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ology, 다수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주제(안다)로 모아 출판한 작품집을 읽었다.

'안다'하면 깨닫고 느끼다 또는 두 팔로 나의 일부를 또는 상대를 끌어 당겨 품에 있게 하는 것이다.

제목을 '알고 있다'로 여겨 책을 집었는데, 그게 아니라 '안다'다. 하지만 서로 통한다고 본다.

안을 수 있는 행동은 많은 생각과 경험이 축적되어야 나오고, 안아주는 마음에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이 들어있다. 그래서 안으려는, 안기려는, 안기기 싫은, 안기를 거부하는 행위가 있다.   

우리는 살면서 내가 안아 줄 수도 있고, 누구에게 안길 수도 있다. 그 간극의 이야기다. 

안아줘야 하는 데 그러지 못한 사람이 더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들은 안겼던 기억으로, 두 팔을 벌려 포용하면서, 등을 토닥 토닥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지금 안고 살아가는 건 무엇일까도 떠오른다. 

홍상수 '그녀가 돌아온 날' 영화를 보았다. 연기를 중단했던 배우가 오랫만에 독립 영화에 출연하여 기자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연기 수업에 간다. 그 곳에서 세 번의 인터뷰를 복기하고 재현하는 데 정작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포장과 형식적인 대답, 알지 못하고 한 말은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한 말도 기억 못하고 불완전한 데 너는 많은 해석에 해석을 더하여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난 진심을 말하고, 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송선미 연기가 돋보였다.   

Ps, 어린이날 생일이 지났다. 올해도 축하와 축복을 받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구입한 책, 어렵다.

생일이 다가오면 기쁘기보다는 아련한 슬픔이 앞선다. 하지만, 

태어난 날을 양력으로 기억해 준 부모님, 그래서 늘 어린이 같아야 될 거 같다. 

시집詩集을 엄마에게 바친다는 시인의 말처럼 생일에는 부모님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엄마를.

아직도 사는 게 서툰 거 같은 데, 도대체 산다는 거에 정답은 어디에 있는 거야? 에서, 

시인이 '혼잣말(132쪽)'로 지금은 말도 안되지만 결코 우리가 살아내지 못할 그러한 시대를 살아낸 엄마를 회상하고 존경하면서, 엄마와 같은 나이가 들어서야만 알 수 있는 거라는 독백으로 답을 얻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오늘을 살피는 다정함으로부터, 평평으로 (39쪽)' 만들어가는 시간에는 아주 많은 수고가 들어있음을 알게 된다.

'배꼽에서 탯줄이 자라 엄마에게 닿을 때까지(104쪽)', 아가야, 너도 수고가 많았다로 쓰담쓰담, 토닥토닥 해 준다.



'완경기'


혼잣말.

대체 엄마는 이 혹독한 시기를 어찌 건너간 거야?

혼잣말.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어 이제야 간신히

혼잣말.

집, 무덤, 길, 벽, 꽃, 열매, 때를 안다는 건 외로운 일이로구나

중얼거린다, 이제는 만질 수 없는 엄마를 쓰다듬으며

할머니가 되는 건 위대한 일이었어!

걷자, 걷자, 한 걸음만 더 걷자,

여기까지 와야만 알 수 있는 거였어! (13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문학동네시인선 기념 티저 시집에는 시인들의 얼굴까지 있다. 시를 읽으며 상상했던 시인의 모습을 보다니, 편견을 또 한 번 깬다. 시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전제 하에 아무리 고쳐 생각해도 시와 어울리지 않는 이도 있다. 이러한 발상이 참 웃긴 이야기지만, 시인의 발생에 대하여 신비를 품고 있었나 보다.    

부제가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그 말이 맞다. 그들의 아름다움이 글이 되어 내게로 왔다.

어디를 펼쳐도, 누구의 시와 산문을 읽어도, 그럴 수 있다, 그럼에도, 괜찮다를 동시다발로 연발하고 있으니, 딱 집어낸 말에서 들킨 마음에는 질투까지 났다.  

부모님을 만나고 왔다. 말의 틈새를 이용하여 아들과 같이 살면 안될까,를 살짝 얹고, 이 딸 저 딸로 내달리는 엄마의 말에서는 한영옥의 시가 들어 있다.

