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 가정에 복작복작 시끄러운 식구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한 지붕 아래 원래 남편과 이혼하고 남편의 친구와 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 엄마를 비롯하여, 치매증상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런 할아버지를 유일하게 다룰 수 있는 가정부, 침대에 누워 늘 멋진 사랑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큰 딸, 서로 지지하는 당파가 다른 아버지와 아들,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다른 세 딸, 그리고 사랑에 실패했다고 자살하겠다고 가족을 찾아오는 원래 친아버지까지. 당췌 종잡을 수 없는 가족의 1년 간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다.



  제목이 주는 느낌처럼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자신에게 100프로 맞는 사람을 찾는 여자도 등장하고, 이별 후 금방이라도 자살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사람도 등장하며, 슬픔을 감추며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등장한다. 뉴욕의 1년(중간에 베니스도 등장하지만)을 배경으로 사랑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아니 그보다 이 왁자지껄한 가족들이 어떤 사랑을 하게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찌보면 다소 산만해보일 수도 있고, 그저 따뜻한 사랑이야기라고만 하기에 약간 시니컬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감정을 버리고 우디알렌식 뮤지컬을 본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캐스팅도 꽤 호화로운 편이라 각 배우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움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을 듯 싶다. 드류 베리모어, 골디 혼, 에드워드 노튼, 나탈리 포트만, 줄리아 로버츠 등등. 이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만나는 건 어렵지 않겠는가? 우디알렌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이 영화만큼은 예외로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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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7-04-2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디알렌식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한 번도 보지를 않아서 원.
에드워드 노튼이 나와서 보고 싶은 영화예요. 괜찮을 거 같네요~ ^^

이매지 2007-04-2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드워드 노튼 좋아해요^^
우디알렌 영화는 두 편 정도 보시면
'아 이게 우디알렌 영화로구나'라고 아시게 돼요^^;
 



  슈퍼맨, 바이오맨, 후레쉬 맨, 스파이더 맨 등등 악당과 맞서 싸우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익히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들어있다. 여기 또 하나의 영웅이 있으니 바로 그의 이름은 "미스터 인크레더블". 보통의 영화들이 영웅이 한창 활약하던 시기를 그리고 있다면 이 영화는 독특하게 자신의 희망과 다르게 정치가들때문에 은퇴(?)한 인크레더블이 몸을 숨기고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겉보기엔 남과 같은 삶이라 할 지라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직 영웅인 "엘라스티 걸"이 부인인지라 아이들도 심상찮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고, 그 또한 여전히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사람들을 돕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능력과 신분을 숨긴채 살아가던 인크레더블에게 정체불명의 특명이 떨어지고, 그는 평범한 시민에서 멋진 영웅으로 다시 방향을 바꾸려하는데...



  언제부턴가 좀 더 세밀해지고 꼼꼼해진 3D기술 때문인지 애니메이션은 가끔 실사와 혼동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도 인크레더블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간 섬의 세밀한 풀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었다. 얼핏보면 실사라고 믿길 정도로 살아있는 풀의 모습 그대로였다랄까. 물론, 주인공인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실사와는 전혀 동떨어진 느낌이었지만...이런 기술적인 면은 디즈니가 픽사와 손을 잡았기때문에 가능해진 일이 아닌가 싶다. 디즈니가 픽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흥행에 대한 좋은 탈출구가 아니었나 싶다.(막말로 디즈니는 한참 망해가지 않았었나. 픽사를 만나서 다시 흥행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 있었던거지. 근데 이제 픽사랑 헤어져서 어쩌나)



