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 2 - 머나먼 사마르칸트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마악 한 달 동안 조금씩 조금씩 읽었던 2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그런데 이 책의 리뷰를 써야 할까. 잠시 고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1권의 리뷰에서 다한 것 같고, 그래, 이미 쇼부를 보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 켠에서 예순의 베르나르 아저씨에게 이제 갓 익혀서 배운, 엄청 센 고집이 스멀스멀 치고 오른다. 리뷰 뭐 있나, 그냥 쓰면 되는거지.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이 기나긴 행군에 큰 의미를 세워 두지 않았듯이, 리뷰의 의의는 어디에나 있으며 아무데도 없다.


책읽기는 결과가 아니다. 과정이다. 베르나르 씨에게 있어서 걷는 게 그러했듯이. 이 노익장 아저씨에게만 고집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고집이 있다. 나는 3권까지 다 살펴보고 그마저도 리뷰를 쓸테다다다다!! (악 쓰지 말고.)

 

“새벽에 보는 사막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황갈색의 둥근 형태가 연결되어 파도처럼 보이는 모래 언덕의 중간 지점을 걸었다.”


“가장 강한 향은 물론 향신료 시장에서 났고 가장 구수한 향이 나는 곳은 두툼한 석탄 위에서 수천 개의 샤실리크를 구우며 고기 익는 냄새를 풍기는 골목이었다. 가장 섬세한 향은 과일시장 골목, 가장 묵직한 향은 꽃시장, 가장 달콤한 향이 나는 곳은 대리석 탁자 위에서 망치로 정제 설탕 덩어리를 깨는 판매대 주변이었다.”


2권에서 그는 6000킬로미터를 걸어 여행했다. 이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까지. 이 사람 걷고 또 걷는데 왜 걷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를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만, 베르나르는 대답 대신 혼자 이렇게 간직한다. ‘내 따뜻한 애인, 오래된 애인인 길이 날 속이게 될까? 길은 여행을 하는 동안 나에게 전 재산과 맞먹을 선물을 안겨 주었다, 길은 계속 앞으로 가고자 하는 욕망을 주었다’고.


지쳤지만 노력으로 자신을 초월한 몸이 마침내 자유로운 사고를 할 때의 신성한 순간을 다시 갖고 싶은 욕망. 더 멀리 가는 것, 나를 더욱 버리는 것. 내 단출한 보따리를 가볍게 하는 것. 준비하며 지혜롭게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이제 2권을 마치고 천천히 3권을 걸어나가야겠다??!! 아니, 읽어야겠다. 베르나르가 그랬듯이 책 자체를 부단한 떠남과 행군의 연속으로 인식하고 길목마다 목적지마다에서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을 함께 해 나가고 싶다. 그리고 작은 결실도 함께 만나고 싶다.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믿기 힘든 존재를 만나고, 예상하지 못한 시골 구석의 소박한 조화로움에 충격을 받거나, 지금껏 결코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거나,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그 무엇에 대하여 생각을 하고 있는 베르나르를 아니 나 자신을 만나면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서두르지는 말아야겠다.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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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1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셔요. 이미 1권에서 손을 들어 버린 저는 님의 2권 완독을 축하하오며 3권까지 가는 대장정을 기원합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3-15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봐야겠다. 삶을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 단도리를 하신 거죠? 복순이언니님 멋진 글에 저도 제 늘어진 삶에 위안을 받으며 갑니다. 서두른들, 끝까지 못 가면 무슨 소용이겠냐, 하면서요. ^^ 복순이언니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알게 하는 독서의 자세.

2005-03-15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3-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 있어도 서두르지는 말아야겠다. 천천히 읽어야겠다. 단 끝까지 가 봐야겠다." 저 또한 그 리뷰를 따라 끝까지 가볼랍니다.

icaru 2005-03-15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 님... 대단은 무신요...^^;; 리뷰 쓰는 거 하나에도...이 무신 *고집인가 싶고 그래요~ ! 잉크냄새 님~ 네에 기다려 주셔요.. 3권도 읽을터이니... 단, 그게 언제가 될진 예측할 수 없겠나이다...

이 안 님.. 님은 제가 *떡 같이 이야기를 풀어도, 항상 찰떡 같이 잘 이해해 주시고, 아울러 물밑까지 훑어 헤아려 주세요... ^^ 제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였거든요...더디더라고 서툴더라도 좀 모자라 보이더라도... 천천히 끝까지 가보자는...

