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것 - 삶과 영화에 대한 고백들
오정미 지음 / 무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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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모든것 #오정미 #무제

 



책이 내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낯선 작가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번씩 찾아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영화 <버닝>의 시나리오를 쓴 오정미 작가라는 것 때문이었다. 물론 출판사 대표인 배우 박정민의 홍보도 컸다. 책에 대한 별다른 정보가 없어,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게 된 이야기려니 여겼다. 책을 펼쳐보니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인생 영화에 대하여 말하는 글이었다. 삶이 힘들어도 영화에서 위안을 얻는다. 좋아하는 영화를 몇 번이나 보면서 인생 영화로 남는 것이다. 이유도 없이 아빠에게 맞았던 한 여성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어도 걸어도>를 보며 영화 속 아버지를 이해하고,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처럼 집안을 걸어 다니는 경험을 했다. 이처럼 영화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인생 영화라고 일컫는 것 같다.



 

인생 영화를 말하라고 했을 때, 자신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삶에서 어떤 순간에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발견할 것이며, 영화로 인해 고통을 잊을 수도 있다. 오정미가 만난 사람들이 그렇다. 인생 영화를 말하지만, 살아온 이야기를 하였다. 어머니가, 혹은 내가 경험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그 간극을 영화에서 찾으려 했다.

 



삶과 영화에 대한 고백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각자가 살아온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였고, 영화의 소재가 될 법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뮤직 테라피스트로 일하는 어떤 여성의 이야기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다. 친구에 대한 질투 혹은 부러움을 표현하고, 병동에 있는 비올라 수녀에게 불러주었던 내 모든 것’. 누군가 나의 음악을 알아준다는 것. 가슴 벅차하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닫는다.







 

각자 개인의 것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엔 우리 모두의 감정이며 경험이다. 수많은 사람이 괴로워하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는 걸 타인의 글로 알게 되지 않나. 개인의 감정과 경험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소재가 되어 작품으로 변한다. 우리가 영화를 보고 공감하며 감동하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비슷비슷한 일들, 공감할 수 있는 주제,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않느냐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면 된다.



 

아주 천천히 읽었다. 에세이를 이렇게 오래 읽은 적이 없다. 글은 촘촘했고, 폰트가 작아 집중하고 읽어야 했다. 타인의 이야기에서, 세상엔 참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구나. 우리가 살아보지 않은 일이 얼마나 많은가. 최근에 출간되는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표지라서 의미 있었다. 무언가 내 글을 채워 넣어야 할 것 같은 다이어리 느낌의 표지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며 길고양이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SNS를 켜면 고양이 관련 글이 보여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 어떤 시인이 배낭에 고양이 사료를 넣어 가지고 다니며 길고양이들에게 준다는 것을 보았다. 무법자편의 은애 이모가 그런 사람이다. 고양이에게 천사 같은 이모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고양이들을 돌본다.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불어넣는 것 같다. 구조한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은애 이모의 뒷모습에 경의를 표하는 바다.



 

영화 <버닝>에 출연한 배우와 감독만 알았지 시나리오 작가는 몰랐다. 오정미 작가가 러시아 문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나의 인생 영화는 무엇일까. 개봉관 영화는 다 챙겨보았던 시절이 있었다. 안 보면 안 될 것 같은. 무언가 놓치는 것 같은 감정이 들었었나 보다. 어느 한 작품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고 있어서일까.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도 좋아했고,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주구장창 보았던 영화가 몇 편이나 될까 궁금했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는 <오만과 편견>을 좋아해 극장에서, TV에서 여러 번 보았다. 지금도 좋아하는 영화다. 사랑과 결혼,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그걸 인생 영화라고 해도 좋겠다.

 



갈수록 감정이 무디어지는 듯하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우는 일도 줄어들고, 파안대소하는 프로그램도 드물다. 아마도 나이 때문일까. 경험치는 갈수록 쌓이지만,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열정에 빠지는 것도 없다. 그러므로 최근의 영화는 볼 만하다’, ‘재미있다가 많지, ‘감동적이다’, ‘또 보고 싶다이런 영화가 드물다. 장편소설이나 장편 드라마가 외면을 받고 있는 시대다. 짧은 소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시대에 인생 영화가 생긴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다. 그러므로 인생 영화를 논할 수 있다는 건 감정이 살아있다는 거다.

