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학자 “화산재→기상 이변→기근→봉기 불러” 분석 

아이슬란드 화산재 분출로 항공대란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 최근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당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화산학자 자크 생테즈(75)가 그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1783년 6월부터 1784년 2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의 거대한 폭발로 인해 유럽 대륙에 수년간 기상이변이 일어났는데, 이때문에 농작물 수확에 큰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식량부족 누적으로 인한 빈곤과 기근의 심화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한다.

실제 여러 역사적 문헌들을 보면, 1783년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 폭발 땐 분출된 화산재 때문에 유럽 대부분 지역은 물론 북미 대륙 일부 지역까지 안개가 낀 듯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라키 화산은 이번 항공대란을 불러온 화산 바로 주위에 있다. 당시 유럽의 여러 항구들은 짙은 연무에 휩싸여 오랫동안 선박 출항을 포기해야 했고 오늘날과 비슷한 물류 및 운송 대란도 발생했다. 또 1784년 겨울부터는 유럽대륙에 전례가 없던 혹한이 몰아 닥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아일랜드 화산 분출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아직 어떤 전문가도 명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기후변화와 사회변동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유럽에서 현지 언론과 블로거들에 의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의 화산학자 존 머레이 박사는 영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산 폭발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종종 급격한 사회적·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고는 했다”고 했다.

한겨레신문 2010.4.21 파리/윤석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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