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밑줄 친 부분들~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삶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지. 그건 내가 보장하지. 아이러니나 역설 같은 건 빼고 하는 말이야. 다만 나에게는 그 가치라는 게 좀 부담스러웠을 뿐이야. 그놈을 제대로 짊어지고 나아갈 수가 없어. 아마 나면서부터 거기에 맞지 않는 것 같아."


"하루키 소설에서 받는 위안의 종류는 그때그때 달랐던 것 같다. 스무살 혹은 서른살 언저리에서는 어떤 감응 받았었는지, 여기서 머리카락 쥐뜯으며 회상해도 되지 않는다면, 현재만 말하련다."


"대인 관계 같은 거 서투르고 부족하거나 오타쿠스러워도 괜찮아. 아무리 밋밋하고 평범하더라도 너는 너대로의 가치가 있거든. 모두가 " 



"자기 개발 세미나와 기업 연수 센터를 합친 것 가은 사업을 추진했어. 기업 전사를 양성하기 위한 즉석 세뇌 코스. 경전 대신에 매뉴얼 북을 활용하고 깨달음이나 낙원 대신에 출세와 고임금을 약속하는 거야. 실용주의 시대의 신흥 종교라고나 할까. 그러나 종교처럼 초월적인 요소는 없고 모든 것이 구체적으로 이론화되고 수치화되어 있어. 아주 깔끔하고 알기 쉬워. 거기서 긍정적으로 고무된 사람도 적지 않아. 그러나 일관적으로 달콤하고 편리한 사고 시스템의 최면적 주입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지. "


"잘 정돈된 얼굴에 몸가짐이 예쁘다. 호감이 간다. 머리카락은 늘 깨끗하게 컬을 넣고 있다. 이런 여자들은 돈이 좀 드는 사립 여대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해서는 그 지역 회사에 취직하여 리셉션 데스크 담당이나 비서 일을 한다. 거기서 몇 년을 근무하고 한 해에 한 번 정도 여자친구들과 파리 여행을 하고 쇼핑을 한다. 미래가 밝은 남자 사원을 찾아, 또는 선을 봐서 결혼한 다음 축복 속에서 퇴직한다. 그다음은 자식을 유명 사립 학교에 넣기 위해 열성을 다한다. 쓰크루는 의자에 앉아 그런 여자의 일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


"별로 대단한 것도 아냐. 대학을 나와 대형 은행에 들어갓지만 일이 재미없었어. 위에서는 진짜로 무능한 놈들뿐이었고, 눈앞에 있는 일밖에 생각이 없고 자기 한 몸 지키기 급급해서 미래를 보려 하지 않았지. 일본 최고 은행이 이 지경이라면 ..."


"회사 생활을 통해 배운 또 한 가지는 이 세상 대부분의 인간은 남에게 명령을 받고 그걸 따르는 일에 특별히 저항감을 갖지 않는다는 거야. 오히려 명령을 받는 데 키쁨마저 느끼지. 물론 불평불만이야 하지만 그건 진심이 아냐. 그냥 습관적으로 투덜대는 것뿐이야. 자신의 머리로 뭔가를 생각하라, 책임을 가지고 판단하라고 하면 그냥 혼란에 빠지는 거야. 그러면 바로 그 부분을 비즈니스 포인트로 삼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던 거지."


"종교적 컬트나 자기 계발 세미나의 수업을 가미했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같은 계통의 비즈니스 업무 내용도 연구했어.

어디까지나 과학적이고 실천적이고 세련되어야만 해. 사회적 상식의 범위 안에서 실행될 수 있어야 해. "


"흔한 이야기야. 가엾지만 예술 세계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 재능이란 그릇과 같아. 아무리 노력해도 그 사이즈는 쉽게 바뀌지 않아."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5-23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재의 달인 엠블럼을 받으면서 참 조용히 저 혼자 황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라도 더 부지런히 쓸고 닦고, 쌓고 해야겠다고 작은 결심을 했다.

이 서재는 2003년도 후반, 그러니까 정확히 이야기하면, 알라딘에 서재라는 게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려오고 있다. 초반 한 때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의 애착과 열의 같은 게 있었고, 이것저것 많이 써대고 올리는 분량 만큼이나 의식적으로 검열도 정도 이상으로 했다. 지금과 달리 그때는 내 서재를 찾을 법한 이들의 기호에 맞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기쁨으로 서재블로그를 꾸렸었다.

