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 서울 수도권편, 한나절 걷기 좋은 길 52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행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엮음 / 터치아트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친구와 나는 주로 데이트를 하면 산책을 하곤 한다. 돈은 없지만 튼튼한 몸이 있는 젊음을 핑계삼아, 그리고 산책을 하며 이것저것 보는 재미로 걷기를 즐긴다. 하지만 시내는 한가하게 걷기에는 너무 빡빡하고, 동네는 한가하게 걷기엔 너무 밋밋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책을 알게되어 혹시 도움이 될까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서울에도 제법 큰 비용이 들지 않고 걷기 좋은 곳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책장을 넘기면 가장 먼저 책 앞갈피에 있는 '혼자서 사색하기 좋고 둘이서 도란도란 가기에도 좋고 여럿이 함께 떠나기에도 좋은 걷기여행'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책장을 넘기다보면 사색하기에 제법 괜찮겠다싶은 장소들도 나오고, 여럿이서 도시락을 싸서 산책가고픈 곳들도 나와서 책장을 넘기며 '여기엔 누구랑 가볼까'하고 공상에 빠져들었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여행지는 절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다. 지방에 사는 분들이라면 정보가 빈약하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에는 여기나 한 번 가볼까'싶은 곳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각 코스마다 소요시간, A지점에서 B지점까지의 시간에 대해서 적어놓았는데(한 시간에 4km를 간다는 가정 하에 계산했다고) 대개 총 소요시간이 3시간 전후의 코스가 가장 많았다.(물론, 5시간이 걸리는 코스도 있었지만.) 소요시간 뿐만 아니라 '떠나기 전에'를 통해 화장실과 식당, 쉼터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고, '찾아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을 실어놓아 교통의 불편없이 여행할 수 있게 해줬다. 또, 걷기여행을 하면서 방문하게 될 곳들의 요금, 개장시간, 전화번호를 실어놓아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이 책만 들고 출발할 수 있게끔 되어 있었다.  

  집 근처에서부터 정말 여행하는 것처럼 기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까지 다양하게 구성된 책이라 내일이라도 당장 가벼운 옷차림과 운동화를 신고 물 한 병을 들고 슬렁슬렁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꼭 이 책에 쓰여진 시간대로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없이 걷기여행자체를 즐기는 것도 매력적인 여행이 될 것 같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호인 2007-05-2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장 한강변에만 나가도 걷고 뛰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보이질 않습니다. ㅎㅎ, 워낙 운동들을 많이 하니까. 더욱 그런 것 같아요. ^*^

이매지 2007-05-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도 한강변에 있는 곳들도 여러 곳 나왔어요^^ 요새는 정말 워낙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구름의무게 2007-05-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걷는 거 참 좋아라하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호호
 
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 <가타카>를 보면서 유전자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버린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할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의 미래를 규정지어버리는 것. 그것은 다가올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조심할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에게 미래를 빼앗아가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 <중력 삐에로>는 중력과 같이 피할 수 없는 유전자 앞에 놓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강간당해서 태어나게 된 하루. 그는 자신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알기 때문인지 성을 혐오한다. 아니, 동물의 성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대하니 인간의 성행위를 혐오한다는 것이 옳으리라. 벽에 낙서된 그래피티를 지우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하루에게는 유전자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형과 암 투병 중인 아버지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이들 부자들이 우연찮게 연속 방화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동안 애써 잠들어 있었던 이들의 과거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같은 작가의 <사신치바>를 읽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도 '이 사람 감각있네'라는 생각을 했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볍게 풀어가면서도 진부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심층적으로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극복이라는 신화적 해석을 가능케하는 부분이 있지만, 표층적으로는 꽤나 가볍게 읽어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연 하루와 이즈미의 아버지다. 겉으로 보기엔 너무 평범하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 강간범의 자식이지만 그 아이도 내 아이처럼 보듬고 차별없이 키우는 모습에서 중력을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중력에서 벗어난 인물이 어디 아버지뿐이겠냐마는)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서로의 의지가 되어주는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유전자만으로 모든 것을 확정지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특히 유전자와 관련지어서)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배경지식이 없다고 해도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은 과연 어떤 느낌일런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수맘 2007-05-19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도 일본소설을 ? --- 왜 이런말을 했는지는 제 페퍼를 보면 알 수 있어요.^ ^.

이매지 2007-05-1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새 일본소설에 빠져계시는군요^^
일본소설이 소재도 다양하고 크게 부담도 없어서 잘 읽히는 거 같아요^^

푸른신기루 2007-05-20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신 치바>를 읽고 좋아서 <중력 삐에로>를 읽게 되었어요
이 작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중ㅋㅋ
이사카 고타로!!

이매지 2007-05-2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빌려올까하다가 가방이 무거워서 포기한^^;
 
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절판


아무리 진부한 범죄라도, 그것 때문에 한 번뿐인 인생이 마구 뒤틀리고 만다. 사회에 대한 영향이나 사건의 진부함, 통계나 법률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이야기다. 흔해빠진 사건은 영화가 되지는 못해도,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 수는 있다.-27쪽

인생이란 강물 같은 거라 뭘 하든 흘러가는 거야. -71쪽

안정이니 불안정이니 하는 건 커다란 강의 흐름 안에서는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아. 나아가는 방향에는 별 차이가 없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면 돼. -71~2쪽

삐에로가 공중그네를 타고 날아오를 때는 중력을 잊어버리는 거야."-109쪽

형도 조심해야 해. 똑바로 가려고 의식하면 할수록 길에서 벗어나게 되니까. 살아가는 일과 똑같아. 똑바로 살아가려는 데도 어딘가에서 저도 모르게 굽고 말아. 물론, 굽어라, 굽어라, 하고 외쳐대도 굽는 거지만. -120쪽

