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거리에 침을 잘 밷는 버릇이 있었다. 사람들이 뭐라 하면, 그래도 난 화단이나 하수구 같은 사람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침을 밷는다 항변했다. 또는 삼키기 싫은 내 입안의 이 물질을 어떻하냐 밷을 수 밖에 일일이 휴지 가지고 처리할 수도 없지 않느냐 볼멘 소리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침을 밷지 않는다. 갑자기 도덕적으로 변한 건 아니다. 또한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도 아니다. 바로 규진이 때문이다. 이제 두 돌이다. 요즘은 거의 말을 다 한다. 그리고 와이프의 영향때문인지, A,B,C 도 제법한다. 오해하지는 마시라, 뭐 벌써부터 교육을 시킨게 아니라, 이 놈아가 언어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이불에 있는 알파벳을 보고 자꾸 뭐냐 물어보고 따라하더니 이제는 제법 혼자서도 A,B,C 한다. 

다 큰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법한 거리를 규진이는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지나가다 바닥에 낙엽이 있으면 줍는다. 그리고 처다보면서 뭐라뭐라 하며 웃는다. 움푹 파인 땅에 돌맹이가 모여 있으면 그 중에 가장 큰 돌맹이를 집는다. 또 강아지가 지나가면 '멍멍..'하고 강아지에게 웃음을 보인다. 땅에 떨어진 모든 것들이 호기심의 대상이며, 손에 들어갈 물건이기도 하다.(심지어는 며칠전 놀이터네 갔다 땅바닥에 있는 뭔가를 줍길래 뭔가 봤더니, 지렁이였다. 죽은. ㅋㅋ)

이런 규진이를 보며 무심코 밷은 나의 침이 어떤 아이의 손에 묻을 수 있다 생각하니, 미안했다. 너무나도...침은 그냥 삼키면 될 듯 하다. 굳이 밷지 않아도...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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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8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진리인걸요.... ^^

햇빛눈물 2011-08-10 16:5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좀 철이 늦게 드는 듯 합니다. 아직 멀었지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