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눈이 내리면서 점점 깊어만 간다. 흰눈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을 아닌 척, 못 본척하게 만든다. 작가 정이현은 깜찍하고 예쁘다. 글도 사람도 예쁘다. 안도현이 노트에 베낀 시집에서는 사진을 꼭 봐야 한다. 흑백사진에서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글보다는 사진이 더 감명깊다. 지금 이시간에 눈내리는 밤에 보면 딱이다.   

 

May your Christmas be merry and hap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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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하다. 손끝이 시리다. 눈도 살짝 내렸다. 얼음도 보인다. 겨울이다. 내가 발딛고 사는 곳이 저 멀리 있는 거같다.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먼저 가버린 시간들이다.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한다. '몸으로 책 읽기'의 내용은 다 벗은 몸이기에 섹시(?)하다.  사람들마다 책읽기의 방식이 다르니까 무어라 할 말은 없지만.... 엄마의 생신, 노인들의 미래는 어찌 될지 모르기에 축하하러 갔다. 케익을 자르고 축하주를 나누고, 새벽까지 술마시며, 담소하고, 제부가 DJ가 된 노래감상은 또 다른 놀이문화를 제공했다. 몇시간에 걸쳐 돌아온 길은 주차장이다.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기다리는 일은 고되다.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힘들다. 몸으로 옮길 때 더 가뿐해 질 수 있다.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면 오만가지 생각들로 지친다. 막연히 기다릴 때는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당신을 위해 책을 살 수도 있고, 선물을 고를 수도, 커피를 사서 기다려도 된다. 그러나 몸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막연히 기다리기만 한다. 더 피곤하다. 마음을 몸으로 옮기지 못할 때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보고 싶어도, 말을 해도, 몸이 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 다음에는 손에 보여주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이 보인다. 슬프지만 사실이다. 어찌보면 보여줄 수 있는 손이 없기에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연말이다. 챙길 사람들이 많다. 카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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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눈발이 날린다. 누군가와 같이 눈(雪)을 본 적이 없다는, 그래서 함께 눈을 보게 되어 기쁘다는 안선생의 말에서 그럴 수도 있구나, 따뜻한 커피를 들고 큰 유리창을 통해 드문드문 날리는 눈을 보았다. 첫눈은 벌써 다녀 갔다던데... 겨울, 옷깃을 여미고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는 계절이다. 아울러 일터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로 뒤숭숭하다. 파트너도 떠난다 하니... 이도 저도 못하는, 어떤 쪽도 될 수 없는, 올해와 내년이 연결되어 있는 겨울이다. 하지만 소통일까, 단절일까... '시간은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뒤로도 간다. 앞으로 가는 시간과 뒤로 가는 시간 사이에 우리는 끼여 있다. 그것이 삶의 순간들이다.(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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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와의 '관계'와 내담자라는 '화두'(p6)"가 상담에 대한 저자의 태도다. 나에게서 상담이란 과연 뭘까, 관계를 제일 어려워 하는 나는 내담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내담자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를 고민했다. 전이와 역전이가 오가면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다. 순간의 영민함과 예민함으로 내담자에게 적절하게 개입을 한 저자의 능력(?)은 부럽기도 하고 놀랍다. 철저한 자기분석을 통하지 않고서야 이뤄낼 수 없는 작업이리라. 내담자가 가지고 오는 표면적인 이유에서 보이지 않는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러내게 하고, 자신을 철저하게 알게 하고,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어찌 그저 될 수 있을까. 먼저 상담자 자신부터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나를 철저히 안다는 것은 뼈속 깊은 아픔을 동반한다. 준비된 내담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내담자에게 전적으로 미루는 건 변명밖에 안된다. 지금 나의 모습을 제대로 봐야 한다. 특히 피하고 싶은 부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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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제목과 표지를 보고 황지우로 착각하고 구입하여, 그렇게 알고 읽으면서도 황지우가 참 많이도 변했구나하면서 저자를 다시 확인하니 황동규였다. 이럴수가... 순전히 겉모습에서 착각을 하였다... '기다림이 없으면 끄트머리도 없지요(p38)',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있는 것이 마음 설레게 하는군요(p54)'가 오늘의 화두다. 오해와 불통으로 자의든 타의든 관계를 끊어야 하는 건 힘든 일이다. 긴 시간의 감정의 찌꺼기까지 올라오면서 남의 차를 긁기도 하고, 버스와 부딪힐 뻔한 일까지, 하루가 무척 길었다. 겨울밤 0시 5분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기다리면서 결국 사라지게 될 혜성까지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있다. 그래도 온다면야 희망이라도 있지, 과연 올까를 마음 속으로 재며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기다림의 이유는 뭘까... 기다림이 없다면 끝이 없으니까. 막차가 온다는 걸 안다는 건 설레게 하니까. 결국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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