2005-03-15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님이 말씀하신 그 것... 저의 신념이기도 한데~ 우리 찌찌뽕이에요~~!! 그리고 항상 고마워요.. 님이 말씀 들으니까...힘이 나요 ^^
 
가랑비 속의 외침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그리하여 난 비로소 삶과 죽음 사이의 갈림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속 살아갈 자들은 태양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고, 오직 죽음을 앞둔 자의 눈만이 햇발을 뚫고 태양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요전 날에 본 쿵푸 허슬 생각이 마구 났다. ‘악다구니, 허풍’ 그런 것들이 닮았다. 쿵푸 허슬의 유쾌 통쾌함은 좀 예외로 둔다면 둘 다 중국 민초들의 대륙성 기질다웠기에 그리 느꼈었던 것 같다고 돌려 말해도 될까.
   
  위화는 이제 나이 40대 초반이라는데, 쓰는 글을 보면 인생을 살만큼 다 살아본 사람 같다. 이 소설은 광림이라는 어린 소년이 청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일을 생각나는 대로 쓴 회상 소설이다. 생각나는 대로라 하는 것은, 시간을 이리저리 오락가락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기 때문이다. 기억이란 속세의 원한과 은혜를 뛰어넘어 저 홀로 오는 것이기 때문인지라, 광림은 아버지나 형에게 맞은 기억,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기억을 생각해 내고도 노여워하거나 복수의 눈빛을 다지지는 않는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몇몇 인물은 어찌나 파렴치인지, 주인공 광림이의 아버지 광재는 자신의 아버지 유원이 늙어서 일도 못하고 밥만 축낸다고 온갖 잔머리를 써서 자신의 늙은 아버지가 밥을 못 먹게 수작을 부린다. 할아버지도 할아버지 대로 잡아떼거나 골탕을 먹이는 은근한 방식으로 아버지의 하극상에 우스웁고 완곡하게 대응하는데 이게 또 이 소설의 재미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계신데도 불구허고, 과부와 정을 통하여 바람을 피우는데 설상가상으로 형마저도 그 과부와 정을 통한 사이라, 어머니와 과부가 한 판 붙었을 때 두 남자는, 과부에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는 어머니를 보호해 주지 못하고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공중에 방 떠버린 허망한 어머니. 이 모든 것을 속수무책으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는 나는 숫기 없는 천덕꾸러기이다. 이런 아버지가 최후의 운명을 맞이할 때는 똥통에 빠져 죽는다. 아버지는 파렴치한 잡범 같은 사람이었으나,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또 비참하고도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하는 불쌍한 사람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 소설은  <허삼관 매혈기>처럼 해학과 풍자가 넘실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중국적인 것 대륙적인 것을 잘 보게 하는 소설이지만, 어째 유쾌해지지만은 않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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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닭털같은 나날> 읽고 있는데요.
찐득하니 붙어앉아 책 읽으면 좀 좋아요?ㅊㅊ
위화의 주인공들과 닮은 인간들이 많아요.
이 책도 우선 보관함에......

잉크냄새 2005-03-10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화의 소설은 묘한 매력이 있는것 같아요. 저도 <허삼관 매혈기>에 이어서 <살아간다는 것은>을 읽어볼까 폼잡고 있습니다. <닭털같은 나날>도 보관함에 슬그머니 넣어야할까 봅니다.

2005-03-11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닭털같은 나날이라~ 음...검색을 해서 보니 평도 좋고, 대체로 좋네요~ 위화보다 두 살 위의 작가로군요. 같은 세대의 인물...그래선가...위화의 소설 속 주인공들과 닮은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고요... 저도 언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저도 보관함에....

잉크냄새님... 묘한 매력..맞아요...인생에 대해 허심탄회하다는 것...살벌한듯하면서도 무상한 느낌을 주는 것..... 번역자는 우리가 그의 소설을 읽을 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가랑비 속의 외침-> 허삼관 매혈기 순으로 읽는게 작가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또 효과적인 작품 감상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그렇담 저는 거꾸로의 순서로 읽는 게 되는 거 있죠..

속삭이신 님...정말...위화의 최고의 작품은 역시 허삼관 매혈기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해봄서,,,, 이 책도...재미있어요... 허삼관 매혈기하고 조금 다른 점에서요...

