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이 처음 발표된 것이 2001년이라는 것이다. 99년부터 2000년까지 신문에 연재한 것을 엮어서 낸 소설. 현재 발표되었다고 해도 손색없는 주제 의식을 지닌 작품을 20년도 전에 내놓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대를 앞선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다.

1985년부터 작품을 발표했다는 이 작가는 한국에 꽤나 많은 작품이 번역되었다. 나의 독서 인생 가운데 일본 추리 사회파 소설들을 즐겨 읽던 시기가 있기는 했었는데 07~09년의 시기이다. 이때 레몬, 용의자 X의 헌신, 방황하는 칼날, 호숫가 살인 사건을 읽었다.

본격 미스터리에서 사회파 미스터리로 무게 중심을 옮겨온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에서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아 인간의 성정체성과 30대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고 있다. 58년생인 작가가 마흔 초반에 30대에 관한 이야기를 쓴 것이므로 작가 동년배의 생각과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말해도 무방하리라.

“니시와키 그 때도 즐거웠어. 왜 인간은 변하고 마는 걸까? 게다가 나쁜 쪽으로. 성공하면 오만해지고, 실패하면 비굴해지지. 나는 이런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야. 부잣집 딸과 결혼해 가문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어.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길을 선택했어. 그런 자기혐오 때문에 사가 일행과 젠더 문제에 맞서는 데 열중했지. 하지만 그건 자기만족이었고 현실 도피에 불과했어. 그저 눈앞의 적을 쓰러뜨릴 생각만 했던 때가 그리워.”

그 밖의 밑줄

​

“정말 질리지도 않고 똑같은 얘기를 떠드네. 아무리 지나도 나는 그 필드골 얘기를 들을 거고, 너는 마지막 패스 얘기를 들을 거야. 우승을 놓친 것은 나도 분하지만, 벌써 13년 전 일이야. 보통은 잊지 않나?” 스가이가 말했다. 데쓰로는 잠자코 웃었다. 안자이와 마쓰자키가 진심으로 그 일에 집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안다. 그들은 무언가를 되찾고 싶어 과거 이야기를 되풀이할 뿐이다.

--- p.16

​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변하리라 생각했어.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 오히려 육체와 정신의 갭을 의식하게 되고 말았지. 나름 노력도 했어. 줄곧…… 계속 연기했어.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연기가 아닌 날이 오리라 생각하고. 하지만 소용없었어. 마음은 얼버무릴 수 없었지.”

--- p.45

​

“나는 말이야…….” 리사코도 목소리를 높인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미쓰키를 봤다. “미쓰키의 인생을 어정쩡하게 끝내고 싶지 않아. 네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야. 이대로 교도소에 들어가면 어떤 답도 낼 수 없어. 아니면 철창 안에서 나는 남자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만족해?”

“그럼 어쩌란 거지? 무책임한 소리 좀 그만해.” 데쓰로가 의자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리사코는 등을 꼿꼿이 펴고 미쓰키를 곁눈질하면서 몸만 데쓰로 쪽으로 살짝 틀었다.

“책임은 내가 질게. 그럼 되지?” 선언하듯 말했다.

“책임이라니…… 어떻게?”

“미쓰키를 경찰에 보내지 않을 거야. 누가 뭐라든.”

--- p.73

​

“여자의 몸을 지님으로써 미쓰키가 품은 초조함과 분노는 많든 적든 여성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 마음이 여자라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라고. 그저 익숙할 뿐이지. 그리고 포기하고 살 뿐이야.”

리사코는 하고 싶은 말은 끝났다고 마무리하고 소파로 돌아왔다. 테이블 위의 담배를 들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녀가 토해낸 연기가 너울너울 공중을 맴돌았다. 전원의 마음을 표현하듯 공기는 하얗고 뿌옇다.

“리사코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잊었어. 내 모습을 보는 것은 타인만이 아니야. 이 세상에는 거울이라는 게 있어.” 미쓰키가 말했다.

“그 거울을 보는 눈도 왜곡되었다는 생각은 안 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어.”

--- pp.124~125

​

“분명하게 말하지. 나는 너희들 편이 될 수 없어.”

하야타의 말은 데쓰로의 온몸을 관통했다. 무슨 소리냐는 말을 하려 했으나 입술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물론 나는 아직 아무것도 쥔 게 없어.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 너희들은 뭔가 알고 있어. 알고 있고, 그것을 숨기려 해.”

(…)

“알고 있겠지만, 내 일은 숨겨진 것을 폭로하는 거야. 그것이 어떤 인간에게 상처가 될 것인지는 일단 생각하지 않아. 그러므로 나는 너희들이 숨기려 하는 것도 폭로할 수밖에 없어.”

데쓰로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만드는 무언가가 하야타의 말에 있었다.

“하지만 말이야.” 하야타가 말을 이었다. “나는 너를 표적으로 삼지는 않을 거야. 너와 네 주위에서 정보를 얻으려 하지 않겠어. 완전히 다른 경로를 통해 사건을 쫓을 거야. 그 결과 어디에 도착할지는 모르겠어. 무엇을 잃을지도 생각하지 않을래. 그다음은 그때 가서 생각할 거야. 이게 내 방식이니까. 공정하게 싸우자고.”

