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 버리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삿짐을 정리하자니 별의 별 것들이 다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때 명찰 (사진이 붙어 있음.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예전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보낸 아동학대 관련 자료 (아이를 맡기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다. 아이가 다니고 있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곳을 떠나온 후 밝혀져서 혹시 당신의 아이도 피해자인지 묻는 자료가 한 묶음 국제 우편으로 배달되었었다. 데려다 주고 나올때면 큰 소리로 울어대며 안 떨어지려고 하던 아이가 생각나서 지금 봐도 마음이 아프다.) 
-오성식 생활 영어 테이프 (학교 졸업하고 직장 다닐때 방문 판매원의 꼬임에 빠져서 구입하고 말았다.)
-영어 학원 수강증 뭉치 (종로의 P영어 학원,  S영어 학원)
-고등학교 3학년때 비밀 수첩 ('음악은 마약이다', 'xxx를 이기자' 등의 지키지도 못할 '구호'들이 마구 써있다.)
-대학때 전공 교재 (졸업한지 이십년이 지났고, 그 이후로 몇번이나 새 edition이 나왔는데...내 연필 자국이 나있는 책을 버리기가 싫어서 안 버리고 있었나보다. 이번에 깨끗이 처분한다.)
 

짐 정리는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
재미있기도 하고, 이것때문에 시간이 지연되기도 하고.  

버리면서 서운해하지 말아야지. 버린다고 추억도 버리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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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1-11-1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내 집까지는 안가져 왔는데, 친정에 아직 다 있단다. ㅎㅎ
엄마가 버리면 버리나보다 하는데,
내 손으로는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못버리겠더라구.

안그래도 전에 이사 한다고 했던거 같은데,
이사를 간건가? 갈건가 ? 가물가물 하고 있던 참이야.
네 생일이 다가와서 선물을 보내야 하는데,
주소를 예전주소로 해도 되나 하면서
혼자 고민중이었거든.

네이버에 쪽지 보낼거니까, 확인해~~


hnine 2011-11-16 07:40   좋아요 0 | URL
6년 살았으니 정도 들었는데...
버리는 짐 중에 제일 많은게 참고 문헌들, 그리고 수십 개의 디스켓. 혹시나 또 쓰게될까 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미련없이' 버린다.
와중에 오늘은 아버님 기일이라서, 일 하고 얼른 들어와야지.

마노아 2011-11-1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린다고 추억도 버리는 게 아니라는 것은 명문장이에요. 그걸 새기고 살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버리기가 힘들까요. 저도 이사라도 가야 좀 정리가 되려는지...;;

hnine 2011-11-16 07:37   좋아요 0 | URL
버리면서 미련을 갖지 않기 위해서 제가 거는 주문이랄까요? ^^
정말 이사 다니면서 정리가 많이 되긴 하는 것 같아요. 마노아님 언니 이사 가실때 보셔서 잘 아시겠지요 ^^

하늘바람 2011-11-1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시는군요
마음이 번거로우시겠어요
잘 정리하시고 겨울에는 새 보금자리에서 지내시겠어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hnine 2011-11-16 07:39   좋아요 0 | URL
아이 책은 나중에라도 보면 추억이 되기 때문에 버리지 말라는 사람들도 많던데 저는 앞으로 살 책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서 아이가 반대하지만 않으면 즉각 처분 잘 하는 편이랍니다. 제일 큰 이유는 둘 공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마음 써주셔서 고마와요 ^^

2011-11-15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11-16 07:44   좋아요 0 | URL
저는 잘 버려요. 위의 것들은 미처 가지고 있었는지 몰라서 못 버린 것들이 더 많지요. 영어 학원 수강증 같은 것들은 당사자인 저는 버리려고 하는데 남편이 옆에서 보고 말리는군요. 기념으로 두라고요 ^^
그리고 선물은 신경쓰지 마셔요. 제가 받고 싶은 것은 우편으로 보낼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생각해주시는 마음, 저는 그게 더 좋아요 ^^

비로그인 2011-11-15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가시는군요... 왠지 철새가 떠오르네요. 겨울 준비를 하는 철새? ㅎㅎ
이삿짐 정리하면서 느끼는 회한 같은 거, 한 번 경험해보고 싶어요.
아주 어렸을 적에만 이사를 가서 기억이 안 나거든요.
아쉽고도 시원하고... 뭐 그럴 것 같은...^^;;

hnine 2011-11-16 16:24   좋아요 0 | URL
아이쿠, 어찌 아셨어요. 지금까지 철새나 다름없는 생활을 했었어요.
이번에는 좀 오래 붙어살았으면 좋겠네요.
아주 어렸을 적에 이사후 계속 한 곳에 사시면, 와, 집에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저는 몇 년 살고 이사가는데도 갈 생각하니 좀 서운한데요.

