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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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잘 마시기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 가깝다. 안주가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 술을 마셨고, 가족들끼리 모이면 술상을 차렸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서너 번을 술을 마시고 있더라. 신랑에게 말하길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말고 주말에만 마시는 건 어떠냐고 했었다. 그러자 약속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다가 최근에는 거의 지키고 있다. 일주일을 마감하는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은 술 마시는 날이다. 소맥에서 시작해 소주나 정종, 와인, 꼬냑 등 가리지 않고 마시는데 최근에는 소맥과 소주에 집중하는 편이다. 술과 함께 사람들과의 이야기 나누는 게 좋다. 조금은 술을 취해도 괜찮을 좋은 사람들과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술 이야기는 꽤 재미있는 소재다. 아무튼, 의 부제로 나온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문장도 좋다. 술꾼들만 아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최근 여동생 가족과 통영 여행 중 바닷가 근처 횟집에서 술을 마실 때다. 평소 잘 마시지 않던 제부가 술을 채운 잔을 옆으로 돌려 마시고 다시 되돌리는 장면이 재미있어 영상으로 남긴 적이 있다. 낄낄거리며 웃는 분위기에 술이 술술 들어갔다. 술은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데, 김혼비 작가가 마시고 있는 옆 테이블에서 지켜보거나 함께 마셔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행위와 술 마시는 행위 사이의 이 미묘한 균형. 규칙과 욕망 사이의 이 미묘한 균형. 한없이 느려지는 걸음으로 느적느적 걸으면서 우리는 영화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고, 팩 소주를 이야기하고, 술을 마시고, 웃음을 터뜨리다가 터뜨리다가, 또 터뜨렸다네. (99페이지)

 


술 예찬론이 따로 없다. 걷술을 해본 적이 있던가. 캔맥주를 들고 마시면서 걸어가 본 적은 있는 거 같다. 가족들과 함께였기에 타인의 시선도 개의치 않았다. 김혼비 작가의 술 예찬론을 읽고 있자니 술 한 잔이 생각났다. 최근 바쁜 척을 하느라 이 얇은 책을 일주일 가까이 읽었다. 출근 시 버스 안에서 아주 잠깐씩 읽었는데 만약 집에서 읽었다면 옆에 캔맥주나 와인 한 병을 땄으리라.


 

스스로 술꾼이라 칭하지 않는데, 어쩐지 술꾼 같은 느낌이다. 와인에 관한 한 기분 좋게 두세 잔 마시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안다.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좋지 않을 때 마셨던 와인에 탈이 나 다음 날 힘들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와인을 잠시 쉬고 있는 참이다.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너무도 공감이 가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와인으로 취했을 때의 숙취와 구토의 고통. 와인은 와인만 마시는 게 가장 좋지, 소주랑 섞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다. 와인에 관한 안 좋은 기억이 하나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다. 비위가 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김혼비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이런 느낌을 주는 작가였구나 싶어 감탄했다. 왠지 잘 통할 것 같은 느낌. 아마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가서 그런가 싶다. 정감 있는 글이 좋아 다른 책도 읽고 싶었다. 다정소감이라는 제목과 작가 이름은 익숙한데 정작 책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술이라는 단어에 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김혼비 작가를 알게 되어 좋다. 아울러 전부터 궁금했던 아무튼 시리즈에도 호감이 간다. 단편적인 주제로 된 짧은 생각들을 모아 놓은 책인데 퍽 다정하다.

 


드라마 사내 맞선에서 계 차장이 폭탄주를 마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다. 소주병을 흔들어 두 손가락을 이용해 알코올을 버려본 적은 있으나 계 차장처럼 술자리에서 묘기를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몸놀림이 쉽지 않다. 연습해서 함께 술 마시는 사람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 낄낄거리면서 즐겁게 술 마시고 싶다. , 입에 술을 머금고 웃는 건 금지! 그러다 큰일 난다. 잘못하다가는 병원에 실려 갈 수도 있다. 호흡기로 술 넘어가지 않게 낄낄거리는 거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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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07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아해요. 김혼비 작가님 넘 재미있으시죠 ㅎㅎㅎ
당선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10-0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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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고찰하는 작품이다. 삶은 실수의 연속이라서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순간의 선택으로 놓치곤 한다. 뒤늦게야 후회하는데, 이처럼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기란 어렵다.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단순한 선택이 우리의 삶을 바꾼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나서야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실수하므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사는 삶, 잠시 돌아간다고 해서 나쁜 것은 없다. 한쪽 길로 갔다면 느끼지 못했을 다양한 인생의 경험하는 걸 보면, 때로는 옆길로 새도 된다.

