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에 갈까 문과에 갈까와 같은 평범한 고민을 하며, 방과후에는 친구인 치아키, 고스케와 함께 야구를 하며(거의 캐치볼 수준) 지내는 주인공 마코토. 우연히 들어간 과학 실험실에서 시간을 건너뛰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고, 마코토는 위험에 처할 때마다, 혹은 필요할 때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타임리프)을 갖게 된다. 아침마다 턱걸이로 교실에 들어오는 일도, 행여나 빠트린 물건이 있다면 다시 가지러갈 일도 없어졌고, 모든 위험을 피하며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기뻐하던 것도 잠시. 마코토가 과거로 돌아가는 횟수가 늘어나며 그녀의 인생은 꼬여만 간다. 과연 마코토는 자신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성장영화라고 볼 수도 있을 듯 싶다. 시간을 움직인다는 개념이 등장하긴 하지만 거기에는 치아키와 고스케라는 두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치아키에 대한 사랑도 깨닫게 된다. 특히 마지막에 치아키의 대사 "미래에서 널 기다릴께"는 숱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지 않을까 싶었던. 이 영화와 같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영화지만 지브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던 영화였다. 그림투도 코믹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즐겁게 본 영화였다. 원작소설도 따로 있다기에 관심이 생겼는데, 책 소개를 보니 내용은 조금 다른 듯 싶지만 과연 원작의 느낌은 어떨지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에게나 되돌리고 싶은 시간은 있다. 누구나 '만일 그 때 내가 그렇게 행동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을 하나씩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물론, 정작 그렇게 내게 시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정체성의 문제로 오히려 혼란스럽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갖고 싶은 능력이 바로 시간을 되돌리는(혹은 시간을 건너뛰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여러 편의 영화를 통해 시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만날 수 있었기에 사실 이 영화에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얼마 전에 본 <클릭>과 비슷한 설정이 아닐까 싶어서 잠깐 영화의 맛만 보려다가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볼 수 밖에 없었다. 



  Time waits for no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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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6-0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도 있다죠..??
치아키의 저 마지막 대사는 정말 강력해요...^^

이매지 2007-06-05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다메의 치아키 센빠이의 그림자에서 간신히 벗어났는데 또 다시 다른 치아키에게 붙잡혀 버렸어요 ㅎㅎ 드라마도 있군요. 어떤 느낌이려나~ ㅎㅎ

물만두 2007-06-05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책보고 싶어요~

이매지 2007-06-0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저두요~ 지금 학교에 신청하면 과연 졸업하기 전에 읽을 수 있을런지.
정아무개님 / 저 포즈로 "미래에서 널 기다릴께" 그랬다니까요 ㅎㅎ 캬악~ >ㅁ< 가슴이 콩닥콩닥했어요.ㅎㅎ

BRINY 2007-06-0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거 개봉했나요?

이매지 2007-06-06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일인가에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절판


2인조 은행 강조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둘 중 어느 한 명이 꼭 화를 내게 되어 있다. 운도 안 따라준다. 예를 들면, 부치와 선댄스(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두 주인공-역주)는 무장한 보안관들에게 포위됐고, 톰과 제리는 만날 싸운다.
그에 비하면 3인조는 나쁘지 않다. 사람 셋이 모이면 문수보살의 지혜가 난다는 말도 있다. 나쁘지 않지만 베스트도 아니다. 삼각형은 안정적이나 거꾸로 뒤집으면 균형을 잃는다.
그리고 셋이 탄 차는 별로 보지 못했다. 도주용 차에 셋이 타든 넷이 타든 상관없다면, 넷인 편이 좋다. 다섯이면 너무 갑갑하다. 이러한 이유로 은행 강도는 네 명이 필요하다. -7쪽

인간에게는 교육욕이란 게 있다. 한 번뿐인 인생살이에 자신이 없으니, 남 앞에서 선생이라도 된 양 떠벌이고는 안심하는 것이다. -27쪽

시간[時間] ①시간 흐름의 두 지점 사이 ②공간과 함께 인식의 기초를 이루는 것. 인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믿고 있는 것 중 하나. 인간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 중 하나. 인생의 충실도와 비례하여 그 진행 속도가 빨라짐. 따분함에 비래해 그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데, 수업 중에는 완전히 멈춘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음. -33쪽

회의[會議] ①의견을 맞춤. ②미리 상의함. ③회사원의 노동시간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 참가자 수에 비례해 시간이 길어짐. 목소리 큰 사람이 주도권을 잡음. 효과적인 결과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막판에 보면 시작 전 상태로 돌아가 있는 경우도 많음. -40쪽

인간이란 존재는 각자가 자기만의 주인을 갖고 있다. 여기서 '주인'이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근거가 되는 것으로, 그것은 자신의 상관일 수도 있고 자기만의 미학일 수도 있다. 일반 상식일 수도, 이해득실일 수도 있다. 아무튼 사람들은 행동할 때 그 주인, 즉 룰에 따른다. -49쪽

