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에서<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 라는 책을 볼 일이 있어서 꺼냈더니
그 속에서 시집이 한권 나온다.
책을 책꽂이에 꽂을 때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는지
작은 시집 한권이 이 책 속에 한동안 갖혀 있던 것. 
내 이름과 함께 '1991년 2월 20일 서울문고' 라고 적혀 있는,
종이도 변색된 오래된 시집이다.


덕분에 오랜 만에 그 시집을 다시 읽어보았다.
목요일 오전은 일주일 중 내게 제일 여유로운 시간.


비도 오고
목요일이니까. 
나는 목요일의 아이니까.

  

 

 다음은 그 시집 속 여기 저기서 골라낸 구절들이다. 딱, 한줄을 제외하고.(!)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더니 
사랑에서 도망치며 살고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표지가 다르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1-05-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어느 시인의 어떤 시집인지 아시는 분 계실까?
어느 문장이 원본에 없는 문장인지도?

sangmee 2011-05-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울 문고는 정말 기억이 안나네,문명히 가봤을건데, 어디쯤 있던거지?
덕수궁 앞에 있었던건가?
시는 검색해보니 나오네.... 원문에 없는 줄이 어느걸까는 아직 모르겠음...

hnine 2011-05-26 12:41   좋아요 0 | URL
2호선 삼성역, COEX 지하에 있었지. 내가 한동안 그쪽으로 출퇴근했었잖아? ^^ 1991년 1월에 첫출근이었는데, 나 거기 있는 동안 너 경은아빠 만나 연애하느라고 바빠서 한번도 그 근처에선 못만났을거야. 아니면 네가 몇번을 와도 왔을텐데 ^^
시는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군, 음...

잘잘라 2011-05-2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으앙~ 몰라요 hnine님.
비도 오는디.. 아침부터 울컥하면 안되는디..


hnine 2011-05-26 12:42   좋아요 0 | URL
울컥 좀 하면 어때요~ ^^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잖아요.
결혼한다고 덜 외로와지지 않는 것 같아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나면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나거든요.

잘잘라 2011-05-26 19:53   좋아요 0 | URL
하아.......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난다는 말씀, 때메 또 울컥,하고 갑니다요.

hnine 2011-05-26 20:37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냥 울컥하는 날로 해요 우리~
내일은 그 댓가로 활짝 웃는 날 하고요 ^^

2011-05-26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4   좋아요 0 | URL
그 시도 포함되고요. 각 구절이 다 다른 시에서 뽑아온 것이거든요.
오랜만에 읽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20년 전의, 소위 잘 나가는 시인의 시였는데, 요즘 많이 읽히는 시와 또 다른 정서가 느껴져서요.

hnine 2011-05-26 20:39   좋아요 0 | URL
선물 보내드릴께요, 주소 알려주세요.

2011-05-30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30 05:19   좋아요 0 | URL
알려주시지...저는 소심해서 대놓고 '이벤트요~' 이러고 못한단 말예요...

2011-05-26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5   좋아요 0 | URL
전 직장 1년차~ ^^ 그런데 처음부터 별 재미 없었지요. 내 손으로 돈 버는 것이 신기하다는 것 외엔. 그래서 저렇게 서점 순례만 하며 남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1-05-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문고 알아요 자주 갔었는데 님과 저는 가는 장소도 겹치는 곳이 많은 것같아요. 공통점은 흔한 곳은 아니었다는~
사실 별로 안겹치나?
암튼 동일하고 묶고 싶어서요

hnine 2011-05-26 14:1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서울문고 아시는구나! 그때만해도 대형서점이 그리 많지 않던 때였어요. 종로서적과 교보문고는 제가 있는 곳에서 좀 거리가 있고 서울문고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자주 갔거든요.

(하늘바람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혹시 읽으셨어요??)

하늘바람 2011-05-2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었는데요. 좋은가요?
혹시 해서 그러는데 님 이번엔 제 차례예요.^^

hnine 2011-05-26 19:30   좋아요 0 | URL
네? 빨리 읽고 보내달라고요? 제 귀엔 그렇게 들리는데요??? (개콘의 여당당 김영희 흉내 내고 있는 중이어요 낄낄 ^^)

하늘바람 2011-05-27 23: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게 웃음을 주시니 제가 조르르 작아지네요.

hnine 2011-05-28 07:26   좋아요 0 | URL
몇권 내고 말 작가는 아님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소설 작가로 출발은 했지만 이 소설은 성인 소설이라고 해야 맞고요. 글 쓰시는 하늘바람님, 읽어보실만 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엔 제대로 보내드려야지~ ^^

마녀고양이 2011-05-28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언니, 저를 그냥 무장 해제 시키시는군요. ㅠㅠ

hnine 2011-05-28 22:22   좋아요 0 | URL
그랬어요? 제가요? ^^
 

 