사람의 일생은 자전거 레이스와 똑같다고 단언하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인생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비유하는 동료도 있다. 즉, 인생은 죽을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하는 경주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사고방식과, 인생은 풀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과 같으므로 옆 테이블에 앉은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사고방식이다. -147쪽

세상에는 인터넷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표시되지 않는 인물이나 사물은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세계에서 몸을 숨기고 싶다면 은밀하게 사는 곳을 옮길 필요도 없이 검색 조건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160쪽

좋은 브랜드는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도 좋아. 그렇지만 그 반대도 있어. 별것도 아닌 물건에 브랜드 이름을 붙여서 손님을 속이거든. 사람들은 브랜드 이름만을 볼 때가 많아. 사람의 외관도 그와 똑같아서, 눈에 보이는 겉모습에 간단히 속고 말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기본을 잊어버리고 마는 거야. -276쪽

비극의 구십 퍼센트 이상은 착각에서 일어나지. 그 나머지는 자신만만한 정치가 때문에 일어나고. -276쪽

이상하게도 사람이란 고정관념을 가지기 쉬운 모양이야. 까마귀는 검다, 개는 온순하다, 고양이는 변덕스럽다, 동정은 악이며 장수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 그렇게 단정하면 기분 좋은 모양이야. 그래서 노숙자를 모두 실패한 인간이고, 야만적이며 불결하다고 단정해버려. 또는 노숙자는 모두 불행한 인간이며, 바탕이 선한 사람이라고 단정해. 장애자나 노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노숙자 가운데는 이상한 놈도 있고 싹싹한 놈도 있어. 사랑스런 노인이 있는가 하면 때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어. 부탁만 하면 탐정 업무도 멋지게 해내는 노숙자도 있는 거야. -30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갓 나왔을 때 보려고 찜해놨지만 다른 책들에 밀려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샤바케 2- 사모하는 행수님께>가 나온 것을 계기로 읽기 시작했다. 제법 핸디한 사이즈의 책이라 별 부담없이 읽어갈 수 있었다.

  때는 에도 시대. 대형 운수상회인 나가사키아에는 이치타로라는 병약한 소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생명이 위태위태한 아이를 위해 좋다는 약재를 하나씩 모으다 약재상까지 하게된 가족들. 외할아버지는 아이를 지켜주기 위해 사람으로 변한 요괴 둘(이누가미와 하쿠타쿠)을 데리고 온다. 요괴와 가족들의 과보호 속에서 살아가던 이치타로는 몰래 외출했다가 칼을 든 살인자를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는 도련님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넘겼던 요괴들도 계속하여 약재상들이 살해당하자 위험을 느끼게 되고, 이치타로와 요괴들은 남몰래 사건의 진상을 위해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일본 추리소설을 읽노라면 자신들의 문화를 잘 융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요괴라는 요소가 가미되어 한층 일본문학다움을 갖춘 것 같다. 책의 각 챕터마다 그려진 요괴그림들도 글로 만나는 것과는 다르게 귀여운 느낌도 있었고. 요괴가 사람으로 변장해서 주인을 지켜준다는 점이나 사건의 진상은 허무맹랑한 부분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약하지만 마음은 곧고, 제법 똘똘한 구석도 있고 게다가 인물도 좋은 이치타로의 모습도 호감이 갔다. 만약 그가 과보호로 인해 어리광만 부릴 줄 아는 도련님이었다면 비호감이었을테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적당히 긴장감이 있어서 술술 읽어갈 수 있었다. 요괴가 나온다고 하지만 우리의 인식과 달리 여기서의 요괴는 인간과는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긴 하지만 무섭지는 않은 귀여운 요괴들이었다. 요괴가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나 가볍게 읽을만한 추리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제 갓 심리학 이론들을 접하는 입장이라 사실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과 상식선의 이론 정도만 알 뿐 자세히 알지 못한다. 프로이트, 융, 라캉 등 유명한 사람들의 이론을 접하려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적인 토대가 없기때문인지 영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융의 책들을 뒤적이다가 가볍게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융의 이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제법 얇은 책이고 내용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어갈 수 있었다. 이 책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그림자란 우리 자신의 일부분이지만 우리가 보려 하지 않거나 이해하는 데 실패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그림자는 육체적 균형처럼 심리적 균형을 위해서는 꼭 인식해야하는 부분이다. 빛과 어두움이 균형을 이루고 공존할 수 있듯이 심리적으로 그림자와 페르소나(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모습인 동시에 우리가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모습)은 공존한다. 평소에 그림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극단적으로 감정이 치닫게 되면 그림자가 겉으로 드러난다. 이에 평소의 그 사람답지 않은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퍼지면 전쟁이나 유대인 학살과 같은 것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이 그림자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어야 정신적인 균형을 이루고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끔 별다른 이유없이 화를 냈던 것이 그림자와 관련이 있었구나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림자를 통합하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잔혹한 소설을 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지만(어차피 내면이 그런 상태니 굳이 꾸며내지 않아도 된다고) 좀 더 다양한 해소법에 대해 알고 싶었다. 총 3장으로 되어 있는 부분에서 1,2장에서는 주로 그림자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었지만 3장에서는 만돌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내용이 굳이 있어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융의 심리학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볼 수 있었지만, 역시 이 책만으로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신기루 2007-05-17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 페르소나..!!(전 '페르조나'라고 배웠습니다만 외국어니까)
라틴어로 '가면'이라는 뜻이지요..ㅎㅎ (라틴어 맞나..??)
성격심리학 때 배웠다가 참 마음에 든 말이라서 기억 속에 늘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매지 2007-05-1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책도 좀 들여다보니까 이것도 만만치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새는 라캉때문에 머리가 깨질 지경이예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