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달빛의 ‘가장 사소한 이야기’를 들었다. 듣는 순간 그 노래에 빠져들었다. 흔히 말하듯 완전 꽂혔다.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어제는 지하철에서 듣던 중, 노래에서 던지는 질문 ‘행복이란 뭘까?’를 두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행복이란 뭘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해’라고 느꼈던 때는 언제였을까? 나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만 질문이 이어졌다.

물음 하나. 지금 행복해요?

아직 결혼하지 않은(안한 건지, 못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친구가 적당히 취해서 내가 부럽다고 말했다.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 같은 자식들 데리고 잘 살고 있으니 얼마나 좋냐? 뭐 이런 의미의 말들을 늘어놓았다. 거기에 나는 글쎄, 니가 결혼해서 자식새끼 낳고 한번 살아보라고 답했다.(여우 세마리와 함께 사는게 얼마나 힘든지 상상도 못할거라는 말은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 녀석은 결혼생활의 좋은 점들만 상상하는 것 같았다. 살다보면 늘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줘도 녀석은 이해하지 못했다. 직접 겪어봐야 이해할 것이다.

오래된 버릇 중에 하나인데, 취하면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즉 별로 행복하지 않다는 뜻인 것 같다. 물론 술에 취했을 당시에 그런 생각에 빠져서, 내뱉은 말이다. 늘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늘 그렇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보면,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는데,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뭐 재밌는 일은 좀 없나? 난 왜 이렇게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누군가 진지하게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과연 ‘그럼, 행복하지!’라고 답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물어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고, 질문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오래전에 헤어진 여성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렇게 묻는다면, 나는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며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행복한가에 대한 답을 쉽게 내리기는 어렵지만, 질문을 반대로 했을 경우에는 금방 답할 수 있다. 누군가 ‘지금 불행하냐?’고 묻는다면, 곧바로 ‘불행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물음 둘. 행복이란 뭘까?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을까? 그 물음에 답을 해보려고 한참을 생각해보는데, 생각의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다시 원래의 물음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과연 행복이란 뭘까? 행복했던 때는 어떤 때를 말하는 건가? 기분 좋았던 때? 즐거울 때? 먹고 살기 편했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때? 경제적 기준(물질적인 기준)으로 행복했을 때를 정의한다면 나는 평생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은 없다. 늘 가난하고 부족한 삶을 살아왔으니까. 그냥 머리로 생각한다면 어떤 목표를 달성하거나, 뭔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을 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따진다면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대학 합격 표지판에 내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라던가, 결혼식장을 무사히 나와서 신혼여행을 떠나는 순간이라던가, 원하는 일터에 면접을 보고 나서 합격했다는 안내전화를 받은 순간 등이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일들이 물론 아주 기쁜 일이었고, 당시 아주 즐겁고, 만족스러웠겠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학 합격 발표가 있던 날은 혼자 먼 길을 가서, 운동장 한쪽 끝에 세워진 표지판을 눈 아프게 열심히 들여다보다가 겨우 내 이름을 확인했다. 주위에선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환호를 지르거나, 박수를 치거나, 축하한다고 악수를 하고,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았지만, 나는 혼자 속으로 ‘붙었구나. 그럴 줄 알고 있었지만……. 내 이름 한번 보려고 괜히 먼 길을 왔다 갔다 하네.’ 라는 생각만 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 기억만 남아있다.

그럼 나에게 행복이란 어떤 느낌과 감정일까? 뭔지 모를 묘한 설렘, 기대감, 관심을 갖고 있는 일 혹은 사람에 대한 기대와 좋은 감정을 갖게 되는 순간, 나는 ‘행복해’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내가 떠올리는 기억은 대부분 그런 때였다.

물음 셋.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가장’ 이란 수식어가 붙어서 대답하기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다시 물음을 바꿔 ‘살면서 행복했던 순간들은 언제였나?’라고 묻는다면 한결 대답하기 편할 것 같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지금의 아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다. 첫인상도 좋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호감을 갖게 되었다. 점점 이 사람이 좋아지는 느낌. 앞으로 이 사람과 함께 대화하고, 무언가 같은 일을 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감정. 그런 일을 상상하며 갖게 되는 묘한 설렘이 참 좋았다. 그리고 이 사람도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좀 더 구체적인 일들을 상상하고 계획하면서 갖게 되는 기대감이 좋았다.

