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걷기 예찬 시대이다. 그에 맞춰 걷기 길 만들기도 한창이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이어 서울 일주 코스와 DMZ트레킹 코스가 생긴단다. 분위기는 슬로우 열풍같지만 개인에게 닥친 현실은 너무나도 바쁜듯 하다.
200㎞ 환상적 서울일주 트레킹코스 완비
오는 2012년이면 서울 내·외사산을 잇고 북한산 둘레길을 포함하는 200㎞의 환상적 서울 일주 트레킹 코스가 완비된다.

서울시 137㎞ 트레킹코스 - 국립공원관리공단 63㎞ 북한산 둘레길 조성 협력
서울시는 8일(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엄홍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이 만나 시가 추진 중인 137㎞ 내·외사산 순환 트레킹코스 조성사업과 공단이 추진 중인 63㎞북한산 둘레길 사업을 상호 협력과 시너지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의 트레킹코스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북한산 둘레길이 상호 경유하는 구간에 대한 상호 통합 이용이 가능해져 양 기관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고 예산도 절감하면서 시민 이용 편의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 외사산 순환산책로(북한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 117㎞ 구간 중 북한산국립공원 능선구간을 통과하는 계획노선은 18㎞이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북한산 둘레길 63㎞ 중 서울시 자연공원 및 일반지역을 지나가는 구간은 16㎞다.
서울의 생태보고인 북한산을 보존 및 이용에도 상호 협력 약속
이외에도 양 기관은 북한산 국립공원 내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진관내동 생태습지의 보존 및 생태조사에 대해서도 상호협력하고, 은평구 진관사 계곡(15,302㎡)에 대한 생태경관보전지역 신규지정을 공동 검토하는 등 서울의 생태보고인 북한산에 대한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양 기관은 이번 계기를 통해 트레킹로 조성사업은 물론 향후 추진될 내·외사산 연결, 청소년 캠핑장 및 에코 빌리지 조성 등에 대한 상호 협력까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의 중심 및 외곽 동서남북으로 둘러싸는 문화·역사·자연경관 탐방코스
서울 8개 주요 산을 잇는 200㎞ 보도여행길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서울의 문화·역사·자연경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코스로서 서울 중심 및 외곽을 동서남북으로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과 외사산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코스 그리고 북한산국립공원 둘레에 순환탐방로를 조성하는 '북한산 둘레길'로 구성된다.
도보로 약 13시간이 소요되는 내사산 순환트레킹 코스는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을 연결하는 20㎞ 구간으로서 서울성곽과 연계한 문화 역사 탐방로로 정비된다.
또 외사산 순환 트레킹 코스는 북한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을 잇는 117㎞ 방대한 규모로서, 숲길의 특성을 살려 자연생태 탐방로로 정비된다. 2일을 꼬박 걷고도 7시간이 더 걸리는 55시간이 소요된다.
이 연결로가 개통되면 남산을 오르면 순환로를 거쳐 북한산 둘레길은 물론 향후 중앙정부에서 추진 중인 DMZ 생태탐방로 및 백두대간까지 연결이 가능해져 트레킹 문화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생태계 보전 및 이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며 "시민과 관광객들이 걸어서 서울을 일주할 수 있는 200㎞ 환상적 트레킹코스 조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서울특별시청
DMZ 바라보며 트레킹 해볼까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음달 초 개장된다.

경기도 제2청은 18일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지나는 트레킹 코스(182.3㎞)의 주요 구간을 공개했다. 5월 초 개장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선보일 트레킹 코스의 이름은 현재 공모 진행 중이다.
코스는 지역별로 김포시 3개 코스(38.4㎞), 고양시 2개 코스(25.4㎞), 파주시 4개 코스(56.3㎞), 연천군 3개 코스(62.2㎞) 등 모두 12개다. 1개 코스당 평균 거리는 15㎞ 정도로 짧게는 8㎞부터 길게는 21.8㎞까지 다양하다.
보통 체력을 가진 성인이라면 15㎞짜리 코스를 걷는 데 5시간이면 충분하다. 코스는 임진강 둑길과 철새도래지, 김포평야, 태풍전망대, 행주·임진 나루 등 다양한 안보·생태관광지를 지나게 돼 있어 보는 즐거움과 알아가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특히 대명항에서 출발해 덕포진을 지나 문수산성에 이르는 김포 1코스(15.4㎞)는 군 순찰로를 따라 나 있어 철책을 보며 가는 느낌이 새롭다. 휴전선에 가장 근접한 김포 2코스(8.0㎞)는 고려·조선시대에 남쪽 지방의 세곡선이 개성과 한양으로 가기 위해 이용했던 나루터인 조강포를 비롯해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솟아 있는 애기봉 앞을 지나간다.
파주 3코스(11.2㎞)에는 퇴계 이황이 말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반구정과 임진각, 자연경관이 잘 보존된 초평도 앞, 율곡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보낸 화석정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 경원선의 남한측 최북단 종착역인 신탄리역을 지나는 연천 3코스(18.8㎞)도 걸어볼 만한 코스다.
경기도2청은 트레킹 코스가 개장하면 코스별 지도와 주요 명소 등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발간하고, 걷기대회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오는 6월 중에는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걷기대회가 예정돼 있다.
개장에 앞서 문을 연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ggtrail)에는 벌써 1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트레킹 코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일보 2010.4.19
ps : 좀 걸으며 좀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자.
[설왕설래] DMZ 트레킹
‘느림’.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 중 하나는 느림이다. 경쟁, 1등, 혁신, 선점 …. 이런 말들과는 거리가 멀다. 느림이란 무엇일까. 일상화된 과속에서 벗어나 경제속도를 찾는 여유라고 할 수 있다. 촌음을 아껴 쓰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짬을 낼 필요가 있다. 숲과 물, 자연을 찾아서! 현대문명 속에서 자신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탐색해가는 지적 상상력의 순례가 될 수 있다. 느리다는 게 나태하다는 뜻은 아니다. 자연의 속도를 뜻한다. 새싹이 돋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어 땅에 떨어지기까지 자연은 순리에 따른다. 더디게 보이지만 반드시 변화를 이루어내지 않는가.
느림의 삶은 자연과 사람, 곧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하고 배려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게 해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 노릇 제대로 하고 살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그러나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볼 일이다. 은혜는 갚지 않고 소인배처럼 원수만 갚아서야 사람의 도리라고 할 수 없을 터이다. ‘느림의 철학’을 정립한 프랑스 현대 사상가 피에르 상스가 “행복이란 소박한 기쁨과 자연을 닮은 사람 사이의 조화”라고 한 말의 울림이 크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상징하듯 우리나라는 축복받은 자연을 자랑한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에 흐르는 물 찾아∼”라며 ‘여행을 떠나요’를 권했던 가수 조용필의 노래처럼 한번 떠나보라. 한라산 올레길, 지리산·북한산 둘레길 등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삼면이 바다인 해안은 또 얼마나 절경이 많은가. 세계 5대 연안습지로서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전남 순천만의 서울 여의도 면적만 한 고밀도 갈대 군락과 국제적 희귀 조류, S자형 수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만 연 200여만명에 이를 정도이다.
경기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잇는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가 다음달 초 개장된다고 한다. 총 길이 182.3㎞. ‘평화의 순례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를 위한 간절한 염원이 북녘에서도 이어져 ‘칼과 창을 녹여 쟁기와 보습을 만드는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란다.
세계일보 2010.4.19 황종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