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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결정된 나의 직장때문에 식구들 모두 이 곳으로 주거지를 옮긴 것이 지난 1월. 아이는 새로운 유치원에 적응, 남편은 출퇴근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고속도로에서 소모해야했다. 그냥 묵묵히 따라와 준 남편.

식구들이 점차 새로운 생활에 그럭 저럭 적응해갈 무렵, 다섯 달 일해보고 나는 직장에 사표를 냈다. 아파트를 다시 부동산에 내어 놓고, 부동산 경기가 활발한 지역이 아닌지라 그동안 딱 두 사람 집을 보러 왔었다. 기다리면서 나는 조금 침울하긴 했지만 방학을 맞은 기분으로 아이와의 시간을 만끽하고, 전업 주부로서의 생활에 올인하고 있었다. 우선은 몸이 편하니 좋았다. 열길 스무길 나뉘어져있던 머리 속이 딱 한 길로 정리 되는 느낌에, 오랜만의 'simple life'가 나에게 무슨 마취제 같았다고나 할까.

 남편은 내가 사표내기 바로 전에 이 지역 몇군데 apply를 했었는지 (말을 안해서 모르고 있었다)  지난 주,  인터뷰 오라는 연락을 받고, 다녀온 결과, 자신이 가고 싶어 하던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통보를 오늘 받았다.

이제 부동산에 다시 가서 집 내놓은 것, 취소하고, 다시 이 곳에 정 붙이고 살기로 해야지.

일이 되어가는 모습이란, 이렇다. 처음의 의도와는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단 말이다. 때로는, 무엇을 계획하고, 과정과 결과를 미리 그려 본다는 것이 무슨 소용있으랴 싶다.

여보,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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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08-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글구 에치나인님에게도 꼭 맞는 옷을 입게 될 날을 그려봅니다. 그때까지 충분한 재충전 하실 수 있기를!

hnine 2006-08-0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고맙습니다 ^ ^

세실 2006-08-0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군께서 더이상 고속도로를 다니지 않아도 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님도 재충전 하시면 좋은 일 있으실 거예요~~~ 님의 결단이 부럽습니다.

hnine 2006-08-0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전 지금 그대로 눌러 앉으라해도 뭐 나쁘지 않네요 ^ ^
 

오랜만에 찾아 오신 친정 부모님 모시고, 점심 식사를 하러 찾아간 곳. 금산에 있는 민속 식당인데, 손님들 모시고 가기에 후회 안 할, 멋스러운 장소였다 익히 들은 명성대로.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아이도 좋아하고, 음식도 맛있고, 약간 비싼 음식 가격을 감수 할 정도는 되었다. 

식사 후, 앞 마당의 물레 방아 앞에서, 물가에 떨어져 있는 동전들을 보더니, 아이가 이거 던지면서 소원을 말하는거 맞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도 동전 하나만 달란다. 동전을 건네 주며, 너도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우리 엄마, 다시는 연구소에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그런다.

옆에 있던 우리 엄마, 엄마가 다시 일을 해야지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사색이 되어 아이에게 말한다.

나를 향한 내 아들의 바램과 내 어머니의 바램이 이렇게 다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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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7-2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과연 님은 어떤것이 더 좋으신지요..늘 선택할 수 없는것이 우리삶에는 생겨버립니다.ㅎㅎㅎ

전호인 2006-07-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엄마의 품이 많이 그리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에게는 엄마품이 제일 따뜻할 겁니다.
제가 너무 잘 압니다.
저는 어머니 정을 전혀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hnine 2006-07-2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전호인님, 그러시군요. 제 남편도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아이에게 더 정을 쏟는 것 같아요.

세실 2006-07-2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hnine님 속상하셨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 도서관 댕기는걸 좋아하더만...... 아직 어려서 그런가 봅니다.
아이 앞에서 '엄마의 일이 굉장히 소중하다' 고 강조하면 안되나요? '네가 유치원 다니듯이 엄마도 연구소 다니는건 당연한거다. 엄마 일이 참 좋다' 요렇게 세뇌를 시키면..... 조금만 속상해 하세요. 전 주말에 놀면 도서관이 그립던데...헤헤

hnine 2006-07-2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예, 그렇게 해봐야겠습니다.

달콤한책 2006-07-2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짧은 글인데 찡하네요...아이 마음을 아니깐 마음이 짠하시겠어요. 그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집에 있는 전업주부라고 해서 하루종일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는건 아니니까요-전업주부 대표(제 마음대로 대표합니다^^)

hnine 2006-07-2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책님, 안녕하세요. 함께 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

씩씩하니 2006-07-3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이렇게 짧은 글 속에 너무나 큰 진리가 숨겨있지 뭐에요..
아들의 바람이 마음 아프구 엄마의 바램이 가슴에 와닿구 그래요...
저희 엄마도 늘 그런 말씀 하셨는데..."애들아,,,얼른 얼른 자라라,,,엄마,,,신경 안쓰고 직장 다니시게...",,,,,전 애들 크는게 때로 얼마나 서운한대...
엄마는 엄마이구 자식은 자식이고,,,그럴 수 밖에 없나봐요...

hnine 2006-07-3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그런데 저는 아이 말에 더 마음이 기우네요 ^ ^
 
 전출처 : 치유 > 당신도 울고 있네요.