2005-03-11 2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3-12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이상 나에게 너만을 강요하지는 말아줘~
서둘러 가야할 이별에 눈물은 장애가 될 뿐이야~
...
내 맘속에 고요함을 깨뜨리고 널 두고 난 떠나네~
운명처럼 받아들인 헤어짐이 눈~물~로~
헤이헤이~

복순 아짐, '고요 속의 외침'이란 노래를 아십니까? 꽤 오래된 노래인데 R. EF란 땐쑤 그룹이 불렀고 표절혐의를 받았죠. 아마 복순 아짐께선 아실 것두 같고. 그 친구들이 유행시켰던 춤동작 하나 알려드립죠. '내 맘 속에~'할때는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리고 일단 거수경례를 할 때처럼 팔굽과 손을 일자로 뻗고 곧바로 무언가를 깍아치듯 내리치기를 반복하는 동작이 이어집니다. 중간엔 대충 알아서들 개발한 막춤 퍼레이드(제 개인기는 일명 스케이트춤이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스케이트 타듯 몸을 앞으로 내밀고 팔과 다리를 엇갈리며 그 동작만 반복하는 검돠, 그러다 '내 곁에 맴도는~' 그 부분에선 다들 똑같이 남철, 남성남춤으로 통일!). 마지막은 크게 점프하고 왼쪽 다리 세우고, 앉은 자세에서 한 쪽 팔로 땅 짚고 고개 숙이며 휭키하게 마무리. 크하하..꿍꿍이가 쫌 농후해서 재수(삼수던가ㅡ,.ㅡ;;)할 때,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이랑 단골 탁구장에서 몸도 안 따라주는 춤추고 그랬었네요. 헛. 근데 여기 신성한 리뷰공간에서 책 이야기 말고 이런 얘기해두 될랑가 몰겄어요..죄송해요. 근데 정영문의 단편 속에서도 화장실에서 똥 싸다 죽는 아버지가 등장해요. 뭐, 물론 위화의 소설관 전혀 다른 내용과 분위기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전 생애를 똥구멍으로 밀어내고 죽었다.'던가..그 문장이 떠오릅니다. 내 맘 속에 고요함을 깨트리고오오~~

icaru 2005-03-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예에... 하나가 끝나고... 조금의 시간 여유가 생겼어요... 님은 여전히...매진 중이시죠? 힘내세요!!! 속삭이신 님 홧팅!!!!
글고...그건 제가 겁이 많아 그래요... 어흑... 조심조심 건강조심...입니다... 그럴려면 ...커피부터 끊어야는데.. 단디~ 중독이라...

복돌언냐... 어맛...미치겠다...그 춤...탁구장에서 수련하신 그 춤...알이에프의 노래에 맞춰....보고 싶어...죽겠네요 >@<
뭐 그럴줄 알았다지만.. 복돌언냐는 춤에도 일가견이.. 예전에 보았던 날렵한 단화...춤꾼의 단화였던 거예요...하하하...이젠 추억의 알이에프네요~ 음냐..
정영문의 단편에 그런게 있는가보네요... 저도...한때 정영문에게 관심이 동해서... 책 몇권을 샀었는데... 한 권도 읽어내지를 못했어요... 그게 삼년전 얘기네요...
시간이 흘렀으니...이제 그의 소설을 무람없이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째.. 좀 망설여지네요...
근데..'아버지는 자신의 전 생애를 똥구멍으로 밀어내고 죽었다.' 이 문장 하나는..명문이네요...명문... 님...이런 걸 다 외우시고... 역시...복시스터즈는 똥에 강하지요!!

2005-03-12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낙하하는 저녁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붉은 노을 색깔의 책 표지가 주는 기운.

미련, 집착,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

낙하하는 저녁. 하지만... 저녁의 냉철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저녁의 냉철함. 나는 저녁이 되면 신체의 리듬은 최저치인데, 정신의 리듬은 고조를 달리곤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에쿠니 가오리도 그랬나보다. 그 저녁에 낙하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여기, 누구든 한 번 보면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한 여자가 있다.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았고, 스스로도 누구를 소유하려 하지 않으며, 먼저 베풀려 하지 않을 뿐더러,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지도 않는 그런 한 줄기 바람 같고, 연기 같은 존재.

정말 불행하게도 그 존재는 다른 이들의 사랑까지 깨뜨리게 된다. 어이없게도 이것은 ‘본의 아니게’이다. 여기서 비극의 씨앗이 시작된다. 그 남자들은 자신의 사랑까지 깨뜨리면서 자신의 존재의 뿌리까지 흔들림을 당하면서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며 달려오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소망하지 않으니, 말이다.