그 다음은 역시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상상하고, 기대하면서 갖게 되는 설렘의 순간일 것이다. 첫째 아이를 기다리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상상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는 이제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순간순간들이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는 최근 일이어서 더 많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첫째를 키워왔던 기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둘째는 과연 어떻게 할까 상상하는 일이 무척 즐거웠다. 가령 첫째는 계란을 ‘기랑’이라고 발음했는데, 이때 랑의 'ㄹ' 발음이 독일어 'r' 발음처럼 들렸다. ‘ㄱ’ 과 ‘ㄹ’ 과 ‘ㅎ’ 의 중간 발음 같은 느낌. 역시 엄마를 닮아서 아기 때부터 독일어를 잘한다며 우리끼리 좋아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녀석은 과연 어떻게 발음할지 무척 기대했던 순간들이 즐겁고 행복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떠올리다보면 역시 ‘행복’이란 단어는 ‘가족’이란 단어와 연결이 되는 구나 생각이 든다. 좀 더 어렸을 때로 되돌아가면 부모님과 동생과의 기억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앞서 아직 총각이었던 친구 녀석의 부럽다는 말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측면이 있다. 글쎄 어쨌거나 이건 남편이자 아버지의 입장에서 나온 기억이다. 다른 상황에서도 행복한 기억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가족이란 테두리에 얽매인 개인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삶이란 매우 복잡해서 하나의 측면으로만 정의내릴 수 없을 것이다. 행복이란 결국 경제나 권력 관계를 떠나서 자신이 만족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더 묻고 싶다.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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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08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우리는 행복 강박증에 걸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행복보다는 평온함과 만족을 가지고 싶습니다.
성향상 하두 자주 구덩이에 푹푹 빠져대서 말이죠. 그러나
가족이 나를 지탱해준다는 것에 절대절대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무엇인가를 포기해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감은빛님.

감은빛 2011-07-12 12:56   좋아요 0 | URL
평온함과 만족이 마녀고양이님께는 행복의 상태인가요?
인생의 매 순간을 그저 이분법적으로,
행과 불행으로만 나눌수는 없겠지만,
그냥 문득 궁금해졌어요.
나는 어떤 때에 가장 좋은 기분을 느끼는가?
어떤 상태가 나에게는 행복인 걸까?

네, 덕분에 주말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비로그인 2011-07-1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과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요즘 대학생들을 포함해서 행복한 사람이 과연 몇일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편의점, 주유소, 커피숍, 빵집.. 모두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 천지던데. 얼굴에 웃음기란 없더라고요. 그래도 오랜만에 나간 번화가엔, 함께 하는 청춘들이 많아서 보기 좋더라고요.

행복. 그러고보니 제가 남 걱정할때가 아니긴 합니다. ^^

감은빛 2011-07-12 12:58   좋아요 0 | URL
길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표정하거나,
오히려 불행한 느낌이 들 때가 많죠.
문득 나조차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번화가에는 그래도 늘 청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군요.
저도 가끔 일 때문에 지나면서 바람결님과 같은 생각을 한 것 같아요. ^^

노이에자이트 2011-07-2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독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결혼의 어두운 면만 강조하는 이들도 있는데, 결혼생활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태도가 더 솔직한 것 같아요.그런 사람은 기혼의 친구가 "독신생활하는 네가 부럽다"고 하면 "너도 혼자 살아봐라"하고 말할 것 같군요.

감은빛 2011-07-25 13:15   좋아요 0 | URL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결혼생활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때는 처자식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좋고,
또 어떤 때는 다 귀찮고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더라구요.
보통의 경우라면 노이에자이트님 말씀처럼 생각할 것 같아요.
 

긴 머리의 그녀가 물었다. ‘운동했나봐. 생각보다 몸이 탄탄하네!’ 살짝 장난스런 웃음을 머금고, 내 팔에 손을 갖다 대었다. 하얗고 긴 손가락이 닿기 직전의 짜릿한 감각이 나를 흥분시켰다. 손가락은 팔 근육을 따라 올라가다가, 어깨에서 멈췄다. 나도 모르게 팔과 어깨와 가슴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어깨에서 잠시 머물던 손가락이 살짝 떨어졌다가, 이번에는 손바닥 전체로 팔을 쓸어 내려갔다. 마치 경련이 일어나듯 나도 모르게 또 팔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긴 머리칼을 한번 쓸어 넘긴 그녀는 팔짱을 껴온다. 웃음소리가 멍한 머릿속에 울린다.

사람들이 내게 운동을 했냐고 물을 때, 나는 어떤 답을 해야 할지 잠시 망설인다. 내가 했던 운동은 전혀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학생운동으로 시작해서 환경운동, 노동운동, 문화운동으로 이어져 온 사회변혁운동이다. 다른 하나는 몸을 만드는 운동을 말할 수 있는데, 내 경우에는 특별히 헬스클럽 같은 데를 다녔다거나, 무슨 하나의 운동종목을 꾸준히 했던 적은 없어서 딱히 내세울만한 게 없다. 그냥 어려서부터 싸움질을 많이 하고 자랐고,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을 가끔 생각날 때마다 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꽤 오랫동안 몸 만드는 운동을 안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이 내게 운동을 했냐고 묻는 경우는 대개 두 번째 경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는 잠시 망설인다. 혹시 그 질문이 소위 말하는 ‘운동권’ 이었냐고 묻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내는 가끔 농담처럼 말한다. ‘이 사람 몸매 보고 결혼했는데, 속았어요.’ 그래 한때 스스로도 만족할 만큼 몸매가 괜찮았던 때가 있었다. 결혼하고 이렇게 몸매가 망가질 거라고는 나도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몸은 정직하다. 운동을 안 하니 당연히 망가질 수밖에. 그래도 그런 말이 있잖은가.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던가. 한때 꽤 괜찮았던 몸매는 서서히 조금씩 망가지긴 했지만, 그래도 얼핏 보기에는 또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기도 하나보다. 아직도 여름이면 가끔 ‘운동했었냐?’는 질문을 받곤 하니까.