기억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 컴퓨터를 들 수 있죠. 하드디스크와 DVD, 앞으로는 모든 정보가 매체로 보존될지도 모릅니다. 미국이 갖고 있는 거대 도감청시스템 '에쉴론'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위성을 경유해서 전달되는 전화나 FAX, 메일 등 모든 정보를 제3자가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이 데이터베이스에 보존되지요. 무서운 시대 아닙니까? 모든 것을 기억해서 남기려고 합니다. 기록은 선(善)일까요? 보존이나 보관은 칭찬받을 만한 일일까요? 벚꽃은 곧 지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겁니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편이 훨씬 더 좋은 것도 많지 않을까요? 헤어진 애인과의 추억, 홍수 뒤 강의 탁류, 천재가 단 하룻밤 불어재낀 알토색소폰의 애드리브, 친구끼리 나눈 바로 그 순간의 대화..... 모두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소중한 겁니다. 은행 강도를 본 것도 곧 잊어야죠. 휴대전화에 찍히는 발신이나 수신 기록 같은 건 정말 엿 같은 일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90쪽

책에 적혀 있는 것은 대개가 헛소리야. 목차와 정가 이외에는 전부 다. -131쪽

살인[殺人] 사람을 죽이는 일. 독자의 관심을 붙들어놓기 위해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
살인사건[殺人事件]소설이 추리소설이라는 점을 알기 쉽게 광고하기 위해 제목에 덧붙이는 접미어. ¶-152쪽

자기가 속으로 느낀 것을 전부 입 밖에 낼 필요는 없는 거야. 사람들이 모두 자기 생각들을 맘속에만 담아두고 있다면, 이 세상은 훨씬 더 평화로울 것이다, 이 말이야. -170쪽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대출이에요. 지구는 대출로 돌아가고 있죠. -203쪽

네가 하는 말은 애매해서 알아듣기가 힘들어. 꼭 등산로 같아. 전모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그 말이야. 정상에 선 사람한테만 보이는 길은 의미가 없어. 올라가는 도중에 있는 사람도 둘러볼 수 있는 길을 만들어달란 말이야. -258~9쪽

들어봐, 이 세상이란 곳은 너무도 복잡하게 얽혀서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가 없어. 다시 말해서 난해한 영화 같다, 이거야. 전위적이라 몇 번을 봐도 내용을 알 수가 없어. 우린 그런 영문 모를 영화를 계속 앉아서 봐야만 하는 거야.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그냥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거지. 그런데 말이야, 나루세는 어디서, 뭐 이상한 잡지일 수도 있지만, 감독의 인터뷰를 읽은거지. 혹은 머리 좋은 평론가가 쓴 해설서이거나. 그러니까 영화를 봐도 이해를 하는 거야. 당황하는 일 없이.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모든 일을 다 꿰뚫고 있는 얼굴로 늘 침착하게 있을 수 있겠어? -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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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비슷비슷한 범죄수사물들 가운데 나름 독특한 수사물. FBI의 행동분석팀이 살인범의 심리를 분석(프로파일링)함으로써 범인의 정체를 밝혀간다는 내용. 그 와중에 팀원들이 겪는 위기와 개인사도 한 몫 거들며 재미를 더하는 수사물. CSI가 증거에 기반하는 수사물이라면 이 드라마는 심리에 기반하는 수사물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싶다.  

2. 감상
  일단 이 드라마는 처음 시작부분이 누구누구 가라사대라는 일종의 경구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범인의 행동이나 패턴을 보고 그 사람의 연령대나 생김새, 사회적인 성향 등의 내용을 분석해낸다. (현대판 셜록 홈즈라고 보면 될까?!) 기디언 요원의 능숙함과 하치 요원의 냉정함,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사교성을 제로인 리드, 활달한 성격으로 팀이 분위기를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가지만 일은 확실하게 하는 모건, 컴퓨터 전문가로 모건의 부탁 한 마디에 일사천리 조사를 진행하는 가르시아, 언론을 담당하는 JJ까지. (여기에 여자요원이 하나 더 있으나 최근 2시즌에서 하차)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매력, 그리고 범죄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드라마.

  1시즌 24편, 2시즌 24편.

