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오기 전에 큰집에 가서 할머니 유품을 정리하는데 조그만한 상자에 아들, 손자, 손녀, 증손자의 사진까지 가득 담겨 있었다. 마침 내 사진도 한 장 있길래 가져가도 되냐고 했더니 삼우제 때 태울꺼만 빼고는 가져간다고 해서 슬쩍 챙겨왔다.

90년에 찍은 사진이니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의 사진인데 이 때만 하더라도 망가지기(?) 전이라 다들 이게 너냐고 할 정도로 못 알아보는 사진. (심지어는 아빠도 옆에 얘는 누꼬? 라고 하실 정도. 아이구. 아부지!) 근데 솔직히 내가 봐도 지금 얼굴이랑 좀 달라서 내가 맞나 싶어지는 사진. (달리 뭐 이렇게 둥그런 애가 없으니 내가 맞겠지만. 쩝.) 그래도 사촌언니의 증언에 따르면 내가 어릴 때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어깨 한 쪽을 으쓱했다고 하니 내가 맞나보다 ㅎ 아마 할머니랑 찍은 몇 장 안되는 사진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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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3-0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매지님 어릴 적 넘 귀여워요.
지금의 얼굴이 담겨있는데요^^
할머님 삼우제 앞두고 계시나 봐요.
전 그러고보니 할머니와 찍은 사진 한 장이 없네요.
15년 전 돌아가셨어요.

카스피 2009-03-0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매지님,넘 귀여우시네요^^

이매지 2009-03-0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 저도 아마 저 사진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 :) 잘 가지고 있으려구요~
카스피님 / 다시 저 사진을 보니 어릴 때 좀 더 표독스러웠던 것 같아요 ㅎ
 










작년에 나왔을 때 사야지 사야지 미뤄오다가 절판이 되서 아쉬웠는데 2009년판으로 새로나왔다. 가격은 2008년판보다 조금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부담없는 가격. 저렴한 가격에 알찬 내용으로 돈은 아깝지 않을 듯. 나처럼 편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봐도 좋겠지만, 맞춤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보기 괜찮을 듯.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저택(흑조정), 항아리 모양의 지하 감옥 같은 방(호중암), 버려진 고물로 만든 기괴한 성(월궁전), 눈의 결정 모양을 딴 육각형 건물(설화루),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붉은색 기와의 일본풍집(홍우장), 환상의 숲 속에 우뚝 솟인 미궁 같은 고성(절규성) 이렇게 총 6개의 건축물을 무대로 벌어지는 여섯 개의 살인 사건을 다룬 신본격 작품이라고 한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도 최근 은근히 출판되는 듯 싶다. 아직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은 접한 적이 없는데 평도 그리 나쁘지 않아 관심이 간다. 어여 한 권씩 읽어봐야겠다.











이제는 온다 리쿠라면 살짝 지겹다는 느낌도 들지만, 뭐 국내 소설가가 아닌 외국 소설가의 작품을 인터넷에서 먼저 공개한다는 사실만 봐서는 역시 온다 리쿠라는 생각도 든다. 뭐 비슷비슷한 온다 리쿠식의 서사는 아쉽지만, 일단 인터넷으로 맛을 보고 구매를 결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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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2009-02-27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작년에 나오자마자 사서 봤는데, 정말 알찬 책이었어요. 안그래도 열린책들 출판사를 좋아하는데, 어쩜... 이렇게 예쁜 짓(?)만 하는지..우항. 사실 저한테는 만원 가까이 해도 좋았을 책이었지요. 올해도 사보려고요. 비슷하지만 달라졌을 내용이 궁금해서요.:-)

온다리쿠는 도서정가제 개편되기 전에 쿠폰의 유혹에 못 이겨 우후죽순 사들였는데, 글쎄 아직 하나도 안 읽은 거 있죠.(벌써 몇 년째 숙성 중!-ㅁ-;) 갖고 있는 책만 다섯손가락이 넘는다니까요. 으핫. (그나저나 이 작가도 엄청 다작하네요.;;; 여자 히가시노 게이고 같아요. 파핫.)

