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을 깨워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34년 가까이 일하면서 쓰러진 3일을 제하고는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 종업식을 한 후 명퇴 결정도 들었다. 더 이상 올 수 없는 곳을 휘 둘러보고 나왔다. 그리고 가슴에 손을 얹고 몇번이나 묻고 또 물었다. 이제 와서 어쩔까마는, 치열하게, 당당하게, 잘 해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했다. 주변인의 시선보다 내면의 나의 시선이 너무 강했고, 기준치도 높아 어렵게 돌아 온 적도 있었다. 돌아보니 나로 인해 주변인도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은 두고 두고 기도로 갚을 일이다. 새해 들어 와 '철학의 위안(알랭드보통)', '고독할 권리(이근화)'를 번갈아 읽으며 바로 동해로 떠났다. 바다는 여전했다. 나도 여전히 똑같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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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saint 2019-01-1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해 전에 그런 마음으로 동해바다를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초가을이었지요. 옷을 제대로 못 입고 가서 움츠리며 바닷바람을 쐬었지요. 그래도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내 마음의 무게가 별거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가슴에 큰 바위가 매달린 줄 알았는데, 넓고 깊은 바다 앞에선 돌멩이 수준밖에 안되겠구나..하는 마음이...무엇보다 건강하십시오. 마음이 무너지면, 몸도 주저앉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iamjune 2019-01-17 19:2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내것일때와 아닐때의 무게감은 엄청 다르지요. 그게 내것이 아님을 알기전에는.. 늘 바다는 많은 것을 주었지요..
몸을 잘 챙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