 

 

 

 

 

 

 

시린 호마이어 글 그림 <엄마의 슬픈 날> 

누군가로부터 <엄마의 우울했던 날>이란 책이 있다고 들은 기억이 나서 검색하다가 제목이 잘못 전달되었고 그 사람이 말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제목 위의 한줄 설명을 보면 대번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음의 병을 가진 부모와 사는 아이들을 위해'
의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달은 치료 가능한 질환의 범위를 예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혀 놓았지만 반면 예전에 두드러지지 않던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은 날로 더 많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마음의 병의 대상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나이와 상관없이, 물질적인 부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아이들이 읽는 책 속의 마음의 병은 주로 아이들이 그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 책에는 엄마가 마음의 병에 걸린 경우 아이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열 살 여자 아이 모나는 엄마의 상태에 따라 '햇볕 쨍쨍한 날' 그리고 '엄마의 슬픈 날' 이렇게 구분한다. 햇볕 쨍쨍한 날의 엄마는 모나에게 더할 수 없이 따뜻하고 친절한 엄마이지만 어떤 날의 엄마는 학교에 다녀와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하지 않아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엄마이고, 말도 없고, 슬픔과 눈물에 젖어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에서 누워 잠 속에 빠져 있는 엄마이다. 바로 '엄마의 슬픈 날'의 경우이다. 모나는 엄마가 그러는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생각하고 (나 때문이 아닐까?), 그런 엄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혼자서 궁리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한다. 그러다가 모나는 이것이 일종의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모나의 엄마는 적극적인 치료의 방법을 택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엄마에게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데 그런 엄마를 보면서 모나는 책을 읽는 독자 친구들에게 말한다. 그럴 때 믿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훨씬 낫다고, 그런 사람을 주위에서 찾아보라고 말이다.
어른들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고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신시아 라일런트 글 <멋진 열 두 살> 

인생의 모든 나이마다 넘어야 하는 언덕이 있기 마련이지만 열 두 살, 열 세 살 쯤 되는 나이는 그 나이를 거쳐온 사람에게나 아직 거치지 않은 아이들에게나 어딘지 좀 특별해보인다.
우리에게 <그리운 메이 아줌마>로 많이 알려져 있는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의 작품인데 꽤 오래전에 나온 것을 우리 나라에선 작년에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 속에서 아이의 심리를 묘사하고 커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탄광촌에서 엄마, 아빠, 네 명의 언니, 그리고 '총알'이라는 이름의 비글 사냥개와 함께 사는 열 두 살 금발 소녀 엘리의 1년이란 시간을 가을, 겨울, 봄, 여름 이렇게 네개의 소제목 속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구성이 돋보이거나 사건 중심의 흥미진진한 책은 아니라는 점.  

 

 

 

 

 

 

 

 

 

에스터 로타 가스페로니 글 <옆집 아저씨 이야기>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나에게는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읽어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엄마,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년 지아니의 옆집에 어느 날 클라라 라는 개를 데리고 혼자 사는 아저씨가 이사를 온다. 아저씨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처음엔 경계하고 피하지만 아저씨의 따뜻한 말씨와 멋진 피아노 연주 솜씨, 사람들에 대한 벽이 없는 것을 보고 지아노는 점점 그 아저씨가 좋아지고 가까와지고 싶어한다. 나중엔 1층에 사는, 역시 아빠 없이 엄마하고만 사는 친구 비의 엄마가 그 아저씨와 점점 친해져가는 것을 보자 자기 엄마와 더 친해져야할텐데 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랑스런 아이 지아니. 이렇게 아이들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어떤 성격과 개성을 가지고 있던 결국 어느 시점에 가서는 아이다운 면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그런 대목에서 독자, 특히 어른 독자는 마음이 확 풀어지면서 웃음을 짓게 된다.
아이다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 호기심 아닐까. 모르는 사람, 모르는 일, 모르는 장소에 대한 호기심. 어른이 되고 나면 '오지랖'이란 말로서 끌어내려지고 드러내기 조심스러워 지는 것.
특별한 소재가 아니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역시 작가의 일인가보다. 내 얘기가 아닌, 옆집 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은 내 얘기를 하게 되는 것. 우리 어른들도 종종 그러지 않나 싶다.
주인공 아이, 아저씨, 엄마, 할머니 등등 주인공 위의 인물들의 성격도 잘 살려져 있는 것이 돋보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1-05-26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새로운 책을 소개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신시아 라일런트는 좋아하는 작가라서 더 반갑고요.^^

hnine 2011-05-26 12:26   좋아요 0 | URL
신시아 라일런트 좋아하시는군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와 비슷한 분위기랍니다. 소소하고 잔잔하고, 깜짝 놀랍거나 눈이 번쩍 뜨일 사건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
위의 <엄마의 슬픈 날>도 좋았어요.
 