 


소설 속 인물들에게는 저마다 특별한 친구가 존재한다. 단 한 명의 친구로 평생을 살고,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남는다. 다른 인물들은 곁가지에 불과하다. 좋아하면서도 질투하고, 때로는 자기의 감정을 숨긴다. 물론 친구를 위해서다. 무작정 달려가기보다는 서서히 커가는 감정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옆집에 사는 동안 그의 의견을 존중하고 품위 있게 처신했다는 사실을 조이는 새삼 깨달았다. 그런 생각 때문에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자유를 원했고, 부모님은 그에게 자유를 허락했다. (319페이지)

 


부모와 자녀, 조부모로 이어지는 가족의 관계는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속박한다고 하여 자유를 갈망하지만 진정한 자유란 마음의 문제인 거 같다. 갇힌 공간에 있어도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의 깊이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다. 가족에게 벗어나려 도망쳐도 그때가 가장 자유로웠다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월터의 한결같은 감정에 경의를 표한다. 하나밖에 없는 친구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걸 알면서도 월터는 패티에 대한 마음을 접지 않았다. 우울증에 걸려 엉망이 되어도 패티를 지키고자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즉 새를 지키는 일을 하는 즐거움을 깨닫고, 젊은 비서에게 자꾸 눈길이 가도 패티를 저버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패티가 리처드와 불륜을 저지르는 거나 월터가 랄리사를 사랑하는 일은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깨닫는 일이었으므로 필요불가결한 사항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겠지만, 긴 시간을 지나서 겨우 깨닫게 하려면 어쩔 수 없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 한마음인 건 아니다. 엄마와 아들 혹은 아빠와 딸의 식성이나 습관이 비슷해 성격이 더 맞는 경우가 있다. 우리 집도 그런 편인데 월터와 패티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부부건만, 월터는 조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데면데면하고 패티는 조이의 모든 것이 좋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해 결혼한다. 결혼제도가 백 퍼센트 좋다고 할 수 없는 게 여러 상황 때문에 불화를 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욕망하다가는 자칫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 한 남자의 진정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그 사람을 잃었을 때 알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때로는 너무 늦다.

 


부모로부터, 배우자로부터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은 시간이 지난 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봐 주는 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주는 존재였다는 거를 알게 된다. 곁에 있는 사람을 지켜보라. 묵묵히 나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비록 애정 가득한 눈빛은 아니라더라도 그 감정을 교묘하게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니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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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
메이브 빈치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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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역시 정원의 나무처럼 가꾸어 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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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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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후문 쪽은 주택가다. 늦은 시간이면 어두컴컴해 후문으로 다니지 않는다. 후문에 있었던 슈퍼마켓이 문을 닫고 편의점이 들어섰다. 아이들은 편의점이 들어선 걸 꽤 반겼다. 밤늦은 시간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을 들었다. 얼마 뒤 주택가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편의점이 생겨 좋다는 말을 들었다. 딸들이 밤늦게 들어와도 골목길에 불이 밝혀져 있으니 무섭지 않다는 거였다. 밤을 밝히는 편의점이 있어 집에 돌아오는 길이 무섭지 않다면 이보다 더할 수 없다.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가 나오는 불편한 편의점의 감동은 2편까지 나오게 했다. 기억을 잃었던 독고 씨가 자신을 찾게 되며 길을 떠나고 새로운 알바생이 들어오며 ALWAYS 편의점은 변화를 맞이한다. 염영숙 여사 또한 잠시 편의점을 떠나있다. 독고 씨의 자리를 채우던 곽 선생도 지방으로 떠나고 그의 후임으로 새로운 인물이 밤의 편의점을 지킨다. 곰처럼 커다란 덩치에 독고 씨를 연상하게 했다. 말이 없던 독고 씨와는 다르게 재잘재잘 말이 좋은 마흔 즈음의 남자였다.

 




처음 그를 불편하게 여겼던 사람들도 그를 좋아하게 된다. , 말 많은 거만 빼면 더할 나위 없다. 밤의 편의점을 지키는 그는 어떤 인물일까. 염영숙 사장의 아들과 호형호제하며 그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모습이 범상치 않다. ALWAYS 편의점과는 어떤 인연이 있길래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질까.

 


편의점과 알바생의 현실을 그대로 담은 거 같다. 물론 편의점에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은 덜 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말이다. 이와 다르게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소설처럼 사연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관심을 갖고 건네는 한 마디에 위로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귀찮아하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피해버리겠지만 말이다.