--- pp.188~189

​

“됐어. 알아. 다 내 만족이고 혼자 난리인 거지. 영원한 짝사랑이라는 거야.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해.”

영원한 짝사랑, 이라……. 데쓰로도 그 마음이 왠지 이해됐다.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착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 누구나 그런 것을 지니고 있다. 미쓰키의 마음이 남자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p.213

​

“남자와 여자는 뫼비우스 띠의 앞뒤와 같아요.”

“무슨 뜻이죠?”

“일반적인 종이의 경우 뒤는 언제나 뒤죠. 앞은 영원히 앞이고요. 양쪽이 만날 일도 없어요. 하지만 뫼비우스 띠는 앞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면 어느새 뒤가 나와요. 즉, 양쪽은 연결되어 있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또 각자가 지닌 뫼비우스 띠도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부분은 남성적이지만, 다른 부분은 여성적인 것이 평범한 인간이에요. 당신 역시 여성적인 부분이 얼마든지 있어요. 트랜스젠더라 해도 똑같지는 않아요. 트랜스섹슈얼도 다양하고요.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어요. 그 사진 속 인물도 육체는 여자인데 마음은 남자라는 단순한 표현으로 다 담을 수 없어요. 내가 그러하듯.”

--- p.421

​

​

번역자 인터뷰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주제로 여러 작품을 써온 작가입니다.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번역도 다수 해오셨는데, 이 책 『외사랑』이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과 비교해 특별한 점이 무엇일까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본격 미스터리부터 사회파 미스터리까지 모든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죠. 또 작품의 주제도 아주 다양합니다. 대체로 본격에서 사회파로 천천히 무게 중심을 옮겨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외사랑』 역시 굳이 분류하자면 사회파 미스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다른 사회파 미스터리가 사회적 주제를 품고 있으나, 살인이라는 미스터리 요소를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슬며시 넣은 데 반해, 『외사랑』은 오히려 살인 사건을 소재로 삼아 인간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더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고, 그 속에서 우정과 사랑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사회파 미스터리이면서 휴먼 드라마의 요소가 아주 짙은 작품입니다.

『외사랑』을 번역하실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번역하셨나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작품 속에 나오는 젠더 문제와 관련된 용어와 개념을 어떻게 정리할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 작품이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들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청춘을 구가할 때 서로에 대해 샅샅이 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이 사회에 나가 저마다의 세월을 보내고 다른 직업과 처지에 놓이게 된 상태에서 사건에 얽히면서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각자의 세계관을 드러냅니다.

우리도 살면서 이런 일을 종종 겪기 마련이죠.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한 친구가 나와 전혀 다른 사고방식을 드러내는 순간들이요. 그럴 때 낙담하면서도 과거에 맺은 강한 연대감에 그에게서 쉽게 등을 돌리지 못하도록 할 때가 있습니다. 작품 속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예요. 서로 다른 처지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듯하나 역시 과거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리지도 못합니다. 그런 애틋하면서도 씁쓸한, 그러면서도 푸근한 감정을 문체 속에서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외사랑』을 번역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앞의 질문과 이어질 것 같네요. 『외사랑』은 젠더 문제를 20년도 전에 다룬 작품입니다. 오늘날 젠더 문제는 엄청나게 활발한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어, 늘 새로운 개념과 용어가 생기고 복잡한 분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다양한 개념을 제가 다 알 수 없다는 게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쓰이는 젠더 용어들이 지금도 동일하게 쓰이고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혹시, 그 용어들에 또 다른 편견을 담는 게 아닌지도 고민했죠. 교정을 거치면서 담당 편집자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이 단어는 올바르지 않다, 다른 단어로 사용하자. 조언과 제안을 나누며 하나씩 정해나갔습니다. 혹시 잘못된 용어 사용이 있다면 너그럽게 봐주시고 또 적극적으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외사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구절은 무엇인가요?

691페이지의 '어이! 뭐 하는 거야!'라는 구절입니다. '에이, 그게 뭐야!'라고 생각하시는 독자분이 많을 겁니다. 그러나 제게는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거의 마지막 부분에 경찰에 들킬 위기에 놓인 주인공들에게 기자인 하야타가 건네는 말입니다. 주인공들이 범죄를 저지른 동창을 어떻게든 구하려고 하는 데 반해 하야타라는 인물은 작품 초반부터 자신의 직업관을 지키겠다며 반대 입장에 섭니다. 주인공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죠. 그런 그가 마지막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우정'을 선택하는 장면입니다. 이제는 놓아야 하는 과거이지만 결코 놓을 수 없는 애절한 마음, 정체성이나 사회적 처지보다 앞서는 인간으로서의 마음, 함께 했던 우정에 끝내 손을 내미는 장면이라 좋아합니다.

번역가님께서 생각하시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는 어떤 작가인가요?

