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많이 오고, 몸도 많이 아파, 조심스레 다니면서, 엎드려 읽은 거인이야기. '한심한 지리학자'인 주인공의 허세와 허영으로 사라져간 거인들은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침묵을  키킬 수는 없었니?" 서로가 나누었던 진실함, 정성껏 돌봐 주었던 보살핌은 다 잊어 버리고, 거인족에 대한 강연과 책은 정글을 가로지르는 길을 만들게 했고, 작살을 맞은 거인들의 시체를 주변엔 사이비 학자, 도적들, 온갖 종류의 협잡꾼들을 모이게 했다. 아뿔사, 한치 앞을 모르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마지막'이라면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의미다. 그 어디에서도 거인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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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현재의 나의 행동과 생각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사람과 물질과의 관계, 삶, 자본주의, 경제속에서 ['말할 수 없는 것','작고 상처받기 쉬운 것'을 따뜻한 관심과 애정의 대상 (p407)]으로 볼 수 있다. 요즘은 대상관계와 EFT(Emotional Freedom Techniques)를 공부하고 있고, 서오릉, 서삼릉, 동구릉 등을 다니며 Well-dying을 생각 중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거, 함께 갈 수 있다는 거. 깜깜한 어둠에서 발디딜 곳을 마련해 주는 게 있다는 거 얼마나 좋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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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글이 내게로 와 나를 만들었고 나를 이루고 있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물 흐르듯 읽고 또 읽는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알 것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면 수많은 북멘토들이 있으니까. 우선적으로 책 읽는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그래서 읽는거다. 다만 시간과 잠이 부족하고 힘에 부치는 일들로, 그래도 계속 눈과 손에서 놓지 않을거다. 책, 너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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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허아람의 꿈꾸는 책방'을 한가하게 거닐었다. 나 또한 그녀처럼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들려주었다. 책.책.책.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이 하나씩 늘어갈 때마다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도 하나씩 늘어간다. 다만, 삶과 일치하는 글읽기에 조금씩 다가 가는 걸까. 글쎄다.  "시야의 결손을 없애고 다양성들이 공존할 수 있는 보편성을 마련하려는 것, 그것을 위해 어떤 가치를 통해 세상을 보고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다시 묻는 것...(p358)"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나의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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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무엇하나 놓칠세라 그래서 감히 줄긋기도 힘들었다... 나 또한 언제든, 어디에서든, 무엇을 한들, 누구를 만났어도 도처에 있는 상수들로 행복했다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간편한 복장으로 그저 따라 나서기만 해도 되는데,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는지, 정말 고지(책이 있는 곳)가 저기인데 하면서도 눈길조차 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가 보고 싶은 곳, 가지 않았어도 막 다녀 온 느낌, 그래서 한달음에 달려 간 광화문과 경복궁. 잠깐 보고 왔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다. 가고 싶은 곳이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인다''사랑하면 알게 된다'(p5)로 맺은 사람들, 얼마큼 더 알아야 보이고 사랑해야 알게 될까. 이번 주는 여러가지로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 상처만 남았다... 휴유~ 그래도 다행이지. 가고 싶은 곳이 많이 있으니까.  

PS) "일반인이 관람하는 문화재로서의 경복궁(P17)"과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위한 연회와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잔치를 베풀기 위해 지은 누각이다. 2005년 6월 1일, 그동안 출입금지됐던 경회루를 44년 만에 일반에게 개방할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아악곡 [수제천(壽薺天)]을 연주했다. 분합문을 모두 들어 올려 개방한 상태였는데 소리의 퍼짐이 아주 장엄했다(P81)" 2001년 10월 경복궁 복원사업의 일부가 막 완료된 시점에서 본 경복궁과 경회루, 그때 쓴 글이 생각나 옮겨본다.   

경복궁엘 갔습니다. 아름답게 채색되고 복원된 모습에서는 역사의 유구함과 사건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덧칠하고 덧칠하면서 예전의 일들은 하나씩 사라졌나 봅니다. 다만 씌여진 푯말을 통해서만 이곳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을 뿐...하지만 은행잎의 노란 물결속에서 빨갛고 노란 단풍속에 비치는 경회루의 아름다운 자태에선 넋이 나갈 정도였습니다. 아름다운 집, 분명 그곳에서 사람들이 만들었을 일들이 있었겠지만 그 일들을 흘러가는 시간에서 찾기란 힘들었습니다. 자취조차 없었습니다. 통풍이 잘되고 볕이 잘 드는 그 집에 사람이 더불어 살고 함께 나누고 있다면 분명 윤기나고 향내나는 집이 될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 내용이 없고 덩그마니 건물만 있는 그 곳은 이렇게 좋은 가을 햇볕을 맞으며 한 번 거닐어 봄직한 곳에 불과하였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한가지 같습니다. 서로 만나 아름다운 곳에 터를 잡고 멋진 집을 지었건만 더불어 함께하고, 할일과 사람이 없다면 조금씩 황폐해지면서 금방이라도 쓰러지리라 생각됩니다. 가끔씩 덧칠하면서, 초대의 시간도 만들어 보고, 행복하고 멋진 집이 여전히 당신의 맘에 있길 이 가을 빌어 봅니다.  

오늘의 경복궁은 정말 다르다. 다시 한번 천천히 걷고 싶다. http://www.royalpalace.go.kr 눈으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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