작년에 늦둥이까지는 아니지만, 첫째와 터울이 좀 있는 둘째를 낳기 전에, 아내가 꽤 충격적인 말을 했다. 아마 뭔가 맛있는 걸 잔뜩 먹고 배가 터질 듯이 불러있을 때였다. ‘니가 임신했냐?’는 말은 그냥 장난으로 넘길 수도 있겠지만, 그때 나는 좀 충격을 받았다.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거울을 보면서 나도 옛날 내 몸매가 그리워졌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그래 한번 돌아가 보자. 그렇지만 일터와 육아와 가사노동과 독서와 인간관계 등으로 바쁜 하루하루는 그 결심을 실행할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다. 잦은 음주 덕분에 오히려 배는 더 나오는 것 같았다. 다시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작년 겨울쯤이었을까.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 몸매 만들기 계획을 세웠다. 작심삼일. 다시 일상의 반복으로 결심은 흐지부지 되었고, 올해 2월 말경에 갑자기 골반과 허리 통증으로 인해 운동은커녕 걷는 것조차 힘든 날들이 이어졌다.

절뚝절뚝 걷는 나를 보고 주위사람들은 한결같이 정형외과를 가보거나, 한의원을 가보라고 했지만, 나는 허리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과 유연성을 늘리기 위한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다. 몸살림 운동에 다시 관심을 갖고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아래는 그때 구매한 책들이다. 예전 같았으면 구매까지 할 만한 책은 아니었는데, 몸이 이상신호를 보내오니, 나로서도 절박한 심정으로 책을 사 읽었다.  

 

  무술과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 책. 

  실용적인 측면의 도움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구매하기 전에 꼼꼼하게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평이 다 좋았는데, 

 정작 나는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림으로 자극받는 근육을 보니,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과는 달랐다.

  덕분에 상식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던 것들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헬스클럽처럼 어느정도 운동기구가 

 갖춰져 있는 곳에서 운동을 해야 도움을 받을 듯 하다.  

 나처럼 그냥 집에서 틈날 때마다 운동하는 사람에겐 

 조금 아쉬운 책이다. 

 그래도 운동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동작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골반 통증은 나을 것 같다가도 다시 심해지곤 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어도 완치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러다가 영영 다리를 절게 되는 건 아닌지 겁이 나기 시작했다. 4월 말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병원을 찾았다. 그 전에 골반 통증에 대해 검색을 해봤더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는 아주 심각한 증상과 내가 아픈 증상이 유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내의 오빠. 즉 손위 처남이 어려서 그 증상을 겪었고, 아직도 고통 받고 계시다. 장애 2급 판정을 받으셨다. 그럼 나도 평생 그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건가. 겁이 덜컥 났다. 서둘러 병원을 달려갔다. 처남도 걱정이 되어, 병원으로 오셨다. 일단 엑스레이 사진을 찍고,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는데, 현재로서는 큰 이상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니까 MRI 라는 걸 찍어보자고 한다. 보험처리가 안되어서 돈이 많이 든단다. 처남은 일단 생각해보자고 하고는 내 손을 잡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그제야 설명하시는데, 본인 생각에는 절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아닌 것 같단다. 엑스레이 사진 상으로 보면 관절부위가 깨끗하게 나왔는데, 본인의 엑스레이 사진은 그렇지 않고 너덜너덜하게 괴사가 진행된 상황이 확인이 된다고 했다. 굳이 비싼 돈을 버려가며 MRI를 찍지 않아도 된다고 충고하셨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기분이었다. 사실 두 달 동안 다리를 절고 다니면서 육체적 고통도 컸지만, 돈이 많이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정신적 고통도 컸다.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더더욱 열심히 스트레칭을 했다. 며칠 동안 바짝 몸을 움직였더니 거짓말처럼 골반의 통증이 나았다. 이제 절뚝거리며 걷지 않아도 되었다. 그냥 평범하게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이제 두 달 지났다. 야근을 하느라고 못하고 넘어가는 날도 있었고, 육아와 가사노동에 지쳐 그냥 잠들어버리는 날도 많았고, 새벽까지 술 마시느라고 못하는 날은 더욱 많았다. 5월, 6월은 아픈 동안 미뤄놓은 술 약속이 줄줄이 이어진 날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아직은 큰 성과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어느 정도 틀이 잡혀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며칠 전에는 오랜만에 ‘몸에 붙는 셔츠’를 입어봤는데, 거울을 보면서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웠다. 아직 식스 팩을 만들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이번 여름은 자신 있게 ‘소매 없는 셔츠’와 ‘몸에 붙는 셔츠’들을 입어줘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처럼 앞으로 몇 달만 더 꾸준히 해주면 옛날 몸매로 돌아갈 수 도 있을 것 같은데. 글쎄 또 언제 지금의 결심이 흐지부지 될지도 모르는 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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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7-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칭 아나토미,가 땡깁니다.
몸에 붙는 셔츠,를 저도 입고 싶습니다,만..에효..머..입으려면 못입을거야 없겠지만서두..ㅎㅎㅎㅎㅎ 제가 만일 몸에 붙는 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가면, 사람들에게 큰 웃음은 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만!!!