참 즐거웠고, 그만큼이나 상대적인 열패감도 느껴야 했고, 자극과 쾌감과 교훈 등등이 상존했다.

지금은? 10년이 지나지 않았나...

전에는 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서재지인들과 사귐에 많은 부분을 의지했다면, 지금은 필요한 정보들이나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 혹은 딜레마 등등을 해결해볼 요량으로 읽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이것을 멋진 말로는 자기를 경영하고 계발하는 일이라고도 하던데, 아무리 독서를 해도(독서를 아무리 씩이나 하지 않아서일수도) 내가 계발되고, 나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내 인생에서 나는 생각 같은 걸 하고 살았다는, 반증을 이 서재가 나중에 해주리라.

지금도 나는 내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내가 변하고 있는 것을... 내가 이렇게 살아온 것을...

그런데 참 신기한 사실은 책을 읽었을 때 당시는 생생했던 단순한 기억들 혹은 스토리의 앞뒤 내용 따위는 놀라 까무라칠 만큼 지금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와 스스로 관계를 맺어야만 독서도 의미를 맺게 되는가 보다.

 

물 흐르듯을 지향하는 건 내 사고가 견고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흘려 듣고, 흘려 읽지 말아야지, 마음의 눈을 계발하지 않으면, 육체의 눈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고 했다.

 

온갖 인용구를 끌어다 붙인 이글의 요지는

2014년에는 좀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한 해가 되어보자는 말인 것이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놀 2013-12-2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나무처럼
푸른 숲처럼
아름다운 2014년 맞이하셔요.
2013 서재 달인 축하해요~

icaru 2013-12-23 12:3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축하드려요,
14년엔 함께살기 님도 좋은 글 많이 지으세요~

카스피 2013-12-25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용^^

icaru 2013-12-26 09:53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도요 ^^
14년도 올해처럼 유익하고 재미와 울림 있는 그런 글 많이 읽을 수 있게 해 주셔요~

단발머리 2013-12-2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내년에는 더 자주 뵙고, 더 재밌는 얘기 많이 나눠요~

icaru 2014-01-0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막한 서재인데 단발머리 님 찾아와 주셔 댓글 달아주시니 서재가 아롱다롱 잔잔한 색감을 얻은 것만 같네요~~!
12월 끄트머리에서 오래끌어온 큰아이 수술을 하는바람에 정초가 되어 서재를 들어와 봤는데 너무 기쁘네요~ 단발머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단발머리 2014-01-07 12:06   좋아요 0 | URL
넹.... icaru님도 좋은 일 많이 생기시는 한 해 되시기 바래용^^
 
핵심 중남미 100배 즐기기 - 14'~15' 최신판, 멕시코.쿠바.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페루 100배 즐기기
김준현.전혜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남미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 정서함양용으로는 오소희 씨의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을 읽더니, 정보활용용으로는 이 책을 참고하더군요. 동생에게 선물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이 요즘 감기에 뭐에 정신을 못 차린다.

몇일만 지나면 방학이라고 손꼽아 기다리는 중,

아 그러고 보니, 이제 1학년도 마무리되어 간다.

내딴엔 이런저런 책이나 자료도 시간나는 대로 찾아보면서,

큰아이의 책읽기 방향을 잡아주려 하였으나

첫째, 아이의 관심사를 꿰뚫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둘째, 숙제도 간신히 할만큼 다른 놀이에 시간을 빼앗기는 나이라는 것 때문에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고 있다.

큰아이는 어쩌다 보니, 만화책을 엄청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둘째아이는 책 읽어 주는 엄마의 목소리보다, 칙기직직 거리며 혼자 역할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첫째가 초등 저학년 문고본에 좀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다소 염려가 되었는데, 어제는 글쎄

학교 숙제를 시켰는데, 하던 책상머리에 아이가 앉아 있지 않아서 보니까, 다른 방 구석에서 조용히 저러고 있다.

 

 

 

 

   하늘바람님의 이 책이다. 구매하고, 나는 조용히 책장에 꽂아두었을 뿐, 방학되면, 아이와 함께 읽으려고 했었다. 텍스트가 다소 된다고 생각해서, 아이가 혼자 읽기 쉽지 않을거라고.....

어머 웬걸 한 20분 읽더니, 내게 가져와서 재밌다고 한다.

이태극은 태권도를 잘한다면서 ㅎㅎ

어머나 아이들이 먼저 알아본다. 내가 들이밀기도 전에....

