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의 두번째 이야기라서 그런지 확실히 1편보다는 좀 더 완성도 있는 느낌이 들었다. 1편에서는 아직까지는 뭔가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던 숀 코네리도 점점 007다워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영화. 우리나라에는 이 영화가 007 시리즈 중에 가장 먼저 소개되어서 <위기일발>이 1편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엄연히 이 영화는 007 영화의 2편이다.



  스펙터라는 범죄집단이 러시아의 새 암호 해독기를 손에 넣기 위해 제임스 본드를 이용하려고 한다. 평소 제임스 본드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미모의 요원인 타티아나를 미끼로 삼는다. 하지만 스펙터와는 별개로 타티아나는 오로지 조국에 대한 충성심에 일을 맡은 것이라 스펙터의 흉계는 알지 못하고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위험에 처한다. 여기에 때로는 본드를 뒤에서 몰래 구해주기도 하지만 본연의 임무는 본드로부터 암호 해독기를 빼앗는 것인 스펙터의 비밀요원에, 러시아 살인청부업자까지 등장해 그야말로 암호 해독기 하나를 놓고 엄청난 모험이 시작되는데...

  1편에서는 비교적 액션씬이 부족했다면 이 영화에서는 좀 더 보강된 액션씬이 등장한다. 단순히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쫓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 재치있고 노련한 싸움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헬리콥터 추격씬, 모터보트 추격씬이나 집시들과의 한 때를 보낼 때 급습, 비밀 통로의 이용, 본드의 새로운 가방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들도 마련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점점 진화해가는 007의 모습에 기대를 품게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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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맨마지막 분이 미모의 타티아나로군요. 오호, 괜찮은걸요?

이매지 2007-07-0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이 좀 촌스러워서 그렇지 지금도 충분히 먹힐만하죠? ㅎ
 



 

 

 

 


  007 12번째 이야기. 죽은 아내의 묘지를 찾은 본드의 모습이 보이면서 영화는 다소 평탄하게 시작된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본부의 부름을 받고 헬기를 타고 가던 중 헬기가 원격조종되면서 본드는 위기에 처하고 박진감넘치는 장면은 시작된다. 이전의 007 시리즈가 다소 뻔한 내용에 그저 그렇다는 느낌을 안겨줬다면 이번 시리즈는 그나마 스토리 상으로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로져 무어도 이 영화로 벌써 5번째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이제는 자연스럽게 느껴졌고. 
 


  알바니아 근해 이오니아 해에서 활동하던 영국의 전자 감시선 세인트 죠지호. 이 배에는 미사일 유도장치, 일명 에이택이 실려 있다. 하지만 배가 침몰되고 이것을 회수하기 위해 007이 파견된다. 에이택을 손에 넣으려는 소련 KGB, 이것을 팔려고 하는 범죄 집단. 두 개의 범죄집단 중 어떤 범죄 집단이 죠지호를 격추시킨 것인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 속에서 본드는 에이택을 찾기 위해 추적을 시작하는데...여기에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 석궁을 들고 범인을 쫓는 본드걸까지 합세하는데...

  사실 007 시리즈를 보면서 단순한 액션신만 즐기는 게 아니라 갖가지 기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특별한 기계가 등장하지 않고, 그나마 조금 독특한 거라곤 몽타쥬를 뽑아내 신원을 파악하는 기계 정도. 추격씬도 크게 스릴넘치는 씬은 없었지만 그나마 초반에 있었던 헬기씬과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오토바이 추격씬 정도가 재미있었다. 스토리면에 있어서 다른 007 시리즈보다 탄탄한 맛이 있어서 보이는 부분이 다소 부실해도 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다른 시리즈에서는 그야말로 영화같은 장면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좀 더 개연성있고, 사실적인 장면들이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로저 무어가 나온 007 시리즈 중에서 가장 괜찮게 본 듯. 뭐 아직 로저 무어가 나온 작품을 다 본 건 아니지만... 다소 뻔한 듯한 느낌에 계속 007 시리즈를 볼까말까 망설였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아직 더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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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본드걸과 함께 어떤 무기가 어떻게 쓰이느냐가 진짜 재미있지요. 근데 저 아름다운 여인, 왠지 누군지 알것 같기도...근데 제임스 본드가 결혼했던 건 몰랐어요.

