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은 가보고 싶다, 그 길을 걷고 싶다,에서 도저히 못 갈 거 같다. 못 가겠다. 안 가겠다,로 바뀐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저자가 까미노를 걸으면서 수집한 사람들의 말을 글로써 체험한다. 

사람들이 남겨 둔 여러 언어로 된 다양한 말에서 저자가 선택했지만, 그 말에서 내가 또 선택한다.

말, 말, 말이 너무 많다. 넘쳐 나는 세상에 또 끄적거려 보탠다.

누구에게 긍정이든, 부정이든 닿는 말이기를 바란다. 


우리말로 읽을 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THE'의 의미가 '그'는 맞지만..

WHEN YOU LOSE THE MEANING OF THE WAY, 

REMEMBER WHAT YOUR CAMINO SHOULD BE, 

NOT "THEIR" OR "THE"

길의 의미를 잃었을 때, 

'당신의' 까미노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기억하세요. 

'그들의'나 ''가 아니라(78쪽)


*이 참에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이라도 가볼까,싶다.

*어마 무시하게 비가 온다.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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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의 말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수집한 인생의 문장들
홍아미 지음 / 아미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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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West.
펫숍보이즈의 유명한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은 의역하면 ‘죽다‘, ‘몰락하다‘라는 뜻이다. 답은 금새 나왔다. 아,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구나. (16쪽)

모두에게는 각자의 고통이 있고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컨트롤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96쪽)

이상했다. 까미노를 걸으면 걸을수록 내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중략) 잠깐 쉴 수 있게 자릴 내어주는 예쁜 벤치까지 세상 모든 존재들이 나를 축복해주는 것 같았다. 때로 그것은 까미노의 말로 현현했다. 다치지 않기를, 무사히 완주하기를, 행운이 함께하기를.....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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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모를 기분에, 이빨이 날듯 말듯한 근지러움 같은 그런 애매모호하고 집중해도 풀어내기 힘든 그런 기분, 휩싸여 지냈다. 몇 권의 책은 읽었지만, 굳이 뭘 쓴다고, 아니 끄적이겠다고 하면서, 알라딘 서재를 애써 피해 다녔다. 

그런 차에 읽은 '삶을 견디는 기쁨'이다. 지금 네 모습 그대로 받아 들이고, 힘들면 잠 좀 자고, 음악 듣고, 시를 짓고. 산책하고, 삶에서 고통은 당연지사이고 받아 들일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게 가지고 태어났으니, 그저 받아 들이라고, 결국 누구에게 칭얼대어도 '도착지는 모두가 다 같다. (중략)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81쪽).' 

힘이 되면 받아 들이고 아니면 말고, 견딜 수 있음도 기쁨이 되니, 견뎌 보는 기쁨도 누려보고 싶다. 매번, 언제나 행복할 수는 없는 삶이니, 일어났던 수많은 괴로운 일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즐거웠던 순간들에게 마음을 주고 싶다.

책을 펼치면 명언, 그림, 시들이 가득하여 행복하게 사는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행복은 작고 소소한 일상에서 반짝이고 있다. 눈을 돌리고 거둬들이고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한 수고 정도는 견뎌낼 만하다.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 루이스)는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자신의 조카, 신참 악마 웜우드에게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하여 충고하는 31통의 편지이다. 특히 '사랑하는'으로 시작되는 편지에서 편견은 깨졌고, 환자는 사람을, 원수는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글을 재해석해서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저자가 글 쓰는 데도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감히 들었다.   


:작별곁에서(신경숙)는 읽다 보니, 지난번에 읽은 글이라 덮었다.


:성경 한눈에 보기 구약(전희준)은 구약에 관한 성경 공부를 끝내고, 공부하면서 이해가 잘 안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 읽었다. 개론서로 충분했다.  


:에세이의 준비(강보원)는 글을 좀 잘 써보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서 집어 들었다. 준비는 형식이다, 글을 쓰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기, 연필 깍기, 책상 정리, 책 읽기까지 내가 글을 쓰기 전에 하는 모든 일들이 준비에 해당한다. 준비라는 말은 많은 위안을 준다. 나도 준비 중이다.  


:추락(J.M. 쿳시)은 번역을 엄청 잘했다. 그냥 빠져든다. 아들이 자꾸 떠올랐다. 각자 잘하자. 자신의 일만 잘해도 된다, 주제와는 좀 먼 듯하지만 암튼, 그랬다. 


:더 나은 실패(김미현)는 조금만 읽어서 아직이다.


그러고 보니 시간이 많이 빨리 흘렀다. 2달 간 구약 성경 공부와 2년 가까운 논어 공부를 마쳤다. 도서관 봉사를 하고 있다. 퇴직하면서 한 주에 배우는 하루와 봉사하는 하루를 정했는데, 그런대로 지키고 있긴 하다.

