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도 나같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을까?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 생각이 모두 나와 같지는 않으니까. 

결혼 계획이 아직 없을 때 생각에도 나는 만약 자식을 낳는다면 나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예나 지금이나, 아니, 지금보다 예전에 더 나는 자존감이 그리 높지 않은 인간이었나보다. 

얼마 전, 남편 직장에서 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성격, 적성 검사를 해준다고 해서 아이가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MBTI검사에 몇가지 검사를 더 한 것 같은데 MBTI검사는 부모도 함께 받아서 제출해야한다고 해서 나와 남편도 따로 작성해서 검사자에게 제출했다. 

결과가 나왔으니 상담을 받으러 오라고 해서 갔다. 

MBTI검사 결과, 나는 INTJ형, 아이는 ENFP형.
두번째 항목만 같고 다 다르다.
상담자가 그런다. 엄마가 많이 힘드실 수도 있겠다고.
그렇다. 모두 엄마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애초에 그러지 않겠다고 작정하길 잘한것 같다. 

그나저나, 나와 아주 다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나의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정작 검사를 받고 나와서 아이가 제일 궁금해한 것은,
"엄마, 나 커서 축구 선수 하면 잘 할 것 같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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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7-3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성격을 인정하고 마음대로 하려고 안 하신 거 참 현명하세요.
다린인 축구선수가 꿈이군요.^^
성격검사 저런 거 받아보면 서로 도움이 되겠네요.
좀더 알고 인정하고 대할 수 있을 테니까요.

hnine 2011-08-01 06:34   좋아요 0 | URL
그런데 마음 먹은 대로 안하고 있을 때도 많아요. 아이를 막 다그치다보면 이건 아이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맘대로 안 된다고 화내고 있구나 생각이 들거든요.
성격검사, 적성검사 같은 검사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좋은 것 같아요. 나 혼자 짐작하고 있던 것이 객관적인 검사 결과로도 확인되면 그건 믿을만 하니까요. 아이 검사 하면서 남편과 제 검사 결과를 비교해보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서 재미있었고요.

하늘바람 2011-07-3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린이 남자아이라서 축구 선수 하고 싶어하는군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정말 제가 님께 배울게 많아요

hnine 2011-08-01 06:36   좋아요 0 | URL
남자 아이들은 자라면서 한때 다 한번씩 가져보는 꿈이 아닐까해요. 제가 보기엔 축구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지요.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꼭 찾아내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함께 지켜봐줘야지요.

마노아 2011-07-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의 축구에 대한 애정은 한결같군요. 형제 자매들에게 검사를 해도 다 다르게 나올 것 같아요.^^

hnine 2011-08-01 06:37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그러고 보니 서재 지인들의 성격이 문득 궁금 ^^
아마 한 사람이 한 가지 성향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테니 (다중인격!!) 사람의 성격은 정말 많은 종류가 있겠지요.

울보 2011-07-3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아이도 나랑 너무 다른 성격에 요즘. 참 힘든데. 저고리에. 나랑 다른 딸을 인정하고. 가능한 딸이 좋아하는거,, 딸의 생각을 많이존중하려고요...저도 남에게. 많이 배웁니다...

hnine 2011-08-01 06:40   좋아요 0 | URL
엄마가 힘들어할땐 분명히 아이도 힘들어하고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제 생각을 많이 내려놓는다고 하는데도 아이에게 물어보면 엄마 맘대로 한다고 하는걸요.
완벽하게 지혜로운 엄마 다음으로 제일 좋은 엄마는 완전 방임형 엄마라고, 우스개 소리인지 들은 적이 있던데 그만큼 간섭과 통제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그게 쉬워야 말이지요 휴~
우리 같이 노력해요 ^^

마녀고양이 2011-07-31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BTI는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느낌이 강해서 시기 별로 변화하더라구요.
그런데 언니나 다린이나 중간에 'N'이 나온게 부러워요.
직감이 강하고, 나무보다 숲을 보는 스탈이신거잖아요, 저는 저번에 S가 나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TCI 검사라고, 기질과 성격 검사를 했는데 요즘은 직감이나 영성초월 쪽이 더 강해졌나보더라구요. 아마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가봐요. 다린이는 EJFP라니
이것저것 따지기 보다는, 마음이 가는대로 열정적으로 행하는 스탈인가 보네요. ^^

hnine 2011-08-01 06:43   좋아요 0 | URL
TCI검사라는 것도 있군요.
제가 직감에 많이 의존하는 것 맞는데 그래서 가끔 선무당이 될때가 있어요. 자제하고 있지요 ^^
다린이는 집에 가만히 있으면 병나는 아이래요. 좋고 싫은 것,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한 구분, 몰입 정도가 '너무나' 분명하고요. 모범생 스타일은 절대 아니라는거죠 ㅋㅋ