이매지 2007-07-09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편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무슨 범죄조직 보스 딸이랑 결혼했었는데 결혼하고 신혼여행가다가 살해당했어요. 그래도 나름 매력적이었는데 쩝.
 


2006년 주간문춘 선정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 가운데 4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붉은 손가락. (그 해 1위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없는 독>이었고, 3위는 <바티스타 팀의 영광>이었다) 알기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도 이번달에 3권정도 더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거 출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겠다. ㅠ_ㅠ 표지가 뭐 이리 심플할까 싶었는데 일본판 표지도 요거랑 똑같더라. 쩝. 트릭의 기발함보다는 가족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화려한 호텔의 중앙 정원에서 열린 조촐한 티 파티 석상에서 이상한 죽음을 맞은 유명한 극작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다음 연극의 여주인공 후보들. 이것은 모두 연극? 이야기가 겹겹의 구조로 되어 있어 온다리쿠도 쓰면서 혼란스러워서 몇 번이나 다시 읽느라 힘들었을 정도로 대단한 수렁이었다고 ^^;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로 소설을 읽는 서비스(신쵸샤 휴대폰 문고)를 통해 연재되었던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일본의 독자층이 넓다는 게 아닐까 싶어서 왠지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온다리쿠의 소설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도 정신없이 쏟아지는구나 ㅠ_ㅠ

 
이런 식의 역사 뒷 이야기들은 나름 재미도 있으면서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약간의 도움을 주기도 한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은 이전에 나온 <16가지 살인사건>에 이어 시리즈물로 봐도 괜찮을 듯. 사대부하면 남열상열지사라는 점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래도 그들도 인간인지라 갖가지 연애사건이 벌어진다. 자유연애가 금지된 조선 사회에서의 연애는 자칫하면 목숨까지 위험하게 만드는데... 과연 어떤 위험한 사랑들이 그려지고 있을런지. <럭키경성>은 이전에 읽은 <경성기담>의 저자의 책인데 <경성기담>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마지막에 애써 교훈을 심어주려는 부분이 아쉬웠는데 이 책은 어떨런지 모르겠다. 자본주의가 서서히 싹을 틔우던 시기의 돈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니 나름 신선한 느낌은 들 것 같지만.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이 출간된 게 엊그제같은데 또 온다리쿠의 소설이 ㅠ_ㅠ 이번에는 <빛의 제국>에 이어지는 도코노 일족의 시리즈 2권. 끝의 시작, 엔드 게임을 시작하는 도키노와 하이지마 일가의 운명에 대한 <엔드 게임>과 시공을 초월한 운명적 약속을 다룬 <민들레 공책>까지. 도코노 이야기 시리즈 완간 기념으로 <민들레 공책>과 <엔드 게임>을 함께 사면 4천원 할인쿠폰에 <빛의 제국>까지 주는 빵빵한 행사까지 하니 어찌 안 살 수 있을까!


오쿠다 히데오의 항구도시 기행 에세이. 오쿠다 히데오하면 이라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그런지 작가도 괜히 엉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비행기로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을 곳을 16시간이 넘게 배를 타고 도착하는 일정. 고치, 고토, 미야기, 부산, 후쿠이, 니카타, 레분도. 이런 장소들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맛있는 집도 찾아가는 이야기가 흥미로울 듯. 작가의 일상과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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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재미있는 책이 또 나왔네요.

이매지 2007-07-0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구 쏟아집니다 ㅎ
 

  최근 에이타가 나온 드라마를 접하면서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그가 나온 영화도 슬슬 찾아보게 되었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미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 드라마도 한 번 볼까하다가 그냥 영화만 먼저 접해봤는데 독특한 느낌이 살아있는 영화였다. 왠지 몽환적인 느낌에 음악들, 그리고 그 안의 마츠코의 처절한 삶. 영화를 보는 내내 독특하다는 생각을 갖고 보게 된 영화였다. 



