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 버리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삿짐을 정리하자니 별의 별 것들이 다 나오고 있다.
-고등학교때 명찰 (사진이 붙어 있음.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예전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보낸 아동학대 관련 자료 (아이를 맡기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다. 아이가 다니고 있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곳을 떠나온 후 밝혀져서 혹시 당신의 아이도 피해자인지 묻는 자료가 한 묶음 국제 우편으로 배달되었었다. 데려다 주고 나올때면 큰 소리로 울어대며 안 떨어지려고 하던 아이가 생각나서 지금 봐도 마음이 아프다.)
-오성식 생활 영어 테이프 (학교 졸업하고 직장 다닐때 방문 판매원의 꼬임에 빠져서 구입하고 말았다.)
-영어 학원 수강증 뭉치 (종로의 P영어 학원, S영어 학원)
-고등학교 3학년때 비밀 수첩 ('음악은 마약이다', 'xxx를 이기자' 등의 지키지도 못할 '구호'들이 마구 써있다.)
-대학때 전공 교재 (졸업한지 이십년이 지났고, 그 이후로 몇번이나 새 edition이 나왔는데...내 연필 자국이 나있는 책을 버리기가 싫어서 안 버리고 있었나보다. 이번에 깨끗이 처분한다.)
짐 정리는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
재미있기도 하고, 이것때문에 시간이 지연되기도 하고.
버리면서 서운해하지 말아야지. 버린다고 추억도 버리는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