당신도 울고 있네요!

당신은 울고 있네요
잊은 줄 알았었는데

찻잔에 어리는 추억을 보며
당신도 울고 있네요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을 그 누가 알았던가요
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

한때는 당신을 미워 했지요
남겨진 상처가 너무 아파서

당신의 얼굴이 떠오를때면 나 혼자 방황 했었죠
당신도 울고있네요

잊은 줄 알았었는데
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

한때는 당신을 미워 했지요
남겨진 상처가 너무 아파서

당신의 얼굴이 떠오를때면 나 혼자 방황 했었죠
당신도 울고 있네요
잊은 줄 알았었는데

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
옛날에 옛날에 내가 울듯이 당신도 울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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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Photo 2006-07-19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들어보니 참 좋군요.
무심코 흘러가는 유행가들의 가사를 가만히 되씹어보면, 의외로 참 잘 써진(또는 맘에 팍~ 와닿는) 글들이 적지않다는 걸 발견하게 되곤 하지요...

hnine 2006-07-19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듣고 그만 두게 되지 않는 노래이지요.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엔가...

사람이 한가지 생각에 골몰하다 보면 다른 면은 못보기 마련이라

 (바쁠땐 절대 이런 생각 안한다. 요즘 확실히 널널 한가하다는 증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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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7-14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오랫만이에요..잘 지내시죠?

hnine 2006-07-14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글을 매일 알라딘에서 읽다보니, 오래된 지기 같은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제가 더위를 무척 타거든요. 지금도 땀을 뚝 뚝 떨어뜨리고 있답니다.

비자림 2006-07-14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 날 차가운 생각이시네요. 호호호
댓글 달고 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있네요. 갑자기 변하는 우리 마음의 풍경처럼..
잘 지내시는 것 같아 좋네요.^^

전호인 2006-07-14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뵙습니다.
으이구~~~
근데 넘 덥습니다.

hnine 2006-07-14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오늘 날씨 참 재미있었지요. 창문 닫으로 뛰어가길 몇번을 했는지...

전호인님, 페이퍼 계속 보고 있어서 전 간만에라는 생각이 안드네요. 잠시 휴식 기간을 갖게 되시나봐요? '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 ^

세실 2006-07-15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요즘은 여유있는 분들이 부러워요. 전 왜이리 바쁜지...흐흑

씩씩하니 2006-07-18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요즘 무슨 일 있으신거에요? 예전엔 사진 보면서 행복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님을 상상했는데...요즘은 왠지 심각한 hnine님이 그려져요....
널널할 때는 널널함을 즐기고 정신 없을 때는 정신없이 살아라,,ㅎㅎㅎ 제 모드에요~~

hnine 2006-07-1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의 마지막 줄의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 ^
 

그 동안 한 것이 아깝지 않느냐고, 열이면 열 모두에게서 요즘 내가 듣는 말이다. '그 동안' 보다 나는 '지금'이 더 중요한데 말이다, 지금 어떻게 사느냐,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데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과 시선에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그 단순한 마음밖에는 없다. 이 길로 이렇게 가야 제일 무난하다 생각하고 무작정 걷다가, 역시 그렇게 길을 걸어갔던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말을 하며 내 인생을 마치고 싶지 않은 것 뿐인데 말이다.

훗날, 나는 왜 그 길을 선택했고, 내 선택의 결과는 어떠했노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길을 택했기에 나도 그렇게 했노라고, 그렇게 말하게 되는 인생을 결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제목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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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6-07-03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글이 hnine님의 글인가요? 아니면 이 책에 있는 말인가요?

씩씩하니 2006-07-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이야기죠,그쵸?
정말 중요한건 지금이고,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 라는 것에 동감합니다,저도요.
힘내세요,,왠지 지쳐보이는데...제 생각인거죠???

가을산 2006-07-0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공감합니다.
첫 문단의 질문을 많이 들은 적이 저에게도 있었어요.
어떤 선택이 있었는지, 그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전호인 2006-07-03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의 차이일 순 있겠지만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닐까여???
의지만 확고하다면 두려울 것이 무에 있겠어여.......
의지란 것은"떳떳함"일 수도 있을 라나????

hnine 2006-07-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위의 글은 제가 쓴 오늘 일기여요. 가을산님도 그 '아깝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신적이 있으시군요. 저의 선택이란건 뭐, 별것 아닌데, 써놓고 나니 좀 비장해보이기도 해서 부끄럽네요 ^ ^
씩씩하니님, 제 이야기지요 그럼요. 좀 지쳤었는데, 요즘 다시 쌩쌩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전호인님,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가 중요한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현재와 미래중 어느것이 더 중요하냐...하는 대목에서 늘 미래 지향적이었어요 지금까지. 그러다보나 현재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서요.

푸하 2006-07-14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비슷한 고민을 해요. '아무도 살지 않는 삶을 나는 삻아가는 구나!'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하죠. 정말 신기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불확실한 미래에 이렇게 한발짝 한발짝 살아간다는 게...(안녕하세요...^^;)

hnine 2006-07-1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인생이 모험인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가끔 있어요. 하지만 주위의 저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의 말 들도 역시 간과하면 안될것 같아요.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들일테니까요.
오늘도 정말 더운 날씨네요 여기는 (대전).
자주 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