뒷표지 책날개에 있는 다른 책 요책, 이책, 저책도 사달라고 한다.

"그건 엄마가 도서관에서 검색해 볼께~ ㅠ"

 

 


댓글(6)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놀 2013-12-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저 그림을 보았을 테고, 읽으면서 재미있구나 하고 느꼈을 테지요~ 즐겁게 누리셔요~

icaru 2013-12-18 08:44   좋아요 0 | URL
네~ 제 생각에도 그림을 먼저 보고 흥미를 느꼈고, 읽다보니 스토리도 즐겁고 했었던 듯 싶어요~ 게다가 두껍지도 않은 분량감 때문에 부담도 없었을테구요.
연계 동화까지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달까요,
이런 책을 처음 알기가 어렵지, 일단 알게 되면, 읽지 않고 못배길듯요!

하늘바람 2013-12-17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아들 두셨네요. ㅎㅎ
감사해요. 제가 선물로 드렸어야 했는데 싶습니다.

icaru 2013-12-18 08:45   좋아요 0 | URL
멋진 아들요? ㅋ
글구 아아니오~~ 아이를 먼저 끌어당기는 좋은 문고 만들어 주셔서 제가 고마워요!!!

단발머리 2013-12-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진짜로 멋있어요.
숙제 미뤄두고 책읽기.
제가 지향하는 바가 바로 그거예요.
선독서 후숙제~~

icaru 2014-01-01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역시 책은 훌륭한 현실도피처이죵 ,,
그 마음 누구보다 이 엄마가 잘 알지만 ㅎ
 

 

 

 

 

 

처음 티켓 끊고, 일산에 있는 원마운트라는 이곳에 가기 전날까지
무려 한달 가량을 고민했다.

왕복 네시간 족히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만 하늘 찌르는데
전혀 기동력이 따라 주지 않는 엄마가


거리 문제만 아니라면, 뭐가 문제되겠나..
나는 얘들~ 달나라라도 갈수 있다면 델고 가겠음..

그런데, 일산은 역시 대중교통수단 이용해서 주말에 갈 곳은 절대 못 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사무치게 느꼈다. 
일요일 아침에 출발할 때는 그저 환승할 때 교통 수단 이동할 때, 애들 찬바람 쐬고, 걷는 수고를 아끼려고, 집 근처 지하철역2호선 타고 교대역까지 가서 주엽역까지 가는 3호선 갈아탔는데, 종착역이 대화까지 가는 열차가 드문드문 있고 대부분은 구파발역까지가 종착역이더라는....

교대에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해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더라는.
저녁에 집으로 올때는 방법을 달리 해서, 서울역까지 오는 좌석버스를 타고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탔지만,분명 역 출구 근처에서 내렸는데, 4호선 환승하는 구간까지 한참을 걸어야 해서..
고생~ 4호선개찰구까지 서울역 지하도를 걷는데, 족히 5분은 걸렸다. 자리깔고 누워 있거나 한 무수히 많은 노숙인들을 지나쳐 오는데, 역시나 이런 정경을 처음 본 아이들은

"엄마, 저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는 거야?" 하고 묻는다.

"집이 없어? 자식도 없어? 형이나 누나도 없어? 밥은 어디서 먹어?"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지 다소 난감했다.

"살다보면, 불행하게도, 살 집이 없어지거나 의지할 부모 형제가 마땅하지 않게 되거나 할 수도 있어.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어. 모두 다 행복하게 살지는 않아."

 

이번 외출은,

설상가상 큰아이 컨디션이 안 좋아서 ㅠ)
쉽게 내키지가 않았다. 감기 든 아이를 빙판에 눈밭에 굴려야 할 판이니,,,

그러나 역시 이열치열이더라는
굉장히 씐나게 놀았음. 엄마아빠동생 셋을 줘도, 마음 맞는 친구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아무튼 겨울 스포츠에 무지몽매한 우리 얼라들임에도~


그러나 다시는 두 애 끌고, 대중교통 수단으로 일산을 가는 무모함을
발휘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

 

애들은 어릴적에 부모님과 어딜 함께 가거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
친구들과 즐겁게 논 기억을 재산으로 커서  어른세계의
풍파를 헤쳐나간다고...

나는 늘 방전되어 있다가도 아주 가끔씩 번개맞은 것처럼 불현듯 몸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는 모드가 되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