내일은 부모님 보러 간다.  


다음과 같이 살아봐야겠다. 


화요일에 할 일을

목요일로 미루는 일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불쌍하다.
그는 그렇게 하면 수요일이 몹시 유쾌하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182쪽/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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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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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의 기쁨을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12쪽)

삶의 곡선이 서서히 위를 향해 올라간다. 입에서 콧노래가 술술 흘러나온다. 이제는 걸어가다가 예쁜 꽃을 보면 눈길도 주고, 지팡이를 이용해 장난도 치고, 그렇게 생동감 넘치게 살아간다.
다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다시 극복할 것이고, 더 자주 그렇게 될 것이다. (82쪽/139쪽)


어느 날 문득 ‘나는 정말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내 마음 속에 비눗방울처럼 살포시 떠올랐다. 당연히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행복하지 않은 것도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행복은 우리가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단어일 뿐이며 그 안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그저 그것은 다른 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다.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 동안 질문이 바뀌었고 문득 궁금해졌다. ‘이때까지 지내 오면서 나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가장 즐거웠던 날! 웃음이 절로 나온다. (96-97쪽)

심리 분석은 무엇보다도 진실을 회피하고 무심했던 것에 대한 복수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냈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127쪽)

마음이 무거울 때 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노래를 부르고, 경건하게 행동하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짓고, 산책을 나가는 거다. (137쪽)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것과 관련된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 넉넉한 시간과 관심은 고스란히 오늘에 허락하라! (151쪽)

내 삶이 그런 진통을 겪을 때마다 결국 나는 무언가를 얻었다. 그것들은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 자유와 영혼과 심오한 감정들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몰이해와 아픔도 있었다. (156쪽)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화요일에 할 일을
목요일로 미루는 일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불쌍하다.
그는 그렇게 하면 수요일이 몹시 유쾌하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한다.
(182쪽/280쪽)

즉 우리는 적어도 한 번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판단 기준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의 표현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 도덕심이나 의협심, 혹은 근사한 겉모습 따위는 모두 떨쳐 버리고 우리의 충동과 욕구, 불안,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말이다. (220-221쪽)

우리가 받아들일 줄 모르고 사랑할 줄 모르며 고맙게 받아 마실 줄 모르는 것은 모두 독이가. 그리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우리의 삶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생명이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232쪽)

신이 생각했으며 여러 민족의 문학과 지혜가 수천 년 동안 이해해 왔던 인간은 자신에게 쓸모가 없는 것일지라도 그것에 대해 기뻐할 줄 아는 능력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기쁨에는 항상 정신과 감각이 똑같이 관여한다.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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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하면, 어릴 적 흑백 텔레비젼 앞에서 주말마다 하는 영화가 떠오른다. 주인공 목소리는 유명한 성우 목소리로 덮여있고, 물론 화면에 잘생긴 사람은 어김없이 주인공이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다 똑같았다.

이제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자막을 읽으면서 큰 화면으로 영화를 본다. 나에게 영상 자막은 황석희가 최고라는, 그 말을 부끄럽게 여기실 게 분명한 작가가 18년 동안 번역가로서의 일상을 쓴 글이다. 

내가 작가라도 책 표지를 보면 오글거렸을 거 같은 데, 작가 역시 고개를 절레 절레 하며 오그라든 손가락을 하나 하나 펼쳐가면서 쓴 글에서 번역가의 소소한 일상이 노력과 성실로 꾹꾹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때 번역가도 되고 싶어, 한 권의 번역서를 낸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앞섰다. 

최고의 단어를 선별하고 뉘앙스를 구별하기 위해 조사 하나까지 몇 번의 머리와 입으로 굴러가면서 한 번역이지만, 다시 보면 오역과 아쉬움이 읽혔다. 

작가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보이지 않은 이들의 노고와 수고로 함께 번역한다 하지만, 지금의 자리까지는 자신만의 고집, 반듯함, 정확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아무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아이들의 적성과 흥미를 찾아보고 진로에 대해 이러 저러 했던 때가 떠오른다. 

우리는 타인의 말과 행동을 잘 번역하고 있는지, 그대와는 지금이 마지막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갈수록 비열하고 저열한 말로 후진 사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부모는 분명 당신 최선의 것을 주셨다는 것이 마음을 울린다.   


*생일 선물로 데스크탑을 받았다. 

*생일 파티를 부모님과 함께 했다. 그저께 보고 와서 전화해도 왜 오지는 않고 전화만 하냐고 하시는 아빠다. 하늘나라가 이제 코앞이라 하셔서, 자꾸 뻥친다고 대꾸했다.

*논어와 성경을 전체적으로 공부 중이다.    

*손주의 늪에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는 데, 요즘 실감 중이다. 하지만 아들 며느리가 오라 해야 보러 갈 수 있다. 그러면서 나의 부모님과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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