세실 2011-07-31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더 나은 아이로 키우고 싶죠. 성격도, 직업도.....모두요.
다린이 잘 크고 있잖아요. 예의바르고, 배려심 많고, 님도 다린이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주고. 잘하고 계세요.

hnine 2011-08-01 06:46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는 저의 이 속으로 끙끙 앓는 성격, 한번 마음 상하면 오래 가는 성격, 완벽하게 못할 거면 시도하기도 두려워하는 성격, 이런 것들이 싫었어요. 그래서 아이는 좀 털털하고, 표현도 잘하고, 못해도 한번 해보려고 하고, 이런 성격의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격려해주신다 생각하고 오늘도 또 노력하렵니다. 좋은 휴가 되시게 오늘 비가 좀 그쳤으면 좋겠네요.

꿈꾸는섬 2011-07-31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랑은 다른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hnine 2011-08-01 06:48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도 그러시군요?
나의 결점은 닮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엄마들 마음엔 있는 모양이어요.
생각보다 행동하기를 더 즐기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했더니, 그 원은 풀었네요. 행동으로 에너지를 발산하지 않으면 못견뎌할 성격이래요 ㅋㅋ

진주 2011-08-01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보다가 알았어요.
나인님 아이 이름이 다린이란 걸.^^

hnine 2011-08-01 19:18   좋아요 0 | URL
이름을 말하면 듣는 사람들은 '달인'인줄 알아요 ㅋㅋ
그래서 끊어서 또박또박 '다', '린' 이라고 말해주어야 하지요 ^^
고심하면서 이름 짓던 때가 엊그제 같네요.
외자로 쓰시던 진주님 아들 이름, 저도 기억나네요.

순오기 2011-08-01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다른 아이로 키우고 싶지만, 어떤 땐 붕어빵이구나~~~느껴질 때가 많아요.^^
다린이는 엄마와 다른 아이로 자라고 있는거군요.^^

hnine 2011-08-01 19:20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DNA가 어디로 갔겠어요 ㅋㅋ
성격이 저랑 달라서 원하던대로 되었구나 싶은 반면, 그래서 앞으로도 더 신경을 쓰고 주의해야겠구나 긴장도 되네요. 특히 사춘기때...

하양물감 2011-08-0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한솔이키우면서 별로 안힘든거보면 많이 비슷한거 같아요 잘하는것도 내가 잘하는것과 비슷하거든요 한번쯤 검사받아보고싶네요.

hnine 2011-08-01 19:21   좋아요 0 | URL
한솔이와 성격이 비슷하시기도 하고, 또 포용을 잘 해주시기 때문 아닐까요?
한솔이도 매우 활동적이고 적극적이고 호기심도 많아서 엄마가 부지런해야 할 것 같은데, 하양물감님 잘 하고 계신거예요. 저는 늘 허덕허덕 거리는데 ㅠㅠ

2011-08-01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1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1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01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8-0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밀렸던 댓글 막 달고 있는데. 저도 INTJ입니다 ~ ㅎ
오늘 hnine님 서재 테러 수준인데 이거 보니 막 더 반가워서 이 댓글을 안남길 수가 없네요~

hnine 2011-08-07 05:38   좋아요 0 | URL
비슷하지 않을까 했지만 똑같을 줄이야! ㅋㅋ
반갑습니다. 우리의 이 심각진지모드 성격을 위하여 건배라도~ ^^

휴... 2011-09-22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모-자식간의 성격차이 그거 참 무서운 것 같아요.
저는 23살인 대학생입니다만,
어머니와의 성격차이로 하루하루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저는 흘러흘러 들어와서 자제분 나이라던가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심지어 유아교육전공자라 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ㅜㅜ
에고 몇시간 전부터도 어머니랑 성격차이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ㅠㅠ

hnine 2011-09-22 16:30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저의 어머니와 그리 성격이 비슷한 편이 아니라서 결혼 전에 갈등이 참 많았답니다. 결국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수용해야하는데 자식이 부모를 먼저 인정하기 보다, 더 어른인 부모가 자식을 받아들이고 내 뜻대로 끌고 가려는 집착을 놓아야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보다 가족간의 갈등, 특히 부모와의 갈등은 잘 풀어나가지 않으면 참 오래 가고 상처로 남기도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