2011-11-15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6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11-15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 버릴 때마다, 그만큼 또다시 후련해지는거예요.
가지고 있을 때는 애틋한데, 또다른 쾌감이 있더라구요. ^^

이사 준비 쉬엄쉬엄, 건강 챙기면서 하셔염~

hnine 2011-11-16 16:30   좋아요 0 | URL
후련해지는 것도 있어요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버리기까지 결정하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말이지요.
결혼하고 그동안 이사 다닌 거리를 생각하면 정말...ㅋㅋ

이진 2011-11-1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짐 정리를 하다가 못쓰는 물건이 나와도 버리기는 아깝더라구요. 아니 정확히 귀찮아서 안 버리는 걸지도 모르겟지만요 ㅎㅎ

추억도 버리는 것이 아니라는... 멋진 문장 대단하십니다 ㅋㅋ 무사히 이사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hnine 2011-11-16 16:33   좋아요 0 | URL
물건이 있으면 추억을 되살리기엔 좋지만 그것은 그동안 써놓은 일기장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아이가 있으니 짐은 자꾸만 , 집은 좁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ㅠㅠ
그건 그렇고 반갑습니다 소이진님 ^^

울보 2011-11-1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이사 잘하세요,
저도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게 많은데,언젠간 저도 미련없이 버리겠지요,,에고 힘들다, 지금 손가랃 하나에 인대다 늘어나서,,

hnine 2011-11-16 16:36   좋아요 0 | URL
예, 비온후 내일 밤 부터 추워진다고 하더군요. 1월의 맹추위 속에서도 이사 해보긴 했지만 그래도 날이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어쩌다 손가락 인대가 늘어나셨나요 에구...
골절보다 인대 늘어난 것이 회복되기 더 어렵다던데 치료 잘 받으세요.

파란놀 2011-11-16 0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리기는 쉽지만, 건사하기는 힘들어요.
힘들게 건사해 놓고 나중에 돌아보면
식구들하고 이야기할 이음고리가 참 많아져요.

어릴 적 사진처럼
이제껏 살아오며 나를 만든 여러 가지 물건은
추억만이 아니라 내 온 역사이니까요.

hnine 2011-11-16 16:40   좋아요 0 | URL
버리는 것도 어렵답니다 ㅠㅠ
버리는 행위 자체는 쉽지만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고민을 하는지.
넓지 않은 아파트 살이를 하다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그나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록들이 있어서 (중학교때부터 일기장이 아직 다 있어요 ^^) 다행이지요.
제가 버리는 것은 거의 가족들과의 이음고리가 없는 제 개인적인 물건들이지요.
정말 추억만큼 소중한게 어디있겠어요. 추억이 곧 역사라는 말씀, 같은 생각입니다 ('동감'이라고 썼다가 '같은 생각'이라고 고쳤어요 요즘 된장님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

마태우스 2011-11-1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저도 12월에 천안으로 이사갑니다. 아내는 안입는 옷과 필요없는 책을 다 버리고 가라는데, 옷이야 그렇다쳐도 책은, 필요없는 책이 어디 있나 싶네요.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가는 건 무리라는 거,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네요. 이사 잘 하시구요

hnine 2011-11-16 17:28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충청권으로 오시는군요! ^^ 그동안 통근하시는 것 힘드셨지요. 제 친구도 서울에서 천안으로 출퇴근하고 있는데 살림은 거의 손 못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버리기로 결정하는 제1순위가 옷이랍니다. 저희 식구 모두 입는 옷만 입고 안 입는 옷은 계속 안 입더라고요. 다 읽은 책은 이사 갈때까지 두지도 않고 그때 그때 처리하는 편이고요. 버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만 품고 있자 생각하면 좀 더 쉬워지기도 해요. 그게 그거지만요 ^^
몸부터 어서 회복하셔야지요.