이매지 2009-02-27 19:42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기본적인 골격은 같은데 작년보다 몇 가지 추가된 것 같더라구요. 페이지 수도 30페이지정도 늘어난 것 같구요. 저도 올해는 꼭 사보려구요 :)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ㅎㅎ

온다 리쿠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는 작가라 그런지 일본에서 출간된 왠만한 책들은 거의 다 나오는 것 같아요. 히가시노 게이고도 그렇지만 ㅎㅎ 사실 한동안 일본소설은 온다리쿠,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가 나눠먹다시피 했었죠-ㅅ-;;
 


 구정 지나고 할머니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셨었는데, 일요일 밤 9시쯤 오늘 밤을 못 넘기실 것 같다는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아빠랑 엄마랑 내려가셨는데 다행히 그 날을 넘기셔서 아빠는 남아 계시고 엄마는 출근하려고 다시 새벽에 혼자 상경. 그리고는 저녁 때 일을 마치고 돌아오셔서 지금 막 돌아가셨다고 준비해서 내려가자고 해서 또 부랴부랴 내려왔다. 다행히 기차 막차를 타고 지리한 시간을 버틴 끝에(4시간이나 기차에 있는 것도 고역이더라;;) 안동에 도착. 바로 할머니가 계신 병원으로 갔다. 뭐 다음 날 입관을 해야 손님도 받고 한다고 해서 그 날은 뭐 그냥 휴식. 쉬면서 돌아가실 때 상황을 전해 들었는데 조용히, 곱게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일 때문에 올라온 엄마를 빼고는 임종하시는 모습을 다섯 남매와 며느리들이 모두 지켜봤다고. 임종하시는 모습을 그렇게 보기도 힘드신데 할머니께서 일부러 기다려주신 것 같다는 말씀도 나누셨다.

 다음 날 오후가 되서 입관을 했는데, 사실 손녀인 내가 들어가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뭐 다들 들어가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라 난생 처음 입관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정말 뼈만 앙상하게 남은 할머니를 보니까 안타깝다는 생각과 함께 한 편으로는 그래도 편하게 가셔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덤덤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관에 쾅쾅 못질을 하는 장면을 보니 정말 이제는 다시는 할머니를 못 뵙는다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  

  입관을 마치고 장례식장에 돌아와서 문상객들을 받기 시작. 나랑 사촌 언니 둘이서 상복을 입고 서빙. 다행히 도우미 아주머니를 써서 큰 어려움없이 할 수 있었다. 어린 애들은 한 쪽에 마련된 방에 있는 컴퓨터와 티비를 보며 노닥노닥. 다른 장례식장에서는 정말 통곡하는 소리가 몇 번이나 들렸는데, 우리는 그래도 할머니께서 연세가 있으셨고, 호상이라 그런지 뭔가 잔치 분위기;; (뭐 그래도 다들 한 편으로는 아쉬워했지만.) 서울에서는 거의 정장만 입고 팔에 완장(?)을 하는 정도인데, 여긴 다들 베로 된 상복을 입고 있어서 이걸 신기해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가 특이했다랄까. 때되면 밥먹고, 일하고 뭐 그러다보니 이틀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이제 내일 장지에 가서 할머니를 할아버지 곁에 묻어드리면 나의 일정은 끝이 날 듯 싶다. 기나긴 세월 혼자 계셨던 할아버지(34년쯤?)를 만나시니 할머니도 오늘밤은 기대하고 계실까?! 어쨌거나. 아직은 정신이 없어서 실감도 잘 안나고 뭐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조금씩 할머니가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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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2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 돌아가셨군요. 연세가 있으셔서 호상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어머니 잃은 슬픔이 자녀분들에겐 클 거예요. 자식들 모일 때까지 기다려준 마음이 무척 고맙네요.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오래오래 혼자 계셨는데, 이제 두 분이서 오손도손 나란히 쉬게 되었군요. 마지막 가는 길 잘 보내드리고 오셔요. 이매지님도 고생 많았습니다.

이매지 2009-02-27 09:54   좋아요 0 | URL
증손자까지 보고 가셨으니 오래 사시긴 했죠^^; 사촌 오빠가 45살인데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하면 애들 할머니가 아니냐고 할 정도였으니;; 자식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서 돌아가셨고, 하관하는 날에도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

무스탕 2009-02-2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하게 돌아가셨다니 할머니께나 남은 가족들에게나 모두 다행입니다.
울 할머니도 92세에 돌아가실때 고생 많이 안하시고 돌아가셔서 호상이라 그랬어요.
울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50년도 더 기다리셨어요.. 그래서 할머니랑 합장해 드리면서 할아버지가 할머니 알아볼까.. 그랬었지요..
그렇더라구요. 문득문득 할머니가 보고싶고 생각나서 혼자 울컥할때가 있더라구요.
할머니. 이제 할아버지랑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이매지 2009-02-27 09:5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하관하면서 할아버지가 못 알아보는 거 아닐까 그랬어요 :) 장지에 가보니까 자리가 너무 좋아서 외롭지 않으실 것 같더라구요~

카스피 2009-02-28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께서 2월에 돌아가셨네요.어른들은 대게 겨울에 많이 돌아가시더군요.저의 할아버지,할머니께서도 모두 겨울에 돌아가셨는데 모두 맹 추위를 떨치던 때라 몹시 고생하던 생각이 나네요.게다가 선산이 산꼭대기에 있어서 상여가 올라가는데 무척 고생했지요.하지만 산위의 장지를 보니 자리가 너무 좋더군요.저도 그때 생각이 나서 한자 올립니다.호상이라니 다행이시네요.