감은빛님의 멋진 모습과 통증 없는 골반을 위해 아자 아자 화이팅!!!

감은빛 2011-07-05 11:44   좋아요 0 | URL
인체 해부도를 보고, 실제로 자극받는 부위를 보면서,
정확한 동작을 따라해보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뭐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메리포핀스님께서 좋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포핀스님도 아자 아자!

2011-07-01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6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5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7-01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 여름엔 몸에 딱 붙는 셔츠와 바지를 입고자 밤마다 걷고 줄넘기를 하는데
과연 될까요? ㅎㅎㅎ

몸매도 중요하지만 골반통증이 아주 영영 싹 사라지셨음 좋겠네요.
저희 남편은 골반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갔더니
고관절에 염증이 생겨서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한 10년 된 이야기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아픈 것 같아요.

식스팩 생기시면 사진도 올려주세요..ㅋㅋㅋ

감은빛 2011-07-05 12:26   좋아요 0 | URL
밤마다 걷고, 줄넘기를 하신다면 곧 원하시는 몸매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이삼일에 한번씩 한 두세시간쯤 땀을 흘립니다.

골반통증은 지금은 거짓말처럼 다 나았습니다.
처음부터 원인도 모르고 아팠는데, 다 나은 후에도 왜 나았는지 모르겠어요.

식스팩은 아직 완성하려면 멀었습니다.
술을 안먹어야 할텐데, 이틀이 멀다하고 과음에 폭식에....

마녀고양이 2011-07-0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증샷! 인증샷!

저도 요즘 척추 중간 정도에 통증이 생기더니, 대퇴부, 무릎으로 돌아다닙니다. ㅠㅠ
그리고 저희 신랑도 옛날에 팔 근육 정말 멋졌거든요. 그거 보고 결혼했는데,
음............. 요즘은.... 음. 하지만 제 몸매도 엄청 망가졌기 때문에 한마디도 못 한답니다.

감은빛 2011-07-05 12:29   좋아요 0 | URL
제가 사진이랑 좀 안친해서요. ^^

마녀고양이님과는 달리 아내는 본인 몸매는 전혀 생각도 않고,
맨날 저를 구박합니다.
뽈록 나온 자기 배는 원래부터 그런 거였다고 우기고 말이죠.

척추, 대퇴부, 무릎 통증이시라니!
제가 아파봐서 아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어서 원인을 찾아서 나으시기를 바랍니다.

cyrus 2011-07-02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이 글을 보면서 저도 운동을 해야될거 같은,, 무언의 압박감이 오는데요,
군대 생활할 때 운동하면서 볼 수 있는 책 고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감은빛님 페이퍼 덕분에 참고할 수 있을거 같아요, ^^

감은빛 2011-07-05 12:31   좋아요 0 | URL
시루스님은 왠지 운동 안해도 이미 멋진 몸매를 갖고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워낙 '헬쓰', '트레이닝', '다이어트'에 대한 책이 많죠.
저는 저기 위에 책들 말고도 여러권을 더 읽었습니다만,
대개는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더라구요.
 

병에 걸렸나봐. 비만 오면 정신을 놓아버리는 병. 아침부터 빗소리를 들으며 멍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동료가 불러서 깜짝 놀라고,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라면서 그래도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어. 몸은 책상 앞에 앉아있지만, 마음은 저기 밖에서 비를 맞고 있는 느낌. 눈은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귀는 자꾸만 빗소리를 향해 있어. 비 듣는 소리가 계속 마음을 울려.



이런 날엔 시골 집 마루에 앉아,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싶어.



정희준 선생님이 쓴 프레시안 기사를 읽다가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어. 왜 하필 이런 날에 이 기사를 읽은 걸까. 해고당한 아빠가 파업 때문에 몇 달째 집에 들어오지 못하자, 가족을 그릴 때 아예 아빠를 빼고 그리는 아이. 급성 맹장염으로 병원에 실려가면서도 아빠 걱정, 병원비 걱정을 하는 아이. 아이 얘기를 하다가 눈물을 흘리는 아빠. 사원 아파트에서 쫓겨날 상황에 처한 가족을 걱정하며 우는 엄마. 한 사람이 울기 시작하자 옆에서 같이 우는 또 다른 엄마들. 방송을 진행하는 정희준 선생님도 울고, 방송 작가도 울고, 카메라 맨도 울고 다 같이 울었다는 얘기를 읽으며 나도 눈물이 나와서 눈 앞이 흐려졌어.