나, 리카는 학창 시절 만난 남자 다케오와 8년을 연애한 사이다. 연애하다가 결혼 비슷한 동거까지. 그런 다케오가 어느 날 산책 끝에 리카에게 이사를 나가겠다고 조용히 말한다. 왜 일까? 그렇지, 원인은 여자다. 다른 여자. 새여자라고 해야 하나.


나 리카에게서 다케오를 떠나가게 한 여자, 그녀는 하루코이다. 하루코.... 하루코는 다케오가 떠난 리카 네 집에 방세를 절반 지불하는 조건으로 들어와 살겠다 한다. 그리고 다케오와 달리 하루코는 다케오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리카는 모든 것이 너무나 스스럼없고 자연스러운 하루코를 거부하지 못한다. ‘좋을대로~’ 연적인 하루코를 증오할수도 사랑할수도 없는 모호함에 사로잡힌 리카.  알고 보니, 다케오 말고도 아내가 있는 카츠야씨도 이혼남인 미오토의 아버지도 하루코에게 송두리째 끌림을 당하고 있다. 하루코 한번 보면 사랑하게 되는 여자...


다케오는 이제 옛애인의 집에 새애인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형국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셋의 만남.  

언뜻 리카가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자신의 남자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은 하루코를 꼴도보기 싫어질 것 같은데....

그렇게 사랑했던 다케오를 빼앗아간 여인에게 저토록 관대해질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게 천천히 장작 1년하고도 한 계절이 지나도록 서서히 리카는 다케오라는 사랑이 이제 완전히 떠나가는 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한다.


이 소설은 그 시간의 기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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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3-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쿠니의 소설을 다 좋아하지만, 이 소설만 생각하면, 즐겨듣는 슬픈 노래처럼 가슴이 에립니다. 그 언덕... 소설 말미에 나오는 그 별장... 낙하하는 저녁이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그곳에 가고 싶어요. 사랑스러운 리뷰, 잘 보았습니다...:)

icaru 2005-03-10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그간 미루었던 책들의 리뷰 좀 써볼까 우짜까...하고 있는뎁쇼;... 낙하하는 저녁의 애틋함을 리뷰로 살리긴 여간 벅찬게 아니로군요...쩝...
님..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시는거 저도 알듯허요...책에서 풍기는 전조랄까...하는것이 플레져 님의 글에서 나는 그 냄새와 유사하대요...
리카와 하루코를 합체시키면...님과 같은 캐릭터가 나올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봄서요^^

근데..저녁이 되면 말똥해진단말 취소할까봐요...하요...졸리...ㅂ떠,,

2005-03-10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0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3-1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하루코에겐 일종의 도화살이 낀 거였군요. 한 번만 보고두 확 끌려버리다니..캬..좋겠다..
근데 아무래두 리카는 무너져내리는 자아를 추스릴 수 없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블럭을 쌓듯 하나, 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데 조금 긴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구요..타인들의 삶이란 것이 상식적인 기준으로만 재단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더라구요. 정말 이해 못하겠는데,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보면..음..근데 또 화딱지 나네..다케오 나쁜 놈.

2005-03-10 0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케오 이 나뿐 놈...!
복돌언냐 사람 배꼽빼는 재주는...둘째가라하믄..서러워 눈물빼죠.. 이 야심헌 밤에...잠든 누구 깰라...저 혼자 어깨를 들썩이면 키득거리고 있어요...

속삭이신 님...캬~ 세한도 라굽쇼... 치원성님이 로얄티 내놓으라 하겠어요? 어디, 인용해 줬다고 넙쭉 고마와 할꺼예요...복도사님...!

panda78 2005-03-10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랑 당신의 주말은.. 이랑 반짝 반짝.. 읽고 가오리는 나랑 안맞는구먼... 했는데, 복순이 언니님 리뷰 읽고 나니까, 이 책만 볼까...? 싶어집니다. 으음... 고민 좀 더 해 보고..

icaru 2005-03-10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요,....저는 에쿠니 가오리 작품은 이게 첨이걸랑요~ 냉열사는 사실 영화만 봤구요... 근데...이거.. 뭐랄까요... 옛사랑이 떠올려집네다...(에고...**가 이거 보믄 삐질텐데...)

