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글쓰기다 - 이제 번역가는 글쓰기로 말한다
이종인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7월
절판


사람의 재능은 만능일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수학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언어를 잘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체육을 잘 한다. 재능을 잘 개발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일 텐데, 우리의 교육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다. 여기서 한국의 교육상황을 개탄하자는 것은 아니고, 번역가의 소질을 따지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나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미리 말해 두기 위해서이다. 어떤 사람은 말재주가 뛰어나지만 호기심은 없고, 어떤 사람은 외국어 실력이 좋은데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다. 소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노력이다. -12~3쪽

글 쓰는 사람이 쓰려고 하는 내용을 색채(이미지)라고 한다면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데생(구성)에 해당한다.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은 일찍이 "데셍과 색채는 별개가 아니다. 색을 칠함에 따라 데셍도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그 둘이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림은 역동적 힘을 발휘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의 구조를 늘 생각해야만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고, 이처럼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훌륭한 번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글을 많이 번역하다 보면 글을 잘 쓰게 되고, 이것이 선순환을 이루어 다시 훌륭한 번역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35쪽

번역가의 자유와 의무는 원문의 흐름과 뜻을 잘 전달했는가로 최종 판단해야지, 원문에 없는 것을 넣었다, 혹은 있는 것을 뺐다는 기계적인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번역가는 번역 기계가 아니다. 백퍼센트 기계적 대응은 불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번역가의 개성이 번역서 안에 스며들게 되며, 번역가의 글쓰기가 작용하게 된다. -51쪽

한 단어에 한 가지 의미만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동의어를 사용하라. 번역은 단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옮겨오는 것임을 늘 기억하라.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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