이런 날엔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맘껏 울어보고 싶어. 
 

김주익 열사가 목숨을 바친 85호 크레인에는 김진숙 선배가 175일째 버티고 있어. 강제집행에 들어간 회사 덕분에 전기도 끊기고, 식사도 끊기고, 용변통조차 비우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김진숙 선배는 내려갈 생각이 없어보여. 35미터 높이에서 선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너진 왜관철교. 붕괴된 상주댐. 퍼붓는 비 덕분에 4대강 공사현장에는 악몽같은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 아름다운 제주 강정 마을은 계속 파헤쳐질거야. 쌍용차 동지들의 자살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앞으로도 수 많은 비정규직들의 눈물이, 그 가족들의 피눈물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될거야. 그들이 눈물을 흘릴때마다 누군가는 돈잔치를 벌릴테고, 사람들은 자기 사는 일이 바쁘다고, 신경쓰지 않을거야. 슬픈 일은 이렇게도 많은데, 눈물을 흘릴 여유조차 없는 바쁜 일상이 반복되고 있어.

비를 맞으며 울고 있으면, 얼굴에 떨어지는 비 덕분에 울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을거야. 이런 날엔 우산도 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그냥 걷고 싶어. 발길 닿는대로 그저 걷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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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9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30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30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1-06-3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그 비보다 더 차갑고 슬픈 것이 현실이라니 너무 마음 아퍼요. 이 비가 모든 설움을 씻어 낼 수 있는 비였으면 합니다.

감은빛 2011-07-01 11:47   좋아요 0 | URL
원래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게 현실이라고 하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게 현실이구요.
비가 설움을 씻어 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비 덕분에 4대강 공사현장에 막대한 재앙이 닥치고 있으리라고 예상됩니다.

2011-06-30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01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 오빠 돈 없다. 

취한 걸음이었다. 갈 지()자 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틀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취해서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던 것 같다.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포근히 감싸줄 수 있는 마음이 그리웠다. 누군가 내 손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램이 현실이 되었다. 그것은 기적이었을까. 누군가가 내 팔은 감으며 달라붙었다. 짙은 화장을 한 여성이었다. '오빠, 관심있어?'하고 물어왔다.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인적이 드문 길이었지만 그래도 차가 다니는 도로 곁이었다. 어디 용산이나 청량리 같은 곳도 당연히 아니었고, 우리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팔을 감은 여성의 몇 발짝 뒤에 남자 하나가 무언가에 걸터앉아 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야? 취한 머리가 잘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분명 저 남자와 이 여성이 나에게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을 거라는 건 확실했다. 내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여자는 다시 물었다. '오빠, 우리 저기 가서 한잔 할까? 오빠가 사줄거지?'라고 물었다. 나는 최대한 기분나쁜 웃음을 보여주고, 팔을 빼냈다. '오빠 너한테 관심없다. 비켜라!' 그러자 여자는 애교섞인 웃음을 던지며 다시 내 팔을 끌어안았다. '에이, 오빠 좋으면서, 왜그래? 한번 팅겨보는거야?' 나는 좀더 완강하게 팔을 빼내고 비틀 한 걸음을 내딛으며 '오빠 지금 취해서 너랑 놀 정신이 아니니까, 그만 비켜라' 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여자도 더 상대할 마음이 사라졌는지 한발 뒤로 물러났다. '뭐야, 마음은 있는 거 같은데, 왜 망설여? 술 한잔 사달라니까.' 라고 비교적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비틀비틀 걸으며 왼손을 어깨 위로 들어올려 흔들어주고 한마디 덧붙였다. '오빠 돈 없다!' 

둘. 책을 읽어야 해! 

아무리 생각해도 욕심이 지나쳤다. 한꺼번에 책 7권을 붙들고 있다. 하나라도 다 읽어내고 다른 책으로 넘어갔으면 좋았을텐데, 이거 조금 읽다가, 또 저거 조금 읽다가 하려니까 진도가 더 안나가는 것 같다. 하필 이번주 금요일과 다음주 월요일에 각각 독서모임이 잡히다니. 한 달에 두 개의 독서모임을 나가는 건 역시 너무 무리가 아닌가 싶다. 요즘처럼 일주일이 술, 육아, 술, 술, 육아 이렇게 반복되는 날이면 더더욱 책읽을 여유가 별로 없다. 게다가 최근에 스마트 폰으로 바꾼 후로는 지하철에서도 책을 안읽고, 메일 확인을 하거나,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며 책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일단 다른 생각할 여유가 별로 없다. 무조건 읽어야 한다!  