새삼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하는 일은 독자 여러분께 성가신 일일지 모릅니다. 그만큼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작가가 되었죠. 그러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번역가 입문 초기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게 과학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가장 현대적인 주제를 본격 미스터리로 완성할 수 있음을 알려준 작가입니다. 이후로도 꽉 짜인 미스터리 구조 속에 정말 다양하고 묵직한 주제를 아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는 점, 여기에 휴먼 드라마로서의 감동까지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장르 문학 작가의 모델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사랑』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외사랑'이라는 제목 때문에 혹여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학원 미스터리로 오해하실까 걱정했습니다. 어렵게 여겨지기 쉬운 젠더 문제를 절절하게 풀어낸 작가의 깊은 계산이 『외사랑』이라는 제목에 담겨 있으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왜 하필 제목을 『외사랑』이라고 지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며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잉크냄새 2025-09-05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단일 작가로 가장 많은 책이 구비된 작가일걸요. 미스터리가 별로인 저랑은 친하지 않지만요.ㅎㅎ

icaru 2025-09-05 22:31   좋아요 1 | URL
이 작가 역시 한국에선 그랬구먼요 이 작가는 과거 추리의 여왕이신 물만두 님 계시던 시절 많이 접하게 되었던 작가예요. 어허 라떼는 말야 처럼 그 시절 댓글 굴비엮던 복돌이 언니나 여러 서재마을분들이 떠오르네요 ㅎ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 앨리스 닐,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돌보는 사람들의 창조성에 관하여
줄리 필립스 지음, 박재연 외 옮김 / 돌고래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15쪽

“창의성과 예술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동시에 가장 답하기 힘든 질문들이기도 하다. 앨리스의 모성이 그녀의 예술을 더 훌륭하게 만들었나? 많은 창작자 엄마들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그들의 감수성을 심화시키고 한계를 넓히며 어슐러 르 귄의 표현대로 아이들과 “뼛속까지 더 가까워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

 

117쪽

“예술의 실천에는 영웅적인 측면이 있다. 그것은 외롭고 위험하며 무자비한 작업이다. 모든 예술가에게는 도덕적 지지나 연대, 인정이 필요하다.” -어슐러 르 귄

 

180쪽

“엘리스와 마찬가지로, 도리스 (레싱) 역시 페미니스트로서가 아닌 사회주의적 통찰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기 바랐다. 그녀는 페미니즘의 교조적 측면과 감정적으로 진실을 말하는 방식을 경계했다.

 

297쪽

“그녀(오드리 로드)는 숨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평생 용감하게 그에 맞서 싸웠다. 두려움을 알면서도 목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 거짓말에 속으면서도, 자기 자신에 관해 진실을 이야기하려 노력했다. 혼자라고 느끼면서도 자기 주변에 조력자들을 두었고, 자기 삶에서 기쁨을 느끼는 걸 잊지 않았다. 그녀가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평에  썼듯이 "스스로 나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환상들 속으로 짓이겨져 산 채로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





도리스 레싱은 인간의 모순과 사회 문제를 깊이 파헤쳤고, 수전 손택은 예술과 정치, 문화를 넘나들며 사유의 지평을 확장한 비평가, 어슐러 K. 르 귄은 과학소설을 통해 성별과 사회,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펼쳤다. 이외에 오드리 로드(Audre Lorde, 1934~1992)

흑인 시인이자 활동가. 스스로를 “흑인, 여성, 레즈비언, 시인, 전사”라 칭하며, 차별과 억압에 맞선 글쓰기를 실천. 그녀의 시와 에세이는 분노와 사랑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시적 무기’로 변환시킨 작가.

앨리스 워커(Alice Walker, 1944~ ) 『컬러 퍼플』의 저자. 흑인 여성의 목소리를 문학의 중심에 세운 인물. 여성, 특히 흑인 여성의 삶과 고통, 그리고 그 회복력을 소설과 에세이 속에 깊이 담아냄. 그녀는 또한 ‘여성적 글쓰기(feminist writing)’의 전형을 제시한 작가.

앤절라 카터(Angela Carter, 1940~1992) 영국의 소설가로, 기이하고 매혹적인 상상력으로 잘 알려짐. 『피의 방(The Bloody Chamber)』 같은 작품에서 옛날이야기와 신화를 새롭게 비틀어, 여성의 욕망과 권력, 억압을 환상적으로 드러냄. 기존 질서를 전복하는 카터의 서사는 페미니즘 문학의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

앨리스 닐(Alice Neel, 1900~1984) 화가. 현대미술에서 보기 드문 ‘인물화의 대가’.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 예술가와 지식인의 초상을 솔직하게 그려냄. 그녀의 초상화는 단순한 얼굴 묘사가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 존재를 증언하는 기록이기도 함.

위의 작가들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글쓰기와 삶 속에 늘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는 현실이 개입해 있었다는 점에 주목.

아이는 이들에게 시간을 빼앗고, 창작을 방해하는 존재, 동시에 아이는 새로운 사유와 감각을 열어 주는 존재이기도 하며, 모성(母性)과 창작의 긴장 관계를 탐구한다.