마태우스 2011-11-19 20:22   좋아요 0 | URL
옷이 많았던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저처럼 몇개 가지고 돌려입는 사람에겐 옷 버리는 게 아깝더라구요. 아내가 버린다고 내놓은 걸 "안돼! 이건 내 에이스야!"라면서 버리지 말라고 사정하고있네요^^ 앞으론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꾸벅.

hnine 2011-11-20 00: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정해진 옷 몇벌 가지고 돌려입는 경우 그 중 한 벌 없어지면 아침에 지각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ㅋㅋ
(에구...그러고 보니 며칠 전 남편 모르게 버린 옷이 하나 있는데 찔리네요. 어떻게 수선할 수도 없이 낡았길래 그만...)

잘잘라 2011-11-1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사해요. 담달에요. 이번에 버릴건.. 음.. 기스난 코팅 후라이팬이랑 전기밥통 정도예요. 코팅된건 언젠간 벗겨지고 벗겨지면 쓰기 찜찜하고 오래 못쓰고 버릴라니까 아깝기 그지없고 그래요. 강화유리 냄비도 꽤 오래 쓰고 있긴한데.. 밥통두 어쩔 수 없겠지요? 속만 따로 팔려나요?

hnine 2011-11-17 00:11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도 이사하시는군요. 어디로 가시나요? 어머니 계신 곳?
기스난 코팅팬, 저도 아까와하면서 버렸어요. 이제는 몇년 쓰면 바꿀 각오로 아예 저렴한 것으로 산답니다.
밥통은 보온 밥통을 말씀하시나요? 저는 밥통을 사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A/S 에 문의하면 실비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잘잘라 2011-11-18 17:58   좋아요 0 | URL
8층에서 4층으로요.^^;; 어제 가봤는데 라인이 다르고 구조가 좀 다르고 결정적으로 향이 달라져서 분위기는 완전 바뀔것 같아요. 저도 떠돌이 생활 몇년째다보니 집 욕심은 없는데 터잡고 살 수 있는 땅 욕심은 못버리겠어요. ^^

밥통은요, A/S센터에서 속통만 따로 판대요. 31,000원이라고..^^;;

hnine 2011-11-18 18:59   좋아요 0 | URL
새로 가는 저희 집도 4층이어요 ^^
메리포핀스님도 땅 욕심이 !! 건축하시는 분들 공통점인가요? 저희 남편도 땅만 있으면 뭐든지 다 지을 수 있을 것 처럼 얘기하거든요 ㅋㅋ

순오기 2011-11-1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도 적당히 다녀야 집이 정리가 되는데~ 우린 20년 넘게 붙박이라서, 정말 이사한다면 다 버리고 몸이랑 책만 가져가면 될 거에요.^^
어디 멀리 가는 건 아니지요?

hnine 2011-11-17 00:15   좋아요 0 | URL
저는 20대 후반부터 내집 아닌 곳을 하도 떠돌아다녀서 그때부터 뭐든지 짐을 늘리지 않는 것이 몸에 배었어요. 책도 살던 곳을 떠날 땐 이웃에게 많이 넘겨주고 와요. 가끔은 아예 모든 것을 다 처분하고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도 있답니다 이건 좀 엽기지요? ^^
20년 넘게 한 곳에서 사셨다니 대단하십니다.

2011-11-17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7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8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11-17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리하다보면 이 산더미같은 짐들이 다 내방에서 나온거란말인가...매번 신기하게 쟁였다가 버리고 또 버리고 그럽니다^^; 짐을 늘리지 않는 신기술을 익히려면 아직 멀었답니다~

hnine 2011-11-17 16:51   좋아요 0 | URL
오늘 저희 아파트 분리수거 하는 날이었는데 저희가 내놓은 짐이 거의 반을 차지하더군요. 같은 크기의 공간을 넓게 쓰는 사람이 있고, 좁게 쓰는 사람이 있고요. 아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을 잘 하는게 짐을 늘리지 않는 요령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아직 멀었어요 ^^

2011-11-23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3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