서 수록한 것이라고 하는데, 짤막짤막한 이야기라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쏠쏠하게 읽었다. 작가의 개인적인 역량을 느끼기엔 어딘가 산만한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던 책. 작가의 전작인 <아웃라이어>나 <블링크>나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이 책만으로는 왜 말콤 글래드웰이 빅 저자인지 감이 영 감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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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2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12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6월 이후로 석 달 레알 오랫만에(!!) 관심 서적 정리.
아아, 나는 왜 이리도 게으른 인간이 됐단 말인가! ㅠㅠ
이제 좀 꾸준히(!) 신간 정리 좀 해야지. 보관함만 만날 터지고 있다 ㅠㅠ









요코야마 히데오의 <얼굴>. 몇 년 전에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는데(드라마 리뷰는 여기) 소재가 독특한 형사물로 기억에 남는다. 요코야마 히데오야 워낙 경찰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 믿을 수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3권이라는 제법 묵직한 사이즈 때문에 일단 주말에 읽으려고 대기중. 8부작짜리 미드로 방영된 바 있는 작품인데, 드라마와 함께 보면 더 재미가 있을 듯하다. 평소 중세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좋아한 독자라면 필독!






 

 

원작 소설보다 다니구치 지로의 만화로 먼저 만나봤던 작품. <음양사>로 유명한 유메마쿠라 바쿠의 작품으로 에베레스트에 얽힌 미스터리를 생생하게 풀어간다. 미스터리가 아니라도 짐승남 같은 등장인물들의 매력도 좋았던 작품. 소설과 만화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 듯.



그 외에 관심 있는 책 몇 권.




<프리터, 집을 사다>라는 제목으로 우리 니노 주연의 드라마로 조만간 방영될 작품의 원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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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10-10-0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랜만에 책좀 잡아 볼려구염 ^^

이매지 2010-10-07 23:52   좋아요 0 | URL
ㅎㅎ 쉬실 때 열독하셔야죠~~
몸은 좀 괜찮으세요?

BRINY 2010-10-0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켄 폴릿이라면 바늘구멍의 그 켄 폴릿인가요? 드라마화되었고 배경이 중세라니, 땡기는데요~

이매지 2010-10-07 23:53   좋아요 0 | URL
바늘구멍의 그 켄 폴릿 맞습니다. ㅎㅎ
바늘구멍도 유명한 작품인가봐요. 많은 분들이 바늘구멍으로 익숙해하시더라구요.

마녀고양이 2010-10-08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두 대지의 기둥을 넣으셨군요...
저두여,,, 아하하. 정말 사고 싶은 책이 넘 많네요. 그죠?

이매지 2010-10-08 18:41   좋아요 0 | URL
전 대지의 기둥 이번 주말에 읽으려구요 :)
평일에 읽다가는 야곰야곰 읽어서 아쉬울까봐요 ㅎㅎ

순오기 2010-10-09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마리여사의 팬티인문학이 궁금해서 보고 싶어요.^^

이매지 2010-10-10 13:07   좋아요 0 | URL
저는 마리 여사 취향이 아니라 그냥 그랬는데, <팬티인문학>은 어쩐지 보고 싶더라구요 ㅎㅎ
 
번역은 글쓰기다 - 이제 번역가는 글쓰기로 말한다
이종인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7월
절판


사람의 재능은 만능일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수학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언어를 잘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체육을 잘 한다. 재능을 잘 개발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일 텐데, 우리의 교육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다. 여기서 한국의 교육상황을 개탄하자는 것은 아니고, 번역가의 소질을 따지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나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미리 말해 두기 위해서이다. 어떤 사람은 말재주가 뛰어나지만 호기심은 없고, 어떤 사람은 외국어 실력이 좋은데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다. 소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노력이다. -12~3쪽

글 쓰는 사람이 쓰려고 하는 내용을 색채(이미지)라고 한다면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데생(구성)에 해당한다.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은 일찍이 "데셍과 색채는 별개가 아니다. 색을 칠함에 따라 데셍도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 둘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림은 역동적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의 구조를 늘 생각해야만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고, 이처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훌륭한 번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글을 많이 번역하다 보면 글을 잘 쓰게 되고, 이것이 선순환을 이루어 다시 훌륭한 번역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35쪽

번역가의 자유와 의무는 원문의 흐름과 뜻을 잘 전달했는가로 최종 판단해야지, 원문에 없는 것을 넣었다, 혹은 있는 것을 뺐다는 기계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번역가는 번역 기계가 아니다. 백퍼센트 기계적 대응은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번역가의 개성이 번역서 안에 스며들게 되며, 번역가의 글쓰기가 작용하게 된다. -51쪽