 

“여성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회가 부과한 왜곡되고 비인간적인 모성상을 자신의 내면에서 걷어내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일에 필수적인 지식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엄마가 되거나 되지 않길 선택한 여성, 여성을 존중하는 삶을 모색 중인 남성, 출산과 양육이 사회가 정한 규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들 모두가 반드시 거쳐야 할 책이다. -정아은”


댓글(7)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5-09-05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하하! 두껍고 예뻐서~~ 제가 좋아하는 책! 아직 안 읽은거 안비밀입니다.
요즘 폭풍독서하시는 건가요? icaru님? ㅎㅎㅎㅎ

icaru 2025-09-05 22:13   좋아요 1 | URL
헉스~~ 저도요 이 책 예뻐서 좋아하는 것도 있어요. 얼핏 보면 예쁘고 견고한 양장 다이어리인 줄요~~ 예전에 어언 10년전에 올해의 서재의 달인 엠블럼 부상으로 알라딘에서 주던 그 재질이어요 겉은..

icaru 2025-09-05 22:18   좋아요 1 | URL
알라딘 안 오던 1~2년 동안 어딘가에 끄적여놨던 감상평을 몰아서 올려놨는데,, 보니까 제가 유독 힘들었던 시간들을 서두에 징징대며 기록한 게 있어서 삭제하고 올릴까 하다가 그냥 두는게 맥락상 맞을 거 같아서 그렇지만 다시 읽어도 좀 그러네용 ㅋ

책읽는나무 2025-09-07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제목이 예뻐서 사다 두고….
사다 두기만 했어요.^^

2025-09-07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07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9-07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둔색환시행
온다 리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94쪽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그리 순조로울 리가 없지 않습니까. 불안을 가득 안고 출발해서 시행착오를 겪다 보면 어느새 막다른 길이 나오죠. 발이 걸려서 멈췄다가 제자리만 맴돌고 결국에는 팔방이 꽉 막힌 것 같아 절망합니다. 그러다 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죠. 소용돌이 속에 있을 때야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바로 그곳에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실감이 있고, 얼얼한 통증의 실체가 있는 겁니다. 그 현장의 공기의 감촉이라고 할까요? 저는 그 안에 있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510쪽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지내왔지. 제법 괜찮은 인생이었어. 어둠 속에서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의 인생을 간접 체험했으니까. 단 한사람의 인생치고는 호화롭다고 생각하지 않나? 현실이 중요하다 물리적으로도 도움 되는 것과 득을 보는 것이 최고다. 한 번뿐인 인생 후회없이 삽시다, 하고 싶은 일 하며 삽시다. 한데 말야 정말 그렇게 대단한 건가. 사람의 인생이라는 게 그리 훌륭한 건가?  대부분의 사람은 먹기 위해 자손을 남기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힘든 일을 겪어 가며 살아가지. 물론 힘든 일을 겪지 않는 사람도 있어. 그저 빈둥빈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긴 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며 기타 등등의 한 사람으로 살다가 죽지. 자네들이 충실하게 보내고 싶어 하는 자네들의 인생. 그 안에 진실은 없다고. 사실과 현실은 있어. 생활도 있고 감정도 있지. 가끔은 감동 같은 것도 조금은 있을지 모르지. 한데 진실은 없어. 인생 속에는 진실이 없네. 진실은 허구 속에서만 있네.   


온다 리쿠의 나이는 올해로 62세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15년 동안 써온 작품이고, 근래 들어 신작이기도 하다. 온다 리쿠의 작품이 늘 그렇듯, 제목이 왜이럼, 싶은데, 찾아봤더니 빛도 색도 흐린, 희미하고 애매한 세계.라는 뜻이라고. 수평선과 바다가 어렴풋이 녹아드는 풍경처럼, 애매함을 견디는 것이 어른의 자세라는 것을 전하고 싶은게 작가의 생각인 것 같다. 그가 50세 즈음 접어들었을 때의 깨달음과 맥이 닿았을수도 있다. 





특히 이 소설은 밀실 미스터리의 모습을 하고 있다. ( 내가 좋아하는 밀실 미스터리.) 본래 이 작가는 고풍스러운 저택이라거나 하는 어느 한 공간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크루즈이다. 배안에서의 이야기. 크루즈 여행을 해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굳이 말하자면 간접경험해보는 재미도 있다. 좀 거추장스러울 듯 하지만, 드레스코드 이런 것도 있는 것 같더라. 

 저주받은 (영화나 연극으로 제작하려 했던 관련자의 상당수가 죽었음. 자살이든 타살이든 사고사든)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의 사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이 책 관련자들을 크루즈에 모이게 한다. 이 소설과 관련된 꽤나 다양한 각계각층의 등장인물들은 각자 이야기를 제작자, 목격자, 혹은 해석자의 위치에서 진술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작품 창작이란 무엇인지, 세상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되었는지를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으며, 거의 작가의 전신으로 보여지는 여성작가 고즈에가 소설의 전반부에서 후반부까지 주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작가는 재혼을 했는데, 재혼남편도 재혼을 한 것이고, 남편의 첫 아내는 저주받은 <밤이 끝나는 곳>을 각색하려던 작가였으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고, 고즈에와 결혼한 것. 


한마디로 이 소설의 메시지는 진실의 애매함을 견디라는 것, 허구의 힘이란 존재의 애매함과도 같아서 진실을 알려고 애쓸 게 아니라 그 과정을 견뎌라, 인 듯하다.  온다 리쿠도 나이가 들은게지.


651쪽까지 언제 달려가나 싶었는데, 도 끝을 보았기에 기록도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09-06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온다 리쿠의 책은 추리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 경게가 애매모호해서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찾아 읽지 않는것 같아요^^

icaru 2025-09-06 10:19   좋아요 0 | URL
저도 2014년도까지는 온다 리쿠를 일본 작가 중에 제일 좋아했었는데요~ 그 이후로는 조금은 덜 읽게 된달까 꿀벌과 천둥부터 버퍼링의 시작이었던 것같습니다. ㅎㅎ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가는 2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속의 우수작 일렉트릭 픽션을 읽기 전까지는 알고 있지 않은 작가였다. 대상 수상자 예소연 작품에 대한 궁금함 혹은 갈망 때문에 거의 20년(2005년 한강의 몽고반점 이후니까)만에 사봤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이니까.