내가없는 이 안 2005-03-10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냉정과 열정사이만 읽었는데, 그나마도 파란책이 더 좋았어요. 지난번 웨하스 의자는 플레져님 리뷰 읽고 좀 동하다가 말았는데, 왠지 이 작가의 소설은 힘을 뺏는 듯하여... 이 책도 님의 리뷰는 참 좋은데, 정작 책을 보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

icaru 2005-03-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0:44에 속삭이신 님... 그러고보니까, 그렇기도 하네요.. 다케오와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책이기도 했었을듯... 가오리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너무 소설스럽죠... 헤어지는 남녀의 눈물콧물 속빼는 악다구니가 없어요... 너무나 처연하게 받아들이고... 그게... 이이 소설의 매력이라고도 하더만요~

이안 님.. 힘을 뺏는 소설.. 음... 기가 쎈 소설인건가요 ^^ 이 소설...저는 별을 네개 반 주고 싶었는데... 매력은 있지만, 가녀린 여성 취향스런 데가 있어,,, 또 좀 그렇고...일본 소설은 금방 읽히는게 또 매력이고요...

잉크냄새 2005-03-1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오리가 홍어 정도만 되었어도 덥석 집어 읽었을지도 몰라요.^^

2005-03-11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11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 냄새 님!!! 앗싸 가오립니다... 지갑으로도 이름을 떨친...
속삭이신 님!!! 님은 제게 브이아이피입니다... 고런 깜찍한 숫자를 잡으셨어요 그래~

실비 2005-03-1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쿠니소설중 가장 좋아한답니다. . 보통 상상하기 힘들것이야기지만 아무렇지 않게 세사람이 지내는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게 보인다는게... 그게 이소설의 매력인것 같아여.. 리뷰가 너무 맘에 들어 이렇게 글을 남겨요.^^

icaru 2005-03-15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은 에쿠니 소설 중에서 이 작품을 젤로 좋아하시는구만요~
보통 상상하기 어려운 관계지요~ 우리같은 범상한 사람들에겐... 전, 저게 일본인이라 가능한 건가 라는 조금 우매한 생각도 해봤슴다...

아..'반짝반짝 빛나는~ ' 이거 책 표지가 참 예쁘던데요~ 읽고 싶었어요...효주 님이 가장 재밌게 읽으셨다니깐 또... 목록에 꽉!! 올려놔야쓰겠네요~
 
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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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낭패로세...

이 책에 붙은 여러 님들의 멋진 리뷰를 읽고는,

내가 한껏 기대를 해버렸던 모양인지,

아무튼, 여러 님들은 정말 리뷰를 잘 쓰신다.

아니면 정이현이라는 이쁜 작가에게 호의적이시다. ^^

 

(그렇담 난 책날개에서 보인 그녀가 이뻐서 좀 박하게 굴며, 읽었는가?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


책의 내용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뭔가 좀 어긋나 버린 것 같은 느낌.

난 뭘 생각했던 걸까. 여러 님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도데체 난 이 책의 내용이 어떠하리라고 혼자 꿈꾸고 있었던 걸까.

 

주인공들이 꼭 착해야 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욕망의 개인 전략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그녀들일지라도

일말의 기찬 상상력이 그녀들의 무기이기를

그런 앗싸한 면이 있는 나쁜 여자들을 .... 나는 보고 싶었던 거다....

기만하고 결국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으로 기만당하는 것 같은...

그 여자들에게서 고개가 스윽 하고 반대 쪽으로 돌려진다.


그래도 여러 단편 중에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여주인공 하나쯤 만들어 주면

좋았을텐데...

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에서 조차 내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하는 것이다.


아무리 하늘 아래 새로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지만,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로맨스, 결혼, 가족이라는 체제가 이리도

구태의연하냐...( 이건 작가 탓하는 건 아니다....)

이 작품도 좋게 말해 고발 문학이라고 봐야 할까.

그러니까,  21세기 정이현판 <도시의 흉년> 쯤...

 

워낙 최근 우리 나라 작가들의 소설을 읽은 게 없다보니,

뭐라 비교해서 말할 밑천은 좀 딸리는데... 

놀라운 건 그렇게나 읽은 게 없는 나같은 사람 눈에도 다른 소설에서 본 것 같은

플롯이 있다는 것이다.

일테면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의 콩가루 집안이나,

이 책의 <소녀 시대>나 비슷해 보이는 것.


 

설상가상으로 소설보다 더 느낌이 좋지 않았던 것은 이광호의 해설이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사회적 위상과 이 소설이 60년대 70년대 여성성의 변천사적인 면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정말이지 대단~ 어쩌구 말이죠...."투의..."이  이 소설집 단편 하나하나에는 블러블러~ 한 블러블러~ 이중 장치가 있었다지 뭔가“ 라고 설득당하는 느낌.