  스토리면에 있어서 이 영화에도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구도는 존재한다. 또한 예상할 수 있듯이 우리의 영웅은 악당을 무찌르고 다시 한 번 영웅으로 자리매김을 해낸다. 하지만 누가봐도 흥미진진한 상상력의 표현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 영화에 푹 빠지게끔 도와준다. 물론, 디즈니 특유의 가족주의나 권선징악의 교훈, 미국 영화 특유의 미국영웅주의(거기에 백인에 금발은 금상첨화)은 찝찝한 감이 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유쾌한 캐릭터들과 익살스러운 행동들때문이 아니었을까. 어쨌거나 스토리 자체만 보면 부족한 맛이 있는데 그런 점들을 캐릭터들의 힘으로 잘 보완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된 듯. 후속편이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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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스윙걸즈>를 재미있게 봤다고 얘기했을 때 누군가 내게 "음악이 소재인 코러스도 괜찮은 영화다"라고 소개시켜줘서 찾아본 영화다. 사실 개봉 당시만 하더라도 포스터가 왠지 끌리지 않았다는 이유와 프랑스 영화에 대한 거리감때문에 보지 않았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의 그런 편견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내게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영화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이야기는 마치 <시네마천국>처럼 주인공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프랑스의 한 기숙사 학교. 전쟁 후의 혼란이 채 가시지 않은 그 곳에서는 체벌, 감금, 무관심이 만연해있는 마치 감옥과도 같은 공간이다. 때문에 아이들도 그런 환경 속에서 어둡고 비뚤어진 모습으로 자라나고 있다. 그런 암울한 공간에 새로 온 선생 마티유. 그는 그 어둠과 같은 공간의 바다 속에 음악이라는 돌멩이를 던져 작지만 점점 커지는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솔직히 말하면 이야기자체는 어디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그런 이야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과 훈훈한 정, 그리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런 종류의 영화가 가진 미덕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나도 한 때 합창부 활동을 했었기때문에 화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알고 있다. 각자의 독특한 음색을 나 잘났소하고 뽐내지 않고 서로에게 맞춰가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에서 처음엔 저마다의 실력차를 가지고 있었고, 저마다의 개성도 가지고 있었던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냈을 때의 그 감동. 그리고 음악과 합창을 통해서 세상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들의 가슴에 따스함의 씨앗을 심을 수 있었던 점들은 다소 뻔하다고 해도 감동 그 자체였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큰 대회의 참석과 같은 어떤 목표가 없는 합창단이었기때문에 강제성은 부족하고, 어떤 목표도 없었지만 되려 강제적인 생활에만 익숙했던 그들이 처음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래를 할 수 있었기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늘 빈소년합창단의 곡들을 들으면서 아직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소년들의 목소리는 정말 신이 주신 또 하나의 악기같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이 영화에서도 소년들의 목소리는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합창을 통해 하나가 된 목소리도 좋았지만 유독 고운 음색을 가지고 있는 모항쥬의 솔로부분은 아름다웠다.



  다소 뻔한 내용을 중화시켜주는 것은 앞서 말한 고운 음색과 귀여운 캐릭터들이다. 전쟁에서 부모를 잃은 고아 소년 페피노는 부모님이 토요일에 데리러 온다고 했다며 거의 매일 정문에서 행복한 그렇지만 이뤄질 수 없는 기다림을 하고, 모항쥬는 천사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속은 도무지 알 수 없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양배추인형같이 생겼지만 똘똘한 보니파스 등등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당하면서도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관리인, 처음에는 교장의 오른팔 같았지만 역시 음악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이란 이처럼 소중한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비록, 마티유 선생이 삼류 음악가에 변변한 직장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가 가진 신념과 꿈은 소중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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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이라는 소설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영화. 국내에도 꽤 많은 팬들을 갖고 있는 히로스에 료코의 출연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료코는 영화에서 비교적 짧게 등장한다.) 하지만 원작 소설을 읽고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건, 료코의 매력때문에 이 영화를 찾게 된 사람이건 누구라도 영화를 보고 나면 잔잔한 감동과 한줄기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원작을 읽고 당장 보고 싶었지만 하얗게 눈이 쌓인 날에 보면 느낌이 더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이 영화를 봤다. 이미 책을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영상으로 직접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곳을 바라보고, 또 그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직업을 수행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왠지 모르게 짠한 느낌이 들었다. 아내의 죽음, 딸의 죽음 앞에서도 철도원이기에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런 그의 마음을 이해해준 가족들과 친구가 있었기에 그의 인생은 헛되지 않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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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에서 친구의 소개로 함께 카풀을 하며 뉴욕까지 오는 해리와 샐리. 시니컬한 해리와 깐깐한 샐리는 '남녀의 우정'에 관해 열띤 토론을 하고는 결국 뜻을 맞추지 못하고 뉴욕에서 헤어진다. 그렇게 둘의 인연은 끝날 뻔 했지만 5년 뒤 공항에서 재회한 두 사람. 알고보니 둘 다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되고 둘의 논쟁은 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 몇 개월 뒤 뉴욕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마침 연인에게 버림받은 직후.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면서 둘은 마침내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데...

 


  처음엔 지금은 예전의 귀여움은 사라져버린 맥 라이언의 다소 촌스럽기까지 한 사자머리가 우습기만 했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젊음의 혈기가 사라지긴 했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을 갖고 있는 샐리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는데 한 시간도 더 걸리는 샐리. 해리를 바보 취급하며 쳐다볼 때 콧가에 작은 주름이 생기는 샐리'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영화. 해리 역시 나이가 들어서 좀 덜 시니컬하고 날을 덜 세우니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어쨌거나. 가을에 봤으면 더 좋았을껄이라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맥 라이언이 주연을 맡고 있고 같은 작가가 각본을 썼다는 점에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종종 언급되기도 하는 작품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언제봐도 좋을만큼 로맨틱 드라마의 전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앙숙과 같이 다투던 남녀가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좋은 음악과 아름다운 배경까지 있으니 일석삼조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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