이매지 2009-02-28 23:57   좋아요 0 | URL
저희 할아버지는 여름에 돌아가셔서 제사가 몰리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아요. 어른들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니까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는 정말 더워서 상복입고 쓰러질뻔 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저희도 선산이 거의 산 중턱이라 정말 힘들긴 힘들더라구요 ㅠ_ㅠ
 
모두 친구들이야 잼잼곰 수 14
박은정 지음, 강근영 그림, 이수현 꾸밈 / 웅진주니어 / 2007년 3월
품절


새빨간 사과에서부터 노란 참외, 초록색 수박이 친구를 갖고 싶다고 하자 각 과일, 채소와 같은 색깔의 색종이가 쓱싹쓱싹 종이를 잘라 같은 색깔의 과일, 채소를 만들어줘요.

처음에는 색깔대로, 그 다음에는 모양대로 분류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분류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 것 같네요.

직접 색종이로 재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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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스카이 - October Sk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브로큰백 마운틴>으로 이제는 제법 유명해졌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말 풋풋함이 물씬 묻어났던 제이크 질렌할. 사실 뭐 포스터만 봐서는 별다르게 끌리는 게 없었는데 이거 뭐 별로 듣보잡인데 네이버 평점이 9점이 넘길래 호기심에 보게 됐다. (사실 보기 전에는 제이크 질렌할이 나오는지도 몰랐다;;) 



  냉전 중인 1957년. 미국의 콜우드라는 탄광마을에 사는 호머는 어떻게든 마을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콜우드를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미식축구를 잘하는 것. 하지만 영 비리비리한 호머에겐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름 반항을 해보지만 언젠가는 아버지를 이어 광부가 될 것처럼 보였던 호머. 그의 인생은 10월의 어느 날 소련에서 쏘아 올린 첫 인공위성이 콜우드를 지나는 것을 보며 바뀐다. 그 날 이후 호머는 친구들과 함께 로켓을 만들기 시작하지만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은 이들을 로켓보이즈라고 놀리기 일쑤. 하지만 그들은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하나 로켓을 만드는 법을 배워가고, 과학경진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탄광 촌놈들이 상을 받는게 어디 가능하겠냐는 시니컬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자신이 뭘 하고 싶었는지 몰랐던 한 소년이 우연히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고, 주위의 비난과 방해 속에서도 묵묵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집에서 로켓을 쐈다가 울타리를 부시기도 하고, 탄광에서 실험을 했다가 회사 부지에서는 다시는 로켓을 발사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고 12km나 떨어진 곳까지 가서 로켓을 발사하기도 한다. 또, 산불이 일어났을 때 주위에서 발견된 로켓때문에 그들은 경찰에 잡혀가기도 하고, 과학 경진 대회에 출전했을때는 로켓을 도둑맞아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갖가지 사건과 사고가 있었지만 호머와 그의 친구들은 로켓에 대한 열망 하나로 이를 극복해간다.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소년이 로켓에 대한 열망을 키우면서 그 꿈을 이루게 된다는 내용 외에도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도 영화에 재미를 더해줬다. 미식축구를 하는 형에게는 한없이 신경을 쓰면서 자신에게는 제대로 된 관심조차 보이지않는 아버지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꿈을 어리석은 꿈이라고 치부하는 아버지에 대해 호머는 반발한다. 가족보다 탄광을 더 사랑하는 아버지와 탄광보다는 자신의 삶을 더 사랑하는 호머. 두 사람의 끊임없는 대립은 또 하나의 이야기로 영화에 등장한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결국 호머가 마지막으로 로켓을 날리는 것을 보기 위해 찾아온 아빠. 그 둘은 하늘 높이 날아간 로켓에 그동안 쌓아왔던 서로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을 날려버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애초에 별다른 예비지식없이 봤던 영화라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줄도 몰랐는데, 영화가 끝난 뒤 실제 인물들의 모습과 그 후의 그들의 삶에 대해 짤막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호머는 꿈을 이뤄 NASA의 엔지니어가 되어 우주비행사들을 훈련시킨다고.) 결국 주위 환경보다는 자신의 꿈(혹은 비전)을 가지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다시 한 번 느꼈다. 평점이 높다는 다소 불순한(?) 동기로 본 영화였지만, 나름 제이크 질렌할의 풋풋한 모습도 즐길 수 있었고, 나의 무기력했던 생활도 반성해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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