 


학연, 지연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타지에서 외롭게 사는 사람들은 누군가 건네는 따듯한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민식과 황근배 씨가 같은 지방 캠퍼스를 나왔다고 호형호제하는 장면을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근배 씨, 아니 홍금보 씨가 풍기는 긍정적인 에너지에 많은 사람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분 때문이었다. 독고 씨가 밤과 새벽을 지키며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켰던 것처럼, 한 사람이 내뿜는 에너지의 파급력이 큰 거 같다.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281페이지)




 


근배 씨의 정체와 편의점을 거쳐 간 사람과의 인연이 드러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연극이 진행될 때 독고 씨의 등장도 반가웠다. 왠지 다음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근배 씨의 뒤를 이어 밤의 편의점을 지킬 인물의 변화가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든다. 사람이란 무릇 이처럼 변화되어야 한다. 현재의 모습이 다가 아니다.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주변에 나를 지키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는다. 스치듯 지나치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일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처럼 중요한 것도 없다.

 


다양한 사람들이 편의점을 거친다. 필요한 물건을 시간의 구애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 다만 찾는 물건이 없을 수도 있다.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주변의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우리는 또 웃고 감동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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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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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위로가 크다. 퇴근길 습관적으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적막한 밤 혹은 한적한 주말 오전, 책을 읽을 때 라디오를 듣거나 플레이리스트에서 원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다. 그 음악이 팝일 때도 있고 때로는 클래식일 때도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전에는 자주는 아니지만, 공연을 챙겨보곤 했다. 많은 것이 변화한 요즘, 음악이 주는 즐거움에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한다. 첼로나 비올라, 바이올린 등 현악기를 좋아하는 나는 자주 음악에 매료된다.

 


EBS에서 클래식 방송 진행자로, 워너뮤직의 아티스트, 경희대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정 경 교수가 만난 예술가들의 음악 이야기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한 도서이다. 예술가가 가지고 있는 음악성과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활약하는 데 큰 의미를 둔 거 같다.




 


지휘자 윤의중,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양성원, 피아니스트 박종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수상 경력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예술가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깊은 철학을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이 주는 매력이 듣는 사람만이 아닌 연주를 하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주는 것이란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예술가 집안에서 자란 그들은 자연스럽게 음악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부적인 재능이 그들을 이끈 것도 있겠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악은 저에게 숨 쉬는 공기와 같습니다. 음악이 없는 삶이 저에게 주어진다면 그 삶과 인생은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한 번밖에 없는 제 인생을 지금 음악과 함께 한다는 것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26페이지, 지휘자 윤의중 편)


 

음악을 대하는 생각과 자세가 아름다운 부분이었다. 지휘자 윤의중은 중, 고등학교에서 음악이 줄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교육이라 일컬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가의 프로필과 학력, 수상 등을 서술했고, 음악가에게 차지하는 각자의 분야와 연주, 연주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없는지 묻는다. 특별히 기억되고 싶은 것이나 예술가의 꿈을 묻는데 그들만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박종화는 달리는 피아니스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피아노를 실을 수 있는 트레일러를 제작, 피아노를 싣고 다니면서 공연했다. 클래식을 접하지 못하거나 잘 듣지 못하는 분들을 찾았다. 제주도의 해녀를 만나서 물의 주제가 되는 피아노 음악을 들려 드렸다.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말을 들어보자.

 


저는 온갖 소리에 자극을 받습니다. 세상의 모든 리듬은 제 심장을 뛰게 합니다. 복잡한 대위법과 하모니가 저를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키기도 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제 영혼을 움직이죠. 그리고 매일의 일상적인 소음에서 전 음악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은 정말 아름다운 장소이기 때문에 귀를 기울이는 모든 곳에서 음악을 찾을 수 있습니다. (75페이지, 피아니스트 박종화 편)


 

대중은 가까이에서 접하는 음악에 감동한다. 이것 자체가 클래식의 대중화에 대한 노력일 것이다. 사람과 멀어지는 음악은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피아니스트 박종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BTS의 예를 들며 현실성 있는 비전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포부가 인상적이었다.





 

음악의 영감같은 것을 별로 믿지 않아요. 다만 사는 것 자체가 영감의 원천인 것이죠.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길거리를 다니면서 늘 보고 듣고 찍고 기록하고 녹음해요. 제가 어릴 적부터 기록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어요. 일기도 오래전부터 써 왔고, 책을 많이 봅니다. (115페이지, 작곡가 최우정 편)

 


나는 작곡가 최우정의 음악론이 좋았다. 정통 클래식보다 극음악을 만들고 있는데, 전통음악이나 서양가곡, 대중음악, 뮤지컬 등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노력이 미래지향적인 것 같았다.

 


언젠가 여수에 갔을 때 광장에서 울려 퍼지는 오르간 소리에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거대하고도 울림이 있는 파이프오르간은 종교를 믿지 않아도 우리를 경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음악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클래식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클래식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는 예술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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