 

 표지가 참 예쁘다!   
 어릴 때부터 고래라는 거대한 생명체에 매료되곤 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고래의 삶에 대해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포근한 문체로 조근조근 알려준다.
 좋다!
 저 바다속 깊은 곳에 사는 신비한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맛이 좋다!

 

 

 
 테스를 읽었던 게 언제쯤이었던가.
 문고판으로 나온 세계문학전집을 통해서였을텐데,
 아마 중학생때였을까.
 좀 묘한 기분으로 책을 읽어내려가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놀랐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테스라니!
 뭔가 안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읽다보니 또 나름의 맛이 있는 것 같다.
  

 

     

 오강남 선생의 <세계종교 둘러보기>를 읽다 말고,
 방치해두고 있었다.
 종교에 대한 책들을 몇 권 읽다가, 자연스럽게 옮겨왔는데, 
 읽는 도중에 갑자기 관심사가 다른 주제로 바뀌는 바람에
 한동안 눈길을 주지 못했다.

 종교를 믿지 않는 탓에(주위에서는 빨갱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사실 아주 어릴때부터 나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종교라는 단어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날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해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워낙 주위 분들의 평이 좋아서 선택했다.
 이 책과 함께 <세계종교 둘러보기>도 얼른 마저 읽어야겠다.  

 

 책읽기 모임에서 선택한 책.
 사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정치, 사회 문제는
 결국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여겼다.
 
 돈이라는 존재를 좀 더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싶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좀 더 잘 알게 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또 다른 책읽기 모임에서 선택한 책.
 처음에 책을 선택할 때는 몰랐는데,
 좀 살펴보니, 예전에 주욱 훑어보고 내려놓았던 책이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들의 모음집이다. 
 이른바 '지구 입양 프로젝트'라는 것인데,
 무려 180여개의 아이디어를 모아놓았다.
 어떤 것은 흥미롭고, 
 또 어떤 것은 그냥 그렇다.
 한번에 다 읽자니 조금 귀찮아서,
 생각날때마다 하나씩 듬성듬성 건너뛰며 읽고 있다.  

 

  

 전재산이 29만원 밖에 없다던 전두환을 생각하면,
 정말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과 같은 땅에 살고 있다는게
 치가 떨리도록 싫다!
 강풀의 <26년>이 현실이 되면 좋겠다는 '나쁜'생각을 하곤 했다.
 29만원을 생각하면 나는 늘 '시공사'가 생각난다.
 그리고 '리브로'가 생각난다. 
 인터넷서점은 지금 '대교'로 넘어갔지만,
 대형서점으로서는 여전히 건재하지 않은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절대 '시공사'책은 사지 않겠다고
 마음먹은지 꽤 오래되었다.
 그래도 시공사는 나날이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이 책은 읽으며 다시 한번 분노를 불태워야겠다.

  

 <희망을 찾는가>, <그라민 은행이야기>에서 자연스레 넘어온 책.
 책이름은 '착한 돈'이고, 출판사 이름은 '착한 책가게'라니,
 왠지 꼭 읽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을 쓴 '다나카 유'가 썼다.
 위에 소개한 <돈의 인문학>과 함께 읽고 있다.
 이번 달에는 돈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보게 될 것 같다. 

 

 

  

 

 

주욱 나열해놓고 보니, 참 많다! 어쩌자고 저 책들을 한꺼번에 읽겠다고 덤벼든 건지.
넋두리는 그만! 어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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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6-1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청돈데요?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번역자가 충청도가 고향이시랍니다.
알지님도 전라도라고 하는 걸 보면 두 분 다 서울분인 것 같습니다.
실은 나도 서울인데...ㅋ

감은빛 2011-06-17 10:18   좋아요 0 | URL
앗! 충청도였군요!
집에 가서 다시 한번 살펴봐야겠네요.
저는 서울 아니고 갱상돈데요. ^^

무해한모리군 2011-06-1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거인을 바라보다는 너무 예뻐요.

저도 네권을 한꺼번에 읽고 있어요 이 페이퍼가 왠지 위안이 되네요 ㅋㄷㅋㄷ

감은빛 2011-06-17 10:19   좋아요 0 | URL
모리님께 위안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표지가 참 예쁜데, 책 안에 사진이 거의 없어서 좀 아쉽죠.
표지만큼의 사진이 여럿 있었다면, 훨씬 더 대박이었을텐데요.


무해한모리군 2011-06-17 12:42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책안에는 사진이 거의 없군요...
정말 아쉽네요.

마녀고양이 2011-06-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술 마니 드시는군요?
사람도 많이 만나시나봐요. 거기다 독서 모임도 두개나.
부럽기도 하고, 힘들겠다 어떻게 저걸 다 하시지 싶기도 하고.

천천히, 하늘 보고, 바다 보고, 별 보고, 우주 보고... 그렇게 하고픈 한낮입니다.
음, 오빠, 돈 없으셨어요? 홍홍.

