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빵인데, 속에 소시지가 들어가 있어 상당히 맛있다. 훈제햄 종류는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많이 사는 종류의 음식이긴 하지만, 음식에 대한 철학이 부박한 이 엄마는 나 좋고, 나 편한 것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셈.

그나저나 저 사진은 참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저런 식으로라도 두 아이는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 것이다! 저들의 운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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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9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한국사람 독서량의 평균치를 조금 웃돌 만큼은 책을 읽는 것 같다. 그래서 책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 책을 고를 때는 비교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전에 좋게 읽었던 작가의 신간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를 통해서 앞부분을 살펴보고 고르는 편이다. 새로운 책을 고를 때, 책에 달린 인터넷서평을 읽어보지는 않는 것 같다. 본디 서평이라는 것은 고른 책을 다 읽은 후에 이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감상은 어떠했는가를 살펴보고 싶을 때 읽는다. 책에 달린 리뷰들을 어떤 것들은 꼼꼼하게까지ㅎㅎ 찾아 읽는 축이다. 김영하의 말하다에서처럼, 나도 책 고를 때 출판사도 본다.

최근에는 읽은 책들을 쭈욱 살펴보았더니, 문학동네가 많았다. 에코리브르책도 양철북 책도 다산북스 책도 보인....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려고 폼잡는 중인듯,,,)

 

그런데, 영화는 다르다. 나는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많이 보지 않는 것이다. 돌아보면 이십대 초반,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할 때는 기호가 비슷한 친구와 비디오방에서 영화 한두편을 보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알고 살았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생각해보면, 진짜 다행한 일이지. 싶다...... 김영하식으로 말하자면, 나는 아마 그시절에 감성 근육을 조금 단련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역사상 위대한 책이나 음악과 달리 영화라는 매체는 역사가 짧고 평준화되어 있는 편이라, 사람들이 말하는 혹은 권위자가 추린 역사상 위대한 영화 리스트 같은 것을 실체 감상 섭렵하는 것은 시간만 많다면, 도전 가치가 있는 듯하고, 상대적으로 (문학이나 음악 보다는) 어렵지 않은 듯도 하다. (그러나 그러나, 우리에겐 도전못할 이유가 도전할 이유보다 백가지 이상 더 된다. )

여기 작가 듀나는 어린시절부터 엄청나게 영화를 봐 온 사람인 듯하고, 지금도 열심히 영화를 보겠지. 영화 감상 분기별 행사 같은 게 되어버린 인생을 사는 나로써는 가끔 보는 그 어떤 영화들의 경우 듀나의 평이 궁금해서 찾아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사람이 세운 맥락과 디테일을 따라가는 일은 지적 쾌감이 있으니까는.

 

 

여성인지 남성인지 1인인지 1인 이상인지 신상을 노출시키지 않고 글을 쓴다는 듀나 이영수는 이 책을 보니, 여성이 확실한 듯하다. 영화 건축학 개론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심증이 확증으로 ㅎㅎ

듀나는 <실미도>나 <친구>같은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적이 없다고 한다. <에반겔리온>도 안 봤다고 한다. 이이의 무관심 영역을 짐작할 수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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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3-1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영화 관련 사이트도 운영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드러내지 않아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작가이지요. <면세구역>이라는, 오래 전 펴낸 소설을 읽어본 적 있어요 작품보다는 순전히 작가에 관심이 가서요 ^^ 이렇게 에세이까지 낼 줄이야...^^

icaru 2015-03-20 19:20   좋아요 0 | URL
아... 듀나의 소설까지 읽으셨을 정도면 정녕 ..ㅎㅎ
지금도 싸이트가 운영중이고 새글도 계속 엡뎃이되고 있더라고요~ 게시판에는 일반인들의 각종 생주제불문한.. 글까지.. ^^

서니데이 2015-03-1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가, 어쩐지 여성일 것 같은데요.^^

icaru 2015-03-20 19:24   좋아요 1 | URL
ㅋㅋ 듀나라는 필명으로 몇명이 돌려가며 글을 쓴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글에서 나는. 이 아니라 우리는. 이 많이 나온다고.. 아래 기억님 글 보니 형제자매들과 같이라면 그럴수도...
어느 잡지사에선가 고료가 들어갈 때 보니 71년생 여자 라고.. 신상이..

