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눈발이 날린다. 누군가와 같이 눈(雪)을 본 적이 없다는, 그래서 함께 눈을 보게 되어 기쁘다는 안선생의 말에서 그럴 수도 있구나, 따뜻한 커피를 들고 큰 유리창을 통해 드문드문 날리는 눈을 보았다. 첫눈은 벌써 다녀 갔다던데... 겨울, 옷깃을 여미고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는 계절이다. 아울러 일터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로 뒤숭숭하다. 파트너도 떠난다 하니... 이도 저도 못하는, 어떤 쪽도 될 수 없는, 올해와 내년이 연결되어 있는 겨울이다. 하지만 소통일까, 단절일까... '시간은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뒤로도 간다. 앞으로 가는 시간과 뒤로 가는 시간 사이에 우리는 끼여 있다. 그것이 삶의 순간들이다.(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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