 

 

                            저편 언덕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 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라


                                     
 
 
 
                                             - 류시화 -
 
  
 
 
 
 
 
  
... 어떤 것에 의지하되, 그것의 소유가 되지 않는 법.
누가 알면 좀 가르쳐주었으면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1-05-22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묻고 싶네요
님 오늘은 날씨가 좋아졌어요
힘내시고 좋은 휴일 되시길 빌게요

hnine 2011-05-22 22:24   좋아요 0 | URL
아는 분 블로그에 갔다가 좋아서 허락받고 퍼왔어요.
제가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
좋지요?
 

 

여고 동창생 일곱 명이 마흔 줄이 넘어 우연히 다시 모이게 된다. 영화의 제목 '써니'는 이른 바 이들 칠공주 그룹의 명칭.
영화가 시작되면 비교적 안정된 상류층 가정의 전업 주부 나미 (유 호정)가 아침 자명종 소리에 발딱 일어나 바지런을 떨며 각기 다른 메뉴로 식사 준비 하여 남편 출근 시키고 딸 등교 시키고, 열심히 집안 청소하고, 그런 후에야 겨우 볕 잘 드는 창가에 앉아 딸이 남기고 간 토스트를 먹으며 베란다 너머로 지나가는 여고생들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친정 엄마가 입원 중인 병원에 병 문안 갔다가 거기서 우연히 여고 동창생 하 춘화 (진 희경)가 입원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녀는 말기암 환자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고때 그 칠공주 친구들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친구들을 찾아나서고 하나 둘씩 재회를 하게 되는데.
<마지막 스캔들>의 강 형철 감독의 작품인데 감동도 감동이지만 기본적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싶은 의도가 보이는 영화라는 것을 알겠다. 그리고 그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고 본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관객들은 심심치 않게 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나 처럼 한번도 웃지 않으며 본 사람도 그 중에 있었을까?
영화의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시기가 나의 고등학생 시절과 얼추 비슷해보임에도 그 장면들이 반갑고 재미있고 그립다기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해서, 다 보고 나오면서도 왜 나는 웃음대신 불편함을 느껴야 했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거의 삼십 년이 지나고 생각해도 내게 그 시절은 저렇게 웃으며 되돌아 볼 수 없는 때인가? 그런가보다 생각하니 웃음이 아니라 오히려 왈칵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저들은 이제 저렇게 과거와 화해하고 웃는데 나는 아직도 그러질 못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발견하고 있는데 웃음이 나오겠는가. 
全 前 대통령이 뉴스에 등장하고, 시내에선 연일 데모가 벌어지고, 대학 가서 절대 데모에 가담하지 말 것을 부모로부터 다짐 받으며 대학을 입학했던 우리. 학교 캠퍼스가 훤히 보이는 유리창 큰 학교 옆 까페에 앉아 있다가 그때 교내에서 막 시작된 데모를 창 너머로 '구경'하며 콱 목이 메어오던 그 느낌이 아직도 살아있는데. 용기 있게 가담도 못하면서 대강당 계단 꼭대기 나무 옆에 서서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학우들을 보며 비겁하게 눈물만 흘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서, 영화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는 혼자서 심각하게 영화를 보고 나왔다. 바보 같이. 그때 실컷 부딪혔으면 지금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자책도 하면서. 

추억이, 지나간 시절이, 모두에게 웃음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수 있으면 참 다행인데 말이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웃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도  아주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생각은 안든다.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때보다 좀 더 이전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말죽거리 잔혹사>는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우리 영화로 꼽고 있는 영화인데 반해 <써니>의 경우는 몇몇 인생을 너무나 판에 박힌 모델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그려놓고 있어서 매력도, 감동도, 재미도 그리 크게 와닿지 않았다. 어색하고 과장되어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아쉬웠고.
아, 맨 마지막 장면에 잠깐 출현하는 배우 윤 정은 여자인 내가 봐도 참 아름답더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담쟁이 2011-05-2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리뷰가 아닌 페이퍼인가요?

hnine 2011-05-23 05:22   좋아요 0 | URL
부담을 좀 가지고 쓸 때 리뷰, 부담없이 감상 위주로 쓸 때 페이퍼. 저 혼자의 기준이랍니다 ^^

담쟁이 2011-05-23 09:00   좋아요 0 | URL
이 자체로 훌륭한 리뷰라서요..
주위에서 트위터에서 재밌다고 난리던데
맘으론 봐야지 하면서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걸
스스로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였는데
..이런 이유였나 하는 합리화를 해보게 되네용^^

hnine 2011-05-23 14:30   좋아요 0 | URL
저도 재미있다는 평 많이 듣고 보러 갔는데 저와 다른 사람들의 느낌이 좀 어긋난 영화였지요. 왜 그런 영화 있잖아요~ ^^
별로 새로울 게 없달까...가슴뭉클님이 보시면 어떨까 궁금합니다.
 