기억의집 2015-03-1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성 같기는 한데, 이카루님이 언급하신대로 형제들하고 번갈아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떨 때는 남성적인 느낌도 날 때가 있긴 해요. 지난 번에 다음에서 쓴 영화리뷰 엄청 욕 먹은 적 있었는데, 듀나가 글쓰는 스타일을 좀 바꿀 필요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icaru 2015-03-20 19:27   좋아요 1 | URL
우아 기억님 그간 책도 마니 읽으시고 새로운 일도 시작하시고 우아..

이 책에도 보면.. ` 나는 짜증이 나는 게 ~ ` ^/^
짜증이라는 감정을 자주 드러내는데 ㅋㅋ 듀나 님 성정이 예민하실듯도요..

기억의집 2015-03-19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저도 요즘 문동 많이 사서 읽어요. 저 스마트폰 버리고 핀처폰으로 바꿔 책 무진장 읽네요. 전에 쓰던 스마트폰은 와이파이용으로만. 참 그리고 이카루님... 저 어린이집 보육교사 알바해요~

icaru 2015-03-20 19:28   좋아요 1 | URL
스마트폰은 확실히 시간도둑인가 싶기도 해요.
. 교체 덕분으로 책 무진장읽으신다니
으아 제가 워너비 하는 삶...!!!
문동 책 뭐 읽으세요??
 

“그리고 나는, 미안하지만, 신경 말단을 노출시키지 않는 책은 전혀 읽지 못한다. "

라고 미국의 어떤 작가가 고백했는데, 나도 그런 것 같다. 바꿔 말하면, 신경 말단을 노출시킨 책이나 글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 책을 전혀 못 읽는 것은 아니니.

 

그래서 시간이 있음에도 책을 읽을 수 없는 정신 상태가 되어버리면 - 챙길 게 많은 신학기, 사람을 신경과민하고도 산만하게 만드는 특정 업무를 하는 기간-  책을 읽지 않으면 그만이련만, 그럼에도 뭔가를 읽고자 한다면, 이렇게 신경 말단을 노출한 책이나 글을 읽으면 좀 읽히는 것 같다.

'것 같다'라며 단정을 유보하는 것은, 사람은 그때그때 달라진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는 것일 뿐,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이다 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우니.

 

 

 

 

 

 

요즘 이 책을 조금씩 읽고 있다. 금욕적이지는 않지만, 높은 형태의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는 건조해보이는 작가의 신경 말단을 보고 있는데, 이이의 특징은 세련되었다는 것? 센티멘탈하지는 않지만, 계속계속 읽게 하는 재능. 역시나 타고난 스토리텔러인 모양이다.

 

 

 

 

 

 

 

 

책도 그다지 읽지 않고, 기록도 하지 않는 요몇주 동안 몸무게가 줄었다.

동분서주 들락달락 위로아래로 움직임이 많았던 모양이다. 나는 본래 관성의 법칙에 심히 매료된 사람마냥, 하던 행동(정지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부류인데...

건강검진을 받으면 항상 듣는 내용이 지금에서 몇 킬로그램을 더 빼면 신체나이 몇살이 더 젊어진다, 같은 거였는데, 책과 멀어지면, 건강을 되찾습니다 같은 이상한 결론을 도출하기에 딱 좋은 케이스 같다. 내가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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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7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8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03-18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신간이군요.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김영하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알게 된 이 작가는 어떻게 보면 제가 한국 현대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주었거든요. 궁금합니다.ㅎ

icaru 2015-03-18 08:43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나이 들면서 김영하 소설은 그닥 안 읽게 되는데, 이렇게 엮은 에세이들은 놀랍게 잘 읽히더라고요.. 그동안 강연했던 것을 수정한 것이라, 입말체가 편집을 거쳐 더 다듬어져 가독이 있는 것도 같고요. 국내작가 중 김영하가 최초가 아닌가 싶은게, 팟캐스트 진행도 그렇고,, 테트 강의에도 조회수도....
한마디로 말을 잘 하는 작가인거죠 ㅎ;;
보다, 말하다, 읽다 시리즈를 낼 계획이라던데,, 아직 나오지 않은 읽다 까지 예약 대기할 듯 합니다. ^^
 

 

참깨를 털며



                                                                              김준태



                                     산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나는


                                            한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한다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대는 일엔 희한한 게 있는 것같다.