3.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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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전공으로 하는 안젤라. 그녀는 영상폭력과 관련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논문에 쓸 영화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지도 교수님께 부탁을 하기도 하고, 같은 과 학생인 케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한 편, 그녀의 자료를 찾아주기 위해 교수님은 영상실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한 비디오를 보다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교수님의 죽음을 확인한 안젤라는 그가 보고 있던 비디오를 몰래 가져와 보게 되고, 그 비디오가 실제 살인 사건을 담은 영화(스너프 무비)임을 알게 된다. 이에 케마와 함께 범인의 행방을 추적하게 되며 둘은 들어가서는 안되는 영역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사실 오늘 날 영화는 지나치게 폭력적이다. 그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대리만족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영화 속의 행동을 답습하고, 폭력을 자주 보게 되면서 오히려 그런 폭력에 신경이 무뎌지는 악영향도 있다. 이 영화는 비록 10여년 전에 나온 영화지만 영화의 폭력성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이후 마주하게 된 범인은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자신이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이 결국 관객들이 그런 영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폭력적 영상에 익숙해진 관객의 역치는 계속 높아져가고 관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점점 더 폭력적인 영상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폭력적인 영상을 좋아하지 않는 주인공도 정작 영화의 첫 장면에서 지하철에서 사고가 났을 때는 그 광경을 보고자 했다는 점과 스너프 필름의 소리만을 듣고 있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이것으로 미뤄보아 감독은 모든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폭력성과 관음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본 것 같다.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자극적일 수도 있었지만 이 영화는 스너프 필름의 영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음향적 효과나 분위기를 통해 오히려 더 긴장감있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내준 것 같다. 누가 범인인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끝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를 볼 때는 여느 헐리우드 스릴러물보다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정작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미디어의 폭력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어줬다.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접해봄직한 영화.

  여담이지만 케마 역을 맡은 남자가 얼핏 조니 뎁과 비슷한 분위기라 순간 헷갈리기도 했던. 그리고 예전에 같은 감독의 <오픈 유어 아이즈>는 꽤 지루하게 봤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다시 한 번 그 영화를 찾아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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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요괴문화 - 그 생성원리와 문화산업적 기능
중앙대학교한일문화연구원 엮음 / 한누리미디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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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일본의 요괴는 전통적인 요괴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일본문화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가 하면,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의 요괴를 생성 아니 창작하고 있다. 요괴는 허황한 것, 허튼 것, 비과학적인 것이라 해서 물리치고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상상력의 또 하나의 표현양식이라는 관점에서 요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나아가 여러가지 방식으로 요괴를 즐기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더러는 문화산업으로 응용되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마이너스적인 힘을 해소하는 분출구로서의 역할도 하게 된다. -2~3쪽

 요괴는 창조하는 것이지만, 전혀 없던 것을 만들어낸다기보다 이미 있던 사물이나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을 일그러뜨리거나 축소하거나 반복하거나 뒤틀어 놓음으로써 새로운 요괴를 생성한다. 물론 이 과정에 일본인의 미의식이나 기존의 요괴관이 개입된다. -24쪽

 '요괴'를 정의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이것을 우선 글자 그대로 이해하여 '이상한 것'이나 '이상한 일' 즉 '괴이'라고 평이하게 이해해 두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요괴'라는 말은 중국에 기원을 두는 말이다. 한서에 '도읍에 요괴가 있어'라는 기록이 있다. 이는 바로 위에서 말하는 요괴이다. 즉 불가사의한, 불가해한, 괴이한 일이 일어났다는 정도의 의미이다. 그 현상이 어떤 현상이며 그 정체(원인를 당시의 고대 중국인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이 말이 일본에서 처음 쓰인 것은 <속일본기> 777년 3월 19일 조에 보이는 "크게 부정을 물리쳤다. 궁중에 빈번히 요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는 기록이다. 이 '요괴'의 원인은 아마도 '오니'의 탓이라고 여겼던 것이라 생각된다.
 즉 사람에게 '이상하다'든가 '불가사의'라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요괴'라는 라벨을 붙여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집안에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소리'가 나면 그것은 그 자리의 '요괴'가 된다. 또한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얼굴'이나 '몸짓'을 하면 이것은 그때의 '요괴'가 된다. 즉 '요괴'란 사람의 인식체계나,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의 체계로부터 일탈된 것 모두를 가리키게 된다. -31쪽

오니 기와에도 화장- 보기 흉한 여자라도 화장을 하면 예쁘게 보인다는 말이다. 오니 기와(鬼瓦)는 귀신 얼굴 모양의 기와로 무섭고 거친 형상이다. 우리 속담의 '쇠말뚝도 꾸미기 탓이다'와 비슷하다. -63쪽

시누이 하나는 천 마리의 오니와 싸우기 - 며느리로서는 단 한 사람의 시누이라도 오니 천 마리와 상대하는 것만큼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라는 비유이다. 며느리로서 시누이와의 갈등은 엄청난 시련이라는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누이에 대한 적개심은 오니와 비교되기도 하였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65쪽

백귀야행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백가지 귀신 도깨비가 밤길을 가는 모습이라는 뜻인데, 온갖 귀신들이 나와 행진을 하는 그림책이다. 전해져 오는 요괴이야기들을 시각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제목처럼 수 많은 요괴가 그려져 있다.
에도시대 이전부터 이처럼 두루마리 그림으로 요괴들이 많이 그려졌다. 기물이 오랜 시간 흐른 다음에 변신하여 정령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미혹한다는 '쓰쿠모가미'를 그린 두루마리 그림도 있다. 쓰쿠모가미란 기물이 오랜 시일을 거쳐 혼을 갖게 된다는 생각에서 기물이 변신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설날을 앞두고 오래된 기물을 밖에 버리는 습속이 있다. -10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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