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삐에로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0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5월
절판


아무리 진부한 범죄라도, 그것 때문에 한 번뿐인 인생이 마구 뒤틀리고 만다. 사회에 대한 영향이나 사건의 진부함, 통계나 법률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이야기다. 흔해빠진 사건은 영화가 되지는 못해도,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 수는 있다.-27쪽

인생이란 강물 같은 거라 뭘 하든 흘러가는 거야. -71쪽

안정이니 불안정이니 하는 건 커다란 강의 흐름 안에서는 사소한 일에 지나지 않아. 나아가는 방향에는 별 차이가 없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면 돼. -71~2쪽

삐에로가 공중그네를 타고 날아오를 때는 중력을 잊어버리는 거야."-109쪽

형도 조심해야 해. 똑바로 가려고 의식하면 할수록 길에서 벗어나게 되니까. 살아가는 일과 똑같아. 똑바로 살아가려는 데도 어딘가에서 저도 모르게 굽고 말아. 물론, 굽어라, 굽어라, 하고 외쳐대도 굽는 거지만. -120쪽

사람의 일생은 자전거 레이스와 똑같다고 단언하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인생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비유하는 동료도 있다. 즉, 인생은 죽을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하는 경주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사고방식과, 인생은 풀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과 같으므로 옆 테이블에 앉은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사고방식이다. -147쪽

세상에는 인터넷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표시되지 않는 인물이나 사물은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세계에서 몸을 숨기고 싶다면 은밀하게 사는 곳을 옮길 필요도 없이 검색 조건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160쪽

좋은 브랜드는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도 좋아. 그렇지만 그 반대도 있어. 별것도 아닌 물건에 브랜드 이름을 붙여서 손님을 속이거든. 사람들은 브랜드 이름만을 볼 때가 많아. 사람의 외관도 그와 똑같아서, 눈에 보이는 겉모습에 간단히 속고 말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기본을 잊어버리고 마는 거야. -276쪽

비극의 구십 퍼센트 이상은 착각에서 일어나지. 그 나머지는 자신만만한 정치가 때문에 일어나고. -276쪽

이상하게도 사람이란 고정관념을 가지기 쉬운 모양이야. 까마귀는 검다, 개는 온순하다, 고양이는 변덕스럽다, 동정은 악이며 장수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 그렇게 단정하면 기분 좋은 모양이야. 그래서 노숙자를 모두 실패한 인간이고, 야만적이며 불결하다고 단정해버려. 또는 노숙자는 모두 불행한 인간이며, 바탕이 선한 사람이라고 단정해. 장애자나 노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노숙자 가운데는 이상한 놈도 있고 싹싹한 놈도 있어. 사랑스런 노인이 있는가 하면 때려주고 싶은 사람도 있어. 부탁만 하면 탐정 업무도 멋지게 해내는 노숙자도 있는 거야. -30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