  도쿄에서 밴드를 하겠다고 머물고 있지만 사실 별다르게 하는 일도 없는 백수 쇼. 어느 날, 찾아온 아버지는 고모가 죽었으니 대신 그 집에 가서 유픔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고향으로 가버린다. 고모가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안 쇼. 쓰레기통같은 집을 정리하면서 쇼는 고모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고, 뚱뚱한 몸에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이웃들의 기억에 남은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렇게 쇼를 통해 다시 꺼내진다. 



  이 영화의 제목은 '혐오스런' 마츠코이지만, 사실 마츠코는 혐오스럽다기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는 병약한 동생때문에 아버지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커서는 사랑했던 남자들에게 이용당하고 결국엔 버려지는 마츠코.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 하나, 그저 사랑이었지만 그녀는 끝내 그 사랑을 얻지 못하고 절망하고, 외롭게 지낼 뿐이었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모습도 버렸지만 마츠코는 결국 원하던 사랑을 얻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엔 혐오스럽고, 타락한 여자였지만 마츠코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도 연약하고 외로운 여자였을 뿐이었다. 사랑을 주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이 아닐까. 결국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은 마츠코가 어처구니없이 세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가가 짠해졌다. 



  화려한 색감과 현란한 화면, 그리고 갖가지 노래들이 얽혀있지만 그 안의 이야기는 너무도 어두운 것이라 더 강렬하게 각인된 것 같다. 완전 폐인같이 나온 에이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츠코 역을 맡은 배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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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0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올렸지만 참 좋은 영화였어요 :)

이매지 2007-07-03 20:49   좋아요 0 | URL
체셔님의 리뷰 읽으러 가야겠군요~ 쓔웅-

twinpix 2007-07-0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게 봤죠. 감독의 전작인 "불량공주 모모코"를 재미있게 봐서 이 영화도 기대를 하고 봤는데 역시 특유의 화려한 연출과 색채가 눈을 사로잡더군요. 원작은 지나치게 어두운 이야기라고 하던데, 영화는 그런 느낌을 화려한 색채로 밀어내서 더 좋게 기억에 남는 듯해요.

이매지 2007-07-03 22:22   좋아요 0 | URL
불량공주 모모코의 감독이군요 :)
그 영화도 꽤 독특하다고 들었는데 관심이 가네요^^

비로그인 2007-07-0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안됐긴하지만...이 영화를 볼까말까 했어요. 사랑때문에 자기를 버린다는 주제가 영 괘씸해서 말이죠 ^^;;;; (아, 제 서재의 이름이 Love conquers 였던가요? ^^;;;;;)

이매지 2007-07-04 11:21   좋아요 0 | URL
아아. 그래도 누구나 처음에 사랑을 할 때는 상대방에게 다 주는 것 같아요.
뭐 시간이 지나면 안 그렇게 되기도 하지만 ^^;
아. 그나저나 새초롬너구리님의 페이퍼들은 늘 잘보고 있어요 ㅎㅎ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에드워드 노튼때문이었다. 얼마 전, <파이트 클럽>을 보며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에드워드 노튼의 매력을 느꼈기에 그의 데뷔작인 <프라이멀 피어>를 선택하게 된 것. 이 영화에서 그는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어서 '내가 사람을 잘못보지 않았구나'하는 묘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람은 유죄가 분명해보이는 범인들을 주로 담당하는 변호사 베일. 돈과 유명세를 위해서 일을 하는 것같았던 그는 사실 인간은 선하다는 것을 믿고 있기에 그런 사람들의 변호를 맡아왔던 것. 어느 날 주교가 난자당한 채 발견되고 현행범으로 도망가던 한 소년이 잡힌다. 역시나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베일. 그는 소년의 정신감정을 받던 중 소년이 다중인격증후군을 갖고 있음을 알게되고 점점 그를 신뢰하게 되는데...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10분이다. 반전도 반전이지만 그 순간의 연기를 정말 백미. 게다가 영화가 법정드라마이기때문에 왠지 모를 스릴감도 느껴지기에 별 지루함없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반부분에 법정에서 인용되는 '주홍글씨' 속의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내용은 영화를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적용대상이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리처드 기어와 에드워드 노튼. 이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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