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에이타가 나온 드라마를 접하면서 조금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그가 나온 영화도 슬슬 찾아보게 되었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이미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 드라마도 한 번 볼까하다가 그냥 영화만 먼저 접해봤는데 독특한 느낌이 살아있는 영화였다. 왠지 몽환적인 느낌에 음악들, 그리고 그 안의 마츠코의 처절한 삶. 영화를 보는 내내 독특하다는 생각을 갖고 보게 된 영화였다.

도쿄에서 밴드를 하겠다고 머물고 있지만 사실 별다르게 하는 일도 없는 백수 쇼. 어느 날, 찾아온 아버지는 고모가 죽었으니 대신 그 집에 가서 유픔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고향으로 가버린다. 고모가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안 쇼. 쓰레기통같은 집을 정리하면서 쇼는 고모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고, 뚱뚱한 몸에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이웃들의 기억에 남은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은 그렇게 쇼를 통해 다시 꺼내진다.

이 영화의 제목은 '혐오스런' 마츠코이지만, 사실 마츠코는 혐오스럽다기보다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는 병약한 동생때문에 아버지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커서는 사랑했던 남자들에게 이용당하고 결국엔 버려지는 마츠코.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 하나, 그저 사랑이었지만 그녀는 끝내 그 사랑을 얻지 못하고 절망하고, 외롭게 지낼 뿐이었다.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모습도 버렸지만 마츠코는 결국 원하던 사랑을 얻지 못한다. 겉으로 보기엔 혐오스럽고, 타락한 여자였지만 마츠코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도 연약하고 외로운 여자였을 뿐이었다. 사랑을 주고 싶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간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이 아닐까. 결국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먹은 마츠코가 어처구니없이 세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가가 짠해졌다.

화려한 색감과 현란한 화면, 그리고 갖가지 노래들이 얽혀있지만 그 안의 이야기는 너무도 어두운 것이라 더 강렬하게 각인된 것 같다. 완전 폐인같이 나온 에이타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츠코 역을 맡은 배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