눈꺼풀로는 볼 수 없지만 선명하다고 우기고 있는, 우리의 기억들을 맞춰보면서 서로의 불안을 잠재우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 흘러가지만, 이쯤 되면 아무것도 지긋지긋해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 거 같다. 시인들이 필사의 노력으로 그리 말하고 있으니, 좀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96번째와 88번째의 봄 날에 있는 부모님을 보고 오면 진한 소원도 빌어야 하고, 서로가 사랑이라 부르는 단단한 매듭도 완성해야 한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랜 친구들, 유일한 친구 모임, '오숙일미(다섯명 O숙, 한명 O미)'가 동해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곳에는 우리의 남사친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 동성동본인 그 애는 나를 좋아했다고 전해 들었다. 여전히 그 애는 또 다른 오숙일미와 같다.  

가는 기차에서 바다가 보일 때 마이크로 나오는 기관사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오늘 따라 잔잔한 바다를 보면서 우리 인생 또한 파도 같기도 한 데, 블라블라,, 

묵호에서 내려 현지인 맛집부터 여러 장소로 옛 추억과 다녔다. 특히, 헤어질 결심 촬영지에서는 최근 들은 말러 음악이 맴돌았다.

너와마루 와인, 정라진 찹쌀떡, 본인 여행책자를 챙겨 왔고, 친구들은 쌀, 드립커피, 올리브 오일로 답했다.

어디를 가나 다양한 방면으로 박학 다식하고, 기억력 또한 탄탄한 그 애의 이야기에 간간히 섞인 이야기들은 여기저기로 시간 여행으로 오갔다. 

그리 오래 만났지만 몰랐던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면서 더 끈끈해졌다. 서로를 더 자세히 알게 된 시간이었다.

책(2025 소설보다 가을과 겨울/ 수전 손택 여자에 관하여)을 읽었지만, 갑자기 천정 누수가 진행 중이고, 어찌할 수 없는 반복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정말 알라딘 서재가 저기 있는데, 코앞에 있는데도 외면했다.

그러면서 놀러 다녀 와서,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이번 친구들과 그 애와 다니면서, 

이러 이러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드러낸 순간, 어디 사람 같다, 어디에 산다, 자식은 이러하다, 배우자는 어떠 하다라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나를 포장해주는 이미지가 깨지는 순간, 계획된 삶으로 자신을 몰아가다 순간 전혀 다른 환경과 연결된 순간이었다.    

육십대 중반이 된 그녀들에게서 능동적인 성인의 얼굴을 보았다. 이제야 서로를 제대로 알게 되었구나, 아니 나만 몰랐던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서 가장 늦게 알게 되는 부분이 내게 허다했으니, 암튼, 더 편안한 모임이 될 수 있겠다, 멋진 남사친도 아주 조금 남은 감정까지 사라지게 한 시간이었지,싶다.  

'나이 듦은 본질적 특성상 남성보다 여성이 피해를 훨씬 많이 본다'는 손탁의 말에 동의한다, 이왕 여자로 태어났으니 이중 잣대의 시간에서 '자신이 살아 온 삶이 얼굴에 드러나도록(52쪽)'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어떻게는 각자 알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를 세상의 끝으로]는 시인과 독자 모두를 스스로 당당해지게 만들고 시인과 독자 모두를 편드는 '시인선'이다.

199명의 시인들이 말하고 있는 '시란 무엇인가'와 그들의 시가 들어있다. 

신형철이 펴내는 글에 언급한 시인과 독자 각자의 고충에 동감한다. 

*누구나 한 때, 나 또한, 시를 썼고, 시인이 되고 싶었고,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면서 살아남은 지금의 시인을 볼 때, 선망과 질투 어린 시선을 주게 된다. 시인은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낀다. 그래서 시인이 시를 쓰는 것은 이미 시인이 되어서가 아니라 매번 시인이 되기 위해서다.

*시는 이해하기 어렵다기에 시인들은 느껴보라 말하지만, 시를 읽는 우리는 유난스러워 보일 뿐이다. 주변의 불만 가득한 시선을 업고 시를 읽는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시를 위해 세상과 대결하고 있는 듯한 억울함이 있다. 

*시인선은 시인과 독자의 고충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

'시가 진실한 것을 위한 하나의 장소'라는 매리언 무어의 말처럼, 

슈타이거가 말한,  '회감, 즉 시를 읽을 때 과거의 감정이 잠깐 돌아오고 다시 체감되는 경험'처럼, 

시인선을 통해 시인과 독자 모두는 삶의 깊이를 얻는 것이다. 

예로, 청소년기를 떠오르면 장정일의 '삼중당문고', 첫사랑을 생각하면 김이듬 '겨울휴관', 지금 몰입해야 할 때는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과 김용택 '섬진강'이 딱이다.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주던 시詩다.

예전 기억이 난다. 지하철타고 통근할 때 매일 처음 만나는 노숙인에게 천원씩 기부하고, 한 주에 한편씩 시詩를 외웠던 시절이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