이상문학학상 수상작품집 속의 우수작 

일렉트릭 픽션 중에서 


“삶이란 이미 뭉쳐버린 반죽 같아서 이것과 저것으로 분해할 수는 없지만, 그는 진짜 삶이라 부를 만한 것은 문 안에 있다고 느꼈다. 문 밖의 일은 문 안의 삶을 위하여 수행하는, 견디는 무엇이었다. 세상에는 반대로 사는 사람도 많았다. 문밖의 삶을 위하여 문 안에서는 몸뚱이를 씻기고 눕히는 일만 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가졌거나 너무 적게 가졌기 때문이라 짐작하며,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가졌는지 헤아려보기도 했다.”

 

“익명이 되려고 서로 최선을 다하는 이곳에서 자신이 505호, '여기'에 있다고 고백한 사람, 배려와 무례가 섞인 문장들이 아주 조금 열어놓은 문,. 그 틈으로 나는 김수영처럼 "혁명은 안 되고 방만 바꾸"느라 가구를 끌어 옮겼던 이, 자우림처럼 "신도림 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하는 기분으로 옷을 벗어 던지며 흥얼거린, 자신이 노래를 잘 부른다고 믿었던 이를 돌아본다.”

 

일렉트릭 픽션에서는 1층의 필로티식 주차장을 빼고 2층부터 6층까지 스물다섯 가구쯤은 살지만 서로 마주치지 않기 위해 문밖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 도시 풍경에 흔한 빌라촌에 사는 '그'는 에너지 공기업의 한 사무실에서 유일한 계약직으로 일한다. 8년째 재계약을 거듭하며 같은 곳에서 일하지만, 아무도 그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 전 직원이 사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날, 나오지 않고 사무실을 지키더라도 아무도 왜 안 나왔냐고 묻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으로 추정(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할 수 있는 이 인물은 일렉트릭 기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데, 이는 단순히 악기를 배우는 것에서 넘어서 무기력한 삶에 작은 자극을 주는 소재로 설정되었다. 현대인의 무기력과 소외, 익명성의 빛과 어둠 등을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풀어냈기에.

8년째 계약직이라. 같은 자리에서 일하지만 이름조차 잘 불리지 않는 사람. 고용은 보장되지만, 그 보장이 곧 "갇힘"으로 느껴지기도 하며, ‘안정에 안주해야 하나, 아니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나?’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작고 반복적인 하루가 쌓여가면서, 그 틈새에서 발견하는 작은 자유, 예기치 못한 변화의 불씨, 계약직 신분 자체가 현대 사회의 노동 현실, 제도와 개인의 삶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는 장치가 되기도 하는데, ‘그런데 문 밖의 일은 문 안의 삶을 위하여 수행하는, 견디는 무엇이었다.’라고 했다.

 

일렉트린 픽션을 읽은 게 계기가 되어 찾아봤더니, 김기태는 이미 봤던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소개되었던 그 작가였고, 더 찾아봤더니 24년 국제 도서전에서 특별히 핸드폰에 사진으로 담아두기까지 했었던 바로 그 책이었던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로 들어가서


 


두 사람의 인터네셔널 중에서


롤링 선더 러브

 

“사람들이 클래식을 듣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마음을 증류해서 색과 맛과 향을 없애기. ”

 

“맹희는 자신의 따뜻하고 웃긴 친구에게 선물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전조등

 

“통계학이란 숫자 안에 숨은 메시지를 꺼내는 일이랍니다. 라는 옛교수의 말은 멋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메시지는 숫자 안에 숨은 것이 아니라 그가 참석하지 못하는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해진 결론에 봉사하도록 숫자를 가공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

 

“회사에서는 업무적인 유능함이 인간적인 호감으로 이어지기 쉬웠다. ”

 

“결혼이란 적령기에 옆에 있던 사람과 하는 것이며, 돈을 모으려면 꼭 해야 하지만 돈을 모아야지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죽음만큼이나 미룰수록 좋지만 사람 구실을 하려면 하긴 해야 하며,...”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듯 보이면서도, 자조하는 듯 미묘한 어조의 문제적 평범함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진지한 테마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쓰는 작가의 입장에서 철저한 서비스 정신 같은 것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말이 좀 싼티가 나는데, 포장하면 이런 것이다. 특정하고 숭고한 문학적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사회적 고충이나 대중 문화의 코드 등을 잘 버무려 평범함이라는 콩코물을 뿌려 주어서, 독자로 하여금 고단한 인생살이에서 한발짝 물러나 일상을 관조하게 한다. 약간의 유머도 한 스푼 넣어서. 그렇다. 소설가는 퇴근길에 당신, 책을 보는 독자들이 훨씬 인생살이 힘들게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설에 붙은 이희우 평론가는 이 작품집의 키워드를 다음과 같이 찾았다.

