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야마다군 - My Neighbors the Yama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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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던 이시이 히사이치의 4컷짜리 동명 만화를 지브리 스튜디오가 제작한 작품이라 그런지 색감은 선명하지 않고 이야기도 뚝뚝 끊기는 감이 있지만 나름대로 소소한 재미는 있는 작품. 서양화풍의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동양화풍의 애니메이션을 만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이웃집 야마다군의 가족들의 이야기다. 할머니, 아빠, 엄마, 야마다군과 그의 동생. 그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라서 그런지 더 정감가고 그들이 주는 교훈도 따스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떤 급격한 사건은 없지만 하나같이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보는 내나 소박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좀 아쉬웠던 점이라면 4컷짜리 만화를 영화로 옮겼기때문인지 1시간 넘는 영화로 구성되기보다는 TV에서 한 편씩 방송해주는 걸 보는게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각 에피소드들은 큰 연관성 없이 거의 나열되는 편이었기때문에. 평소 아따맘마를 즐겨봤다면 이 영화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하이쿠도 영화의 맛을 더해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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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3-0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림체가 일본 만화 같지 않게 정겹네요^^

이매지 2009-03-05 15:39   좋아요 0 | URL
촌스러운 감도 있지만 왠지 따뜻한 느낌이죠? ^^
 
삼거리 극장 - Midnight Ballad for Ghost Theat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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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포스터만 봐도 워낙 매니아적인 영화라 차마 보러 가자는 말을 할 수 없어 DVD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영화. 거의 반 년만에 DVD가 나와 이제서야 영화를 보게 됐다. 부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지만 한국 뮤지컬 영화는 항상 그 수준이 미미했기 때문에 실망만 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한국 뮤지컬 영화의 가능성과 미래를 발견한 것 같아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소단. 어느 비오는 날 할머니는 죽기 전에 삼거리 극장에서 활동사진이나 보고 가야겠다는 말을 남기곤 집을 나가버린다. 이에 할머니를 찾기 위해 삼거리 극장을 찾아나선 소단. 그 곳에 아직 할머니가 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언제 할머니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예 직원으로 눌러앉게 된다. 왠지 가까이 하기 힘든 극장 직원들, 늘 죽음을 시도하는 극장 사장. 극장의 분위기는 뭔가 기묘하다. 그러던 어느 날, 텅 빈 극장에서 담배를 피우던 소단은 갑자기 나타난 혼령들을 만나게 된다. 에리사, 모스키토, 완다, 히로시. 처음에는 이들을 보고 놀라고, 다음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소단. 하지만 곧 그들의 노래의 춤으로 친해지게 되고, 그들은 소단의 친구(?)가 된다. 그렇게 짜릿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그들에게 극장이 문을 닫게 된다는 비보가 날아오고, 그들은 극장을 살리기 위해 엉뚱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리고 등장하는 한 편의 영화. 그 영화가 운명을 바꿔놓는데...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는 뮤지컬 영화다. 하지만 그 속에는 코미디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공포도 있다. 이런 다양한 내용을 담느라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산만하고, 이야기도 꽤나 느슨하다. 하나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각각의 에피소드의 결합이라고 느껴진다랄까. 이런 허점을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신선하다. 어떤 뮤지컬 영화는 기껏 보고 나도 영화가 끝나면 노래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허무한 느낌을 주는데, 이 영화는 2~3곡 정도 괜찮은 노래들이 있어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흥얼흥얼거릴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노래 가사의 전달이 쉽지 않아 이왕이면 자막을 살짝 넣어주는 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삼거리 극장이라는 곧 철거가 될 극장을 두고 인간 개개인의 고독과 오래된 것에 대한 그리움이 잘 묻어나고 있다. 더이상 동네 극장은 찾을 수 없고 멀티플랙스가 점령해버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동네사람들끼리 영화를 보는 대신, 낯선 사람들과 영화를 보게 됐다. 오래된 것은 다 나쁜 것이고, 바꿔야할 것이 아닌데 점점 그렇게 변해가는 세상을 보면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곳에서 삼거리 극장의 혼령들과 같은 유쾌한 혼령들을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을 듯. 