  

1. 음악

   피아노로 들어보기 

   바이올린으로 들어보기

  

 

2. 꽃

파일:Campanula punctata 01.JPG 

- 사진 출처: Daum백과 사전 이미지 - 

 

둘 다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곡이고 꽃이다.
campanella는 우리 말로 '종 (鐘)' 이라는 뜻.
위의 곡은 La Campanella라는 곡으로 Liszt 가 피아노곡으로 작곡한 것을 나중에 Paganini가 바이올린 곡으로도 만들어 연주한 곡이다. 어떤 악기로 연주하든 처음 부터 끝까지 종소리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드는 곡.
아래 사진은 Campanula punctata 라는 학명을 가진 식물이다. 우리 말로 '초롱꽃속'에 속하고 영어 명칭은 bell flower. 꽃의 모양을 보면 자연스럽게 종의 형태가 연상된다. 꽃이 저렇게 아래로 향하고 있으면 벌이 와서 꿀을 먹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볼 때마다 드는 생각.  
흰색, 보라색, 분홍색 꽃이 있는데 직접 본 것은 흰색과 보라색이었다. 작은 등불이 주욱 매달려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핸드벨을 엎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무도회 갈때 입는 드레스 자락 같기도 한, 우리 꽃.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1-05-19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들으며 꽃 보니 더 어울립니다. 이젠 확실히 알겠어요. ㅎㅎ
님 말씀처럼 종소리가 들리는 듯. 빗방울소리도 들리는 듯 하고요.
저는 바이올린 소리가 더 좋아요.
캄파눌라, 캄파눌라....

hnine 2011-05-19 13:44   좋아요 0 | URL
사람으로 치면 동명이인이겠지만 똑같은 이름의 꽃과 음악, 어울릴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그래도 신기하지요.
바이올린 소리가 피아노보다 더 높고 명징하지요. 소리가 막 굴러다니는 느낌도 들고요.

무스탕 2011-05-1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곡 라 캄파넬라는 절대적으로 피아노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에요 ^^
이 피아노 연주곡을 만화책에서 제일 먼저 알고 찾아 듣고는 그야말로 한방에 뻑- 갔지요.
보통 남자들이 연주하는걸 많이 들어서 여자가 연주하는걸 들으니 느낌이 또 다르네요.
암만해도 저한테 이 곡은 남자가 피아노로 연주해야 제 맛입니다 :)

hnine 2011-05-19 13:4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마녀고양이님 서재에서 무스탕님의 댓글 읽었어요. 그 페이퍼 읽으면서 오랜만에 이 곡을 다시 들었는데 엊그제 하이드님 서재에서 초롱꽃을 보았어요. 그렇게 연결되어 오늘 아침에 이 페이퍼를 쓰게 되었답니다. 키싱의 연주가 올라와있었지요? 남녀 뿐 아니라 연주자 마다 곡을 해석하고 연주하는 스타일이 다 조금씩 다른 것 같더라고요. 무스탕님 말씀대로 처음 듣는 순간 한방에 빵~ 가기 딱 좋은 곡입니다 ^^

hnine 2011-05-19 15:5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말씀 덕분에 Kissin의 라 캄파넬라 들어보다가 그의 다른 연주도 줄줄이 듣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의 연주 스타일을 조금 알 것 같네요. 화려한 기교보다는 깔끔하고 깨끗한 연주랄까, 저도 잘은 모르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전 오히려 Kissin의 연주가 더 여성스럽고 섬세한 듯 하고 위에 제가 올린 여자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더 화려하고 힘이 느껴지는 듯 하네요. 덕분에 비교하며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이러다가 그만 오후에 영화 '써니' 보려던 시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ㅋㅋ)

무스탕 2011-05-20 09:4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처음에 뿅~ 간 덕분에 라 캄파넬라 무지 찾아 들었는데 연주자마다 맛이 미묘하게 조금씩 다른거에요. 같은 악보를 피아노라는 동일한 악기로 연주하는데 연주자가 바뀐다고 다른 소리가 난다는게 참 신기해요. 그래서, 이렇게 다양해서 듣는 사람들은 더 즐겁지만요 ^^

하늘바람 2011-05-1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ell flower.
무지 이쁘네요
저도 산에서 저 꽃을 만나서 예쁘다고 감탄했어요
음악도 오랫만에 이어폰 끼고 감상의 시간을 주셔서 넘 좋아요

hnine 2011-05-19 13:53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가 원산지이기 때문에 보기 힘들 꽃은 아니지요.
그림도 잘 못그리면서 저런 꽃을 보면 차분히 앉아 스케치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음에서 그치지만~ ^^
음악도 들어주셨다니 저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