 

 

#내모든것 #오정미 #무제 #한국에세이 #예술에세이 #리딩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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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씨 2026-08-0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대문자 T의 성향이 더 짙어져요.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말하는 그 ‘콕‘하는 감정이 뭔지 알겠는데, 그 감정이 진하거나 깊지 않아져서 큰일이에요.
그래도 감동적인 영화나 드라마는 참 많은 것 같아요. 제가 100% 감정 이입하지 못해서 그렇지. ^^
 
아코디언
천명관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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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 #천명관 #창비

 



전쟁이 일어났던 과거의 어느 날, 한 소년이 엄마의 손을 놓쳤고 고아가 되었다. 배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 소년은 살아내기 위해 거리에 섰다. 소년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앵벌이였다. 소년은 흰 피부에 팔다리가 길었다.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깡통에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소년이 속한 곳은 판잣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이었다. 해방촌의 벽도 없는 움막에서 부모 잃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아이들을 거둔 목사는 하루에 죽 한 그릇을 주며 착취했다.



 

천명관 작가가 오랜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에서 아코디언이 뜻하는 바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 음악은 연주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도 희망과 위안을 주는 장르다. 힘들었던 시절 시름을 달랠 수 있었으며 타인을 위해 연주하는 이들에게도 힘이 나지 않았을까. 흥겨워하는 사람을 보며 더 흥이 나서 연주를 하고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동이와 눈 먼 소녀 연이, 걷지 못하지만 다양한 지식이 있는 거북이, 한 팔이 없는 깜상의 사연에서 역사나 드라마에서나 있었던 일들을 상상했다. 앵벌이를 시켰던 양 목사는 아이들에게 구름탄이라는 약을 먹였다. 그 약을 먹으면 구름을 탄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연이는 약을 먹은 후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약에 중독된 깜상은 늘 외우던 주기도문을 외우지 못하였다. 왜 악인은 어디에서나 등장을 할까.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아이들을 착취하는 인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소설에서 아코디언은 지나간 과거의 흔적이자 서러운 현재이며, 다가올 미래의 희망이기도 하다. 양목사가 사라진 곳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르고 미래의 희망을 기약했던 곳. 지금 머물고 있는 장소가 비록 좁고 허름하지만 살아갈 만하다는 걸 말하는 듯했다. 아이들끼리 평화로운 삶을 사는 듯했지만, 불안함은 가시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가 배경이기 때문에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가 울려 퍼진다. 동이가 아코디언을, 연이가 부르는 노랫가락에 깡통에 한가득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희망만 있으면 좋겠지만 새로운 악인이 등장하는 법이다. 육손이란 자가 나타나 평화로운 장소를 불안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고 만다. 조직적으로 앵벌이들을 관리하는 육손이의 지배 아래 아이들은 다시 무너진다.

 



동이에게 친구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 미키라는 이름을 가진 하우스 보이다. 영어를 사용하고 미군 부대를 자유롭게 다니는 아이로 동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음악가 앞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오디션을 보게 하여 앵벌이 말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미키 또한 전쟁고아로 앵벌이였기 때문에 동이에게 새로운 삶에 대하여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아코디언을 치는 동안, 슬픔과 고통은 깊은 깨달음으로 정화되고 안개처럼 뿌옇게 가려졌던 진실은 거울처럼 선명해졌다. 그렇게 동이는 글자가 아닌 소리를 통해 벽 너머의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고 있었다. (226페이지)

 



한편의 영화 같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전쟁고아들은 앵벌이로 나서게 되고, 상이군인들은 살아 돌아왔다는 희망을 안고 있지만, 다시 고단한 삶의 한복판에 서서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앵벌이들은 서로를 돕고, 혹은 서로를 탄압하며 삶의 한 귀퉁이를 붙잡고 서 있는 모양새다. 예상한 스토리와 달라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희망의 미래를 예상했던 듯싶다. 동이가 오디션을 보고, 음악가가 되어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삶은 비정하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잃고 마는 세상이었던 걸 잊었다. 비정한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말이다.