  워낙 매니아적인 영화라 모든 사람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실제로 흥행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영화평들도 꽤 극단으로 갈리는 편) 적어도 내게는 괜찮았던 영화였다. 중반까지는 유쾌했는데 끝부분에 한국 최초의 괴수영화인 '소머리인간 미노수 대소동'의 등장이 다소 극단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찾자면 앞의 이야기와 개연성을 갖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랄까. 소머리 인간 부분에 감독은 꽤 무게를 싫은 듯 싶지만 요 부분이 너무 컬트적으로 나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 부분만 없었더라면 더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조금 낯설긴 했지만 그래도 유쾌하게, 통쾌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다음에는 좀 더 발전한 한국 뮤지컬 영화를 만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해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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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유통기한 - The Fisherman and His Wif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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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니핑크>의 감독인 도리스 되리의 새로운 영화라는 점때문에 관심이 갔었는데 이제사 보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파니핑크>보다는 조금 더 유쾌하면서도 엉뚱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니핑크>가 더 좋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영화도 나름의 매력은 있지만 도리스 되리 영화만의 매력이 사라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을 하던 중 버스노선표를 읽지 못해 당황하고 있던 패션디자이너 지망생인 이다. 마침 그녀의 곁을 지나가던 택시에는 잉어를 찾아 일본에 온 레오와 오토가 있었다. 이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이다. 이다를 놓고 레오와 오토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게 되지만 이다는 오토를 선택하게 되고 둘은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다. 돈은 없지만 사랑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겨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순간도 잠시. 항상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다와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오토. 결국 오토 대신 이다가 일을 하기 시작하고 둘 사이는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 이다와 오토의 사이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일본에서 가져온 잉어부부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시작부에서 첫 눈에 사랑에 빠진 그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도 저랬던 때가 있었지라고 수다를 떠는 순간부터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순간까지 두 잉어의 이야기는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어준다. 


  혹자는 사랑의 유통기한은 길어나 몇 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뒤로는 사랑과 관련한 호르몬이 분비가 되지 않는다나 뭐라나.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연인들이 헤어지지 않는 것은 아마 그들이 이미 생활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의 가치관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뜻 헤어짐을 고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화들은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보고 나서도 영화답다는 느낌이 들게끔하는데, 이 영화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나서도 마치 '사랑과 전쟁'의 영화판을 본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현실적인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거지 그렇게 통속인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래된 연인들, 혹은 이제 사랑이 아닌 정때문에 함께 사는 것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부부들이 본다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걸음씩만 양보하고 서로를 이해해준다면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갈등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물과 기름과 같은 두 사람이었지만 그 속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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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3-0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남자의 유통기간이라 과연 얼마일까요? 어디서 본 글인데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하다면 30년 후에는
1.원수 보듯 싸운다.
2.소 닭보듯이 한다.
3.헤어지고 싶어도 병간호때문에 못 헤어진다.
4.드물게 끝까지 연애감정을 유지한다 라고 하더군요.
과연 알라딘 블러거들은 몇번에 해당되실까요.


이매지 2009-03-05 15:59   좋아요 0 | URL
저희 부모님의 경우에는 아직 해당사항이 없는 것 같군요 ㅎ
 
스팽글리쉬 - Spa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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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접한 낯선 단어인 스팽글리쉬. 스페인어(스페니쉬)와 영어(잉글리쉬)를 합한 이 단어는 미국내에서 살고 있는 히스패닉계 이주민의 삶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편이라 할 수 있다. 남편을 잃고 혼자 딸을 키우기 시작한 멕시코 여인 플로르. 그녀는 딸과 자신을 위해 미국으로 불법으로 이주한다. 넓고 넓은 미국 사회에서 히스패닉계가 절반쯤되는 LA에 자리를 잡고 그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해간다. 하지만 적은 임금으로 살아가던 플로르는 좀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시작하고 백인 가정인 클래스키 가족의 가정부로 들어가서 미국적인 그들의 삶과 어울리며 살아가기 시작한다.