 

이 독자가 착하게 끄덕거리며 “오호라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하며 끝에 와서

탄복할 줄 알았나.

 

억어지로 끼워 맞추나 싶은 ‘진정성’과 ‘여성성’과 ‘악녀’라는 말의

홍수 속에서 또 한번 고개를 외로 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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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02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2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2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3-0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 리뷰를 쭈욱 읽어왔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비판받은 작가와 글은 처음인것 같네요.^^

icaru 2005-03-0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06에 속삭이신 님.. 님은 오늘 어떤 출발이셨을까나~ 몹시도 궁금해지네요..저도 당분간 책 한 줄 못 읽는 생활이 시작됩니다. 몇일만 달게 참을까 합니다~ 그러니 님도 오래 못 들어올 것 같다는 말씀은 하지도 마세요 ^^

02:01에 속삭이신 님... 전 님의 하루 시간대가 몹시 궁금하답니다. 올해 골몰하고 계신 일도 어떤 건지 많이 궁금하고요~ 하지만 님이 말씀해 주실 때까지 ‘기다릴거예요...’
한참 부족한 글도 너무 오바하는 글도 어느 글 하나 빼시지 않고 읽어 주시는 님께. 늘 고마운 마음이지요.. 음~그런데 이 책...그렇게 엉망이 아닌지도 몰라요...
저 리뷰는 밤에 써서 감정의 과잉이고요...,또 제가 무척 고대하며 책을 읽었는데 기대에 부흥해 주질 않았고.... 그래서요..


08:36에 속삭이신 님 아하...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무슨 실태 보고서 읽는 거 같았거든요 음.... (그랬군...흠흠흠..) 님의 리뷰도 전에 인상적으로 읽었었거든요...리뷰쓰면서 다시 읽었지요... 님의 리뷰는 뭐랄까 상냥했거든요...작품에 대해서도, 작가에 대해서도....거기에 트렁크가 좋았다고 쓰셨었지요~ 푸드득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짓이 느껴지는...아아..

잉크냄새 님...
그러게요...보기드물게...혹평이죠... 어지간하면...좋게좋게 말하는데... 근데... 이런 모양새로밖에 말할 수 없었던 속사정인즉슨.... 음... 작품에 기대를 걸었었기 때문이죠... 아마...아무 사전지식없이 우연히 읽게 된 책이었더라면.. “흠 뭐 이런 내용의 책도 있구먼...나쁘진 않구먼...”했을지도 몰라요...

비로그인 2005-03-0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읽으셨구나..저도 이거 읽긴 했는데 영 별로더라구요. 속도감 있는 문장 제외하곤 사고의 반전이나 문학적인 감동은 그닥 찾아볼 수 없었던 듯 해요. 크흐..씹을 땐 좀 씹어줘야죠..크흐..

호밀밭 2005-03-0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이현의 소설 요즘 다른 곳에 실린 것을 읽었는데 너무 평범해진 느낌이 들어요. 이 소설집은 신선하고 느낌이 괜찮았는데. 미사여구가 많지 않은 문장이라는 점은 좋지만 깊이가 안 느껴져서 아쉬움이 있어요. 님의 리뷰 읽으며 반성도 하고 가요. 가끔 그 작가의 친척도 아니면서 칭찬만 잔뜩 하곤 하는데 그건 제가 착해서가 아니라 비판할 능력이 안 갖추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님의 톡쏘는 리뷰 잘 읽고 가요.

2005-03-03 0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03-0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만적 사랑과 사회>. 책장에서 쿨쿨 자고 있는데... 저도 리뷰 읽고 샀는데 왠지 읽기가 싫더라구요. 근데....복순이 언니님의 리뷰를 보니 읽고 싶어요. 어떤 책인데 언니를 화나게 했나 보려구요.ㅋㅋ

2005-03-08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3-10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도 이 책 읽었군요...맞아요맞아요 제말이 그말이에요...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너무 튀기만 하믄 어디다쓰겠슴둥...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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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5-03-0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흑백 사진은 왠지 많은 말을 하고 있는 듯해요. 침묵 속에서...

icaru 2005-03-0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음~ 여긴 아산만 방조제가 있는 곳이래요...

진주 2005-03-0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리믄 아프것당......(어릴적에 제가 개구져서 저런 델 넘나들다 옷에 구멍이 많이 났었죠)

icaru 2005-03-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찬미 님 .. 호기심이 왕성하셔서...그냥 지나쳐 가지는 않으셨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