한 단어에 한 가지 의미만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동의어를 사용하라. 번역은 단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오는 것임을 늘 기억하라.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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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2연승으로 쉽사리 끝날 것 같았던 준플레이오프가 나란히 2승 2패씩을 기록하며 박빙의 승부로 진행중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축제’와도 같은 가을 야구.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4강에 들었다면 우승을 향한 두근거리는 행보를, 아쉽게 가을 야구와 멀어진 팀이라면 내년 시즌을 위한 재도약을 꿈꾸며, 다른 팀들의 승부를 어쩐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 않을까 싶다. 아직 끝나지 않은 프로 야구. 그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해줄 야구와 관련한 책 4권을 소개한다. 



전 두산베어스 투수이자, <천하무적 야구단>의 코치인 이경필 코치의 책. 그동안의 야구 책이 주로 <김석류의 아이러브 베이스볼>이나 <야구 아는 여자> 같은 입문서 류 혹은 <야구란 무엇인가>처럼 야구 개론서였다면, 이 책은 독특하게도 ‘사회인 야구’를 다루고 있다. 연예인 야구단을 비롯해 사회인 야구단에서 실제 코치로 활동했던 경험을 십분 살려 어떤 포지션이 맞는지, 장비 구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서부터 각 포지션 별로 어떤 훈련을 수행해야 하는지 등의 실제로 야구를 하는 이들이 궁금해 할 법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경필 코치가 직접 포즈를 잡아 찍은 사진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생생한 3D 버전의 한국형 야구 교과서’라는 띠지의 문구가 무색하지 않다. 사회인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보는 야구가 아니라 직접 야구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얼마 전 김태균 선수와의 결혼 발표로 떠들썩했던 김석류 아나운서의 책. 책 내용에서 “절.대.야.구.선.수.와.연.애.하.지.않.겠.다”라고 썼으나 야구 선수와 결혼하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 때문에 입방아(?)에 올랐던 책. 야구 입문서로 다양한 책이 소개되어 있지만, 야구 룰도 모르는 왕초보에게 가장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김석류 화보집도 아니건만, 중간중간 8개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찍은 김석류 아나운서의 사진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는 점. 한때 ‘석류 여신’으로 불렸을 정도니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같은 여자 입장에서는 어쩐지 흥=3






축구에 <슈팅 라이크 베컴>이 있다면 야구에는 <홈으로 슬라이딩>이 있다. 줄곧 야구선수로 활동해온 주인공이 야구는 오직 남자만 할 수 있는 마을로 이사를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책. 여자는 야구의 대체 스포츠인 소프트볼에만 출전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규정에 맞서 자신만의 리그를 만드는 주인공이 당당함이 귀엽다. 처음엔 그저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자신의 힘으로 리그를 시작해 많은 여자아이들과 야구를 나누는 이야기. 귀여운 표지 일러스트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야구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남녀평등에 대한 문제부터, 열정이나 용기, 올바른 토론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라 그런지 2010년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요즘 일본과 한국의 초등야구팀의 수가 1000대 99라는 식으로 우리의 열악한 스포츠 환경을 보여주는 광고가 있다. 야구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열악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어쨌거나.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시게마츠 기요시의 <열구>는 일본 고교 야구에 있어서 하나의 목표가 되는 '고시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만년 꼴찌인 한 고교 야구부가 기적적으로 연전연승을 거두고, 마침내 고시엔이 코앞까지 다가온다. 하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고시엔에 진출하지 못하고, 이들의 삶은 180도로 변한다. 도망치듯이 고향을 떠났다가 20년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고향에 돌아와 비로소 야구가 가르쳐준 것이 인생 그 자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져도 된다. 인생에 콜드게임은 없으니까!"라는 띠지의 문구처럼 어쩐지 주눅 들어 있는 이들을 토닥토닥해주는 힘이 있는 책. 어쩐지 뭉클해진다. 각 장의 시작 면에 들어간 야구와 관련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책. 


마지막으로 덧붙여 현재 롯데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산베어스의 창단에서부터 우승까지의 이야기를 비롯해 두산베어스의 레전드 박철순과의 인터뷰 등이 수록된 <두산베어스 때문에 산다>와 야신이라 불리며 SK 와이번스를 2010년 정규 시즌 1위 팀으로 이끈 김성근 감독의 <꼴찌를 일등으로>. 이 두 권의 책과 함께 하면 가을 야구를 한층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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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10-0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여기 질기고 끈적끈적한 두산 곰돌이 하나 있습니다.