 

왜 현대가 아닌 과거인가. 때로는 과거가 오히려 더 현실 같다. 벽 너머의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악사를 보며 삶이란 다음 세상으로 향하는 문 앞에 서 있는 인간의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을 희망을 발견하는 일이다. 어쩌면 꿈꾸었던 미래가 아닐지언정 희망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작가는 그걸 말하는 듯했다.

 

 

#아코디언 #천명관 #창비 #한국소설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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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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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성해나 #한겨레출판

 



뜨거운 여름에 걸맞게 출간된 작품이다. 혼모노로 독자를 홀렸던 성해나는 이제 기담집 인비인으로 우리를 서늘하게 만든다.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서 그 경계가 허물어져 가는 것들을 말한다. 적당한 때에 소설이 끝나, 이후에 어떻게 전개될지 다음 편에 관하여 기대감을 높인다. 과거(어제)와 현재(오늘), 미래(내일)의 삶을 통찰할 수 있는 글로 여름밤을 짜릿하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궁금한 게 있어 친구들의 톡방에 질문을 했을 때, 바쁘거나 혹은 관심 없거나 해서 답변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는가. GPT나 제미나이에게 물어보지 않은가. 다른 사람에게 서운할 필요도 없고, 내가 원하는 답변만 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AI와 대화를 나누거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경우가 많다. AI와 인간과의 관계, 친밀해지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까.

 



소설에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있는 다양한 상황이 등장한다. 일제 강점기, 친일파의 가족에게 상으로 들어왔던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을 보라. 벚나무 책상에서 썩은 냄새가 나고 파삭하게 마른 잿빛 구슬이 나온 광경과 이후에 행해진 것에서 적당히 나쁜 짓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면모를 살피게 된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악행 따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지 않나. 소설의 표제작이기도 한 인비인은 과거 일본이 행했던 생체실험의 한가운데에 있게 한다. 조선 태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대학을 다녔던 자가 일본인 교수에게 잘 보이려 그의 연구를 위해 하얼빈으로 건너가 일어났던 이야기다. 가타마리라고 불렀던, 조선 여자가 낳았던 덩어리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를 가리켜 1800명을 학살하고 생체실험한 전범이라고 하자 요시무라 교수의 조수이자 하수인이었을 뿐이라고 외치는 한 노인의 넋두리가 귓가가 윙윙거린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에서 탈피하고자 여행을 다니고 뭔가 생산적인 일에 매달리려 취미생활을 하는 것 같다. ‘삶이 버거우신가요? 타인의 삶을 매수하세요. 당신의 삶을 매도하세요.’라는 글을 우연히 봤다면 궁금하지 않을까. 자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도할 수 있다면 무료한 일상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인의 자화상을 말하는 듯, 그렇게 타인의 삶을 매수하는 경매장에 참석하는 이야기 매일(買日)을 보자. 이왕이면 돈 많고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을 고를 것 같지만, 주인공은 아무것도 없는 사람의 삶을 선택한다.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싶은 자의 욕망을 말한 작품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김수현의 삶이 궁금하지 않은가. 자꾸만 뒷장을 넘기고 있다.

 