감은빛 2011-06-17 10:21   좋아요 0 | URL
네, 술도 많이 마시고, 사람도 많이 만나는 편입니다.
예전에 시민운동단체에 있을때에도 그렇고,
지금 하고 있는 영업일도 그렇고,
술도 많이 마셔야 되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하는 일이더라구요.

하고 싶은 건 참 많은데,
뭐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늘 느낍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흠흠 저 요즘 돈이 좀 없어요! ㅠ.ㅠ

아이리시스 2011-06-1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 돈 없다]는 꿈얘기 같아요. 씁쓸하면서 우스운. 마음이 쟁하고 내려앉는 장면이예요. 저는 [그라민 은행 이야기]랑 [굿머니]를 찜할 겁니다. 감은빛님 서재에서 저는 늘 제가 못보는 책을 찜해요. 그런데 책읽기 모임 두 개는 너무 벅찰 것 같아요. 항상 바쁘신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가 봐요.^^

감은빛 2011-06-17 10:25   좋아요 0 | URL
꿈이었다면 오히려 더 좋았겠다 싶어요.
사실 당시에는 취해서 잘 몰랐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자칫 잘못했으면 그 남녀 한쌍에게 무슨 짓을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책읽기 모임이 두 개가 된 건 한달 전부터입니다.
제가 늘 바쁜 이유는 조기 위에 글에도 써놓았지만,
술, 육아, 술, 술, 육아 이렇게 무한 반복되는
일상때문입니다.

아이리시스님께 좋은 책을 소개해드려서 저도 기쁘네요! ^^

양철나무꾼 2011-06-20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감은빛님은 소설을 쓰셔야 합니다.
뒷 얘기가 엄청 궁금하다니까요~^^

요번엔, 오강남 님 것만 가지고 있네요~

감은빛 2011-06-23 12:09   좋아요 0 | URL
늘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요번에는 하나 밖에 안 겹쳤군요. ^^

루쉰P 2011-06-2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사 책 저도 절대 안 사요. ^^ 완전 불매죠. 아무리 좋은 책이 출판됐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흠..양철댁님 의견에 찬성의 한 표를 던집니다.

전 돈도 없고, 미모도 없어요. 크흑...

감은빛 2011-06-23 12:10   좋아요 0 | URL
그럼요! 시공사 책은 절대 사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이, 청소년 책은 제법 좋은 책이 많아서, 안타깝긴 합니다.

돈도, 미모도 없을지 몰라도, 루쉰님은 충분히 멋진 분입니다! ^^
 

배가 고프다. 삼일째 굶고 있다. 아니 삼일동안 죽 한 그릇과 밥 반그릇을 넘겼으니, 엄밀히 말하면 굶은 건 아닌건가? 언젠가 새로나온 매뉴라서 궁금해서 시켰던 '특매운짜장면'을 먹고 속에 탈이나서 삼일을 굶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배탈이 났다. 토요일 저녁에 뭔가를 잘 못 먹었는지 배탈이 났다. 월요일인 어제는 일터에서 꽤 중요한 날이었는데, 도저히 나갈 수가 없어서 하루를 쉬었다. 오늘 아침에도 마음 같아서는 하루만 더 쉬고 싶었지만, 억지로 몸을 움직여 출근 준비를 했다. 거울을 보니 얼굴살이 쏙 빠졌다.(근데 왜 뱃살은 큰 변화가 없는 걸까나?) 속이 비어서 그런건지, 온 몸에 힘이 없고, 정신이 멍하다. 평소보다 더 오래 걸려서 출근을 하고, 급한 일을 처리하고, 동료들이 밥을 먹으러 나간 동안 혼자 사무실을 지켰다. 배는 고프지만, 도저히 밥을 넘길 수 없을 것 같아서다. 

생각해보니, 포크레인에 쇠사슬로 몸을 묶어서 자물쇠를 채워버린다던가. 중장비 밑에 기어들어가서 버틴다던가 등등 과격한 투쟁은 몇 번 해봤으나, 단식투쟁은 한번도 못해봤다. 나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단식을 하면서 싸우는 건 상상할 수 없다. 가끔 단식투쟁에 들어간 선배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아무리 주위에서 등을 떠밀어도 단식은 하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이 난다. 