통속성- <롤링 선더 러브>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대중적인’ 유행과 접속하여 그 통속성을 사랑스럽게 다룬다.

핍진성- <무겁고 높은>의 고등학생 역도 선수 송희는 진로에 대한 일 때문에 승부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데, 승패를 떠나 무게와 힘에 집중하려고 한다. 사물을 규정하는 관습적인 정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사물의 작동 방식을 기술하는데, 송희는 “바벨을 던질 때의 그 가벼운 느낌”에 천착하고 의미를 규정한다.

무난함- 요즘말로 육각형 같은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전조등>이다. 성실하고 유능하고 적당히 예의바르고 생애 주기에 따라 과제를 무난하게 수행하였고, 다음 미션, 그 다음 미션에 집중해 나간다. 하늘에서 떨어져 한쪽 전조등을 고장내 버린 기이하고 요상한 일이 있었어도, 이내 잊어버리고, 토끼같은 가족들이 있는 “예쁜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허구적이거나 모순된 보편성- <보편 교양>을 보면, 수험생 자녀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하아- 제목처럼 보편적이지 못한 교육의 왜곡된 현실을 목도하게 한다. 곽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교양을 전달하고자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자신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의 내면의 갈등은 실제 현상 교사들의 어려움을 대변할 것이다.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하시면 좋을 듯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5-08-3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가 이 책을 좋아해서 표지는 익숙한데 전 아직 읽어보기 전입니다. 8년째 계약직… 그 부분이 마음에 다 와닿네요. 8년째이든 15년째이든 모든 직장인은 결국 다 계약직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고용 보장이라는 건 이제 어디에서도 불가능한 일…

자주 오시니깐 참 좋아요! ☺️🤩😎

icaru 2025-08-30 17:13   좋아요 1 | URL
저도 근래들어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일수도 있을텐데, 뭐랄까요. 트렌디한 것을 반영한 작품에서도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시사점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막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맞아요 8년째 계약직이며 뭐 거의 정직이죠 ㅎㅎ 결국 다 계약직이죠..
거의 실시간 댓글 비슷하게 단발머리님께 글을 받으니까 우아! 되게 흥분되고 신선하네용

단발머리 2025-08-30 17:15   좋아요 1 | URL
자주 오시면 이런 흥분되고 신선한 순간들이 계약 연장됩니다. 최소 8년 이상이요 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5-08-30 17: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마을서재 마케팅부장님이셔 ㅋㅋㅋ

단발머리 2025-08-30 17:22   좋아요 1 | URL
진짜요?…. icaru님이 그러시다면 그렇다고 해야겠지요 ㅋㅋㅋㅋ제가 많이 부족해서 요즘 쪼금 스산한가요? 다시 한 번! 파이어! 🔥🔥🔥

잉크냄새 2025-08-3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동인문학상이 이윤기의 <숨은그림찾기1> 딱 한 권 있는데 헌책방에서 모아보려고 해도 이상은 많은데 동인은 안 보이더군요. 판매부수의 차이인 걸까요?

그리고 마지막이 너무 시크합니다.
네, 나머지는 책에서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icaru 2025-08-31 13:25   좋아요 0 | URL
이윤기 와아 진짜 추억의 이름이라는 ㅎㅎㅎㅎ 잉크님 서재에도 책이 꽤 ~~~ 많이 ..그래서 집주인 노릇을 하는 ㅎㅎ 저는 그렇거든요 ㅠㅠㅠㅠ 이 작가는 동인문학상 수상하면서 데뷔했고, 이상문학상은 근래 들어 우수상을 수상하는 듯해요. 동아일보 신출문예에 등단한것도 22년인가라는 것을 보면.. 제가 과제 완결력이 떨어져서 ㅎㅎㅎ 완결을 못 짓네요. 진짜 말하지 작품에서 할말이 더 많은데,,, 제가 방언 터질까봐 수습못할까봐 무서웠어요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5-08-31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작년에 여기 저기서 추천하던 책이어서 눈에 익네요.
읽어봐야지. 하면서 그대로 잊혀져 있던 책입니다.ㅋㅋ
책 평을 보다가 어떤 분은 텔레비젼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을 어디서 본 것 같아요?
<솔로 지옥>같은 상황도 있나보군요.
근데 엘리베이터를 탈 때의 조심스러움!ㅋㅋㅋ
앞집과 맞닥뜨리면 어색한 순간의 초단위가 부담스럽긴 합니다. 엘리베이터 이야긴 엄청 공감되네요.
그리고 8년 째 계약직..ㅜ.ㅜ
암튼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로군요.
읽여봐야겠군요.^^

icaru 2025-08-31 13:29   좋아요 1 | URL
와 책나무님 어떤분의 텔레비전 보는 것 같다는 말 찰떡인데요!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딱 알겠어요. 저와 책나무님 어떤분의 텔레비전 보는 것 같다는 말 찰떡인데요!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딱 알겠어요. 저는 이 작가가 정말 기존 작가들하고 달랐어요. 요즘 소설가들을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어서 유사한 풍의 작가가 있을 수도 있을텐데 제가 모르는 걸수도 있겠지만 ㅋㅋㅋ 계약직 8년은 일렉트릭 픽션이라는 작품인데, 이상문학상 25년도 수상집에 있는 작품이어요. 이 책은 아니고,,, ^^ ㅋ제가 막 헷갈리게 써놔서... ㅋ 이 책(두 사람의 인터네셔널) 뿐만 아니라 써낸 모든 작품이 기념비적이었단 뜻으로 돌려서 이해하셔도 되용.. 일요일 오후 우리 젊은 친구들 점심 고민하시는 건 아니시죠 ㅋㅋㅋ 맞다구요? 저도... 언제 다 키우나요... 졸업하고 싶어라

 

인생이란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 것인가 보다. _ 필라테스 수업 한 강좌를 잃었지만, 유퀴즈 빌 게이츠를 만남.