그걸 의식이라도 하듯, 작가는 새로운 삶을 선택한 김수현의 외국 버전 프랭크 오자와라는 소설로 안내한다. 성공한 삶으로 보이는 프랭크 오자와는 왜 자신의 삶을 헐값에 넘겼을까. 투자자로서 성공한 삶, 꿈도 못 꾸었을 저택에 이전의 친구였던 제이컵과 곤이 찾아오며 새로운 양상을 띤다. 이전의 이들은 자기를 이해하고 포용하던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자기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고 자책에 빠진다. 프랭크 오자와는 왜 자기 인생을 넘긴 걸까. 타인이 보기에는 완벽해도 무언가 어긋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은 ()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되어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을 예견했던 일론 머스크의 일화로 소설이 시작된다. 서울권 의대에 합격하지 못한 이익은 한의대에 입학했다. 졸업 후 한의원을 개원했지만, 손님이 없어 빚에 허덕인다. ()란 독충들을 항아리에 가둬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독충을 독약으로 만든 것이다. 그걸 중독 시켰다가 약으로 푸는 방법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은다. 이익은 고를 만들기 위해 안드로이드 옵티머스 도윤을 들였다. 처음에는 이익의 말을 잘 듣는가 싶었다. 어느 순간 도윤이 이익을 부리는 것 같았다. 인간이 AI를 부리지만, 언젠가는 AI가 인간을 부릴지도 모른다는 미래의 상황을 예견하는 것만 같았다. 독약을 만드는 안드로이드, 그를 부리는 이익.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성해나의 소설을 읽으며 자꾸 놀라게 된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발상과 구조, 무엇보다 읽는 재미가 있다. 우리 곁에서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생물체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일들이 나타난 작품이다. 다시 성해나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놓치지 마시길.

 

 


#인비인 #성해나 #한겨레출판 #기담집 #단편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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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요가 - 한 권으로 완성하는 갱년기 리셋 솔루션
산토시마 가오리 지음, 한귀숙 옮김 / 버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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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요가 #산토시마가오리 #버터북스




 

이사를 하고 나서 요가를 안 한 지 2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요가 대신 걷기를 열심히 하는데 걷기는 요가와 다른 면이 많다. 건강해지고 있으나 뭔가 해야 할 일을 안 한 듯하다. 몸을 이완하고 마음을 단련했던 시간을 참 좋아했다. 집 근처에 요가원이 없으니 안타깝다. 그런 차에 이 책을 보았다. 갱년기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건 아니나 미리 봐둬서 나쁠 것은 없고, 내가 했던 요가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비교해 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요가 강사이자 아유르베다 테라피스트인 산토시마 가오리는 갱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도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권하는 식이요법이나 요가도 쉬운 편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의자를 이용할 수 있는 체어 요가와 골반저근을 깨우는 요가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요가는 곧 자세다. 요가 하는 사람은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지 않는다. 다리를 꼬지도 않는다. 습관적으로 허리를 곧게 편다. 이런 작은 습관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다.




 

의자를 이용한 체어 요가를 다양하게 소개해 주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따라할 수 있게 사진과 글을 이용해 설명했다. 13가지 체어 요가는 가족이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몸을 펴고, 자연스럽게 팔을 흔들며 걷는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컴퓨터와 씨름하다 보면 두통이 생긴다. 그럴 때 퇴근 후 저녁을 적당히 먹은 다음 산책에 나선다. 새소리,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개와 함께 걷는 사람을 바라보며 풀숲을 걷는다. 언덕을 오를 때면 숨이 차올라도 우리가 계획한 코스를 완주하고 나면 두통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 적당히 땀을 흘리고 샤워 후 앉아 있으면 삶의 즐거움이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다시 일할 수 있는 마음을 얻는다고 해야겠다.




 

갱년기 증상을 겪는 사람 중에서 많은 이가 숙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잠이 많기도 하거니와 불면증이 심하지 않아 잘 자는 편이다. 다만, 자기 전 10분만 보겠다는 스마트폰을 삼십 분 이상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깊이 잠들지 못한다는 걸 경험했다. 습관이 중요한 것 같다. 스마트폰을 적당히 볼 것. 산책을 자주 할 것. 소화가 쉬운 음식,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할 것. 중요한 점을 알면서도 자주 놓치는 듯하다.

 




갱년기에 요가가 좋다는 건 꽤 많이 알려져 있다. 몸을 이완하고 마음을 수련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땀을 흘리며 요가를 하고 나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힘든 자세를 유지하느라 걱정과 고민 같은 건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요가 하는 동안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유지하면 된다.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섭취하고 요가 혹은 걷기를 하면 좋아질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좋겠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다. 사는 동안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게 좋다. 손길에 닿는 곳에 책을 두고 언제든 따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QR코드를 클릭하면 영상으로도 볼 수 있어 유익하다. , 요가를 따라 해 봅시다!

