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얼마 전에는 와이프가 휴일에 갑자기 목에 담이 걸려 응급실을 갔다 왔는데, 오늘은 규진이가 아파 응급실에 갔다 왔다. 응급실이라고 해서, 뭐 그렇게 응급 상황은 아니었다. 어제 졸림에도 불구하고 SBS에서 새벽 1시 30분에 하는 서울시향 공연 방송을 보기 위해 잠을 참아가며 늦게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와이프가 아침에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놀라 일어나 보니 규진이 기저귀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이다. 살펴보니, 규진이 고추에 상처가 약간 나있는 것이다. 우선, 휴일에 여는 소아과를 찾았다. 다행이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그런데, 소아과에 가보니 거짓말 아니고 사람이 50명 정도 있었다. 설이 지난 다음 날이라 그런지, 아픈 애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주차장 아저씨 애기를 들어보니 이 소아과가 좀 유명하단다.) 결국 접수만 하고 다시 집에 들어와 규진이를 한 숨 재우고 다시 병원에 갔다. 의사는 뭔가에 의한 상처 때문인것 같다 하지만, 요로 감염일 수 있으니 소변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그런데 규진이가 소변이 나오지 않아 결국 소변 주머니를 차고 근처에 있는 보라매 병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이라고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 응급실 풍경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가벼워 보였다. 내가 보기에는. 다행히 응급실에서도 뚜렷한 외상이 있고, 열이 나지 않기 때문에 요로 감염은 아닌 것 같다고 항생제와 연고를 처방해 주었다. 그런데 내가 의심스러워 다시 들어가 이것저것 물어보니 의사도 찜찜했는지,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잡아 주었다. 혹시 모르니...
* 2.
병원에서 집에 온 후 정리를 하고 규진이 연고 바르고 약 먹이고 낮 잠을 잤다. 피곤했는지 오래 잤다. 느즈막히 일어나 저녁을 먹고 서재와 거실을 왔다갔다 하며 놀았다. 그런데, 와이프가 규진이를 데리고 서재를 나가다 규진이 손이 문 틈에 살짝 끼인 것이다. 규진이는 울고 불고, 손은 약간의 멍이 들었다. 와이프는 자기가 부주의 해서 이렇게 됐다며 자책을 하며 침울해졌다. 다행히 손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하마터면 또 응급실 갈뻔했다.) 오늘은 규진이의 수난시대였다. 전에는 와이프가 그랬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그러니. 다음엔 난가? 아파도 말 못하는 아들보다는 내가 아픈게 차라리 낫겠다 싶었다.
* 3.
사실 내가 얼마 전 큰 잘 못을 저질렀다. 항상 인간이란 후회를 하며 산다지만, 이런 후회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우연히 오늘 다시 그 일이 떠올랐다.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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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할 수 있지만, 절대로 해서는 않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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