원래로 따지면 본방으로 볼 수 없었을 프로그램이다. 이날 애매한 시간에 퇴근하였다. 배는 몹시 고파서 중간에 뭘 좀 먹었는데, 집에 와서 밥을 또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편이 병어찜 등 반찬을 다양하게 만들어놔서 저녁밥이 또 꿀맛. 과식의 경계를 가볍게 넘기고~ 티비 앞에 앉아 넷플릭스 영화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 2023)의 남은 부분을 본다고 앉았는데, 졸다깨다를 반복했다. 아 이 영화는 진짜 첨부한 다음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중고서점 주인이 건네는 한 마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불안을 그리는 천재라고 생각해요. 두려움과 불안은 다르다는 걸, 그녀에게서 배웠어요."는 영화에 스며든 시적 긴장의 중심을 짚어주는 언어입니다. 라고 누군가 그랬다. 가장 명징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다. 


식곤증에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어느덧 영화는 끝나 있었고, 현재 시각은 9시 20분이라고 나온다. 이건 결석 빼박이다. 필라테스 다시 시작한지 1년쯤 되는데, 오늘까지 하면 결석이 이틀이다. 첫 결석은 (내 기억이 맞다면) 엄마 수술 때문에 입원하셨을 때 면회일을 조정하지 못해서 가지 못했을 때이고, 이번이 두번째인데, 참 어이가 없기도 하지. 티비로 변경해서 멍하니 리모컨을 돌리다가 유퀴즈에 멈췄다.


케데헌의 메기강 감독이 나오고 있었다. 뭐 그것도 뒷부분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바로 다음이 대박 빌 게이츠가 나왔다. 나는 대한민국의 예능프로에 빌 게이츠가 나왔던 저간의 사정이 궁금했다. 그게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인가. 혁신의 그룹으로 삼성을 꼽았고, 이재용이 핸드폰을 선물로 줘서 돈이 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조세호가 사진을 찍자고 청하자 조세호의 핸드폰을 보더니 자기 것과 같은 거라고 말한다.

 

다음 날,  방송 중에 그가 추천했던 책들이 궁금해서 중앙일보 기사를 검색했다. 
다음과 같은~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는다. 햄버거는 실패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생각 주간'이라는 것을 둬 매년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책만 읽은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많이 영향을 준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팩트풀니스',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등 3권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 대해 "혁신 역량이 뛰어난 나라"라며 "지난 20년간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책 검색한다고 백만년만에 알라딘 서재에 들어가봤다. 얼굴도 본 적이 없는 그럼에도 떠올리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서재마을 지인들의 발자국 따라 오후와 저녁 시간을 보냈다. 
끝으로 11년 전에 내가 끄적였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내 리뷰를 다시 봤다. 찌질하게도 제목 옆에 (작성중)을 붙였더라. 11년째 작성중이란 말임??? 
남편에게 빌 게이츠가 유퀴즈에 나왔다는 말을 하자, 알고 있다면서 빌 게이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성추문이랄지, 언론을 조정 했달지 ...
아 ..........정말이지 얘기가 왜 또 여기로 빠지냐공 ㅠㅠ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잉크냄새 2025-08-2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쩐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했더니 백만년 만에 이카루님 글이 올라와서 였군요.
자주 글을 접했으면 좋겠어요. 자꾸 몽글몽글해지게.

icaru 2025-08-2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진짜 좋으네요! 주문진의 아드님 댓글이 페이퍼 첫머리에서 반짝거리네요 ㅎㅎ 일상 대화라도 나누고 싶기에 곧 즐거운 페이퍼 읽기 하러 잉크님 서재 반문하겠슴다!!

icaru 2025-08-29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 잉크님은 오타를 싫어하시는데 이거참 ㅎㅎ

단발머리 2025-08-30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은 알라딘 안 오시는 시간에도 여전히 바쁘셨네요~~ 필라테스 수업 멋져요. 저는 집에서 요가매트 펴놓고 홈요가 하는데 실제로는 동영상 틀어놓고 누워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잠들기도 하지요.
저도 빌 게이츠 영상 봤어요. 100만원짜리 문제 단번에 맞추었습니닼ㅋㅋㅋㅋ 놀라운 건 말이지요. 남편 분의 그 말씀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집에서는 제가 큰애에게 ㅋㅋㅋㅋㅋㅋ 너, 빌게이츠 왜 이혼했는지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icaru 2025-08-30 10:42   좋아요 2 | URL
그니까 자장가 용도로 ㅋㅋㅋ 단발머리님이 그러신다면 그것도 신박한 운동 요법이 되는 것임. ㅋㅋ 저는 아주 진지한데요, 그게 그러니까 생존형 운동을 합지요 절박하게 그리고 또 밤에 잘 좀 자려고 ㅠ
근데 님 저희 남편님이세요? 이혼 이야기를 시작으로 애들과 저녁먹는 내내 도덕적으로 문제있는 사람이다.. ... ㅎㅎ은퇴 이후에는 거대한 재산을 쏟아 부으며 말라리아 퇴치, 백신 개발, 기후 위기 대응 같은 일에 “지구의 미래”를 붙잡듯 매달려 왔다는 거.
누군가는 여전히 그를 의심하고, 또 누군가는 “이만한 추진력을 낼 사람 또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데, 저는 후자쪽인 거 같아요. 최근에 <빌 게이츠, 지구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김영사에서 나온 책을 볼 일이 있어서 더 그런 듯헙니다.