  인종과 모녀, 그리고 남녀관계를 두루 아우르는 이야기이기때문에 다소 산만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잔잔한 구성이 지루하지 않게 다가왔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불법 체류자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이것을 미국에서 홀로 딸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기괴한 행동을 일삼는 백인을 바라보는 멕시코인의 입장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미국인의 입장에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어서 무겁지 않게 한 편의 드라마처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가 너무 잔잔해서 클라이막스랄게 딱히 없었다는 걸까?

  아담 샌들러가 나온 영화는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멕시코 여인인 플로르로 나온 여배우도 얼핏 셀마 헤이엑을 닮은 느낌이 들면서 강인하고 부드러운 면을 갖춘 것 같아서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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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03-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너무 잼있게 봤어요. 여자 주인공은 스페인 배우래요. 이 영화에서는 완전 수수하게(?) 나왔지만 평소 모습 보니 굉장히 화려하고 이쁘더군요 (영화배우니까 당연한가 ㅎㅎ)

이매지 2009-03-04 14:57   좋아요 0 | URL
전 이 영화 원래 몰랐는데 교양으로 미국학 들을 때 인종 문제를 다룬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됐어요. ㅎㅎ 크게 알려진 영화는 아닌데 재미있더라구요 :) 여배우 사진 한 번 찾아봐야겠군요 ㅎㅎ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아토다 다카시 총서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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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이 책이 재미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표지때문인지 제목때문인지 왠지 로맨틱 소설의 분위기가 느껴져 꺼려오다 뒤늦게 <나폴레옹광>을 읽고는 아토다 다카시라는 작가가 전혀 그 쪽(로맨스)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읽게 된 작품. <나폴레옹광>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단편들이 담겨 있었는데, 두 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초기작들이라 그런지 예측이 가능한 단편들이 많아서 아쉽긴 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표제작인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는 예상 외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대형냉장고를 빌려주는 사업을 하려는 남자의 이야기였는데, 사실 초반에는 다소 시큰둥하게 읽어가다가 뒤로 갈수록 설마 설마하며 읽어간 작품이었다. 표제작으로서의 포스는 살짝 약한 편이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던 작품이었다. 이어지는 <취미를 가진 여자>에서는 대체 평범해보이는 여자의 취미는 뭘까 궁금해하다가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취미(?)에 뒤통수를 맞았다. 그 외에 소재가 독특했던 <기묘한 나무>나 <밤의 진주 조개>, <최후의 배달인>도 재미있었고, 일상 속의 공포를 잘 살린 <행복통신>, <진실은 강하다>, <유령과 만나는 기술>, <공포의 연구>도 만족스러웠다. 

  공포와 유머의 경계를 잘 넘나드는 작가 덕분에 또 한 번 재미있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아직 읽지 않은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인 <시소게임>은 다음 아토다 다카시 총서가 나올 때까지 아껴놔야겠다. 한 번에 다 읽어버리기엔 아깝다랄까. 얼핏 로알드 달의 단편들이 떠올라서 아토다 다카시만의 색깔을 좀 더 느끼고 싶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꽤 기대를 하고 봤음에도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가끔 무료할 때 한 번씩 다시 봐도 재미있을 것 같은 책. 사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는데 조만간에 한 권 사서 다시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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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3-0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는 이매지님 리뷰를 보니 로맨스는 아닌것 같은에 추리 혹은 공포 계열인가요?

이매지 2009-03-04 11:36   좋아요 0 | URL
<나폴레옹광>처럼 일상의 공포를 다룬 책이예요. 추리라기보다는 공포에 가깝겠네요 :)

Kitty 2009-03-0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레옹광이 공포인가요?;;;; 그럼 읽지 말아야겠네 ㄷㄷ
아 근데 로알드 달 수준이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갈팡질팡 ㅎㅎ

이매지 2009-03-04 14:55   좋아요 0 | URL
로알드 달 수준에서 살짝 더 나간 정돈데,
전 워낙 겁이 없어서(?) 그런지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어요.
그냥 반짝 오싹하더라구요 :)
뭔가 확 공포스러운 건 아니고 그냥 슬금슬금 공포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