동료들이 밥을 먹고 돌아와서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았다. 누군가는 외근을 나가고, 누군가는 졸기 시작했다. 나도 졸린다. 새벽에 3번이나 깨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런데 속이 비어서 잠도 안온다. 속이 비어서 머리가 멍하다. 도저히 일을 못하겠다. 일하는 척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평소 못읽었던 글을 읽는다. 뭐라고 댓글도 남겨본다. 과연 이 글에 어울리는 말을 남기는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언젠가 어느 선배가 말했다.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은 딱 단식만 해야한다. 그 사람이 전략에 관여하고 협상테이블까지 앉으려고 하면 안된다. 단식을 하면 아무래도 생각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주 중요한 국면에서 단식에 들어간 선배가 전략에 관여하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다. 그때의 전략이 과연 옳았는지, 잘못된 것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다른 선택을 했다면 결과적으로 다른 결과를 불러오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멍한 머리로, 자꾸만 오타를 내면서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밥을 끓여서 한 그릇을 목으로 넘기고, 아이들과 잠시 놀아주다가 자고 싶다. 그때까지 일하는 척 하기 위해서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걸까? 뭐 그렇다고 해두자.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며칠째 매달렸던 일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전화였다. 예전에 한번 컨택했다가 잘 진행이 안되었던 곳이었는데, 오늘 한번 더 메일을 보내서 조금 양보한 조건을 제시했었다. 상대방은 전화로 거기서 조금만 더 양보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이미 많이 양보한 조건이었는데, 더 양보하기는 곤란했다.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이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상당히 곤란해지는데, 자칫 고집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더 양보하면 그것도 곤란한 상황인데...... 머리가 멍했지만 열심히 입을 놀렸다.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후에 상대방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구체적인 사항은 만나서 얘기하고, 일단 거래를 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아, 오늘은 몸도 안좋고, 머리도 멍해서 왠만하면 중요한 일은 미루고 있었는데, 얼떨결에 중요한 거래를 하나 성사시켰다. 덕분에 한동안 일 안하고 딴짓 했던 것도 하나도 안 미안해도 되겠다. 오늘 밥값은 충분히 했다. 그럼 맘놓고 좀 더 딴짓을 해볼까나~~~~! 아~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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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4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탈이 나신데다가 일까지 하시다니..이중고가 겹치셨네요. 저도 예전에 장염으로 입으로는 먹고 밑으로는 바로 내려버리는 일을 당한 적이 있는데 거의 기절할 뻔 했어요. ^^ 이럴 때는 쉬시는 것이 제일입니다.
과격한 투쟁도 여러 번 하셨군요. ^^ 근데 단식 투쟁이라니 거기까지는 너무 무리하시면 안 된다고 봅니다. 힘 내시고 오늘 푹 좀 쉬세요.

감은빛 2011-06-15 18:17   좋아요 0 | URL
결국 퇴근 시간을 넘겨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 밥먹이면서 밥을 먹었어요.
어제 낮까지 굶었던 게 효과가 있었는지,
저녁에는 한결 낫더라구요.

오늘 아침엔 완전히 나은 것 같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입니다!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6-14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거 좋아하는 사람에게 체하거나 탈이 나는건 엄청난 고문인데요... 어서 완쾌하세요~
몸도 안 좋으신데 일을 성사시키셨다니... 그냥 몇일 푹 쉬셨음 좋겠네요 ㅎㅎ

감은빛 2011-06-15 18:19   좋아요 0 | URL
한창 바쁠때라서, 오히려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며칠 안에 중요한 거래 세 건을 더 성사시켜야 합니다.

현맘님께서 마음써주셔서 다 나았습니다.
고맙습니다!

blanca 2011-06-14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탈이 나면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더라구요. 저도 지난 주 아이스 커피를 많이 마셨다가 고생 좀 했답니다. 배가 너무 아파서 순간 무섭기까지 하더라구요. 아무쪼록 빨리 회복하셔서 맛난 것 맘껏 드시기 바랍니다.

감은빛 2011-06-15 18:20   좋아요 0 | URL
저도 얼음이 가득한 수정과를 거푸 몇 잔 들이켰는데,
그 때문이 아닌가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사흘간 정말 힘들었습니다!

블랑카님께서 염려해주신 덕분에 다 나았습니다.
이제 맛난거 먹을 일만 남았네요. ^^

양철나무꾼 2011-06-15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다리에 쥐가 난다고 하시더니, 요번엔 배탈이...
어여, 쾌차하세요~

단잠 주무시고 계실까요?
난 배가 고프면 잠이 안 오던데...^^

감은빛 2011-06-15 18:22   좋아요 0 | URL
네, 덕분에 다 나았습니다. ^^

어제 저녁을 조심해서 꼭꼭 씹어먹고,
아이들과 조금 놀아주다가 곯아 떨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한결 몸이 가뿐하네요!


마녀고양이 2011-06-15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요즘 자주 아프신데요.
기억에 허리인가도 아프셨고 쥐도 난다 하시고 배탈에....
스트레스 받고 계신거 아니신가요? 몸이 먼저
나 변하고 싶어 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는거 아닐까 걱정되네요. ㅠㅠ

하기사 감은빛님의 많은 관심을 본다면, 그렇겠다고 생각도 들구요..
항상 감사한 마음도 들구요... 여하간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감은빛 2011-06-16 10:39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올해 초에 꽤 오랫동안 골반과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었죠.
스트레스는 늘 받고 살고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별로 없어서,
늘 술로 달래고 있구요.
그래서 몸을 잘 못 챙기고 살고 있네요.

지금부터라도 내 몸도 좀 신경쓰고 살아야겠네요.
마음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