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 청소하고 그동안 와이프는 일을 하고 아점을 먹었다. 그리고 와이프는 피아노를 배우러 학원에 가고 난 학원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신문과 12월호 르몽드디플로마티크(르디)를 커피 한 잔 먹으며 읽었다. 예전에는 무조건 거의... 아메리카노만 먹었는데 요즘에는 달짝지근한 카페모카가 그렇게 맛날수가 없다. ㅋㅋ

 

오늘자 한겨레신문 기획기사에 인하대 김진방 교수의 인터뷰가 있었다. 상당히 긴 글인데 좋은 글 같아, 줄 친 부분만 옮겨본다. 공교롭게도 2011년 12월 르디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있었다. 제목이 <공유지의 비극, 희극으로 바꾸려면>이라는 글인데 공통점은 모두 200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최초의 여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라고 한다)을 언급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어쩔수 없이 모두 이기적인 동물일까? 공유지의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수 있는 것일까? 두툼하지만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한겨레신문 2012.1.4  선택2012-1 경제 민주화  김진방 교수 인터뷰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경제라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책에는 수요.공급곡선이 있지만, 세상에는 없다. 경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다. 그 관계가 민주적이지 않다. 그래서 개선해야 한다. .... 핵심은 자본과 노동의 관계와, 자본과 자본의 관계 두 가지로 요약된다. 두 맥락 모두에서 참여가 중요하다. 하나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다. .... 기업에 고유한 네트워크나 지식 등을 노동자가 능동적으로 축적하며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 .... 두번째는 자본끼리의 참여다. 지배대주주가 외부 투자자를 적극적을 경영에 참여시켜야 한다.

 

진보는 다르다. 경제 분야에서도 공공성 확대라는 체제의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게 바로 경제 민주화 이슈다. 보수가 강조하는 것은 재분배다. 소득세를 늘리고, 소득 분재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개선하는 등의 구호를 외칠 것이다. 그 전제는 현재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승작독식 질서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다. 진보는 그 질서 자체를 건드려야 한다. .... 어떻게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핵심 질문은 '우리 경제 체제는 경제의 공공성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경제는 사적 영역이라는 게 보수의 논리, 시장만능주의다. 그런데 자원 생산과 배분은 시장영역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공공영역에도 경제가 있고 생산.배분을 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최근까지도 바게트빵 가격을 지방정부가 관리했다. 많은 사람들이 빵값은 시장에서 수요.공급으로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누구나 빵을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생각을 경제정책에 반영했다.

 

보편적 복지는 사실 개념 설정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본다. .... 수혜자가 국민 전체가 된다거나 무상이 된다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곤란하다. 시장에 맡기는 것보다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 사실 분노의 이유는 실업이 아니다. 근로빈곤이다. 그런데 다들 일자리 이야기만 하니 답답하다. 일자리는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열심히 일해도 어렵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

 

모두가 사익을 추구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어떤 영역, 어떤 집단에서는 이익이나 효용이 아닌 박애.우애.배려.보복심리 등이 작용한다. 요즘에는 경제학도 많이 바뀌었다. 행동경제학, 실험경제학에서는 인간의 이타심에 근거한 경제학 연구를 많이 한다. .... 비정규직 문제는 유연성 문제가 아니다. 자본이 노동을 분리통치해 교섭력을 낮추는게 문제다. .... 정규직화하면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데, 어차피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비용은 발생하고 누군가 진다. 누가 지느냐의 문제다. 현재는 약한 개인이 너무 많이 진다. 기업의 부담이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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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1-05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글을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에서 읽었어요.
시장을 믿는 사람들의 끝을 요즘 보는거 같은데, 미국에서는 다시 공화당이 우세할지 모른다 하네요. 물론 오바마가 민주당이라 하더라도 그다지 잘 한 것은 없지만요.

햇빛눈물님, 너무 오랜만에 들리셔서 새해 인사 못 드렸어요.
새해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 가득하셔요. 지리 관련된 좋은 글들, 올해도 부탁드립니다.

햇빛눈물 2012-01-05 14:54   좋아요 0 | URL
오늘 신문에 보니 공화당 대선주사 첫 경선에서 롬니가 1위를 했다고 나오더군요. 뭐 오바마나 롬니나, 통합진보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이럲식의 정치의식이 무의미하다는 건 알지만 이렇게 말할수 밖에 없는 정치 현실이 가끔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되네요. 마녀고양이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알라딘에서 너무 좋은 님들을 알게되서 기분좋은 2011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