 

 

#갱년기요가 #산토시마가오리 #버터북스 #아유르베다 #이너유닛회복 #체어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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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독자가 될게요 - 혼란을 끌어안는 쓰기에 대하여
정세랑 지음 / 마음산책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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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독자가될게요 #정세랑 #마음산책

 



한 권의 책을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꾸준히 써야 하고, 결과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조금씩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작은 메모들이 쌓여 커다란 산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진리다. 메모장이 모여 산을 이룬 장면을 생각하니, 유명 관광지에 있던 것들이 생각났다. 그저 예술작품으로 바라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작가들은 글쓰기라는 숙제에 대하여 고민하는 듯하다. 작가의 글쓰기 방식은 당연히 궁금하다. 하지만 미래의 창작자가 궁금해하는 글쓰기는 좀 더 다를 듯도 하다. 주로 언제 써야 하는지, 어떤 주제를 설정해야 하는지 세부적인 사항이 궁금할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독자에서, 좀 더 나아가 자신의 글을 써보라고. 툭 던지듯 말한다. 글을 쓰고 싶어도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책이랄까. 하물며 독자들에게 건네는 응원 같은 책이라고 해도 좋겠다.



 

창작은 그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겠지만, 창작자는 신이 내려주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여겼다. 독자와 달리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인물에 대하여 좀 더 깊이 구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글을 읽다 보니 누구라도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미래의 창작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불어넣어 준다.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소설이 좋다. 작가가 그리는 세계관 속에서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배운다. 작가란 상상의 세계가 남다른 존재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창작자인가를 묻는 편에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쓰는지, 들리지 않던 새로운 목소리를 담고 싶은지를 묻는다.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떨 때는 익숙한 주제보다 새로운 시각을 주는 작품이 좋다. 생각할 거리,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다른 장르보다 소설이 더 좋은 나는 꽤 많은 작품을 찾아 읽는다. 전작주의자 같은 행동을 보일 때도 있다. 나는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닌 읽는 사람, 즉 독자라는 신분이 좋다. 변화 없는 일상에서 하나의 선물처럼, 마치 여행하듯 타인의 삶을 훔쳐본다. 쓰는 자의 고단함을 알기에 독자로 머무는 것에 만족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인물에 대하여 다양한 질문을 건네야 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주어야 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들어야 한다. 몇 명 되지 않은 인물들이면 단조로울 수 있으니 여러 명의 주변 사람들을 배치하여 주인공의 마음을 흔들고 헤집어야 한다. 괴로운 상황을 즐길 수 있으며, 나라면 이렇게 행동하겠다는, 어쭙잖은 충고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리라.

 



표절에 대한 것도 미리 파악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작품이 출간되면 그 내용을 살펴본다. 읽다 보면 비슷한 주제와 설정을 만나곤 하는데 자칫 표절로 이어질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 자체가 놀랄 일이다. 발 빠른 자가 먼저 완성한 쪽이 진정한 주인이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늦은 자는 고이 간직할 수밖에 없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우리 같은 꿈을 꿨나 봐요.’라고 말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다.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가와 미래의 어느 세계에 있는 듯 상상력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들이 있다. 예전의 나는 ‘SF소설은 나랑 안 맞아’, 이렇게 생각했었다. 내 마음이 열리지 않았던 거였다.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이라 미래의 나를 상상하지 못하겠다고만 여겼다. 지금은 어떤가.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든, 현실적인 미래든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 그걸 몰랐다.



 

오늘의 볼품없이 짧은 메모가 훗날 작품의 기둥과 보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쓰는 작품과 전혀 상관없는 메모라도 무방하다. 메모의 무작위성이야말로 메모의 힘이다. 번뜩 떠오르는 이미지, 아직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인물의 대사, 전개를 모르는 사건 등 뭐라도 좋다. (193페이지)

 



작은 메모 하나 허투루 버려서는 안 되겠다. A4 한 장을 채우는 게 힘들뿐더러, 글 한 줄 쓰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작은 메모 하나가 한 장의 글을 쓸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 때로는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지 못해도, 꾸준히 쓰는 것만큼 좋은 습관도 없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었다.

 


 

#당신의독자가될게요 #정세랑 #마음산책 #산문 #한국문학 #한국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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