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개인적으로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향이 내륙지역이어서 어렸을때 부터 생선을 별로 먹어본적도 없었고, 그나마 먹었던 '동태찌개'의 그 비릿한 맛 때문이었는지 생선하면 우선 '비릿'한 맛이 떠올랐다. 그나마 자반고등어와 갈치구이는 좋아했다.

그런데 최근에야 생선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구이류. 내가 사는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정선네 생선구이'라는 생선구이 집이 있는데, 그 집에 다닌 이후로 생선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고갈비', '병어 구이', '도루묵' 등등 침이 당긴다.(한번 꼭 가보시길...) 

구이 뿐만 아니라 매운탕, 회 등 지금은 생선 요리 전부 좋아한다. 아, 그리고 최근에 참치회가 그렇게 맛나더라. 캬...정말 입안에서 씹는 맛이 예술이더라. 내가 예전에 먹었던 참치는 참치가 아니었다. ㅠ.ㅠ(멸종 위기에 있는 참치한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런데 '메로'란 생선 혹 들어봤나? 대부분 횟집에서 먹어 보았을 것이다. 회 정식을 먹다보면 메로구이를 주는 집이 있다. 정말 맛있다. 약간 삼치 구이 비슷한 형태와 맛이 나는 것 같긴 하지만 삼치는 왠지 매케한 냄새 집에 막걸리 한잔 하면서 푸지게 먹어야 제대로 먹는 반면 횟집에서 먹는 메로구이는 그 달콤한 양념맛도 있지만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아주 좋다. 그런데 정작 '메로'가 어떤 생선인지는 몰랐다. 궁금해하지도...

오늘 환경운동연합에서 매달 보내주는 월간지(7월호)를 보다보니 '남극 로스해를 지켜라'라는 꼭지의 기사가 보였다. 읽다보니 남극의 로스해가 지구상에 남아있는 바다 가운데 가장 오염이 안 된 곳이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지역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연구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남극보호연합 소속 활동가 랍 니콜이라는 사람이 한국에 와서 이런 기사가 나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 로스해가 위협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상업조업 때문이란다. 특히, 남극 이빨고기(일명 메로)의 인기가 아주 좋아 무분별하게 남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이빨고기는 먹이사슬에서 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에 이빨고기를 남획하게 되면 먹이 사슬이 깨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 내가 먹었던 메로가 '이빨고기'였구나. 남극에서 온 놈이었다니.." 놀라웠다. 아무 생각없이 먹었던 생선이 남극에서만 잡히는 놈이었다 생각하니. 이런 생각을 하다 '메로'가 궁금해 검색을 좀 해보니 이런 기사가 나온다.  

"한국 어선 ‘메로’ 남획 국제 망신… 국제기구에 4년연속 적발" 기사 내용이다.

한국 원양어선이 세계적 보호종인 ‘파타고니아 이빨고기’(일명 메로·사진)를 남획하고 있다. 마구잡이 어획으로 국제 기구에 4년 연속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계속된 경고에도 올해 다시 제한 어획량을 3배 이상 초과해 어획 쿼터 축소 등 강력한 국제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할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위반 사실을 보고받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국제 망신을 자초했다.    

19일 농식품부,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남극보호연합에 따르면 인성실업 소속 인성7호는 지난 2월 남극해의 한 해구에서 메로 135t을 낚았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CCAMLR)이 정한 이 구역의 제한 어획량(40t)을 3.37배나 넘은 수치다.

인성7호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에 남획으로 적발됐다.

메로는 수심 1500m 남극 수역에만 서식한다. ㎏당 2만5000원에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어종이다. 우리나라는 1994년부터 남극해 조업에 뛰어들었다. 멸종을 우려한 국제사회는 보존위원회를 중심으로 남극 수역에서 과학 조사를 목적으로 하는 시험 조업만 허용하고 있다.

보존위원회는 해구 별로 잡을 수 있는 총 어획량과 국가별 어선 수를 정하고 있다. 메로 개체수를 확인하기 위해 100마리를 낚을 때마다 의무적으로 3마리에 꼬리표를 달아 풀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 어선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표지 부착방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각 어선에는 보존위원회 소속 감시원이 함께 타는데 한국 어선들은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작은 고기에만 꼬리표를 달아 방류했다. 시험 조업의 전제조건조차 지키지 않은 사실상의 상업조업 행위인 셈이다.

또 한국 어선들은 2009년에는 박스 포장용 플라스틱 밴드를 사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 밴드는 해양오염 우려 탓에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심각한 규정 위반이 반복되자 보존위원회 회원국들은 한국 정부에 불만을 제기했다. 농식품부와 외교통상부는 “선원들이 복잡한 규정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단순실수”라며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했다. 정부는 지적사항이 제기될 때마다 철저한 교육과 의무 이행을 약속했지만 위반은 되풀이됐다.

비난 여론이 높자 우리 정부는 올해 보존위원회가 주최하는 남극 생태계 모니터링 작업반 회의를 주최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회의는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회의가 열리는 와중에 다시 위반사항이 보고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양산업발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해당 어선의 어업 허가를 취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쿠키뉴스. 2011.7.19)

창피할 따름이다. 먹는것도 쉽지만은 않다.


ps : 로스해의 위치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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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7-2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경연합지 받고 계시는군요, 저도 다달이 받는 중인데.
그런데 7월호 아직 못 읽었나봐요, 메로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없는걸 보니.

메로는 정말 맛있어요. 메로탕은 진정 환상이죠, 파는데도 별로 없지만.
그런데....... 그게 그렇게 남획되는 녀석이었군요. 에구. 에구. 정말 에구구.

햇빛눈물 2011-08-10 16:55   좋아요 0 | URL
그런데 메로구이 정말 맛있죠!! 앞으로 이 놈 먹을때마다 생각나서 어떻하나 고민이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