                                            한번을 내리쳐도 셀 수 없이


                                            솨아솨아 쏟아지는 무수한 흰 알맹이들


                                            도시에서 십 년을 가차이 살아본 나로선


                                            기가 막히게 신나는 일인지라


                                         휘파람 불어가면 몇 다발이고 연이어 털어댄다


                                        사람도 아무 곳에나 한번만 기분 좋게 내리치면


                                     참깨처럼 솨솨아 쏟아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털다가


                                               "아가 모가지까지 털어져선 안 되느니라"


                                            할머니의 가엾어 하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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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0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5-03-1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참 좋습니다.^^
편안한 주말 오후되세요~

icaru 2015-03-16 11:46   좋아요 0 | URL
아~~ 찾아주셨네요.. 제 서재를 ^---^
할머님들 말씀은 참 허투루 들을 게 하나도 없는 듯 해요 ^^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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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에서, 카버가 말했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냥 술을 들이켰을 뿐이에요. 아마도 제가 저 자신과 제 글, 제 아내와 아이들과 관련해서 삶에서 가장 원했던 일들이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닫고 나서 술을 엄청나게 마시기 시작한 것 같아요. 이상한 일이지요. 파산하거나 알코올 의존자가 되거나 바람피우거나 도둑이 되거나 아니면 거짓말쟁이가 될 의도를 갖고 삶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카버의 단편 소설들이 나의 마음을 끄는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주인공들 대부분이 비전문직 종사자 혹 서민 계층이다.


주인공들 대부분이 다양한 직업군을 이루기는 하지만, 그날 벌어 그날 먹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물들이다. <코끼리>에서는 돈만 빌려달라고 하는 파산 지경의 동생, 이혼한 전부인, 빌어먹을 놈팽이와 결혼한 딸, 혼자 사시는 노모를 둔 중년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비타민>에서는 ‘나’의 아내가 비타민 방문 판매를 힘들여 하고 있고, ‘나’는 병원 잡일을 하면서 술만 마시는 남편이다. <체프의 집>에서 주인공은 알콜 중독인 남편과 별거 상태에 있는 아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남편의 애원을 뿌리칠 수가 없어 새로운 애인을 버리고 그에게 향했지만, 결국 집주인의 체프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희망을 꿈꾸었던 그 집에서 둘은 나오게 된다. 그걸로 끝이다. 

 

둘째, 실패자의 이야기가 있다.


실패자는 카버가 좋아하는 소재인 듯 보이고, 사실 독자인 내가 좋아하는 소재이기도 하다. 실패자들의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들을 목도하노라며 우리들의 ‘생’ 자체에 대해 전율을 하게 된다.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에서도 본다면 그렇다.(사실 이 단편은 실패자의 이야기라 할 수는 없을거다.)  우리가 바라보는 인생에서의 행복은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성실하게 살았던 한 가족에게 어느 날, 닥친 사소한 사고. 그리고 불행. 아이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막연하고도 간절한 염원. 하지만 아이는 죽었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것이 애초에 없었다 해도, 어쨌든 그들은 할 수 있는데 다 했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제과점 주인을 찾아간 일)은 언젠가는, 정말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사사롭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해볼 정도의 가치는 있는 것이다.  

 

단편 <비타민>에 등장하는 인물은 그야말로 완벽한 실패자의 모습이다. <비타민>이 그렇다. 특별히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다. 인생의 패잔병도 아니다. 단지 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예전부터 그리고 있던 인생과는 전혀 다른 인생 속에 갇혀서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실패자이다. 모두가 마을을 나와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서,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한다. 딱이 어디에 무엇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꼽은 카버의 문장

“누군가가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결국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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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3-12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풋내기들] 읽고 있는데 작품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해요.
싫은 작품도 있더라구요.
같은 책이면서, 다른 책이네요. 저는, 이 책은 읽어야되나 어쩌나 하고 있어요.
저는 카버의 느낌이 그대로인 [풋내기들]이 웬지 더 끌려서 말이지요^^

icaru 2015-03-16 11:4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것은 편집자의 손질이 더해져서,,,이 책 안 읽으셔두 되지 않을까요? ㅎㅎ
작가란 무엇인가 라는 책을 읽다보니 든 생각이지만, 카버는 20세기 생존했던 다른 작가와는 좀 다른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계층에서 연유한 것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예술을 우위의 가치로 두지 않는 점,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점...
제가 서재에 두문불출한 사이에 남겨주신 댓글인지라,,, 답글이 쪼매 늦어버렸어요 이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