이매지 2010-10-04 21:44   좋아요 0 | URL
내일 두산 곰돌이의 묵직함 기대할께요 ㅎㅎ

순오기 2010-10-0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 아는 여자,는 여기에 낄 책이 아닌가요?^^
책따세 추천도서라니 '홈으로 슬라이딩'은 중학교 도서실에 있겠네요. 빌려봐야지~ ^^

이매지 2010-10-05 00:32   좋아요 0 | URL
책 따세 추천도서는 기본적으로 도서관에 들어가나보군요 ㅎㅎ
개인적으로는 <야구 아는 여자>보다는 <아이 러브 베이스볼>이 괜찮았어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

순오기 2010-10-09 11:36   좋아요 0 | URL
아마도 중고등학교 도서관은 책따세 책은 모두 구입할거에요.
우리 애들 학교와 우리 지역도서관은 그렇거든요~ ^^

마녀고양이 2010-10-0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은 요즘 야구 때문에 난리났습니다.
아흑,, 롯데 2패에서 얼마나 집안이 시끄러웠는지 상상이 가세여?
오늘 마지막 게임이군요..... 아아, 집안의 평화를 위하여 롯데 화이팅!

이매지 2010-10-05 13:52   좋아요 0 | URL
아. 마녀고양이님 댁 분들이 롯데팬이신가보군요^^
애저녁에 마지막 게임을 치른 엘지팬은..... ㅠㅠㅠㅠ

유부만두 2010-10-0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쉬운 마음에 남의 잔치라도 가려고 했더니....광클도 기술이 필요한가봐요. 표 못샀어요. ㅜ ㅜ

이매지 2010-10-07 09:10   좋아요 0 | URL
괜히 암표상이 들끓겠습니까 ㅎㅎ
내년에는 우리도 가을잔치 해야죠 ㅠㅠ

실비 2010-10-07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야구 했지욤 ?^^

이매지 2010-10-07 23:53   좋아요 0 | URL
오늘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있었어요 ㅎㅎ
재역전승으로 삼성이 이겼다고 하는데 밖에 있어서 야구 못 봤네요 ㅠㅠ

유부만두 2010-10-1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경기는 정말 ....어우, 이래서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나봐요. 근데 하도 뒤집기 연발이라 정신이 없어요. 이러다 진 다 빠져서 SK가 쉬운 우승을 하는게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이매지 2010-10-12 09:38   좋아요 0 | URL
어제 중계하면서도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인위적이라고 한다는 말에 빵 터졌어요 ㅋㅋ 정말 양팀이 이렇게 기를 빼면 결국 SK만 좋은 게 아닌가 싶네요. 특히나 두산은 준플부터 계속 이런 경기였으니.
 
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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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도시대의 괴담집인 <회본백물어>에서 소재를 따온 작품이지만, <회본백물어>를 몰라도, 일본의 요괴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이미 국내에도 <우부메의 여름>, <광골의 꿈>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교고쿠 나쓰히코의 작품을 읽을 때면 장광설 때문인지 어쩐지 힘들게 읽어나갔던 기억이 있는데, <항설백물어>는 다른 작품에 비해서 짤막한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총 일곱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팥을 이는 귀신,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했다가 개에게 물려 죽은 너구리, 오래된 버드나무의 저주로 인한 한 집안의 흉사, 길 한복판에 갑자기 나타나 썩어가는 시신 등 읽는 이에게 어쩐지 오싹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이지만 마지막에 가면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어행사 일당의 작은 속임수였음이 드러난다는 구조이다. 하지만 이 어행사 일당은 괴담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악용하는 것이 아니라 괴담에 기대서 나름대로 사회에 악을 제거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해 어쩐지 귀여운 느낌마저 안겨줬다. 

  "요물이란 있지 않을까 의심할 때는 반드시 나타나고, 없다고 여기면 결코 아니 나오는 법. 두렵다고 생각하면 낡은 우산도 혀를 내뽑은 채 손짓을 할 테고, 고목에 걸린 헌 짚신도 삿갓 안을 들여다보겠지요. 세간에서 요괴로 불리는 무리는 모조리 사람이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이니, 당연히 스스로 내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라는 책 속의 말처럼 결국 요괴란, 기담이란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것. 결국은 가장 무서운 존재는 인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것이 모두 '진실'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런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독특한 괴담집에 자꾸만 마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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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을 사놓고 아직 못 읽었습니다만,,,
재미없으면 어쩌나 조금 걱정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매지님의 리뷰를 보니,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하,, 신나랑~

이매지 2010-10-05 13:52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 읽었을 때는 반납 기간도 되고 해서 제대로 못 즐겼는데,
이번데 다시 읽어보니까 재미있더라구요.
일본 괴담류 좋아하신다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