책읽는나무 2025-09-01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좀 커피 타서 자리에 앉아 icaru 님 서재에 바로 달려왔네요.^^
어젠 왜 그리 바쁜지? 평소 느긋한 주말을 보냈는데 말이죠.ㅋㅋㅋ
젊은 친구들 늦은 아침 챙겨 먹이고 오후엔 종교 활동? 한다고 통도사 절에 다 늦은 시간에 부랴부랴 다녀오고 빈 친정에 들러 마당에 밀림처럼 자라난 풀 뽑고…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네요.
저 퍼펙트 데이 영화처럼 좀 평온하게 사는 게 제 꿈인데 말입니다. 저 영화를 삼분의 이 정도 본 것 같아요. 보다가 잠들고, 일이 생기고…ㅋㅋㅋ 근데 저 서점 주인이 대화가 기억납니다. 저도 듣고서 오잉? 했었는데 딱 인용해주셨네요. 남자 주인공이 늘 집에서 독서를 하던데 어떤 책을 읽을까? 궁금했더랬는데 아..하이스미스 책을 추천받아 읽는구나. 나도 읽어보리라. 다짐만…ㅋㅋㅋ 그리고 전 그 영화에서 공원의 공중 화장실이 그렇게나 세련되고 깨끗하단 걸 첨 알았네요. 그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ㅋㅋ
우리 나라에도 공중화장실 괜찮은 곳들이 종종 있던데 대부분 이름난 공원 또는 휴게소 장소에 설치되어 있던데…
암튼 영화도 영화지만 남편분이 병어찜을 하셨대서 깜놀했네요. 병어찜 박나래 어머님 레시피를 유튜브에서 봤거든요. 한 번 따라해봐야지. 했지만 생선조림은 좀 자신이 없는지라…남편분이 요리를 잘하시나봅니다. 꿀맛이라 필라테스 수업도 결석하시고.ㅋㅋㅋ

빌 게이츠 저도 잠깐 봤어요. 진짜로 유퀴즈에 나오다니? 하면서 봤었네요.
빌 게이츠 본인이 젊은 시절엔 직원들을 쥐잡듯 했었다고 고백하는 걸 보면 보통 성격은 아닐 것 같아요. 성추문 거기다 아동 성추문 논란을 생각할시엔 저도 빌 게이츠에 대한 호감도가 확 떨어졌긴 합니다만..재산을 기부하여 기후 위기에 힘을 보탠 공적은 높이 평가하는 게 맞지 싶어요.
그날 저와 딸이 재산의 99%를 기부했대. 1%를 가지고 삼형제 나눠주고 남는 게 있나? 얘기했더니 대문자 T인 남편이 부자한테 1%도 죽을 때까지 써도 남는 돈이다.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 다 알아서 준비해놓고 기부했을 거다. 라고 말해서 또 듣고 보면 그럴 것도 같구요.ㅋㅋㅋㅋㅋ 그래도 전재산을 기부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예전에 유퀴즈에 경주 최씨 만석꾼 부자 가문의 후손이 나오신 걸 잠깐 봤었는데 그 집의 할아버님? 조상님이 나라를 위해 전재산을 기부했다고 하고, 현재 진주의 김장하 어르신도 거의 전재산을 국가에 기부하시고…이런 일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기부하려면 어서 부자가 되어야?ㅋㅋㅋ

이와중에 저 분홍 표지책 다시 한 번 더 들여다보고 갑니다. 저 책도 명사들이 추천 참 많이 하던데…그래도 icaru 님은 벌써 11 년 전부터 읽고 계셨네요.^^

icaru 2025-09-01 11:25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은 글부자 텍스트양도 질도 와아! 진짜! ㅎㅎ 유퀴즈에 경주 최씨 후손이 나왔었단 말이죠? 다음에 찾아볼 일입니다^^ 주변 지인중에 하이스미스의 책을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 저도 리플리 밖에 몰라요 그것도 원작을 읽었던 것은 아닌데~ 불안과 두려움이 다르다는 걸 글로 보여 줬다는게 막연하게 나마 느껴지는 거예요. 그게 뭐였을지 ㅎ 퍼펙트 데이즈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게 생략없이 그대로 나오는데, 다소 부담스럽기도 ˝왜 편집을 안 허냐!˝ ㅋㅋ 하면서 빌 게이츠는 자기가 자기입으로 직원들에게 엄격했다고 (후회하면서) 회상할 정도면 진짜 그때 아마 거대한 부를 축척하지 않았을지 싶기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